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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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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이방인

어느 사회학자의 여름 대관령 일기

천선영 | 책밥상 | 2020년 07월 25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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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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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02g | 135*200*20mm
ISBN13 9791197104602
ISBN10 119710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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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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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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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패션의 완성은 모자’라 우기며 모자를 즐겨 씁니다. 음식을 시킬 때는 하나씩 순서대로 나오도록 정중히 요청해 식지 않은 요리를 맛보고 즐기기를 좋아하고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관점의 학문’인 사회학을 가르치지만 강의 목표를 ‘걷기’로 제시하는 조금은 수상한 교수님이기도 합니다. 숲의 나라, 독일의 뮌헨 대학에서 7년 반을 유학한 덕에 초록이 주는 힘을 굳게 믿으며, 그에 기대어 근근이 살아가고자 하는 기생형 ... ‘패션의 완성은 모자’라 우기며 모자를 즐겨 씁니다. 음식을 시킬 때는 하나씩 순서대로 나오도록 정중히 요청해 식지 않은 요리를 맛보고 즐기기를 좋아하고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관점의 학문’인 사회학을 가르치지만 강의 목표를 ‘걷기’로 제시하는 조금은 수상한 교수님이기도 합니다. 숲의 나라, 독일의 뮌헨 대학에서 7년 반을 유학한 덕에 초록이 주는 힘을 굳게 믿으며, 그에 기대어 근근이 살아가고자 하는 기생형 인간이기도 합니다. 오래전부터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우연히 찾게 된 대관령에서 여름 두 달을 보내며 생활여행의 새로운 챕터를 열게 되면서, 여행이라는 작은 삶을 일상으로 살아가는 여행자로서 보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기꺼이, 이방인』을 엮게 되었습니다.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학생들 각자가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로 남기 위해 이 코로나의 시대에도 고군분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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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56

출판사 리뷰

수상한 사회학자의, 이상한 대관령 두 달 여행의 기록.
일상과 여행을 뒤섞으며, 다를 것 없는 하루에 쉼표를 주고, 의미를 새로 하고, ‘나의 길’을 만들어가는
뼛속부터 이방인인 사회학자가, 머물며 관찰한 대관령과 자연, 사람과 삶, 그리고 여행에 관한 이야기.

대관령에서 쓰였으나 대관령 가이드북이 아닌, 모든 여행을 위한 이야기

이 글은 분명, ‘대관령에서 지낸 행복감이 너무도 커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 싶었기에 이 글을 엮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대관령에서 쓰였다. 하지만 이 책은, 해발 700미터 이상의 고원에서 ‘삶’을 꾸리는 이들의 일상 옆에서 써내려간 모든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는 출발부터 선택이라는 과정은 홑진 삶에 대한 통찰을 가능케 하고, 온몸을 밀어 세상과 만나게 하는 걷기는 곧 생의 동력이며,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에 말 걸기는 ‘사람책’과 ‘공간책’을 쌓아 삶을 풍성하게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탕진’하는 사진 찍기 대신 한 번뿐일 ‘현장’이라는 순간에 집중하고, 끝을 알 수 없는 길 앞에서 과감히 한 발 더 내딛으며, 사막을 휠체어로 여행하는 이들과 비교해 자신의 병증쯤은 덤덤하게 넘기게 되는, 시작과 끝이 분명한 ‘작은 삶’인 여행을 통해 배우는 것들로 인생이라는 ‘큰 삶’도 잘 살아가게 된다고 말이다. 심보선 시인의 추천사처럼 ‘일상과 여행을 뒤섞고 평범함과 비범함을 조화시키는’ 저자의 일상과 여행의 어울림은, 서로를 보완하고 추동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가장 유용한 삶의 방법이다.

대관령의 바람과 초원이 눈앞에 차오르는 대관령 여행의 기록

폭염으로 들끓는 한여름에도 초여름 저녁 같은 선선한 바람 속 호사를 누리고, 평원의 푸르름으로 온몸에 에너지가 채워지며, 단출하고 소박한 일상에 오롯하게 드러나는 나를 알아차리고 마는 대관령. 그곳의 속살이 조근조근 열리는 이야기들은, 저 멀리 스위스의 알프스를 동경하던 우리들에게 여기, 가까운 곳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장소가 있음을 깨우쳐준다. 고랭지 배추밭 안반데기의 장관에 그 밭을 일궈낸 이들의 고단한 삶이 읽히고, 평창군의 역사가 베를린처럼 기억되기를 바라며, 푸른 풀 가득한 초원에서는 몽골 사막의 황량함을 애달파하게 된다. 저자는 ‘모정탑길’에서 ‘모정’이라는 절대적 무게가 가벼워지기를 희망하며 사투리라는 말이 가두고 있는 지배적, 위계적 구조에 묶여 스스로를 주변으로 만들지 않기를 희망한다. 청춘떡방 카페에서 일하시는 할머니들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발견하고 아픈 몸으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댄스반에 등록하며 평생의 소원인 몸치 탈출에 드디어 용기를 내본다. ‘우리는 고통 속에 살고 있으나 그런 나를 발견하고 알아차리는 순간, 족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평창남북영화제 집행위원장 방은진 감독의 추천사가 더 와 닿는 이유다.

