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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상 연작소설

정도상 | 창비 | 2008년 07월 18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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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8년 07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43쪽 | 346g | 153*224*20mm
ISBN13 9788936433666
ISBN10 8936433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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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시대의 그늘과 그 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온 작가다. 1960년 1월 3일 경상남도 함양에서 출생하였다. 현재 전북 익산에 거주 중이다. 1987년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창작집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등이 있고 장편소설 『누망』, 『낙타』 『은행나무 소년』, 『마음오를꽃』, 『꽃잎처럼... 시대의 그늘과 그 안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온 작가다. 1960년 1월 3일 경상남도 함양에서 출생하였다. 현재 전북 익산에 거주 중이다.

1987년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창작집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등이 있고 장편소설 『누망』, 『낙타』 『은행나무 소년』, 『마음오를꽃』, 『꽃잎처럼』 등이 있으며 장편동화 『돌고래 파치노』 등이 있다. 제17회 단재상, 제25회 요산문학상, 제7회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 정도상 대표작
<친구는 멀리 갔어도>, <실상사>, <누망>, <찔레꽃>, <낙타>, <꽃잎처럼>

- 약력
1989년 전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98년 전북대학교 문학석사
2014년 중앙대학교 문학박사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부이사장 재직 중

- 수상작
장편소설 『누망』으로 2003년 제17회 단재상 수상
연작소설집 『찔레꽃』으로 2008년 제25회 요산문학상, 제7회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

- 활동내역
전) 통일맞이 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집행위원장
전) 2005년 남북작가대회(평양) 총괄 집행위원장
전) (사)한국작가회의 통일위원장
전)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주최)
현)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집행회장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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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비로소 얻게 된 우리 곁, 가장 가까운 타자의 생생한 초상
서정적이고 사실적인 문체로 사회적 모순과 권력의 폭압에 억눌린 개인의 문제를 형상화해온 소설가 정도상의 이번 연작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타자인 탈북이주민(새터민)의 행로를 그린다. 함흥에서 태어나고 자라 음악학교를 다니던 충심이 우연히 인신매매단에 걸려 중국으로 팔려가고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한국 선교사집단의 도움을 얻어 몽골 국경을 넘어 남한에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이 큰 뼈대이다. 이 줄거리는 각종 방송과 뉴스로 익숙해진 것이지만 남한의 파편화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그들은 여전히 ‘그들’이며, 타자에 불과하다. 그 행로를 들여다보는 것은 뜨거운 울음과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동반하지만, 작가의 문체는 어떤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편견도 없이 담담하기만 하다. 작가는 남북 민간교류사업에 헌신해온 오래고 구체적인 경험을 살려, 여전히 우리 곁의 타자, 이방인, 외계인으로 존재하는 ‘그들’을 개인의 이름으로 호명한다. 이 연작으로 해서 우리는 비로소 그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문학적 초상을 얻게 되었다. 세밀화로 그려진 이 초상을 통해 한국소설은 한뼘 지평을 넓히고 막힌 분단선을 넘어선다.

