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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라일락

캐럴린 마이어 저/곽명단 | 돌베개 | 2013년 02월 28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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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라일락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72g | 140*210*20mm
ISBN13 9788971995204
ISBN10 897199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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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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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캐럴린 마이어 (Carolyn Meyer)
1935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아마추어 배우 아버지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여덟 살 때 처음으로 소설을 썼다. 1957년 벅넬 대학을 졸업한 뒤 결혼 대신 꿈을 찾아 뉴욕으로 이주했다. 1969년 첫 책 『미스 패치와 바느질 배우기』를 발표한 뒤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책을 내놓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로 명성을 얻었고,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도 ... 1935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아마추어 배우 아버지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여덟 살 때 처음으로 소설을 썼다. 1957년 벅넬 대학을 졸업한 뒤 결혼 대신 꿈을 찾아 뉴욕으로 이주했다. 1969년 첫 책 『미스 패치와 바느질 배우기』를 발표한 뒤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책을 내놓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로 명성을 얻었고,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도 열정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전직 교수이자 역사학자인 남편과 함께 풍광이 아름다운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살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찰스 다윈의 어린 시절을 그린 『찰리 다윈의 진짜 모험』,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스튜어트 여왕,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공주 등의 소녀 시절 이야기인 ‘영 로열’ 시리즈와 ‘로열 다이어리’ 시리즈 등이 있다. 1997년에는 이 책 『하얀 라일락』의 후속편이자 75년 뒤의 이야기로, 이제 여든일곱 살이 된 로즈 리와 증손녀 에밀리 로즈의 만남을 그린 『긴 여정』을 발표했다.
www.readcarolyn.com
소설과 교양서를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별 옆에 별』 『위대한 감시 학교』 『어느 뜨거웠던 날들』 『신이 없는 세상』 『하얀 라일락』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공녀』 『위험한 요리사 메리』 『배고픔에 관하여』 『검은 감자』 『위대한 박물학자』 『창조적 단절』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육천 년 빵의 역사』(공역) 등이 있다. 소설과 교양서를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별 옆에 별』 『위대한 감시 학교』 『어느 뜨거웠던 날들』 『신이 없는 세상』 『하얀 라일락』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공녀』 『위험한 요리사 메리』 『배고픔에 관하여』 『검은 감자』 『위대한 박물학자』 『창조적 단절』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육천 년 빵의 역사』(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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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작가의 말」

