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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詩집살이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들의 시

김막동, 김점순, 도귀례,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등저 | 북극곰 | 2016년 04월 15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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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64g | 123*200*20mm
ISBN13 9791186797280
ISBN10 1186797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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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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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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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김막동, 김점순, 도귀례,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조남순, 최영자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농사도 짓고 시도 짓는 할머니들입니다. 길작은도서관에서 김선자 관장으로부터 동시와 그림책으로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할머니들의 삶과 동시와 그림책이 만나 깊고 아름다운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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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집살이 詩집살이』가 정식으로 출간되다
지난 1월 늦게 배운 한글로 시를 써서 문학상까지 받은 곡성 할머니들이 시집을 출간해 화제가 되었다. 기사에는 시집이 출간된 것으로 나왔지만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었다. 정식으로 출판된 책이 아니라 문집형태였기 때문이다. 이제 곡성 할머니들이 삶의 애환을 노래한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가 도서출판 북극곰에서 정식으로 출간되었다. 제목 『시집살이 詩집살이』는 할머니들이 며느리로서 살아온 ‘시집살이’와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시작한 ‘詩집살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할머니들에게 제2의 삶을 선물한 ‘길작은도서관’
곡성 할머니들이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고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길작은도서관' 김선자 관장 덕분이다. 김선자 관장은 곡성군 순환사서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사는 서봉 마을에 '길작은도서관'을 열었고 곧 도서관은 마을의 사랑방이 되었다.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놀러 왔고 할머니들은 도서관의 책 정리를 도와주었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자꾸 책을 거꾸로 꽂았다. 잘못 꽂혔다고 말씀드리면 엉뚱한 책을 빼내기도 했다. 그렇게 김선자 관장은 할머니들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곧 한글 교실을 열었다.
동시와 그림책을 보며 시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렸다. 늦게 글을 배우니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배우려는 열정만큼은 어린아이 못지않았다. 할머니들은 일하다가 생각나서 적어봤다며 이면지에 시를 써오기도 하고, 달력 뒷장에 그림을 그려오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우고 나니 '눈을 뜬 것처럼 딴 세상을 사는 것 같다'고 했다. 한글을 배우고 나니 상점 간판이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있어서 좋고, 전화도 스스로 번호를 누를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김선자 관장은 할머니들에게 제2의 삶을 선물한 것이다.

이것은 시집일 뿐 아니라, 아주 빼어난 시집이다
김선자 관장이 할머니들의 시집을 내고 싶다고 생각을 한 것은, 2013년에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상을 받고 나서부터였다. 할머니 몇 분의 시를 제출했는데 두 분 할머니의 시가 장려상을 받았던 것이다. 게다가 2015년에는 곡성 군민을 대상으로 한 곡성문학상에서 네 분의 할머니가 일반부로 응모해 장려상을 받았다.
북극곰이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출간하게 된 것도 할머니들의 시를 보고 감동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김선자 관장은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다. 할머니의 시는 이루리 작가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놀라게 하고, 눈물이 나게 했다. 할머니들의 시에는 문학적 소양이나 화려한 기교를 잊게 하는 진짜 감동이 있었던 것이다.
이영광 시인 역시 할머니들의 시를 보며 '놀랍고 감동스럽다'라며, 단순히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의 시 모음집이 아니라, 빼어난 시집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시를 보면서 시는 원래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으며, 할머니들의 시집살이와 농사일로 버무려진 고단한 삶이 합쳐져, 눈물겨운 시의 꽃밭으로 피어났다고 평했다.

할머니들이 부르는 삶의 노래가 주는 치유와 위로
눈이 사뿐사뿐 오네 /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 사뿐사뿐 걸어오네.
-눈, 김점순

쇠 담뱃대를 밤새도록 땅땅 때리는 시할머니를 보면 시집살이의 고단함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을라치면 큰동서가 시집살이를 시킨다. 마실을 가려고 해도 시아버지 눈치를 봐가며 바느질거리를 들고 간다. 김점순 할머니 눈에 사뿐사뿐 오는 눈은, 시어른이 어려워 조심조심 다니는 며느리 같다.

늙은께 삐다구가 다 아픈지 / 한 발짝이라도 덜 걸어올라고 / 왈칵 밤이 내려와 앉는갑다.
-산중의 밤, 도귀례

할머니들은 새벽부터 밤이 내려오는 저녁까지 농사일을 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산짐승이 내려와 곡식을 다 먹어버려 속상해도 어쩔 수 없이 온종일 일을 한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몸이 아파 농사짓기가 어려워져도, 자식들과 손자 손녀에게 주려고 고구마 농사를 짓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어두컴컴해진 길이 몸이 아파 한 발짝이라도 덜 걷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진다.

