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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회당 평균 조회수 4000회를 기록한 근현대 건축물 여행기
건축 여행자 김예슬이 기록한 서울 속 54곳의 근현대 건축물과 그 속에 담긴 시간, 사람 이야기

“건물을 구경한다는 명분으로 벽돌과 유리창을 들여다보지만 사실 서울이 겪은 시간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 끝에는 사람이 있다.”


‘건축 여행자’ 김예슬은 낯선 여행자의 눈으로 서울의 건축물을 둘러보며 완전히 새로운 서울을 발견한다. 일상의 풍경이었던 도심 한복판에서 근대와 현대를 잇는 건축물들을 찾아 가시지 않은 온기를 느끼고 시간을 뛰어넘은 이야기를 듣는다. 건축가 김수근과 김중업부터 시인 이상,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제작자 전옥숙까지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고, 병원, 아파트, 쇼핑몰 같은 일상의 건축물에서 수십 년 전의 오늘을 경험하기도 한다.

김예슬이 소개하는 집, 문학, 영화, 미술, 건축, 학교, 박물관, 병원, 상업시설, 종교 시설로 이어지는 54곳의 건축물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의 어제, 그리고 오늘이 보인다. 과거의 시간을 안고 오늘의 풍경을 채우고 있는 건축만으로 서울이 달라 보인다. 또렷해지는 과거 속에서, 오늘을 사는 나의 모습도 또렷해진다.

목차

프롤로그. 서울의 건축 여행자

[집: 인물]

1. 경교장
2. 장면가옥
3. 홍건익 가옥
4. 딜쿠샤
5. 서대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

[집: 동네]

6. 가회동, 이준구 가옥, 북촌전망대
7. 돈의문 박물관 마을
8. 구산동 도서관 마을
9. 명동역에서 회현역, 아파트 투어
10. 갈월동에서 후암동, 주택 투어

[문학]

11. 윤동주문학관
12. 심우장
13. 손기정문화도서관
14. 한무숙문학관
15. 동양서림

[영화]

16.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
17. 답십리 영화미디어아트센터
18. 「접속」과 피카디리 극장
19. 구 동부극장

[미술]

20. 고희동미술관
21. 박노수미술관
22. 권진규 아틀리에
23. 최만린 미술관
24. 백남준기념관

[건축]

25.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26. 구 공간 사옥
27. 구 간조 경성지점
28. 공평동 9번지
29. 구 조선총독부 중앙시험소 청사

[학교]

30. 구 용산 성심신학교
31. 서울시립대학교
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33. 건국대학교
34. 덕성여자대학교

[박물관]

35.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
36. 한국은행화폐박물관
37. 국립기상박물관
38. 수도박물관
39. 청계천박물관

[병원]

40. 구 용산철도병원 (현 용산역사박물관)
41. 구 구영숙 소아과 의원
42. 보구녀관
43. 구 서산부인과 병원
44. 약속 잡기 좋은 병원: 뎀셀브즈, 이잌, 베리키친

[상업 시설]

45. 구 경성방직 사무동
46. 신아기념관
47.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48. 구 남산 힐튼호텔
49. 태양의 집 썬프라자

[종교 시설]

50. 정동 한성교회
51. 구 공군사관학교 성무교회 (동작아트갤러리)
52. 불광동 성당
53.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
54. 길상사

에필로그. 가장 서울다운 건축 여행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건축을 여행한다는 건 건물이 왜 지어졌는지, 누가 살았는지, 왜 남겨져 있는지 생각하는 일이다. 건축을 통해 서울을 여행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건물을 구경한다는 명분으로 벽돌과 유리창을 들여다보지만 사실 서울이 겪은 시간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 끝에는 사람이 있다.
---「프롤로그: 서울의 건축 여행자」중에서

어떤 시간은 멈춰 있고, 어떤 시간은 계속 매끈해지고 있다. 병원 벽에 붙어 연명하고 있는 경교장을 보며 불편했던 마음이 정동길을 걸으며 증폭된다. 덕수궁까지 걸어 나와 구 서울시청사와 신 서울시청사 사이를 서성여 본다. 서울을 흐르는 역사의 시간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경교장」중에서

손때 묻은 살림살이 덕에 장면 가옥에는 더욱 생활감이 묻어난다. 이 집을 가장 사랑하던 사람은 김윤옥이 아니었을까. 자식 7명을 키우며 집안 구석 구석을 가장 많이 쓸고 닦은 사람이었을 테니 말이다. 오래 머무른 사람보다 많은 수고를 들인 사람이 공간을 더 애정하게 된다. 매일 빨래를 하고, 바닥을 닦고, 가족들이 남긴 흔적을 정돈하며 늘 하는 생각이다.
---「장면 가옥」중에서

