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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 난다 | 2012년 12월 05일 리뷰 총점8.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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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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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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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88g | 150*200*30mm
ISBN13 9788954619912
ISBN10 8954619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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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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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진송은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출판기획자로서 근현대미술사와 문화연구에 대한 관심을 텍스트로 복원해내는 작업을 통해 『압구정동: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광고의 신화·욕망·이미지』 등의 책을 기획했다. 1930년대 신문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한국의 근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 그의 대표 저서인 『현대성의 형성―서울에 딴스홀을 허하...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진송은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출판기획자로서 근현대미술사와 문화연구에 대한 관심을 텍스트로 복원해내는 작업을 통해 『압구정동: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광고의 신화·욕망·이미지』 등의 책을 기획했다. 1930년대 신문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한국의 근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 그의 대표 저서인 『현대성의 형성―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1999)는 주류의 역사에서 벗어난 개인들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써 역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997년쯤부터 시작한 나무작업으로 열 번의 [목수김씨]전을 열었다. 이야기와 목물을 결합한 작업으로 [나무로 깎은 책벌레이야기]전을, 여기에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더하여 2013년 [상상의 웜홀]전을 열었다. 1998년, 그는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전방위 지식인의 삶을 뒤로하고 아버지의 고향인 남양주로 내려가 ‘목수 김씨’의 삶을 시작한다. 사십 년 가까이 책상물림으로 살았던 그가 별다른 수업이나 훈련 없이 덜컥 목수를 자처하며 대패를 들고 나무를 갈아댔을 때, 그것은 다만 생계를 위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제재목이 아닌 천연목을 생긴 모양 그대로 깎고 다듬어 ‘게으름뱅이를 위한 테레비 시청용 두개골 받침대’ ‘자유로운 포즈를 위한 의자’ ‘야한 책상’ 등 기발하고 엉뚱한 가구며 목물을 만들어냈을 때 사람들은 놀람과 감탄을 동시에 보냈다.

그 당시의 과정을 소박하게 기록한 『목수일기』(2001)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후 목공작업에 이야기와 상상력을 보탠 작품들로 일곱 차례 전시회를 개최했다. 애초에 글쓰기와 만들기, 생각하기와 움직이기를 따로 떼어놓지 못하는 기질 혹은 능력 탓이 작품이 쌓이는 만큼 글도 쌓였고 나무작업에 관한 기록은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2003)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2007) 『상상목공소』 등의 책으로 묶였다. 2011년 교보생명환경대상 생명문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몇 년 전부터 강진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스스로를 ‘목수’라고 칭하지만 ‘저술가’이거나 ‘비평가’이거나 ‘예술가’이기도 한 김진송을 굳이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종합지식인’이다. 근대 형성과정에서 개발 논리에 잠식당한 서울이라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기억으로 재조명한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1968 노량진 사라진 강변마을 이야기』,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성의 이면과 역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 『가루부의 신화』, 현대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지식체계들을 뒤집어 봄으로써 ‘논리’의 허상과 지적 허영의 폐부를 파헤친 『인간과 사물의 기원』 등의 책을 집필함으로써 ‘지식의 계통과 체계’라는 상투성의 벽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글쓰기를 지속해왔다.

그는 문화와 역사, 과학과 기술, 사회와 예술 등 현대의 ‘교양’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종횡무진의 상상력과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현대사회와 물질문명의 핵심을 꿰뚫는 사유를 보여주는 그는 정신과 물질, 이론과 경험, 사유와 행동을 분리시키지 않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르네상스적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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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야기의 시간을 이미지의 시간으로 바꾸는 일,
그것이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만드는 일이다!


아무리 없다, 몇 없다 해도 세상에는 천재라 부름직한 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는 세상의 떠들썩한 관심을 당연한 듯 흡수하는 이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숨어들기 바쁜 이 또한 있을 것입니다. 둘 중 어떤 이가 천재의 전형일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결과물 앞에서 무릎을 치며 이다, 아니다, 의 판단을 내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싶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저마다 숨기거나 감출 수 없는 ‘감(感)’이라는 게 본능적으로 존재하니 말입니다. 사설이 길었지만 이런 부연을 굳이 덧대는 이유는 지금 소개하려는 이 작가야말로 우리 시대의 숨은 고수가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아, 쓰고 보니 뭐랄까, 천재보다는 좀더 관록과 연륜이 느껴지는 수식어니 맘에 들어 이쯤에서 갈아타볼까 하는데요, 김진송! 자부하건대 그는 우리 모두가 알아줘야 할 우리 시대의 숨어 있는 장인 가운데 한 사람이 분명하다 싶습니다.

