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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연 | 봄날의박씨 | 2021년 05월 30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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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64g | 132*200*20mm
ISBN13 9791190351782
ISBN10 119035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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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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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나, 끝내 졸업은 ‘안’ 했다. 따라서 여전히 자신을 ‘학생’(배우는 사람)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중이다. 지금까지 사는 동안 가장 큰 배움을 준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인문학’이고 다른 하나는 ‘육아’다. ‘인문학’을 통해 ‘화를 잘 내는 법’을 배웠다면, ‘육아’를 통해 ‘화내지 않는 법’을 배웠다. 요즘은 두 가지가 섞여서 ‘화를 낼 때와 안 낼 때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는 ...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나, 끝내 졸업은 ‘안’ 했다. 따라서 여전히 자신을 ‘학생’(배우는 사람)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중이다. 지금까지 사는 동안 가장 큰 배움을 준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인문학’이고 다른 하나는 ‘육아’다. ‘인문학’을 통해 ‘화를 잘 내는 법’을 배웠다면, ‘육아’를 통해 ‘화내지 않는 법’을 배웠다. 요즘은 두 가지가 섞여서 ‘화를 낼 때와 안 낼 때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걸 진심으로 믿는다. 그래서 여전히 ‘세미나’를 만들고, ‘세미나’ 참가 신청을 하고, ‘세미나’를 한다. 어느 철학자라 하더라도 일단 그 사람의 책을 읽고 나면 금세 팬이 되고 마는 자타공인 ‘펄럭 귀’로서, 여전히 ‘공부’할 것이 많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죽을 때까지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것과 이제 다섯 살 된 딸이 장차, 거리낌 없이 제 갈 길 가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다.
다 커서 만난 다른 ‘학생’ 친구들과 함께 『다른 아빠의 탄생』과 『다르게 겪기: 팬데믹 시대를 통과하며 읽는 책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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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9장 세미나와 ‘쓰기’ ② ― 발제문 쓰기의 실제」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은이의 말

“그렇게 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공부를 왜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그 질문을 붙들고 또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그러한 생각 자체가 이미 ‘공부하는 삶’ 속에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왜 하는가’ 하는 질문을 두고 생각해 보았더니, ‘안 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그때 중단하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확신합니다. 세상에 인문 고전 공부 맛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것을요!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인문 고전 세미나를 지속해 간다면, 쌓여 가는 책들 덕에 책상은 어지러울지 몰라도 ‘일상’은 단순하게 정리됩니다. 주로 관심을 두는 것이 바뀌고, 주로 만나는 사람이 바뀌고,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달라지는 것 말고 무엇이 더 바뀌어야 ‘인생’이 바뀌는 걸까요? 저는 다른 예를 알지 못합니다.”


『세미나책』 지은이 인터뷰

1. 많은 분들이 ‘세미나’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잘 하려고 또는 잘 해보려고 하는 것이겠지 하는 감을 가지고 계실 텐데요. 이 책은 당황스럽게도(?) ‘낙오하는 법’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책에서 말씀하시는 ‘낙오’란 어떤 의미인가요?

책에서는, ‘경쟁’이라는 말의 대척점에 서 있는 말로 ‘낙오’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제는 좀 잠잠해진 듯 보이기는 하지만, 한동안 우리 사회에 불었던 이른바 ‘인문학 열풍’의 바탕에 ‘경쟁의 논리’가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컨대 어느 누군가는 ‘이제는 누구랄 것도 없이 다들 굉장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도대체 무엇으로 ‘변별력’을 높일 것인가? 아, 그래! 인문학이 있었지!’ 했던 게 아닐까요? 또, ‘아, 이젠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왔다. 창의력을 높이려면 뭘 공부해야 하지? 맞아, 창의력 하면 인문학이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그 외에 다른 여러 흥행의 요소들이 있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경쟁력 담론’이 가졌던 지분 역시 적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의문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사실, ‘열풍’이라고 부를 정도의 갑작스러운 흥행도 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경쟁을 잘하려면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저로서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으니까요. 왜냐하면, 제가 알고, 생각하고 있었던 인문학이나 인문학을 배워서 좋은 점들은 정확하게 그 주장의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저는 ‘인문학 공부’를 일상적으로 하게 되는 시점, 그러니까 ‘나 공부한다!’ 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저녁 밥 먹고 방에 들어와 앉아 있으면 말 그대로 ‘그냥’ 책 펴고 ‘공부’를 하게 되었던 그 시점부터 ‘경쟁력’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성공해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 거야’가 아니라 ‘인생은 원래 경제적으로 불안한 거구나, 적응해야지’라거나, ‘어떻게든 내 주장을 관철시켜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가 아니라 ‘오늘도 내가 굳이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못 내려놓아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구나, 다음부터 그러지 말아야지’ 같은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깁니다. 이건 남들보다 ‘앞서 나가려는 힘’인 ‘경쟁력’이라기보다는 ‘멈춰서는 힘’입니다. 멈춰야 더 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좀 더 넓게 생각해 보면, 사람들 사이의 갈등의 대부분은 ‘멈춰서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낙오’란 무엇인가 하면, 그렇게 모두가, 세상이, 다들 앞서려고 할 때 휩쓸리지 않고 멈추는 것입니다. ‘인문학’에서 무언가 기대해 볼만한 게 있다면, 바로 그렇게 멈춰서는 힘을 길러주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말하자면 ‘낙오력의 수련장’이랄까요?