네 개의 이름을 가진 여자의 유랑, 짐승의 삶을 넘어 피워낸 희디흰 꽃 한송이
7편의 연작 가운데 첫번째인 「겨울, 압록강」은 작가의 분신이라 할 만한 ‘나’의 사연과 내가 꼭 찾고 싶은 지안(集安) 여자, 우연히 만난 미나(메이나)의 얘기가 서로 얽히며 이후 연작을 그려가는 작가의 시선을 짐작케 한다.
2006년 션양(瀋陽), 지안 여자를 찾아 이곳에 온 나는 우연히 만난 미나와 함께 지안으로 향한다. 나는 2005년 국제고구려학회 참관차 션양에 왔다가 북과의 오랜 실무접촉 경험에서 느낀 답답함을 북의 지인인 박(朴)과 풀어보려다 실패하고 지안 여자를 만나게 된다. 지옥 같은 결혼생활을 떨치고 이혼해 압록강변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면서도 자식과 부모를 건사하는 것을 낙으로 알며, 헤어진 첫사랑 남편을 잊지 못하는 순박함을 지닌 여자. 나는 그녀의 순박함에서 진정성을 느끼고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아픔을 나누고 싶었지만, 사정상 돌아오고 만다(내게는 열네살 아들을 잃은 아픔이 있다). 이제 다시 영하 삼십도의 추위 속에서 압록강변에 섰지만 여자는 찾을 수 없다. 비법(非法)월경자 미나는 내 옆에서 제 설움에 겨워 운다. 지안 여자의 풋풋함과 순박함을 손가락 새로 놓친 듯 허전함을 안고 션양으로 돌아온 나는 더러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수긍하기로 한다. 저 건너 아파트 창문마다 살고 있을 사람들의 삶을 긍정하면서 나는 미나와 라면을 끓여먹는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깊은 아픔을 안고 있다. 그러나 제 아픔에 겨워하면서도 낯선 이의 손을 잡고 마음을 건넬 줄 안다.
이후 연작은 주인공 충심의 탈북-월경-남한 정착의 과정을 그린다.
「함흥ㆍ2001ㆍ안개」는 함흥 음악학교 재학생인 충심이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 재춘오빠와 남양의 이모댁에 다니러 갔다가 단기 일자리를 주선하는 인신매매단에 속아 사촌 미향과 함께 강제 월경하기까지를 그린다. 식량부족으로 세끼 죽 먹기가 일상화되고 중국 국경 가까운 지역에서는 밀무역이 성행하는 현실, 방학 동안의 아르바이트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소리에 선뜻 월경을 결심하는 순진함, 이들의 순진함을 이용해 인간 이하의 현실을 강요하는 인신매매단의 폭력이 사실적이고도 담담하게 전개된다. 재춘오빠의 애틋한 마음을 어이없이 배신하게 되는 충심은 이어지는 「늪지」에서 예정된, 그러나 참혹하기만 한 현실에 내동댕이쳐진다. 헤이룽쟝성 조선족 마을로 팔려간 미향과 충심은 각기 억지로 ‘시집’을 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충심의 이야기 못지않게 생생한 실감을 얻는 것은 인신매매단의 현실이다. 입 열면 욕설이 반인 갑봉은 사기와 협잡, 폭력 행사가 일상인 깡패지만 동족에 대한 눈곱만큼의 의리를 지키는 자이다. 일제 때 경상도 사람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건설한 마을 출신인 춘구는 경상도 사투리와 북한말을 때에 따라 바꿔 쓰는 사기꾼이지만 자신의 애틋한 과거를 돌이키게 하는 충심에 대해 일말의 가책을 느낀다. 이들은 돈벌러 남한으로 불법입국해 여자라고는 씨가 마른 조선족 마을의 현실과, 또한 돈벌러 북을 탈출해 중국 국경으로 흘러드는 사람들의 현실을 손금 보듯 꿰고서 이를 이용해 생계를 도모한다. 야비하고 비루한 생활인데, 이들의 이런 생활을 지탱케 하는 것은 돈의 연쇄고리를 따라 목숨을 걸고 이주하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돈에 목숨을 걸고 사기와 협잡의 위험에 몸을 내던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 악무한적 현실은 조금이라도 나은 풍요를 찾아가는 행로이자 크게는 전세계적 빈곤의 이동경로이기도 하다. 갑봉과 춘구 일당은 그런 현실에 기생하는 타락한 존재들이다.
「풍풍우우(風風雨雨)」는 제목 그대로 비바람 몰아치는 지옥 한가운데 내동댕이쳐져 몸부림치는 미향과 충심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집에 사는 부자가 동시에 성행위를 강요하는 끔찍한 일상을 견디지 못한 미향은 끝내 미쳐버리고, 이 이야기를 전해듣고 절망하던 충심은 우연히 찾아온 춘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신흥촌을 도망쳐 미향을 데리고 국경지대인 투먼(圖們)에 이른다. 일년 남짓의 지옥을 겪고 참담하게 목숨을 부지한 충심은 정신 나간 미향의 손을 끌고, 그러나 목숨의 요구에 따라 기차를 탄다.
이어지는 「소소, 눈사람 되다」는 연변의 안마사로 취직하고 메이나(미나)로 이름을 바꾼 충심의 일상이다. 비법월경자로 호구(주민증)를 얻지 못한 충심은 믿고 의지하던 옥화언니와 그 애인 김화동의 마수에 걸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안마사로 일하면서 알게 된 남에서 온 사업가가 그녀에게 연정을 품고 얻어준 아파트에서 그가 붙여준 애칭 소소(小小)로 호의에 기대어 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그녀는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고 홀로 서는 길을 찾으리라 다짐하면서.