그런 그가, 김진송이라는 본명만큼 ‘목수 김씨’로 알려지기도 한 그가 한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라는 제목의 책이지요. 쉬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제목이라지만 그 의미는 사실 간단치가 않습니다. ‘이야기’와 ‘기계’가 한데 물려 글과 이미지를 양산해낸다는 일이 쉽게 연상되지는 않는 까닭입니다. 이야기의 주된 뼈가 서사성이라 할 때, 나무로 깎여 전시장에 오롯이 선 그의 나무인형들은 짐짓 그 서사를 저마다 몸에 껴안고 있음에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에 호기심을 품기에는 사람과 시대 모두 바쁘다는 아우성 속에 살아가고들 있으니까요.

말을 엮어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톱니바퀴를 물려 기계를 만드는 것은 부분 혹은 부품들을 논리적인 절차와 구조를 통해 하나의 전체를 이루어내는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가 아무리 복잡해져도 이야기는 늘 한계를 드러낸다. 이야기는 나무토막이나 톱니바퀴에 얽혀 있는 구조와 작동의 논리적인 치밀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기계장치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이야기를 엮어내고 그걸 풀어내는 기계장치란 결국 간단한 서사를 물리적 장치를 통해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이야기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이야기」 중에서

생각 끝에 그는 움직이는 나무를 고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단단하고 큼직하여 깎기만 해도 되는 나무가 아니라 버려지고 쪼개지고 제멋대로인 작은 나뭇조각들을 주워 그들만의 스토리를 구상했고 거기에 톱니를 물렸습니다. 톱니바퀴가 굴러가면서 발생하는 시간과 율동 속에 급기야 ‘움직인형’들이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로 탄생하게 되는 거지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속에는 이런 과정 속에 태어난 ‘움직인형’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습니다. 1부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이야기’에서는 비교적 상세히 그 과정들을 설명하면서 ‘움직인형’들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고, 2부와 3부는 각각 소소하면서도 숨어 있는 소품 같은 ‘움직인형’들의 이야기를, 마지막 4부에서는 ‘개’와 ‘의자’를 소재로, 그들을 역전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과정 속에 빚어지는 생각을 동화 형식으로 담았지요.

목수인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인형들이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상상 그 이상의 매력을 갖고 있다면 글의 맛 또한 그에 팽팽히 견줄 정도입니다. 미술평론, 전시기획, 출판기획 등의 일을 하면서 시각문화와 문화연구에 대한 전방위적인 저작을 써온 그답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끌어가는 솜씨가 무척이나 탄력적이거든요. 유머와 재치는 물론이거니와 사유의 진폭이 크고 깊어 절로 이야기의 굴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자신들을 발견함과 동시에 품게 되는 욕망이 있으니 바로 그것, 소유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데요.

제작 도면과 한 컷 한 컷 분할된 사진들을 이번 책에 친절히 담은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였습니다. 저자는 이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여 영상작업으로도 만들어두었다지요.(2013년 1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1층에서 열리는 「상상의 웜홀-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展을 보러 가시면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를 통해 인정하게 되는 사실은 상상력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는 이야기를 지어낼 줄 압니다. 더불어 그 이야기를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는 미학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토대로 기계적인 장치로 움직여내는 논리적인 이해가 출중합니다. 글을 쓰는 이는 글만 쓰고, 조각을 하는 이는 조각만 하고, 기계를 다루는 이는 기계만 다룬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발상에서 벗어나 그는 한 몸으로 이 모든 걸 다 합니다. 왜 못 하냐고 반문할 지경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간파하고 있다면 장르를 막론하고 빗대지 못할 데가 없다는 것. 그래서일까요, 만들 것에 쓸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으므로 그의 손가락은 얼마나 바삐 굽혔다 펴질까 떠올려보게도 되었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를 닮았을 그의 손, 물론 그는 이 모든 과정이 비단 손으로만 하는 일이 아니냐며 특유의 건조한 말투로 답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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