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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4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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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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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57.34MB 파일/용량 안내 |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4만자, 약 4.4만 단어, A4 약 8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 ISBN13 | 97911416004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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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어느새 친구들과의 독서 모임도 벌써 세 번째.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했던 책으로, 오래전부터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김기태 작가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주제로 하였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김기태 작가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다음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 모든 바다
-롤링 선더 러브
-전조등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보편 교양
-로나, 우리의 별
-태엽은 12와 1/2바퀴
-무겁고 높은
-팍스 아토미카
그중에서도 김기태 작가의 개성이 가장 뚜렷하게 느껴졌던 작품은 표제작인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었다.
드넓은 세계 속 여러 인과관계가 얽히고설키며 연결된 두 사람의 이야기로, 지금 이 시대의 사회를 너무 잘 반영한 작품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현실의 여러 문제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두 사람이 안정적인 관계(친한 사이)를 맺으면서 느끼는 평온과 행복이 전해져서 따뜻함과 흐뭇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이성은 매일 보는 인터넷 세상에서 흔히 보는 짤, 밈 등이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숙한 한편, 문학 작품에서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묘사는 처음 접하는지라 신선하였다.
정말 지금 이 순간 어딘가 살아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삶들이 그려져서, 먼 미래에 '2020년대의 모습은 이랬다', 하며 보여주기에 적절한 책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수록된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상 모든 바다>, <로나, 우리의 별>에서는 팬덤 문화를, <롤링 선더 러브>에서는 요즘 인기 예능인 <나는 솔로>를 모티프로 해서 동시대 사람으로서 흥미롭게 읽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노래 가사들 또한 너무도 낯익어서 멜로디가 절로 들리는 기분이 들어 좀 더 입체감 있게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독자의 세대에 따라 공감의 정도가 크게 차이 날 것 같다. 요즘 미디어 매체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중간중간 웃으며 쉽게 후루룩 읽을 수 있는 반면, 무관심한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이야, 하며 어렵게 느껴질 소설이었다.
다양한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른 작품들과 달리, 흔히 말하는 평범한(하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어려운) 인생의 정도(正道)를 곧이곧대로 가는 인물의 모습을 담은 <전조등>도 인상 깊었다. 작품 해설에서 언급된 것처럼, 기이한 조짐을 무시하고 전조등이 비추는 좁은 길만 의지한 채 가는 남자의 삶에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끼며, 내가 보고 있는 삶의 시야는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독서 모임에서 제일 많은 감상평을 남긴 작품은 <무겁고 높은>이었다. 이 작품이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만큼 김기태 작가님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리라. 그리고 역시나 우리에게도 가장 인상 깊은 단편소설이었다. 역도를 할 때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것보다, 들어서 던져버리는 것에 더 기분이 좋다고 하는 역도부원 송희의 모습에서, 그녀가 우울한 삶의 무게를 던져버리고 홀가분해지기를 응원하게 된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운 편이지만, '역도'라는 소재를 성장소설로 잘 연결 지은 거 같다.
단편소설들인 만큼, 소설에 모두 담기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과 상상을 친구들과 많이 나누었다. 독서모임에서 어떤 특정한 주제와 질문으로 대화를 끌고 가기엔 상대적으로 힘든 책이었지만, 다양한 감상을 위주로 이야기 나눌 수는 있었다. 우리끼리 나눈 대화에서도 공감, 이해 여부, 불편함 등 여러 호불호 감정들이 오고 간만큼 대중의 반응도 다양하더라.
개인적으로 딱 꽂히는 문장이나 주제는 없었지만, 술술 읽히는 문체와 트렌디함이 강렬했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었다.
한줄평: 지금, 여기, 우리
지금, 한국의, 우리를 이보다 더 깊이 있게, 더 위트 있게, 더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마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양, 이렇게나 지금의 우리를 그리고 있는데도 동시에 어떻게 이렇게 근본적이고 글로벌한 질문을 할 수 있을까?
분명히 비판적인데 비관적이지는 않은 자세로, 건조하게 요약하듯 누군가의 생을 풀어나가다가 픽픽 실소를 터뜨리는 일상의 장면들을 넣어가며, 차갑고 힘든 현실에서 따뜻한 마음들을 읽어가는 작품들.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을, 나도 갖고 싶다고 생각한 한국 작가는 처음인 것 같다.
단편 소설들을 배치한 것도 작가의 결정이었을까? 가볍게 읽기 좋은, 입맛을 확 돋우는 단편 소설 「세상 모든 바다」와 「롤링 선더 러브」가 가장 먼저 독자를 반긴다. 재밌다, 하며 읽어나가다가도 중간중간 멈춰 서서 곰곰히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들. 그리고 그 주제를 전달하는 화자 마저도 영리하게 구상되어 독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층위. 짜릿해서 어깨가 움찔움찔거렸다.
「전조등」과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마음이 움직이는 소설들이다.
소설의 해설을 쓴 이희우 평론가는 「전조등」의 화자의 "시야는 전조등에 의지하는 어두운 밤길처럼 명료하면서도 좁은 것이 된다"고 평했지만, 그가 소소하다고 칭해지는 한줌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얼마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삶이 "잠깐"을 외치는 아내의 짧은 순간만큼의 불안함을 얼마나 많이 내포하고 있는지, 그 와중에 "한 인간의 본질을 예고하는 구체적인 징후들"을 포착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똑바로 뜨"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등에 공감하느라 마음이 바빴다. 비록 나는 여자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있지는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가난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쓴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그런 우리를 그렸다.
