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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없는 언어

생각보다 헌법은 구체적입니다

정관영 | 오월의봄 | 2021년 01월 25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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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94g | 135*210*15mm
ISBN13 9791190422604
ISBN10 119042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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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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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83년에 태어났다. 역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현실과 타협했다.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을 배웠다.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을 1기로 졸업하면서 헌법 논문을 썼다. 법제처,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었다가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고 싶어 그만두었다. 법학에서 소외된 사회복지 분야의 권리를 연구해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법, 복지법, 노동법 분야와 헌법이 연계된 논문을 몇 편 냈다. 법, 사람, 사회 사이에서 권리가 ... 1983년에 태어났다. 역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현실과 타협했다.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을 배웠다.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을 1기로 졸업하면서 헌법 논문을 썼다. 법제처,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었다가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고 싶어 그만두었다. 법학에서 소외된 사회복지 분야의 권리를 연구해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법, 복지법, 노동법 분야와 헌법이 연계된 논문을 몇 편 냈다. 법, 사람, 사회 사이에서 권리가 어떻게 나타나고 실현되는지, 헌법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관심이 많다. 법조인보다 법률가란 단어를 자주 쓰는 변호사다. 법은 시민들의 것이며, 누구나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헌법을 쉽게 이해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이라는 공통의 약속에 기반해서 서로의 생각과 다름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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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0

출판사 리뷰

헌법이라는 게 의외로 쓸모가 많습니다
:‘헌법정신’이 싫은 한 젊은 법률가가 발굴하는 헌법의 언어


“저자의 헌법적 정의에 대한 감수성과 묵직하게 던지는 질문들에 찬사를 보낸다.”_전 대법관,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김지형

“읽으면서 시민으로서 헌법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 번 체감했고, 판사로서는 재판을 하며 헌법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있는지 자성하는 기회를 가졌다.”_대구지방법원 판사 류영재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가 따뜻한 헌법 토론으로 치유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_《경향신문》 사법 전문 기자 이범준

헌법은 살아 있다

우리 사회에 ‘큰일’이 있을 때, 정의가 무너졌다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할 때, 어떤 삶들이 바뀌어나가려고 할 때, 어김없이 소환되는 것이 있다. 평범한 삶들에게는 평소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혹은 몰라도 사는 데 상관이 없고 없이 사는 게 더 잘 사는 것이라고 믿는 그것이다. 법, 그중에서도 모든 법의 최고 법인 헌법이다. 실제로 헌법은 인권의 보루이자, 인권을 지켜야 할 국가의 의무를 새겨둔 한 공동체의 지향이다.
그런데 이 헌법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져서일까. 헌법은 추상적인 어떤 것 내지는 특별한 어떤 순간에만 소환되는 정의의 기준인 것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는 헌법만큼 추상적인 법으로 오해받는 것도 없을 것이라며, ‘헌법정신’이니 ‘헌법적 가치’니 말의 성찬을 늘어놓으며 헌법을 뜬구름 같은 무언가로 만드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헌법정신’을 싫어한다. 헌법은 자기 좋을 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해석하기 나름의 무언가 혹은 취향, 추상적인 어떤 정신 같은 게 아니라는 말이다. 헌법은 실제 규범력이 있는 법이다. 헌법의 내용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시민들의 삶에서도 헌법의 ‘효능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헌법이 생각보다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시작한다.

“머릿속을 맴도는 정신이나 추상적인 가치로만 헌법을 표현하면 헌법 규정이 우리 현실의 삶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목표처럼 될 수 있다. 헌법은 실제적 규범이다. 민주주의가 그 사회에 내재화되는 만큼 헌법은 현실에 가까이 붙는다. 생각보다 헌법은 구체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9쪽)

“헌법은 살아 움직이고 변하고 헌법은 살아 움직인다. 생활에서 온전히 구현되는 최고 법이다. 헌법 규정에 위반된 법률은 하루아침에 효력을 잃어 삭제된다. 다른 이의 인격권 같은 기본권을 침해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직접 민사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 헌법재판을 통해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이 바로 물러난다.”(9쪽)