사박사박 / 장독에도 / 지붕에도 / 대나무에도 / 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 / 잘 살았다 / 잘 견뎠다 / 사박사박
-눈, 윤금순

할머니들의 시는 '잘 살았다', '잘 견뎠다'라고 부르는 위로의 노래다. 할머니들처럼 시집살이나 농사일을 짓지 않은 이들에게도 할머니들의 위로는 유효하다. 오랜 세월 인고의 삶을 살아낸 할머니들이 부르는 ‘삶의 노래’는 많은 독자에게도 치유와 위로의 노래가 될 것이다.

두 번째 詩집살이
이영광 - 시인, 고려대 교수
글 모르던 시골 할머니들이 글을 배워 시 모음집을 엮었다고 해서 호기심에 읽어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것은 시집일 뿐 아니라, 아주 빼어난 시집이다. 이 책의 시편들에는 뭐랄까, 시 이전의 느낌이 있다. 읽을수록, 시는 원래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시는 인생 희로애락에 대한 특별한 감흥과 발견을 담아야 하지만, 온갖 상상력과 기교를 가진 전문 문인들에게도 그건 늘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 시집의 시편들은 그걸 아주 쉽고 자연스럽게 생활의 말에 녹여낸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시인으로 태어나지만, 살아가며 제 안의 시인을 잃어버리고 마는지도 모른다. 마음속에 원래 들어 있던, 그 시인이라는 심성과 감정과 가락을 꺼내어, 이분들은 기교 없이도 삶을 시로 썩 잘 바꾸어낸다.
이 시집의 제재를 간추리면 시집살이와 농사일이 될 것이고, 달리 말하면 ‘참고 살았다’와 ‘일만 하고 살았다’가 될 것이다. 고생스런 삶도 살 만한 게 되려면, 말은 하게 해야 하고, 고단한 몸은 또 쉬게 해야 한다. 긴 시간이 흘러, 그 말과 쉼이 하나로 합쳐져 눈물겨운 시의 꽃밭으로 피어났다. 마을 ‘회관’에 모여 ‘화토’를 치는 나날은 이 나라 농촌의 흔한 풍경이지만, 전라도 곡성 땅에선 이런 아름다운 노래가 다 나오는구나. 간난신고의 세월 끝에‘잘 살았다, 잘 견뎠다’고 나직이 읊조리는, 할머니들의 두 번째 ‘詩집살이’가 놀랍고 감동스럽다.

추천사 2
할머니들이 부르는 삶의 노래
이루리 - 『까만 코다』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 저자
지난 겨울 저는 곡성 길작은도서관 김선자 관장님으로부터 추천사를 부탁 받았습니다. 받고 보니 아주 특별한 시집의 추천사였습니다. 바로 곡성 할머니들의 시집이었습니다.

남편이 죽으믄 땅에 묻고 / 자식이 죽으믄 가슴에 묻는다.
― 『의미』 김막동

김막동 할머니의 시를 읽다가 가슴이 탁 막힙니다. 이것은 말로 지은 시가 아니라 인생으로 지은 시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땅에 묻고 자식을 가슴에 묻은 사람만 쓸 수 있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만들어 본 / 눈사람 / 크게 만들고 / 작게 만들고 / 숯뎅이로 껌정 박고 / 버선 씌워 모자 만들고 / 손도 없고 발도 없어 / 도망도 못 가는 눈사람 / 지천듣고 시무룩 / 벌서는 눈사람.
― 『눈사람』 김막동

보통 어렸을 때 눈사람을 만든 기억은 행복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막동 할머니의 눈사람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숯뎅이로 껌정 박고, 버선 씌워 모자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기 시작한 눈사람이 ‘손도 없고 발도 없어’ 도망도 못 가고, ‘지천 듣고 시무룩 벌서는 눈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만든 눈사람이 어느새 자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도망도 못 가고 벌서는 눈사람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킬 수밖에 없는 김막동 할머니의 삶이 우리 할머니들이 살아온 삶 같아서 눈물 납니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 /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 사뿐사뿐 걸어오네.
― 『눈』 김점순

김막동 할머니는 눈사람으로 제 속을 뒤집어 놓더니, 김점순 할머니는 바로 ‘눈’ 한 글자로 저를 놀라게 합니다. 눈은 원래 ‘사뿐사뿐’ 옵니다. 근데 그 눈이 모두 며느리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며느리 눈들이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사뿐사뿐 오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 저는 눈이 올 때마다 울 것입니다. 눈이 올 때마다 이제 괜찮다고, 이제 다 괜찮다고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릴 것입니다.

늙은께 삐다구가 다 아픈지 / 한 발짝이라도 덜 걸어올라고 / 왈칵 밤이 내려와 앉는갑다.
― 『산중의 밤』 도귀례

어릴 때는 밤이 오는 것이 반갑지 않습니다. 해가 지면 더 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도귀례 할머니는 ‘왈칵 내려와 앉는’ 밤이 반갑습니다. ‘늙은께 삐다구가 다 아픈지 한 발짝이라도 덜 걸어올라고’ 밤이 왔기 때문입니다. 오직 밤만이 할머니에게 이제 그만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젖 떨어진 동생에게 준 / 흰 밥이 / 어찌 맛나 보여 먹고 잡던지.
― 『가난』 박점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게 닥친 전쟁과 가난과 시련은 너무나 혹독하고 참담합니다. 지금은 아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박점례 할머니는 ‘젖 떨어진 동생에게 준 흰 밥이 어찌 맛나 보여 먹고 잡던지’ 빼앗아 먹고 싶던 어린 마음을 놓지 못하고 사셨습니다.

