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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수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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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수치심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

[ 양장 ]
마사 누스바움 저/조계원 | 민음사 | 2015년 03월 15일 | 원서 : Hiding from Humanity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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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728쪽 | 1,042g | 145*215*40mm
ISBN13 9788937431548
ISBN10 893743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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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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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 하버드대학교 철학과와 고전학과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여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1980년대 초에 브라운대학교 철학과로 옮겨 역시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시카고대학교 철학과, 로스쿨, 신학교에서 법학, 윤리학 석좌교수로 활발히 강의하고 있다. 학문적 탁월성을 인정받아 미국철학회장을 역임했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 세계적으로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 하버드대학교 철학과와 고전학과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여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1980년대 초에 브라운대학교 철학과로 옮겨 역시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시카고대학교 철학과, 로스쿨, 신학교에서 법학, 윤리학 석좌교수로 활발히 강의하고 있다. 학문적 탁월성을 인정받아 미국철학회장을 역임했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2005, 2008)나 선정되었다. 《혐오와 수치심》, 《시적 정의》,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 《인간성 수업》,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 《역량의 창조》 등 국내에 다수의 저서가 번역 출간되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정치사상)를 받았다. [한국 사회와 애국심], [세계시민주의와 애국심], [옌푸(嚴復)와 번역의 정치](공저) 등의 논문을 썼고, [공화주의와 정치이론]을 공역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정치사상)를 받았다. [한국 사회와 애국심], [세계시민주의와 애국심], [옌푸(嚴復)와 번역의 정치](공저) 등의 논문을 썼고, [공화주의와 정치이론]을 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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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왕따, 장애인, 외설, 성소수자, 비정규직, 인종차별, 범죄자 신상공개…
인권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감정’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 시대 대표 지성 마사 너스바움이 말하는 ‘감정의 정치학’


감정을 배제한 순수한 법률 세계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혐오와 수치심은 분노나 두려움과는 달리, 개인의 존중과 자유를 가로막는 제도적 토대로 이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너스바움은 “지배하기보다는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즐길 수 있는 능력”과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전성과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켜,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사회관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영란(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깊은 성찰, 따스한 공감, 빛나는 혜안의 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의 대표작. 불완전한 우리가 사는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차별, 배제, 억압이 아니라 평등, 존중, 호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뒤에서 작동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감정들을 직시하고 이와 대결해야 한다. 이 책은 ‘제도적 민주화’ 이후 우리에게 절실한 ‘감정적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철학적 토대가 될 것이다.
―조국(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약자를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려는 심리
그 근원을 밝히고 우리 안에 내재된 폭력성을 경고한다


우리 사회의 법체계는 많은 부분이 혐오나 수치심과 같은 감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에 따르면 감정도 신념의 집합체로서 공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너스바움은 이러한 ‘혐오’와 ‘수치심’만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두 감정은 인간의 근원적인 나약함을 숨기려는 욕구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타자를 배척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즉 약자를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는 강자들만의 부당한 논리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나는 일탈자를 낙인찍는 데 ‘정상’이라는 범주를 사용하는 것은 일정 정도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원초적 수치심의 자연적 귀결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좋은 것을 제공하는 원천을 완전히 통제하려는 유아기의 과도한 요구가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우리는 자궁 또는 가슴과 하나가 된 유아기의 더없는 행복에 향수 어린 갈망이 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해서 안정 또는 완전함을 제공해 주는 것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정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면에서 볼 때 일반적이며,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좋은 집단에 속해 있다는 생각에서 이러한 안정을 찾는다. 정상인들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을 완전하고 좋은 사람으로 정의하고 그런 사람들로 자신을 에워쌈으로써, 위안을 찾고 안정이라는 환상을 얻는다. 정상성이라는 관념은 차이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침입해 들어오는 자극을 덮어 주는 대리 자궁과 같은 역할을 한다.
―4장 “얼굴에 새기기: 수치심과 낙인”에서

세계적인 석학 너스바움의 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적 동물’에서 출발하여 ‘동물’로서의 인간이 갖는 ‘취약성’에 주목하고, 그러한 취약성을 숨기는 감정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부정하고 정상/비정상을 구분 지으며 타자를 배제하려는 나르시시즘에서 비롯된 감정들은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파괴한다. 풍부한 판례와 서양 정치철학사의 주요 이론을 총망라한 『혐오와 수치심』은 점점 더 복잡한 다문화 사회에서 제기될 수 있는 모든 공적 판단에 가장 근원적인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이다.

인간을 어떤 존재로 이해할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존중하는 사회가 될까?