생각보다 헌법은 구체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헌법이 평범한, 별일없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 뭐 크게 소용이 있겠냐고 질문할 수도 있겠다. 헌법이니 기본권이니 하는 것들은 사인(私人)과 사인(私人) 사이에서가 아니라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건에나 적용되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있었다. 한 항공사 기장의 턱수염이 문제가 됐다. 이 기장은 턱수염을 밀 것이냐, 퇴사를 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었다. 회사는 내부 용모규정을 들어 턱수염을 기른 이 기장에게 턱수염을 밀라고 지시했고, 이 기장은 개인의 자유가 침해됐고 외국인 조종사는 턱수염을 기를 수 있다며(이 기장이 근무하던 항공사는 외국인 직원에 대해서는 턱수염을 기를 수 있다고 명시했었다) 턱수염을 밀지 않았다. 결국 회사는 턱수염을 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기장을 비행 업무에서 배제하기에 이르는데, 이 문제는 법원에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 회사의 기본권(영업의 자유)과 직원의 기본권과 충돌한 사건이다. 이때 3심 법원은 기장의 기본권인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회사가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 기장은 턱수염을 지킨 채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됐다.
법이 아무리 세상사, 인간사를 모두 반영하려고 해도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비어 있는 부분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만큼 다양한 것이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그러니까 법률이 우리의 삶을 메울 수 없는 그 순간에 헌법이 그 얼굴을 드러내며 시민 개개인의 삶을 구제할 때가 있다. 기본권이라는 그 추상적인 언어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 책에서 살피는 직장 성희롱 사건이었던 서울대 ○ 교수 사건(교수가 조교를 지속적으로 성희롱해서 인격권을 침해한 사건),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 사건(채용 비리로 합격자가 바뀌었던 사건) 등을 따라가다보면 헌법의 효능감, 기본권이라는 게 아주 ‘사적’인 삶의 영역에서도 살아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게 된다.

“직장 성희롱, 직장 갑질, 직장 괴롭힘 같은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규울하는 법률이 없다면, 이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유래되는 기본권인 인격권과 관련된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헌법이 의무가 아닌 기본권으로 나타나서 힘을 발휘하는 지점은 이와 같은 곳이다. 이후 법원도 국가 대 개인의 관계뿐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민사적 법률관계에서 기본적 인권을 다루기 시작했다.”(29쪽)

헌법의 언어를 발굴하기

헌법에 있지만, 없는 것만 같은 언어를 발굴해 헌법의 효능감을 되살리려는 시도는 헌법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이 책을 읽고 언급한 것처럼 “‘없는 듯하지만 있는’ 언어, ‘있는 듯하지만 없는’ 언어, ‘없지만 있어야 할’ 언어, ‘있지만 없어야 할’ 언어, ‘있지만 있으나 마나 한’ 언어들을 모두 섭렵하고 있다”.
‘생명권’, ‘안전권’은 헌법에 명확히 쓰여 있지 않지만 국가가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경영권’이란 말은 어떠한가? 있는 듯하지만 없는 언어다. 노동3권에 대응하는 경영권이라는 말은 헌법에 없는 말이다. 헌법 어디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 말인데도 대법원 판결문에 마치 기본권인 것처럼 대법원의 판결문에 등장한다. ‘근로의무’처럼 있지만 없어야 할 언어도 있고, ‘인간다운 생활권’은 헌법에는 있지만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아 ‘있으나 마나 한’ 기본권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좀 더 나아가 세세하게 단어의 ‘품격’을 논하기도 한다. 가령 동성 사이의 성적 행동을 처벌하는 군형법 추행죄 항목의 위헌를 다투는 사건에서, 헌법재판소 다수의견 결정문에 쓰인 ‘혐오감’ 같은 표현을 지적한다.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면서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로서”와 같은 표현은 불필요한 생채기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판결문, 결정문,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소수의견까지 소개하며 헌법의 언어들을 우리의 삶에 끌어다붙인다. 기존의 판결과 결정들의 아쉬움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가이드하기도 하고, 헌법의 정신이 형형히 살아 있는 법의 문장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나아가 헌법의 언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어떤 언어를 담아야 할지 제안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합의한 유일한 공동체의 언어
: 다름을 환대하는 헌법 읽기