줄거리

내(로즈 리)가 열두 살 때 우리 외할아버지 짐 윌리엄스는 짬이 날 때마다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었다. 할아버지는 그 꽃밭을 에덴동산이라고 불렀다. 나는 할아버지를 사랑했고, 에덴동산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할아버지는 백인 부자 벨 씨네 집에서 정원사로 일했다. 에덴동산에 심은 꽃과 나무도 모두 벨 씨 집에서 허락받고 가져온 것들이었다. 벨 씨네 정원이 에덴동산보다 훨씬 크고 화려했지만, 내 눈엔 에덴동산이 더 아름답고 좋았다. 적어도 에덴동산에서는 그저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뿌리째 뽑혀 나가는 꽃은 없었다.
우리 가족과 외가 식구들은 텍사스 주 딜런 시에 있는 흑인 마을 프리덤타운에 모여 살았다. 이발소를 하는 우리 아빠를 빼곤 외가 식구 거의 다 벨 씨 집에서 품을 팔았다. 어느 날 요리사로 일하는 틸리 이모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이모 딸 코라 언니가 아프니까 오늘 하루만 부엌일을 도와 달란다. 할아버지와 정원에 있는 게 훨씬 좋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벨 씨네에서 식사 시중을 들게 되었다.
식사 예법이 하도 까다로워서 한창 허둥거리던 참에, 귀가 번쩍 뜨이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었다. 안주인 벨 부인과 ‘딜런 원예 부녀회’ 회원들 말이, 프리덤타운에 사는 흑인들을 모조리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그 자리에 도시공원을 세운단다. 화려하게 치장한 부인들 입에서 비만 오면 진창이 된다는 둥, 순진한 검둥이가 어떻다는 둥 우리 프리덤타운과 주민들을 비웃는 소리가 연신 쏟아졌다. 사람 사는 곳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갖춘 우리 마을을 저렇게 형편없는 것으로 몰아세우다니, 게다가 우리 마을이 백인들 마을 한가운데 형성된 건 그저 우연일 뿐인데!
나는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네 아저씨들의 사랑방 이발소에 들러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백인과 맞서 싸워서 프리덤타운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빠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항해 봤자 부질없다며 한숨을 쉬는 아저씨들도 많았다.
얼마 뒤 나는 아빠한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곧 방학이니 코라 언니 대신 계속 벨 씨네 부엌일을 거들란다. 그러면서 아빠는 저번처럼 백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말고 들으라고 당부했다. 아이에게 첩자 노릇을 시킬 요량이냐며 엄마가 못마땅해했지만, 매일 아침 벨 씨네 부엌에서 부엌일을 거들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벨 씨네 집에서 저녁 만찬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톰슨 교장의 짧은 연설을 들은 나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한 충격에 빠졌다. 백인들은 우리를 위험한 사람들로 여겼다. 그들은 7월 4일 독립기념일 잔칫날부터 한 달 동안 투표를 한다고 했다. “(……)우리 도시에서 삭막한 것을 제거하고, 너저분한 것을 싹 없애고, 흔히 프리덤타운이라고들 부르는 그 지역을 말끔히 치우고자(……)” 톰슨 교장의 말에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이 와중에 기쁜 일이 생겼다. 아빠의 이복동생으로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수재나 고모가 우리 집에 온단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교 교사로 일하는 고모는 언제나 존경스러웠다. 고모가 졸업가운과 사각모를 쓰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대학 공부를 마치고 큰 도시로 나가 일자리를 얻고 좋은 옷과 자기 집을 가지리라 꿈꾸곤 했다. 또 하나 기쁜 일은 우리 텍사스 주 흑인들이 자유인이 된 것을 기념하는 명절 준틴스(6월 19일)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었다. 해마다 준틴스에는 모두 함께 예배하고 마을을 한 바퀴 행진한 뒤 푸짐하게 마련해 온 음식을 나눠 먹었다.
기다리던 준틴스 날, 우리는 풍성한 마을 잔치까지 잘 치렀다. 그런데 모두가 잠든 그날 밤, 큐클럭스클랜 단원들이 무시무시한 행진을 벌였다. 하얗고 긴 통옷을 입고 뾰족한 두건을 쓴 사람들이 줄줄이 끝도 없이 지나갔다. 프리덤타운 주민들은 울타리 뒤에 숨어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발소리만 쿵쿵거리며 우리가 잔치를 벌인 교회 숲으로 몰려가 구덩이를 파고는 커다란 나무 십자가를 구덩이에 박고 불을 붙였다. 십자가가 횃불처럼 활활 불타올랐다.

뒤이어 백인들의 잔치인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찾아왔다. 백인들 잔치지만 음식을 만들랴 행사장을 꾸미랴 고생하는 것은 우리 흑인이다. 백인들은 우리가 실컷 준비한 것을 먹고 떠들면서도 ‘딜런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려면 흑인들을 모두 몰아내야 한다’고 떠들어 댔다. 그런데 그때 얼마 전 북부에서 온 미술 교사 퍼스 선생님이 나서서 흑인을 편드는 연설을 했다. 선생님이 말문을 열자마자 듣고 있던 청중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나는 일찍이 백인이, 더군다나 여자가 용감하게 나서서 흑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연설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
우리를 몰아내려는 백인들의 횡포는 점점 극에 달했다. 흑인의 권리를 부르짖으며 이 땅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가서 새롭게 출발하자고 주장했던 우리 헨리 오빠는 어느 날 백인들에게 끌려가 큰 봉변을 당했다. 백인 젊은이들이 오빠를 강제로 차에 태워 교외로 끌고 간 뒤 옷을 다 벗기고 춤을 추라고 명령했단다. 말을 듣지 않자 헨리 오빠를 나무에 묶고 타르를 끓여 붓으로 온몸에 뒤바른 뒤 닭털을 덕지덕지 붙였다. 이 사고로 헨리 오빠는 심한 화상을 입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
한편 벨 씨 부부는 방학을 맞은 캐서린 제인을 데리고 2주 예정으로 시카고 여행을 떠났다. 우리는 부부가 집을 비운 사이에 대청소를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었다. 나는 청소를 도와주다가 벽장에서 무시무시한 것을 발견했다. 끝이 뾰족하고 눈 부분에 구멍 두 개가 뚫린 하얀 두건과 긴 통옷이었다. 벨 씨가 큐클럭스클랜 단원이라는 명백한 증거였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퍼스 선생님은 결국 일자리를 잃고 딜런을 떠나게 되었다. 떠나기 전날, 퍼스 선생님이 내게 스케치북과 그림 연필을 선물했다. 선생님은 내게 그림 솜씨를 살려 프리덤타운을 스케치로 기록하라고 당부했다. 선생님에게 그러겠다고 약속하면서 나는 간신히 울음을 참았다.