인간은 머리의 생각과 몸의 욕구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존재로서, 우리가 지닌 동물적인 몸 또한 모욕적이고 부끄러운 육체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받아 마땅하다. 마사 너스바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적 동물’에서 인간의 군집성을 강조하는 공동체주의자와는 달리, 인간도 ‘욕구’를 가진 유한한 몸을 가진 존재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너무나 불완전하고 취약한 인간이며, 바로 여기에 우리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에는 인간이 동물적 신체를 갖고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배제한다. 법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법에서 감정을 배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타당한 근거 없이 편견과 사회적 낙인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인간 행위의 지침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감정들, 특히 수치심과 혐오, 그리고 질투심을 경계한다.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너무나 약하고 다른 사람의 이해와 관심을 필요로 하는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을 존중한다는 것은 누구나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연약한 존재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또한 품위 있는 사회란 이러한 인간성을 부정하지 않고, 개인이 지닌 ‘역량’이 발현될 수 있도록 ‘촉진적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옮긴이 해제」에서

따라서 전통적인 사회 규범에 얽매여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며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사회적 낙인을 조장하는 공동체주의도 경계해야 할 것이며, 인간 자체를 목적으로 보지 못하고 사회 진보의 수단으로 보는 공리주의적인(사회계약론에 기초한) 자유주의도 반대한다. 마사 너스바움은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 퇴화하는 몸을 가족 있으며, 누구나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를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자유주의의 인간관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가치의 이질성과 비교 불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삶의 다양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간의 잘 삶(human flourishing)'에 대한 보편 이론을 추구하는 너스바움의 주장에 대하여 곽준혁 교수는 ”문화 상대주의가 아니면서도 절대적 진리를 고집함으로써 다양성을 파괴하는 형이상학적 본질주의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보편주의“라고 한다.

차이를 비정상으로 간주하는 ‘혐오’가 아니라
부당함에 반대하는 ‘분노’의 감정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마사 너스바움은 감정을 배제한 법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각각의 감정이 담고 있는 인지적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 이것이 법적 근거로 적합한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단순히 신체적 반응이나 정서적 감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요한 대상에 대한 평가적 판단을 수반한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혐오와 수치심을 분석함으로써, 마사 너스바움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자유주의 사회에서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법적 역할을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전개한다. “이 두 감정은 공통적으로 인간이 인간임을 숨기고 부정하려는 인지적 판단과 욕구를 수반하기 때문에 사회 내에서 취약한 위치를 지닌 집단을 배척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흉악 범죄에 대한 엄벌주의(강한 응보주의)를 추동하는 대중적 감정의 하나는 범죄자에 대한 혐오다. 사람들은 끔찍한 살인자나 아동 성범죄자를 ‘인간쓰레기’나 ‘더러운 벌레’처럼 여긴다. 흉악 범죄가 일어나면 자신이 지닌 인간적 약함을 숨기기 위해 범죄자의 ‘비정상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스바움은 범죄자의 잘못에 대해 분노해야지, 이들을 혐오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혐오는 상대방도 평등한 시민적 지위를 갖는 존재라는 사고를 수반하지 않으며, 자신 안의 약함과 문제를 반성적으로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옮긴이 해제」에서

“혐오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마다 대면하기 힘든 우리 자신에 관한 사실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너스바움은 특정 범죄가 특별히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가중 처벌하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를 주의 깊게 구분해서, 그들이 저지른 나쁘거나 유해한 행위를 비난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으로서 그들에 대한 존중은 유지되어야 한다.
―「혐오와 우리의 동물적 육체」에서

혐오와 분노의 감정은 정치인들의 부패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분노는 저항과 건설적인 참여라는 목표를 향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혐오는 도피와 방기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을 설명한다.

분노는 위해 또는 손상에 대한 반응이며, 부당함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을 지닌다는 나의 말을 떠올려 주길 바란다. 나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자기 자신인 특정 경우에 죄책감이 생긴다고 주장하려고 한다. 죄책감은 일종의 자기 처벌적 분노이며, 자신이 잘못이나 위해를 저질렀다는 인식에서 생긴다. 수치심은 결점이나 불완전성에 주목하고 감정을 느끼는 그 사람 자체가 지니는 일정한 측면들에 관심을 두지만, 죄책감은 어떠한 행위(또는 어떠한 행위를 바랬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죄책감은 행위자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보면서, 행위자 전체로 확장되지 않는 것이다.
―「수치심과 낙인」에서

낙인찍는 문화를 조장하는 ‘수치심’의 감정은
자유주의 사회와 양립할 수 없다


수치심은 자신이 완벽하길 기대하지만, 약하고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내포한다. 너스바움은 정신분석학의 대상관계 이론을 바탕으로, 대체로 사람들은 타인을 일탈자로 낙인찍고 자신을 ‘정상인’으로 규정함으로써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려 한다고 설명한다.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도덕적 공황’을 느끼고, 수치심을 안겨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원초적 수치심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않는 완전한 존재가 되려는 열망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규범적으로 적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와 필요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법적 근거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게 너스바움의 주장이다. 그래서 그녀는 범죄자 신상공개와 같이 수치심을 주는 처벌에 반대한다. 이러한 처벌은 대상이 되는 사람이 지닌 평등한 인간 존엄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시민들이 수치심과 낙인을 겪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가난 때문에 모욕과 낙인을 받지 않도록 물질적 삶의 조건을 보장하는 사회, 타인에게 위해를 주지 않는 성적 취향 때문에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 우리 모두가 장애를 안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신체적, 정신적 특이 장애를 지닌 사람을 공동체 안으로 수용하는 사회가 그것이다.
―「옮긴이 해제」에서