「얼룩말」은 한국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충심과 몇몇 탈북자들이 몽골의 초원을 건너 월경하는 과정의 에피쏘드이다. 돈벌러 남으로 향한 엄마가 죽은 줄 모르고 충심이모와 삼촌들에 둘러싸여 남으로 엄마를 찾으러 가는 영수. 끝내 쎄렝게티 초원의 얼룩말처럼 사자의 추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초원의 별이 되고 마는 영수의 존재는 가공할 폭력 앞에 산산이 부서지는 약하고 완전한 순수를 대비해 울림을 극대화한다. 끔찍하게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아이의 목소리로 꿈처럼 서술함으로써 작가는 현실의 참혹함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종교적 휴머니즘을 앞세운 선교사 일당이 벌이는 밀입국비용 착취와 횡포, 위선과 사기(“자, 내가 불러주는 대로 연습 한번 합시다. 조선으로 가고 싶지 않아요. 김정일은 나쁜 사람이에요. 예수님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가고 싶어요. 조선은 지옥이고 많이 굶었어요. 도와주세요.”)는 만인이 만인 앞에 적이며, 이들이 처한 현실이 인간이 아닌 짐승의 현실임을 보여준다. 영수는 끝내 철조망을 넘지 못하고 스러진다. 초원의 바람이 작은 몸을 흔들고 가로질러간다.
마지막 작품 「찔레꽃」은 남한으로 와서 소래포구 근처의 노래방 도우미가 된 충심에서 시작한다. ‘은미’라는 새 이름을 얻고 자신을 연모하는 최의 순정한 눈길을 느끼면서도 몸을 파는 노래방 도우미의 치욕 때문에 충심은 마음을 열지 못한다. 채 갚지 못한 밀입국비용 때문에 브로커의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몇푼 안되는 월급을 엄마와 이모에게 전하며 안심시키는 일상. 그녀의 각박한 삶을 위로하는 것은 시장에서 사온 찔레꽃 화분이다. 그러다 중국의 브로커가 엄마에게 줄 돈을 가로챈 것을 알고 어렵게 갑봉에게 연락해 돈을 찾아줄 것을 부탁하고, 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된다. “‘아부바이 묏동 잘 쓰라마. (그까이 죽은 사람 뫼이 별거네? 산 사람이 무스그 살아야지.) (높은 공부하고 사람답게 살라마. 그래도 밥은 굶지 말고.) 추석 때 남양으로 와, 목소리 듣게. (그땐 우리 충심이 얼굴이라도 보면 좋겠구마.) 보여줄게, 꼭 오란대두! (오냐, 내 새끼.)” 서울 가서 공부하는 자식과 고향 부모의 대화 같은 이 심상한 통화는 그러나 그 뒤에 짐승의 조건을 감내하며 지옥을 살아낸(여전히 살고 있는) 작고 강인한 충심이 보여주는 가냘픈 진정성이다. 시들어가는 찔레꽃을 버리려다 끝내 자신을 보듬듯 뿌리를 갈무리하는 충심의 손길. 이제 그 손길에 화답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찔레꽃』연작은 2006년초부터 2008년 4월까지 씌어진 작품들로,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구상하고 다듬은 끝에 완성되었다. 이전 정도상 소설들의 의식과잉을 탈피해 완강한 사실성을 물기어린 문체로 감싸안은 이 연작은 충심이라는 개인으로 표상되는 비법월경자의 행로를 우리 곁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비춰준다. 변화하는 현실을 성공적으로 수용한 이 문학적 형상을 통해 ‘우리’ 시야의 사각지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다만 공감하고 반성할 수 있을 따름이다. 하나의 현실을 두고 정치ㆍ종교ㆍ이데올로기의 대변자들이 각기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덤벼드는 난맥상, 그 가운데 이중삼중고를 겪는 ‘21세기 유민’들의 실상은 긴급히 바로잡아야 할 현실이다. “그들에게 삶의 온전성을 되돌려줘야만 진정한 의미의 인권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이 새삼스런 무게로 다가온다.

추천평

오래 전 압록강 앞에서 뜨겁게 운 적이 있다. 강 건너에 나와 똑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 그런데도 오랫동안 그들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졌다. 정도상의 『찔레꽃』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특별하지도, 낯설지도, 멀리 있지도 않았다. 작품을 읽는 동안 자주 손끝에 힘이 갔다. 손을 내밀면 언제라도 다정하게 맞잡아오면서 '반갑수다' 할 것만 같은 사람들. 절박한 눈빛과 몸짓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금방 다가올 듯한 김씨, 박씨, 이씨 들, 출구를 찾지 못해 불안하게 낯선 대륙을 흘러다니지만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형제 누이들, 정도상은 우리가 무심히 잊고 있던 그들, '21세기 유민'들을 끈덕지게 추적하여 사실적인 문장과 클래식한 서사문법에 담아 우리 앞에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하여 다 읽고 나면 '우리 안의 이방인'인 그들이 책 밖으로 빠져나와 오히려 자본주의의 안락한 소비문명에 안주하고 있는 우리를 생생하고 웅숭깊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서늘히 느끼게 된다.
박범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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