근대 한옥을 구경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무늬 유리다. 홍건익 가옥도 올 때마다 살얼음을 닮은 무늬의 간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것 역시 옛날 사진에 그대로 남아있다. 옛날 건물에 남아있는 무늬 유리를 보면 오월화, 모루, 모란, 구름모양 모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약 100년전 누군가가 장인 정신으로 만든, 그냥 유리가 아니라 공예품이다.
---「홍건익 가옥」중에서

삐걱대는 마룻바닥을 밟고 들어서니 정면에 계단이 보였다. 동그란 원형 벽이 인상적이었다. 계단을 살짝 밟고 올라가 보니 2층 입구에 한옥 창살로 덧댄 벽이 보였다. 당시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건물이어서 더 들어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아 사진으로만 담고, 쿵쾅대는 심장소리를 못 이기고 뛰쳐나왔다.
---「딜쿠샤」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삼대가옥이다. 1956년에 지어진 집인데 보존 상태가 좋아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고 한다. 집 안 창문 테두리, 문 손잡이와 장식 곳곳에서 곡선으로 멋을 냈다. 특히 소뿔을 연상케 하는 묵직한 손잡이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디자인이라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중에서

회현동 미쿠니아파트 건물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3층 건물로 여전히 공동주택으로 사용되며 이름도 약 100년 전 그대로다. 외부와 내장재를 새로 공사한 탓에 멀리서 보면 요즘 지어진 빌라 같지만, 곳곳에서 예사롭지 않은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건물 현관에서 고개를 들면 벽에 원형 장식이 보인다. 요즘 건물이라면 대리석으로 되어있을 현관문 아래 바닥에는 돌이 깔려 있다. 현관과 창문 길이에 맞춰 돌출된 장식도 신축 빌라에는 없는 요소다. 곡선인 양 끝 모양을 유심히 관찰해 본다.
---「명동에서 회현역, 아파트 투어」중에서

우물 목판을 들여다보며 마음 속에 피어난 심상을 갖고 제2전시실 ‘열린 우물’로 걸음을 이어간다. 지붕 없이 하늘이 보이는 공간이다. 물탱크였던 곳을 그대로 살린 덕에 「자화상」 속 우물 안에서 파란 하늘을 보며 시 속의 사나이를 떠올릴 수 있다. 우물 안에서 마주친 사나이는 청년 윤동주일 것이다.
---「윤동주 문학관」중에서

부엌에 난 유리 창문을 빼꼼 들여다본다. 심우장은 마루에도 유리문이 달려 있다. 나는 심우장 마루 위 천장을 좋아한다. 갈색 사각형 나무 틀 안에 꽃 모양이 천장을 덮고 있다. 암자처럼 규모가 작은 집이지만, 이 천장을 볼 때마다 커다란 대웅전 안에 걸려 있는 연등이 떠오른다.
---「심우장」중에서

이사 없이 이 집에 오래 사셔서 그런지 소파와 가구, 조명, 피아노 등 모든 게 세월에 비해 새것 같다. 문학관에 전시되어 있던 사진 중 집에서 찍은 사진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더 놀라운 건 벽에 추사 김정희, 운보 김기창, 운창 임직순, 천경자 등의 작품이 아무렇지 않게 놓여있다는 점이다. 펄 벅, 가와바타 야스나리 같은 유명한 문인들과 어울린 공간에 내가 와 있다니.
---「한무숙 문학관」중에서

빠르게 변하는 영화 소비 방식만큼이나 서울은 변화무쌍한 도시다. 그렇기에 더욱 익숙한 장소가 사라지는 게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태도가 필요한 건 아닐까. 외관부터 고풍스러웠던 국도극장,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 단성사, 원형으로 돌출된 건물이 독특했던 스카라극장을 포함해 서울에 있던 수많은 영화관을 잃은 것이 못내 아까워 동부극장 주변을 한동안 서성여 본다.
---「동부극장」중에서

집 안 창문 위에 곡선을 내어 깎아 만든 커튼대가 있는데 간결하긴 하지만 한옥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1층 방문마다 한옥 창호 무늬가 있는 유리 창문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1층 오른쪽 두 방은 방 사이에 네 쪽짜리 미닫이 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전통적 요소와 벽난로의 조화가 새롭다. 가정집이지만 마치 작품처럼 양식에 한식을 구석구석 녹인 요소를 찾는 게 이 집을 구경할 때의 재미다.
---「박노수미술관」중에서