조금은 까칠하고 수상한 사회학자의 그 여행은, 행복 짓기

‘프로불편러’라는 태도를 적극 실천하며 날씨와 기후에 누구보다 민감하고 푸른 대관령 초원을 두고도 ‘배롱나무’의 부재를 애석해하는 까칠한 여행자, 카카오톡은 쓸 생각조차 없고 사회학 수업 목표를 ‘걷기’라 못 박는 수상한 사회학자인 저자에게 여행은, 행복 짓기에 다름 아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이 세상이 제대로 작동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불평하기가 너무 불편한’ 세상에 목소리를 일부러 내는 그는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 수가 없어서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고 여행을 다시 일상으로 불러들인다. 골목 어귀 고무대야에 심어진 상추, 고추 같은 작은 ‘농사’를 보며, 어제 미처 피지 못한 꽃봉오리를 오늘 발견하면서, 사소한 것과 그 변화를 알아차리며 맞이하는 삶의 소중함으로 하루하루를 여행처럼 살아나가는 것이다. 한곳에 오래 머무르는 정주형 여행, 모든 주변인이 나의 가이드라는 기생형 여행, 휴대폰과 가이드북, 지도 없이 하는 3무여행이라는, 세 가지 자신만의 여행법을 방패삼아 관찰자이자 소수자, 이방인을 자처하는 여행자로, 깊게, 자세하게,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내 앞에 다가오는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여행과 일상을 뒤섞으며 삶을 행복으로 짓고 있다.

추천평

시인 김수영은 『아픈 몸이』라는 시에서 읊었다.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가자/ 나의 발은 절망의 소리/ 저 말馬도 절망의 소리”. 참으로 처절한 삶의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그래야 하나? 아니 그럴 수 있나? 머무름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되 아픈 몸을 가만가만 달래주는, 처절한 절규가 아니라 은은한 미소가 배어 있는, 그런 삶은 어떠한가?

천선영의 『기꺼이, 이방인』은 김수영의 비극적 낭만주의가 담고 있는 삶에 대한 엄격함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을 유쾌함으로 능청스레 뒤바꾼다. 저자는 이른바 ‘정주형 여행’의 철학을 제시한다. 때로는 뻔뻔하게, 때로는 순진하게 여행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정보를 구한다. 그 사람들과 함께 여행지에 머물며, 새로운 삶을 발견하고 발명한다.

사회학자인 그녀는 “현장에 집중하자”고 제언하는데, 이때 현장이란 대단하고 예외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 책에서 천선영의 현장은 대관령이다. 그녀가 머무는 대관령의 한켠에서 정중동 흘러가는 삶이다.

그녀는 그 현장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집중하는가? 그녀는 자신의 아픈 몸을 어떤 질주와 절규에 투신하는가? 그녀는 그저 가뿐히 댄스반에 등록한다. 그녀는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춤을 춘다.

『기꺼이, 이방인』은 아픈 몸을 회복시키는 두어 달 요양의 기록이 아니다. 천선영은 방문한 여행지에서 여행 기억들을 되살리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작은 모험을 감행한다. 그녀는 아픈 이에게 건네는 빤한 동정심도, 지나친 기대도 거부한다. 아프지 않을 때까지 아픈 몸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픈 몸으로 이미 아프지 않은 삶을 구가한다.

여행이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고 떠나기 위해 돌아오는 것이라면, 이때 여행의 절반은 이미 일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선영에게 대관령은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못지않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일상과 여행을 뒤섞고, 평범함과 비범함을 조화시키는 천선영의 경이롭고 사랑스러운 마술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심보선(시인, 사회학자)

이 책은 내 삶을 옮기기에 수순을 정해주고, 미련 없이 일상을 걷어낸 걷기의 매력을 호소한다. 각자에게 여행은 무슨 의미였던가를 환기시켜주고, 그 귀찮은(?) 여행을 예찬하는 용기가 강원도 감자처럼 옹골지다. 해발 700m에서 1200m 이상 되는 산맥들로 두루 막혀 각기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강원도 대관령, 때로 꽃이 없어도 바람으로 꽃을 보고, 평평한 평원의 바람을 한껏 느끼며 내 인생 한 번 쯤 알아차리고, 그 모든 움켜쥐기를 내려놓고야 맞이하게 되는 에크하르트 똘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생생한 체험버전이다. 우리는 고통 속에 살고 있으나 그런 나를 발견하고 알아차리는 순간, 족히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강원도의 음식처럼 슴슴하고 고랭지 배추처럼 아삭하게.
- 방은진(영화감독, 평창남북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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