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 인지과학자가 밝히는 통찰에 이르는 길
‘행동경제학’의 탄생으로,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이며 때론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존재인지 알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의 판단을 의심하게 하고, 명료한 사고에 대한 우리 능력을 믿지 못하게 한다. 결국 인간이 엄격하게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이 같은 사고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실수를 줄이는 데에 집착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실수를 줄이는 것으로 성공에 이를 수 있을까? 우리가 아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은 단지 실수를 적게 한 사람들일까?
이 책의 저자 게리 클라인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함께 의사결정이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그는 대부분의 의사결정론자들이 먼저 정립해놓은 이론을 실험실에서 검증하는 것과 달리, 자연스러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고 실험하는 ‘자연주의적 의사결정론’을 창시했으며, 40년 이상 인지과학자로 활동해오며 인간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해왔다. 게리 클라인은 그동안 결정 연구자들이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에만 에너지를 쏟은 나머지, 인간이 전문성을 얻고 통찰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찾는 데는 소홀히 해왔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출발한 게리 클라인은 성과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통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비범함, 그는 이러한 통찰력이 엿보이는 120건의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했다. 그리고 통찰이 어떻게 촉발되는지, 통찰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통찰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를, 이 책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Seeing What Others Don't》에 담았다.
이 책은 인간 실수에 집착하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반론인 동시에, 인간이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균형 잡힌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편향될 수 있는가에 대한 온갖 우울한 이야기가 팽배한 시대에, 이 책을 통해 위기와 역경 속에서 번뜩이는 인간 통찰력에 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 보았나?”
| 일상에서 발견한 통찰의 번뜩임 |
벌레의 신경 체계에 관해 연구하던 마틴 챌피는 우연히 학과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점심 세미나에 걸어 들어갔다가 자기 연구 분야 밖의 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1시간 후, 그는 수십억짜리 아이디어를 가지고 걸어 나왔다. 그것은 살아 있는 유기체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생물학적 손전등에 대한 아이디어였다. 이러한 발견으로 마틴 챌피는 200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것은 점심 세미나에 참석한 많은 청중들 가운데 오직 챌피만 이러한 통찰을 얻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많다. 전 나스닥 회장이자 저명한 사업가와 자선가로서 존경받던 버니 메이도프가 역사상 최악의 폰지 사기범임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홀로 싸운 해리 마르코폴로스, DNA를 연구하던 많은 이들 가운데 최초로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한 왓슨과 크릭, 콜레라가 나쁜 환경과 공기 때문에 발병한다고 믿던 시대에 홀로 비난을 감수하며 새로운 가설을 증명해낸 존 스노…….
이처럼 동일한 시대, 동일한 환경 속에 살면서 누군가는 생명을 구하고, 승리를 쟁취하며, 심지어 세상을 바꾼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남들이 알아채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된 것일까?
이러한 미스터리에 사로잡힌 저자 게리 클라인은 과학자, 의사, 사업가, 소방관, 경찰관, 군인, 가족, 친구 그리고 심지어 자신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사례들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그는 각 사례의 배경과 인물을 살피고 주인공이 통찰을 얻게 된 계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분석한 후, 이 120건의 사례를 5가지의 전략, 즉 연결, 우연의 일치, 호기심, 모순, 창의적 절망으로 분류한다. 이렇게 하여 완성한 것이 통찰에 이르는 ‘세 갈래 경로 모형’이다. 이로써 우리는 무엇이 통찰을 촉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고, 통찰을 얻은 후 우리가 어떻게 활동하게 되는지, 그 결과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의 연구는 두 번째 미스터리로 이어진다. 동일한 시대, 같은 환경, 심지어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왜 누군가는 통찰을 얻지 못하는 것일까? 그는 같은 상황에서 통찰을 얻는 데 실패한 이들의 4가지 특징을 제시하고, 인간의 통찰을 가로막는 정보기술 시스템의 한계와 직원의 창의성을 지원하고 혁신을 격려하는 듯 보이는 조직이 실제로는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통찰을 가로막는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그가 풀고자 한 미스터리는, 그렇다면 어떻게 통찰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인가였다.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한 ‘눈’을 갖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 다른 사람이나 조직이 통찰을 얻도록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통찰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 평범을 넘어 비범에 이르는 통찰의 힘 |
《아웃 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인간 의사결정의 복잡성과 미스터리에 대해 내게 게리 클라인보다 더 많이 가르쳐준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인지과학 분야에 종사하며 의사결정이론의 대가로 손꼽히고 있음에도, 저자는 기존 의사결정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그의 말처럼 통찰을 ‘사냥’하러 다닌다. 단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에 끌려 시작된 통찰 사례 수집 활동은, ‘인간 실수’에 집착하고 있는 결정 연구자들의 한계를 인식하게 됨으로써 ‘인간의 통찰력’에 관한 연구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통찰에 이르는 경로를 발견해, 이 책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비록 진화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게 된 찰스 다윈, 에이즈를 처음 발표한 마이클 고틀리프가 얻은 것처럼 세상을 주목시킬 만큼 대단한 통찰은 아니라 해도, 우리에겐 절망스럽고 혼란한 일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크고 작은 통찰이 필요하다.
이처럼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음에도 이제까지 그 누구도 섣불리 정의하지 못한 통찰이란 주제를, 게리 클라인은 과학적으로 정교하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한 권의 책으로 집약했다.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과 용어가 등장하는 책이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역자가 직접 저자와 소통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꼼꼼한 감수를 받아 원서보다 더욱 명확한 내용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
통찰은 경고 없이,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등장한다. 거기서 나온 아이디어는 이전에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심지어 누군가가 짐작한 적도 없는 것이다. 단순한 ‘유레카!’의 순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해 방식을 가져오는 ‘통찰’을 얻고 싶다면, 그래서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한 발견을 하고, 평범한 삶에서 비범한 삶으로 옮겨가고 싶다면, 이 책이 충분한 만족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리더, 교사, 부모 그리고 경영진, 코치, 의료인, 군사전략가, 보안과 정보 요원 및 위험하고 스트레스가 높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매 순간 현명한 의사 결정과 선택으로 통찰력 있는 삶을 살기 원하는 이들에게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