저자는 나아가 헌법이 우리 공동체가 합의한 유일한 언어라는 점에 주목하고, 이 헌법을 공동체 안에서 다른 서로를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헌법은 서로 다른 우리가 유일하게 합의한 공동체의 언어다. 내 주장을 헌법에 근거해서 설명하고 상대가 가진 의견을 듣고 토론하고 서로를 이해할 때, 우리는 거대한 헌법의 구체적인 모습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공통의 약속을 구체적으로 말할 때 사회가 겪는 갈등을 잘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11쪽)

그래서 최근 한국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어온 감각, 공정성과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한 사회의 공통 언어인 헌법을 통해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공들여 논한다. 청년들에게 일정 정도의 일자리를 배분하라는 청년고용할당제는 차별적인 법일까? ‘별난’ 마음을 가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제를 인정하는 것은 ‘보통’의 마음을 지니고 군복무를 하는 이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 것일까? 지금도 위헌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의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 문제는 어떠한가? 평등과 차별, 다름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에 헌법의 언어에서 토론과 논쟁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는 다수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법제도가 소수자의 권리와 충돌할 때, 그러니까 다수자의 상식이 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하서 소수자가 소리칠 때, 권리는 가장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때 사법부의 존재 이유가 드러난다고 한다. 다수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입법과 행정을 담당하기에 소수자들의 권리를 나서서 챙기기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 “헌재와 법원은 소수자의 인권 보호 여부를 마지막으로 검증하는 낙동강 최후 방어선”(162쪽)이 된다는 것이다.
그저 내가 싫다고, 불편하다고 누군가의 외침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 우리 모두가 합의한 헌법이라는 공통의 언어 속에서 서로의 주장과 논리를 이해해보자고 저자는 제안한다. 어쩌면 헌법 안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해보려는 마음과 자세가 혐오와 배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담아서.
헌법의 기본권이 판결에서 어떤 문장과 언어로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보통의 사람들의 기본권을 법제도가 잘 보장하지 못할 때 헌법을 통해 어떻게 기본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1부, 헌법의 논증과 용어에 집중해 노동에 관련된 판례를 비평하는 2부, 평등권과 소수자를 다룬 판례에 대한 생각과 논리를 적은 3부, 헌법을 구체화하는 법률의 문제를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으로 풀어낸 4부까지의 여정을 함께한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를 지키고 다름을 환대하는 방법으로 헌법이 가까이 다가와 있기를 바란다.

추천평

여행의 목적지는 ‘헌법적 정의’다. 여행길은 ‘헌법에 없는 언어’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간 길은 여러 갈래다. 헌법에 ‘없는’ 언어라 쓰고 ‘없는’ 안에 다양한 언어들을 담았다. ‘없는 듯하지만 있는’ 언어, ‘있는 듯하지만 없는’ 언어, ‘없지만 있어야 할’ 언어, ‘있지만 없어야 할’ 언어, ‘있지만 있으나 마나 한’ 언어들을 모두 섭렵하고 있다. 저자가 말한 ‘생명권’ ‘경영권’ ‘노동’ ‘근로의무’ ‘평등’ ‘사회복지’ 같은 언어가 그 각각의 예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 갈림길 하나하나에서 묻어나는 저자의 헌법적 정의에 대한 감수성과 묵직하게 던지는 질문들에 찬사를 보낸다.
- 김지형 (전 대법관,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읽으면서 시민으로서 헌법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 번 체감했고, 판사로서는 재판을 하며 헌법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고 있는지 자성하는 기회를 가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헌법의 내용과 작동 원리를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헌법의 효능감을 느끼게 되길 희망한다.
- 류영재 (대구지방법원 판사)

이 책은 누구라도 헌법을 말할 수 있게 알려주고 있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헌법의 눈으로 풀어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헌법 고유의 논리를 잃지 않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가 따뜻한 헌법 토론으로 치유되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 이범준 ([경향신문] 사법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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