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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큰 적공을 위한 전문가 7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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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외저 | 창비 | 2015년 10월 27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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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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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648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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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백낙청 白樂晴 문학평론가, 『창작과비평』 편집인, 서울대 명예교수. 정대영 鄭大永 경제학자, 송현경제연구소장. 이범 교육평론가,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김연철 金鍊鐵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김영훈 金榮訓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안병옥 安秉玉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조은 曺恩 사회학자, 동국대 명예교수. 박성민 朴聖珉 정치평론가, MIN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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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백낙청이 인터뷰어를 자청한 까닭은 무엇일까

백낙청은 지난 2012년에 『2013년체제 만들기』라는 저서를 펴내며, 시대전환의 큰 원(願)을 세우고 대선승리를 통해 한국사회를 얽매고 있는 87년체제의 말기적 증상을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개혁진영이 연이어 패배하며 새누리당 박근혜정부가 출범했고 새 정부는 거듭된 인사 실패와 공약 파기로 실정만 거듭하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국민적 갈망을 외면했다. 그러던 중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제때에 전환을 이루지 못할 경우 나라가 어떤 혼란과 난경에 빠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대참사였으나,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세월호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대다수의 외침을 들으며 백낙청 또한 더이상 가만있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오랜 침묵 끝에 「큰 적공, 큰 전환을 위하여」(『창작과비평』 2014년 겨울호)라는 글을 발표하며 사회적 발언을 재개했다. 이 책은 그 글을 기초로 하여 준비되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대전환’의 과제는 무엇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 이것이 이 책이 던지는 핵심적인 화두다.
이 책은 본래 두명의 대담자가 서로 발언을 주고받는 여느 대담집처럼 구상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준비하기 위한 기획팀을 꾸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백낙청이 스스로 인터뷰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인터뷰이나 답변자로서의 역할에 익숙한 원로지식인이 각 분야의 현안을 새로이 공부하면서까지 질문자로 나선 이유는 앞서도 말했듯이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의 진로에 대한 그 나름의 물음이 지닌 절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큰 적공 큰 전환을 위한 7개 핵심분야의 인터뷰