내게 가장 놀라웠던 작품은 「팍스 아토미카」였다. 작가의 역량이 폭발하는 것 같은. 클리셰적이라고 느끼면서 시작한 글이 핵과 항공기라는 소재로 연결되면서, 개인의 강박이 세계의 폭력으로 뻗쳐나간다. 우와, 세상에. 그 와중에 엄마 개그. 우와. 팍스 아토미카와 "사랑은 마음의 상호확증파괴다"와 같은 문장이라니. 우와. 감탄하며 다다른 마지막 활주로의 결말은 통찰력이 어떻게 예지력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강점들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은 小說이었다. 나는 김기태 작가에게 더 큰 기대를 걸어본다. 그의 소설이 점점 더 커지길, 무한히 팽창하길, 그래서 어떤 정점에 이르길.
책을 읽고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서평을 포함한 모든 후기에 힘을 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같이 잘 해봅시다!'라는 마음을 담아 적어본다.
그날 봉투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어. 단지 그 교무실에서 한 번은 눈이 마주쳤다는 기억.
'너도 봉투 받는 애구나.' (114쪽,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중에서)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서로 다른 날, 다른 도시에서 태어난 두 사람 권진주와 김니콜라이의 이야기다. 흙수저 혹은 금수저란 비유를 싫어하지만 이보다 더 간략하면서 확실하게 태생 혹은 성장 배경을 표현할 만한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냥 이 둘을 흙수저라고 적는다. 이 둘은 그냥 두면 그대로 배경이 될 것 같은 사람들이지만 '사회적배려대상자'인 처지로 다른 이들에게는 배경일지라도 서로에게는 미묘하게 음각 혹은 양각처럼 기억되는 부분이 있었다. 사회에 나와보니 그 둘의 공통점이 또 있었다. '불안정한 미래'랄까.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양귀자의 <모순>을 재독했는데 작품 속 안진진이 이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설정이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진진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안의 남자를 만나 두 사람을 떠나가는 모습이거나 셋 보다 더 우울한 미래를 품은 남자를 선택하면서 일어날 미래를 그려보는 재미도, 그렇게 서재와 서재가 결혼하는 것이 아닌 소설과 소설이 결합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왜 책 리뷰에 적고 있는가.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 두 사람이 만나서 처음부터 연애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또다시 다른 작품을 끄집어 내자면 아사이 료 원작 소설 정욕 속 두 사람의 동거를 떠올리게 된다.
두 사람은 이런 질문에 도달했다.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았냐?" (134쪽,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중에서)
불타오르는 사랑보다 더 어려운 완벽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랄까. 세상의 다른 누구도 아닌 단 한 사람, 서로만큼은 비난이 아닌 포용으로 함께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 '너를 결코 떠나지 않을 것'보다 더 어려운 '너를 부정하지 않을' 관계 같았다. 어쩌면 서로 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만이 가능한 관계 일지도 모른다.
<무겁고 높은>에서는 역도라는 스포츠가 등장한다. 얼마 전 제자리에서 높이뛰기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역도선수임을 증명하는 영상을 보고 다시 떠올렸었는데 역도는 물론 사실 스포츠에 대해서 잘 모른다. 덕분에 소설을 읽으면서 그냥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역도를 내던져야 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송희가 100킬로그램을 들고 싶었던 그 마음은 단순히 어떤 대상을 탐하거나 욕망하는 마음과는 다르다고 느꼈다. 앞으로 견뎌야 할 혹은 내던지게 될 바벨들의 좋은 시작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사실 언제나 없었지. 적어도 역도대 위에서는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도 말리지도 않았어. 송희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들었거나, 내가 들지 못했을 뿐. 이상하게 말이야.
송희는 그렇게 말하며 바벨에 원판을 더 꽂았다. 그것은 100킬로그램이 되었다.
이제 아무도 밉지가 않아. 261쪽 ( 무겁고 높은 중에서)
송희 나이였을 때 내게도 그런 것들이 있었을 텐데 이제는 일기장을 펼치지 않으면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다만 생각보다 반응이 없어 시청자 입장에서 안타까웠던 복싱 드라마 <순정복서>(이 작품은 드라마로만 봐서 원작은 정확히 어떠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권숙의 땀방울이 오버랩되어 더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지고 싶다던 이권숙처럼 송희 역시 100킬로그램을 들고 말고를 떠나 어차피 역도를 그만둘 수밖에 없음에도 들어 올리고 싶은 그 마음이 정말 꼭 같았다.
착하게라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읽었던 여러 작품 중 착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해 준 덕분에 중간중간 안타까운 부분이 등장해도 출근 전 독서로 정말 좋았다. 단편집이라 흐름이 덜 끊겨서도 좋았지만 근무하기 전 만났던 니콜라이, 진주, 송희, 로나 그리고 다른 인물들 모두 내게 '같이 잘 해봐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시간이 지나도 결국 이렇게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많이 읽어보자고,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지만 그래도 더 많이 읽고 '같이 잘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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