흙과 불이 사라진 작업실은 낙엽이 지고 있는 초겨울 같다. 그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테이블이며 의자, 사용했던 가구들은 가지가 앙상한 나무처럼 보인다. 깨끗한 바닥이지만 발을 떼는 순간마다 낙엽이 바스러지는 듯하다. 권진규는 뒷마당에 있던 큰 가마를 없애고 이 작업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1973년 5월 3일, 고려대학교 박물관 현대미술실 개막식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본 다음 날이었다. 계단에는 유서와 작품을 팔고 받은 돈 30만 원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권진규 아틀리에」중에서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 예술가가 작업하고 살았던 공간은 작품만큼이나 중요하다. 사람들은 오베르 성당이나 밀밭을 보기 위해 고흐 마을을 가고, 모네의 정원을 보기 위해 모네가 살던 집에 간다. 예술가가 보고 느꼈던 모든 것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찾는 여행지일 것이다. 서울은 어떤가. 창신동에서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 조금 더 걷고 싶은데, 금방 갈 길을 잃고 말았다.
---「백남준 기념관」중에서

김수근은 누이 김순자로부터 집을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내가 설계하면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수근이 추구한 공간은 편안하고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공간 사옥 역시 한옥적인 분절 구조를 추구하지만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공간 사옥에는 계단이 두 개 있다. 둘 다 폭이 좁지만 하나는 미로 속으로 빨려갈 것 같은 세모난 계단이고, 다른 것은 창도 없이 비좁은 공간에 난 원형 계단이다. 이 두 계단을 통해 공간은 반복적으로 연결되고 쪼개진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구 공간 사옥)」중에서

그 순간 눈앞에 본관 문을 열고 키 178센티의 호리호리한 건축학도 이상이 들어오는 것만 같다. 시인 김기림이 회고록에 쓴 청년 이상은 ‘흰 피부에 긴 눈, 짙은 눈썹,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다녔다. 건축학과 실기실에서 찍힌 사진과 비슷한 묘사다. 김기림이 보았던 이상보다 건축학도 시절은 더 어렸으니 얼굴은 앳되고 눈에는 반항기가 조금 더 서려 있었을 것이다. 오가는 학생들과 일본어로 시끄러운 복도를 아주 무심한 표정으로 서있다가 삐그덕대는 마룻바닥 위를 큰 키로 저벅저벅 걸어갔을 이상을 그려 본다.
---「구 조선총독부 중앙시험소 청사」중에서

내부로 들어가면 높은 천장에 압도된다. 밖에서 보면 이렇게 높은 건물이었나 싶을 정도다. 양쪽으로는 수장고와 연구실이 있는데 외부인이 진입할 수 없다. 복도에서 천장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목조 건물의 형태를 볼 수 있어 의미 있다.
---「서울시립대학교」중에서

이 건물들을 사용하는 사람은 부자도, 고위 간부도, 개인도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겨우 살아남아 대학생이 된 청년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의뢰받았을 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건축가마다 설계를 통해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김중업이 내놓은 대답은 조형적 아름다움이었다. 전후 복구 중이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히 예쁜 건물을

출판사 리뷰

서울에서 살아가는, 서울을 여행하는
모두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가이드
근현대 건축물의 필터로 처음 만나는 서울의 얼굴


김예슬은 10년 가까이 전국의 건축물들을 여행하며 기록을 남겨 온 건축 여행자다. 평균 4000회 이상 조회된 서울의 근현대 건축물들 54곳을 뽑아 정보와 감상, 역사와 인물 해설을 고루 담아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낸 결과물이 이 책이다.

김중업, 김수근처럼 한국의 건축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이름들의 작품부터 도심 속 높은 빌딩 사이에 더부살이하듯 자리 잡은 역사적 장소들, 낯선 이름과 사건들이 등장하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들까지.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사무실과 식당의 근처에서 못 본 채 지나쳤던 공간들이 역사적 이야기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다.

수시로 바뀌는 도시의 풍경, 언제 허물어졌는지 모르게 다시 지어지는 반짝이는 건물들. 빠르게 변하는 서울에서 저자 김예슬은 건축물을 통해 역사와 시간, 아름다움을 들여다보고 여행자의 눈으로 살아간다. 발품을 팔아 하나씩 찾아다니며, 일상의 공간을 여행자의 눈으로 살핀다. 그렇게 숨어 있는 장소들을 하나 둘 발견해 나가며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고, 과거의 일상을 체험한다. 지금으로부터 너무 멀리 있지도, 가까이 있지도 않은 근현대의 과거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은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저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 책은 서울에서 살아가는, 서울을 여행하는 모두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주는 책이다. 책을 여는 순간, 건축 여행자의 눈으로 역사와 건축과 도시와 삶을 새롭게 보는 여행이 시작된다. 보는 것은 눈이 아니라 뇌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것들은 보이지만, 모르는 것들은 바로 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예슬을 통해 새로운 눈을 가진다면 일상의 공간에서도 낯선 사람이 되어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 소개

휴가를 내지 않고도 주말을 여행자처럼 쓰기 위해 건축 여행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오래된 건축물을 찾아 전국을 여행했고, 1000곳이 넘는 건물을 기록했다. 국문학과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건물에 담긴 시간과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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