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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전과 내시

조선조 정치적 복종의 두 가지 형식

[ 양장 ]
박종성 | 인간사랑 | 2016년 11월 20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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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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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6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4183530
ISBN10 897418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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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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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였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원대학교에서 ‘한국정치’를 가르친다. 『혁명의 이론사』(1991) 쓸 때만 해도 그 공부만 할 줄 알았다. 혁명가는 쓰러져도 그가 빠져들던 믿음의 불꽃만큼은 오래갈 것 같아 붙잡은 게 『박헌영론』(1992)이라면 『왕조의 정치변동』(1995)과 『강점기 조선의 정치질서』(1997), ...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였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원대학교에서 ‘한국정치’를 가르친다.

『혁명의 이론사』(1991) 쓸 때만 해도 그 공부만 할 줄 알았다. 혁명가는 쓰러져도 그가 빠져들던 믿음의 불꽃만큼은 오래갈 것 같아 붙잡은 게 『박헌영론』(1992)이라면 『왕조의 정치변동』(1995)과 『강점기 조선의 정치질서』(1997), 『한국정치와 정치폭력』(2001)은 이성계부터 김대중까지 이어진 육백년 곡절 3부작이다. 사회혁명 한번 없던 나라였지만 단서만큼은 또렷하여 『정치는 파벌을 낳고 파벌은 정치를 배반한다』(1992)와 『인맥으로 본 한국정치』(1997)를 쓰고 『한국의 파벌정치』(2012)로 판을 키운다. 허구한 날, 되도 않는 국가 걱정이나 하며 헛기침해대도 ‘몸’ 파는 여인의 ‘몸’ 하나 구원 못하는 옛날 정치학이 버거워 덤벼든 게 『한국의 매춘』(1994)과 『권력과 매춘』(1996)이었으나 짜증난 학생들을 위해 영화와 문학을 강의실로 끌어들인다. 『정치와 영화』(1999)를 쓰고 『포르노는 없다』(2003)와 『문학과 정치』(2004)를 출간하는 사이, 세기는 바뀌지만 정치를 들여다 볼 인식의 창은 널려있었다. 『한국 성인만화의 정치학』(2007)도 틈새에서 찾은 ‘오목렌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역사는 늘 어쩌지 못할 ‘거울’이었다. 유가의 논리로만 왕조국가를 보는 게 못마땅한 『조선은 법가의 나라였는가』(2007)가 그러하고 『백정과 기생』(2003) 역시 마찬가지다. 『씨네 폴리틱스』(2008) 또한 정치영화의 역사성을 천착한 경우지만 밖에서 들여다 보는 안이 더 환하여 그 기운으로 『패션과 권력』(2010)을 꾸린다. 공부의 빈틈이라 여기며 『사랑하다 죽다』(2012)와 이번 책도 내지만 그랬다고 세상이 어쩌리라곤 꿈도 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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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발문 跋文」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정치연구에서 ‘복종’의 문제는 주요 관심대상이 아니었다. 정치적 힘의 행사가 ‘상대적’임을 잘 알면서도 지배자와 권력 그 자체에 먼저 눈길이 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를 메우기 위한 작은 시도다. 특히 ‘아전’과 ‘내시’의 역사 · 정치적 행태 지탱에 주목한다. 일찍부터 ‘굽힘’에 눈 떴을 뿐 아니라 그들의 유난스런 ‘자발적 복종’은 왕조사회에서 권력을 얻기 위한 드문 도구였던 까닭이다.

이 책은 곧 굽혀서 힘을 얻고 엎드리며 막강해진 자들의 ‘복종정치’를 파고든다. 조선의 정치적 ‘복종’은 형식과 내용에서 함께 ‘분화’한다. 지방행정권력이 아전들의 농락대상이었다면, 중앙정치권력 주변에는 내시들의 ‘보조권력’이 새로운 힘의 단위로 정착한다. 이들 모두 강자의 곁에 다가가 빌붙고 조아리며 복종과 굴신의 힘으로 막강해진 파생권력의 핵이다.

아전이 초인적 ‘눈치’와 기민한 ‘적응력’을 뽐낸다면, 내시는 성정치적 열등감을 딛고 아무나 만나지 못할 군왕과 가까이 지낼 특권을 누린다. 낮아도 높았고 허전해도 풍요로울 수 있었던 자들이다. 이들의 정치행적을『조선왕조실록』에서 구할 수밖에 없는 탐구의 현실은 책의 한계다. 그들의 자전적 기록이 없는데다 기왕의 연구 층위도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원화’한 집요함과 역대 집권세력들의 한결 같은 경계의식 사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게다가 성정치적 콤플렉스를 이겨내야 했던 내시들과 달리 본디 봉급이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던 조선 아전들의 삶에서 부패란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다. 조선 역사에서 아전과 내시들이 돋보인 까닭은 권력의 ‘자가발전’에 있다. 집권세력이 그들을 축출하지 못한 궁극의 이유도 그 ‘힘’을 이용하려 한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그들을 향한 집권세력의 불편함보다 상전들이 챙길 정치적 이익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들을 고용하여 정보를 독점하고 권력투쟁도구로 삼으며 물리적 노동마저 대행시킴으로써 지방권력과 중앙권력은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었다.

신분 상승의 길이 막혀있는 조선 사회에서 ‘굽힘’은 곧 ‘힘’이었다. 입만 열면 집권세력이 되 뇌인 ‘위민爲民’과 ‘천명덕치天命德治’의 정치는 적어도 이 대목과 거리가 먼 개념들이다. 이들을 고용하여 정보를 독점하고 권력투쟁도구로 삼으며 물리적 노동마저 대행시킴으로써 지방권력과 중앙권력은 오래도록 편안하였다. 하지만 사역 당사자들이 권력 밀착의 대가를 고스란히 누리는 동안, 어느 한 쪽도 불리한 가치교환은 있을 수 없었다. 명분과 실제의 사이는 하염없는 간극으로 아련했고 이익과 가치독점에서 조선의 권력은 영악함의 경지를 한참이나 넘어서고 있었다.

권력의 ‘자가발전’은 결국 권력으로 인한 예상이익과 그에 따른 부가가치를 염두에 두지 않고선 생각조차 못할 과업이(었)다. 집착과 열정, 견제와 경쟁, 모함과 편승, 도태와 복귀 등 다양한 상황을 견뎌낼 능력과 결정적 승기乘機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고는 꿈조차 꾸지 못할 살벌한 노동임도 역사는 곳곳에서 증언한다. 권력은 그처럼 소유와 지탱이 손쉽지 않은 쟁취대상일 뿐 거저 얻거나 마음대로 내다버릴 것도 아니었다.

아전이든 내시든, 복잡한 국면 돌파는 물론 치밀한 판단과 민첩한 계산 없이 힘의 지탱은 지난했다. 하지만 전에 없이 강력한 복종 의지로 수령守令이나 왕을 움켜잡을 기운은 그에 앞서는 필생의 자원이었다. 굽히며 엎드리지 않곤 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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