적공(積功)이란 사전적으로 ‘공력, 공덕을 쌓는다’는 뜻이다. 즉,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한 토대를 준비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우리가 ‘한국사회 대전환’의 목표를 위해 해내야 할 실천적 일감들을 마련하고 연마함을 가리킨다. 여기서 말하는 ‘대전환’이란 곧 87년체제를 넘어서 한국사회와 한반도의 총체적 개혁의 새 지평을 여는 전환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가 여러모로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분단체제의 질곡 속에서 여전히 극복되지 못한 문제들이 도처에 남아 있고, 수구적인 사회 기득권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기적·중기적·장기적 개혁과제를 제대로 분별하고 배합하여 총체적인 진전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담집은 사회의 여러 부문 가운데 정치·경제·교육·환경·여성·노동·남북관계의 7개 핵심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일곱명의 대담자는 모두 수십년간 자기 분야에서 적공해온 전문가들이다.
우선 ‘경제 편’ 대담에서 경제학자 정대영(송현경제연구소장)은 한국경제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민생의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박근혜정부하의 전셋값 폭등, 수출부가가치 부진, 복지 실종 등의 경제문제를 꼽으며 이를 해결할 방책으로 ‘반값집세’ ‘중소기업 육성방안’ ‘법인세·소득세 구조 개선’ 등을 내놓는다. 장기침체가 예견되는 상황에 맞는 중장기적인 경제정책도 중요하다. 그는 전세계적인 성장 패러다임에 그저 순응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를 되물으며 일자리 중심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일깨운다. 또한 기존의 ‘정규직-비정규직’ 대결 프레임이 단지 “조금 나은 서민하고 조금 더 못한 서민 사이의 싸움”일 뿐이므로 좀더 큰 틀에서 구조적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상층의 재벌이나 전문직, 고위관료에서 공기업 직원, 대기업 정규직,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이어지고 또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으로 내려오는 직업에 따르는 신분의 서열구조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를 노동자들 간의 싸움으로 국한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평론가 이범(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과의 ‘교육 편’ 대담은 ‘교육문제는 곧 민생문제’라는 범사회적 프레임을 제안하는 대담이다. 이범은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진보진영에서 내세우는 구호에도 통념과 금기의 틀이 있음을 지적하며 초중등 교육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통해 협소한 시야를 넓힐 것을 주문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여년간 대학서열화, 학벌주의 위주로 교육문제를 바라보면서 교사들의 일상적인 직업윤리 실천운동이 사라져버린 탓에 자사고 등 비평준화 학교 난립, 과도한 대입경쟁, 불공정한 내신평가 등 학생과 학부모가 피부로 느끼는 문제에 등한해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응하여 이범은 보편적 수강신청제, 수평적 고교선택제, 국립대·사립대 통합선발제 등을 내놓는데, 특히 초중등 교육의 입시경쟁 완화를 위해 제시하는 한국형 A레벨 제도는 입시의 공정성을 높이고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등의 효과를 지닌 획기적 방안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천안함사건 이후 5·24조치로 냉각 일변도에 처한 남북관계는 어떻게 풀 것인가. ‘남북관계 편’에서 김연철(인제대 통일학부 교수)은 군비증강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남북경제협력을 새롭게 모색하는 방도를 제시하며, 중장기적으로 자주적 외교와 국방 정책의 수립, 두만강 등 접경지역 사업 등 한반도 평화체제 디자인에 대해 논한다. 근래 연이어 터졌던 참혹한 병영사고를 두고 ‘징병제와 모병제’에 관해 벌이는 대화는 국방문제가 우리 청년과 부모 세대 모두의 민생문제임을 드러내는 흥미로운 토론이다. 또한 박근혜정부에서 두드러진 군 출신 인사들의 등장이 민주주의 훼손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또한 이를 어떻게 문민통제 해나갈지를 논하는 부분도 주목을 요한다.
박근혜정부가 최대 과제로 꼽는 ‘공공개혁’의 당사자인 철도노동조합의 위원장 김영훈의 ‘노동 편’은 현 정부가 이전 정부들에 비해 공공부문에 ‘개혁’의 칼을 들이대며 우선적인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공공부문에 이어 민간부문에 대한 공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낳게 하며 이에 따라 공공·노동 부문이 선제적 개혁안을 내놓고 사회복지와 안전망 확충을 요구하는 것이 운동의 활로임을 역설한다. 2013년 철도민영화 시도에 맞서 전사회적 연대를 이뤄낸 경험을 살려 관성적인 구호 대신 다수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안을 내놓는 대목에서는 새로운 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을 기대해보게 된다. 또한 민주노총 위원장 시절 통합진보당 등 정파문제에 대처했던 에피소드 등 그간 털어놓지 못한 속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후꾸시마 원전사고와 세월호참사 이후 우리는 ‘돈보다 생명’이라는 구호를 절감하고 있다. ‘환경 편’에서 안병옥(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생명보다 돈’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생태적 전환을 이뤄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되면서 현상유지는커녕 대규모 참극을 불러왔던 사례를 제시하며 ‘월성1호기 재가동 결정’ 등이 어떤 파국을 불러올지를 경고한다. 또한 환경문제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기후문제에서는 “너무 거대한 변화”가 주는 무력감을 떨칠 수 있는 구조적·개인적 해법을 제시한다.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접목, 녹색당의 미래를 논하는 대목은 한반도 분단상황에 입각한 새로운 생태적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에 빠질 수 없는 논의다. 두 대담자가 성장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개괄하며 ‘적당한 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입장 차이를 조율해가는 대목은 성장과 생태가 어느 지점에서 만나야 할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사회학자 조은(동국대 명예교수)과 함께한 ‘여성 편’은 2010년대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처한 예기치 않은 역풍을 다루면서 시작한다. 민주화 이후 여성평등을 위한 노력이 진전되어왔음에도 성폭력·성추행 문제가 끊임없이 이슈화되는데다 근래 들어 IS 가담 청년의 반페미니즘 발언 등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공격성이 눈에 띌 정도로 강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보수·진보를 불문하고 퍼져나간 ‘출산율이 낮아 국가위기, 이기적 골드미스’라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조은은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는 여성문제를 넘어선 양극화·고용불안정·보육·사교육 문제 해결과 연결지어야 하며 특히 진보진영은 잘못된 생각을 확대재생산하기보다 여성진영과 연대해 대안담론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본인이 참여하는 해고노동자 손해배상가압류 반대모임의 활동을 통해 여성운동과 다른 운동의 연대가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를 차분히 들려준다. 성소수자 문제, 성평등과 남녀조화 문제에 관한 대담자 간의 열띤 공방은 여성문제를 인문학적 차원에서 한층 깊이있게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2017년 대선에서 누가 어떤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는 모두의 관심사다. 현 정부에 대한 실망뿐 아니라 야권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궁금증이다. 정치평론가 박성민(MIN컨설팅 대표)의 ‘정치 편’은 문재인·박원순·안철수·안희정 등 야권의 대권주자들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운 대담이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유권자들이 정치인에 대해 어느정도 영향력을 갖게 되었지만 그에 비해 관료와 사법권력의 힘이 커지고 이를 통제하는 정치권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분석은 87년체제 말기 한국정치의 한 단면을 선명하게 드러내준다. 박성민은 우리 정치평론이 정치인 촌평을 넘어 중장기적 전망을 갖춰야 정치가 다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역설하는데, 이는 백낙청이 쓴 서장 「큰 적공, 큰 전환을 위하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즉, 선거승리에 집착해서는 선거조차 이길 수 없으며 시대전환에 역행·저항하는 기득권세력의 거대한 힘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상대의 힘을 파악해야 우리가 ‘중도’의 폭을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우리의 시야를 이명박·박근혜 비판에서 근대 한국정치사 전반으로, 남한에서 한반도로 넓히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른바 ‘변혁적 중도주의’에 대한 두 대담자 간의 다면적 공감은 한반도 안보이슈 앞에서 ‘당당하게, 턱턱’ 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담대한 정치인의 탄생을 바라는 바람으로 모아진다.


현장성과 과학성, 지금 우리 앞의 적공·전환을 수행하는 기본적 덕목

백낙청이 만난 7인의 전문가들은 모두 해당 분야의 현장에 밀착해 있는 활동가나 연구자들이다. 백낙청은 인터뷰어가 되어 이들 분야에서 어떻게 한국사회를 정확히 해석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계속 질문을 던짐으로써 대전환의 상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현장성’ ‘현실분석의 적확함’에 대한 추구는 공간적으로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시간적으로는 단기-중기-장기의 미래 전망을 세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대담들에서 일관되게 강조되는 것은 ‘변혁적 중도주의’다. 한국사회의 개혁은 한반도 분단체제의 변혁과 구조적으로 연동되어 있으므로 이것을 망각해서는 결코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내기 어렵다. 편협한 정파적 프레임을 버리고 광범한 대중과 함께 하는 ‘중도노선’을 구사해되, 일시적인 개량이 아니라 참다운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변혁적’ 관점을 견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경제·교육·환경·여성 등 모든 영역에서의 입체적인 적공이 필수적이다. 우리 앞에 놓인 각각의 조건과 시간대에 걸맞은 의제를 설정하는 데에 이 인터뷰집이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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