수치심은 또한 ‘나르시시즘’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아이에 대한 부모의 강한 통제에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은 완전해지고 완전한 통제력을 지니려는 원초적 욕구에서 기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폄하와 어떤 형태의 공격성(자아의 나르시시즘적 계획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격렬하게 비난하는)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올바르게 유발된 수치심의 경우에도 한 구석에는 나르시시즘과 이와 연관된 공격성이 항상 잠재해 있기 마련이다.
―「수치심과 낙인」에서

아이가 근면하게 지내도록 독려한다는 미명 아래 아이를 통제하고, 아이를 자신들이 지닌 이상적인 자기상처럼 만들려고 하는 부모가 그 예이다. 그래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랑이나 우정이 깃든 관계에서 생기는 정중한 비판의 표현일 수 있지만, 사랑이나 우정도 나르시시즘의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기 때문에 이 속에 수치심을 겪는 사람의 인간성 자체를 과소평가하는 미묘한 나르시시즘적 통제의 메시지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수치심과 낙인」에서

인류 역사의 진보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 때 많이 생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회는 ‘일반적인 것’을 ‘정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때 일반적인 것은 다른 것을 낙인찍을 수 있는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구범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철학자는 ‘인류를 위한 법률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인문학은 모든 학문과 직업의 기초


인간의 공적/사적 영역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조계는 지금도 똑똑한 인재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삶의 복잡성을 고려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너스바움은 전작 『공부를 넘어 교육으로』에서도 강조했지만,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령 법정에서는 법률적 지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법이 미치는 영향력을 인식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스바움은 법학 교육에서 핵심적인 3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스스로 자신의 사고를 반성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자국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구적 차원에서 비교 시각을 가지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셋째, 다른 사람이 처한 곤경을 공감할 수 있는 서사적 상상력이다.

그리고 고대철학과 고전문학에서 정치철학, 법철학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게 섭렵하고 있는 인문학자 너스바움을 읽는 독서 경험 자체가 추론 능력과 서사적 상상력을 가지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 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이다. 이 책은 최종적으로 인간성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너스바움이 한국 독자에게 주는 함의에 대해 역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의 공격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나 공격성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주로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이나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 대한 멸시와 폭려 형태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것은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개인의 열등감을 키우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경쟁이 이뤄지는 조건이 너무나 불평등함에도 불구하고, 경쟁의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개인이 져야 하는 사회는 강함과 힘을 숭상하고, 부드러움과 약함을 두려워하는 사회심리를 유발한다. 공격성이 자신이 지닌 약함을 감추려는 욕구를 반영한다는 너스바움의 분석을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에는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이해받지 못하고 있는 개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다.
―「옮긴이의 말」에서

증오 범죄, 그들은 확실한 신념에서 범죄를 저지르는가? 결코 아니다. 어느 사회 집단이든 간에 특이한 행위와 사람에 대해 수치심을 씌워 낙인찍으려 하기 때문에, 법은 이러한 행위에 동참하지 않는 것을 넘어 수치심을 당하는 사람들이 타인의 눈초리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법이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너스바움의 주장이다. 왜냐하면 특정 집단이 약자를 공격하는 건 그들이 단지 “법이 보호하지 않을 사람”임을 알아보기 때문인 연유다.

게이에 대한 폭력 행위를 광범위하게 연구한 캄스톡(Gary David Comstock)에 따르면, 폭력을 일삼는 사람의 대부분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지 않은 말썽꾸러기 청년들이다. 이들은 단지 경찰이 보호하지 않을 사람을 골라 두들겨 패길 원한다. 이들은 게이들을 척결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들이 게이이기 때문에 이들을 선택하고 이런 생각에서 증오범죄를 저지른다. 그래서 사회가 이러한 행위를 정말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신호를 받으면, 적어도 그들 중 다수는 아마 다른 일을 하려고 할 것이다.
―「6 수치심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에서

추천평

감정을 배제한 순수한 법률 세계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혐오와 수치심은 분노나 두려움과는 달리, 개인의 존중과 자유를 가로막는 제도적 토대로 이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너스바움은 “지배하기보다는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즐길 수 있는 능력”과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전성과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켜,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사회관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영란(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깊은 성찰, 따스한 공감, 빛나는 혜안의 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의 대표작. 불완전한 우리가 사는 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차별, 배제, 억압이 아니라 평등, 존중, 호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뒤에서 작동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감정들을 직시하고 이와 대결해야 한다. 이 책은 ‘제도적 민주화’ 이후 우리에게 절실한 ‘감정적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철학적 토대가 될 것이다.
―조국(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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