우리는 결국 프리덤타운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 마을 아저씨들은 이발소에 모여 이주할 장소를 논의하고 집과 땅을 좋은 값에 팔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흉흉한 소문이 들려왔다. 프리덤타운에서 가장 좋은 집이 헐값에 넘어가고, 우리가 이주하려고 점찍은 버터밀크힐에 절대로 발을 들여놓지 말라는 백인들의 경고 쪽지가 나붙었다. 그 와중에 우리 학교에 불이 났다. 잿더미가 되어 가는 학교를 보면서 나는 울고 또 울었다. 우리가 없어지기를 백인들이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비로소 알게 되어서, 스케치북에 학교를 영영 그릴 수 없게 되어서.
나는 학교가 불타 버린 날부터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날마다 새벽같이 일어나 엄마 일을 거들어 주고 나서 스케치북을 들고 집을 나섰다. 학교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계속 공부해야 했다. 건물이 사라진 것도 문제지만, 떠난 선생님들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학교 상황을 들은 수재나 고모가 아예 이곳으로 이사 와서 선생님이 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프린스 교장 선생님과 수재나 고모가 의기투합해 학교를 다시 열었다.

결국 우리는 백인들이 정해 준 대로 플래츠로 이주하기로 했다. 프리덤타운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척박한 그곳이 싫다며 아예 먼 곳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았다. 집들이 통째로 플래츠로 끌려가는 모습은 너무나 진풍경이어서 길을 가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구경할 정도였다.
어디를 봐도 살풍경한 플래츠로 이사 온 뒤 할아버지는 집 언저리에 다시 꽃밭을 가꾸고 새 에덴동산을 일구어 나갔다. 아빠는 백인 여자 전문학교에 수위로 취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퇴근하자마자 헨리 오빠를 찾았다. 할아버지 대신 벨 씨네 정원사로 일하게 된 헨리 오빠가 그 집 아들 에드워드의 새 자가용을 세차하라는 명령을 거부했단다. 화가 난 백인 청년들이 오빠를 가만두지 않겠다며 벼른다는 소문이 마을을 들썩였다.
오빠는 결국 잠시 몸을 피하기로 했다. 나는 동정을 살필 겸 오빠 대신 벨 씨네 정원에서 일하다가 에드워드 패거리들이 이번엔 채찍으로 본때를 보여 주자며 작당하는 것을 엿들었다. 나는 캐서린 제인에게 오빠가 무사히 피신할 수 있도록 역까지 차를 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백인 계집애의 도움은 절대로 받지 않겠다고 버티던 헨리 오빠는 마침내 캐서린 제인의 차를 타고 무사히 마을을 빠져 나갔다. 그날 캐서린 제인은 나랑 같이 나갔다는 사실이 들통 나 궁지에 몰려서도 오빠를 태워 준 사실을 끝까지 부모에게 숨겼다. 나는 집을 떠나는 오빠에게 우리 마을을 그린 스케치북을 선물로 주었다. 오빠는 스케치북을 소중히 갖고 있다가 꼭 가지고 돌아오겠다며 나를 안았다. 열심히 일해서 라이베리아로 떠날 여비를 마련하겠다는 헨리 오빠만 빼고 온 식구가 모인 가운데 할아버지가 눈을 감았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뜨기 전에 하얀 라일락을 잘 키우라는 말을 내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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