애기 젖 먹여 놓고 / 오장 상한께 / 날마다 산으로 갔지 / 한 단 한 단 해 놓은 나뭇단이 / 설움만큼 높게도 / 뒷담에 쭈르라니 쟁여졌지.
― 『그대 이름은 바람』 안기임

할머니들의 삶은 모두 대하드라마입니다. 시집살이도 고되지만 두 집 살림 하는 ‘남편의 빈 자리’가 더 고됩니다. 안기임 할머니는 ‘애기 젖 먹여 놓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 때문에 ‘오장 상한께 날마다 산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 단 한 단 해 놓은 나뭇단이 설움만큼 높게도 뒷담에 쭈르라니’ 쟁여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머니들의 설움을 달랠 수 있을까요? 할머니들 손을 잡고 마음으로나마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제 다 괜찮아요.’

인자 허리 아프고 / 몸이 아프고 / 몸이 마음대로 안된께 / 마음이 쎄하다 / 저 사람은 저렇게 빤듯이 / 걸어가니 좋것다 / 나는 언제 저 사람처럼 / 잘 걸어 갈끄나.
― 『좋겠다』 양양금

꼬부랑 할머니가 반듯이 걸어가는 젊은이를 바라봅니다. 양양금 할머니는 ‘인자 허리 아프고 몸이 아프고 몸이 마음대로 안된께 마음이 쎄’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할머니가 ‘나는 언제 저 사람처럼 잘 걸어 갈끄나.’라고 하시는 바람에 ‘쎄’합니다.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할머니도 알고 저도 알기 때문입니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뭔지 모르는 우리네 인생살이 때문에 마음이 ‘쎄’합니다.

사박사박 / 장독에도 / 지붕에도 / 대나무에도 / 걸어가는 내 머리위에도 / 잘 살았다 / 잘 견뎠다 / 사박사박
― 『눈』 윤금순

윤금순 할머니의 ‘눈’은 ‘사박사박’ 옵니다. ‘장독에도 지붕에도 대나무에도 걸어가는 내 머리위에도’ 사박사박 옵니다. 할머니의 귀에는 사박사박 하는 소리가 토닥토닥 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윤금순 할머니의 눈앞에는 어린이 윤금순, 소녀 윤금순, 며느리 윤금순, 엄마 윤금순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윤금순에게 잘 살았다고, 잘 견뎠다고 다독여주는 윤금순 할머니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뇌성이 때글때글해서 / 고양이만기로 / 가만히 앉어 있었어 / 어찌나 무섭던지.
― 『뇌성』 조남순

천둥소리는 언제 들어도 무섭습니다. 조남순 할머니는‘고양이만기로 가만히 앉어 있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고양이처럼 어린 시절을 떠올리셨을까요? 아니면 당신을 고양이처럼 애처롭게 여기신 걸까요? 아니면 ‘고양이만기로 가만히 앉어’ 있어야 했던 당신의 인생을 통째로 돌아보시는 걸까요? 부디 할머니를 공포로 몰아넣은 뇌성이 포성이나 총성은 아니기를 기원합니다.

이날 평생 길쌈해서 / 적삼 하나 얻었더니 / 남을 줘 버렸네.
― 『큰동서2』 최영자

전쟁도 견디고 가난도 견디고 엄한 시집살이도 견뎠는데 시련은 그게 끝이 아닙니다. 이제는 동서 차례입니다. 물론 나쁜 시절만 있진 않았겠지요. 한 번씩 속을 뒤집어 놓는 그대 이름은 미운 동서입니다. 최영자 할머니 큰동서 말입니다. 최영자 할머니가 ‘이날 평생 길쌈해서 적삼 하나 얻었더니 남을 줘 버’린 큰동서님! 그런 적 있지 말입니다?

저는 요즘 매일 곡성 할머니들의 시집을 읽습니다. 시집을 읽다가 할머니들의 시들이 너무도 눈이 부셔서 웁니다. 할머니들은 인생을 시로 쓰지 않고 시를 인생으로 지었습니다. 할머니들의 시에는 문학적 소양이나 화려한 기교 따위를 잊게 만드는 진짜 감동이 있습니다.
맛깔스런 사투리가 두근두근 심장을 두드립니다. 할머니들의 순수한 목소리가 스르르 심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습니다. 할머니들의 진심 앞에서 제 마음은 속수무책입니다. 세상 모든 이에게 곡성 할머니들이 부르는 삶의 노래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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