2. 낙오를 무릅쓰기 위한, 어쩌면 기꺼이 낙오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세미나란 말씀으로도 들리는데요. 분명 아직 속으로 ‘그래서 세미나가 뭐냐’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실 듯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세미나란 무엇인가요?

‘세미나’는 어원상의 의미로는 ‘어린 나무를 길러내는 밭’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는 ‘씨앗을 뿌린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고요. 이를 통해서 생각해 보면, ‘세미나’는 ‘앎의 씨앗을 길러내는 장소’라고 정의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정의가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책에서 말하는 ‘세미나’의 의미에 부합하려면 여기에 ‘관계’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미나’가 사교의 장은 분명 아니지만, 거기엔 보통의 우정, 이를테면 학교 친구, 직장 동료, 동네 친구, 어릴 적 친구, 진정한 친구 등, 일상적인 차원에서 만나 우정을 키워가는 그런 형태의 우정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우정’이 있습니다. 이 우정의 바탕엔 무엇이 있을까요? 그건 다름 아니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주어지지도 않은 어떤 일을 애써 함께 해냈다는 데서 오는 동료의식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문 고전’의 대부분은 길거나, 어렵거나, 아니면 길고 어렵습니다. 그런 책들을 함께 읽어내는 데 동료의식이 생기지 않기도 어렵습니다. 이 ‘우정’은 심지어 그 ‘사람’이 ‘싫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관계’까지 포함된 정의를 내리자면 이렇습니다. 세미나는 ‘공부와 우정이 결합된 배움의 장소’입니다.


3. 이 책은 세미나 초보자들을 위한 가장 세세하고도 세밀한 안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분들이 세미나를 할 때 이 책과 함께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일단, ‘세세하고도 세밀한 안내서’라는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좀 더 세세하게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령 ‘읽기의 잔기술’에서 ‘읽는 방법’의 예를 좀 더 들 수 있지 않았을까, ‘발제문 쓰기’도 지금으로서는 좀 막연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다음에는 ‘읽기’와 ‘쓰기’를 따로 다루는 책을 써볼까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과연 그걸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
여하튼, ‘세미나’를 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어떻게든 그 텍스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본다는 ‘끈기’입니다. ‘끈기’라고 써 놓기는 했지만, ‘끈기’라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이 있기는 합니다. ‘끈기’라고만 하면 마치 ‘이해할 때까지 읽는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일단, 어느 책이든 그 책을 한 번 본다고 해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는 백 번을 본다고 해도 그 책의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세세하게 알 수는 있지만, 그걸 ‘완전한 이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완전한 이해’란 불가능하죠. 차라리 그 책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읽으면 그 한 번만큼 써먹을 수 있고, 두 번 읽으면 또 그만큼 써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이용한다는 거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건 말하자면, 그 텍스트에 등장하는 개념들을 지금 내 삶에 적용시켜 보고, 그걸 통해 내 마음이 향하는 길을 바꾸고, 결국에는 내 삶과 행동양식을 바꾸는 그런 의미에서의 ‘이용’입니다. 저는 그런 이용 가능성을 높이는 게 ‘완전한 이해’보다 훨씬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걸 하려고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니까, 세미나를 하다가 중간에 그만둔다면, 또 세미나를 딱 한 번만 하고 더는 안 한다면 그 가능성이 대단히 떨어지게 됩니다.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 물건을 제작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도구의 구조와 소재, 도구의 발달사 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사용법을 반복 숙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미나’는 ‘인문 고전’의 사용법을 반복 숙달하는 데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그러니까,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하지 마시고, ‘숙달하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4. 대학 시절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세미나를 해오셨고, 『세미나책』도 쓰시게 되었습니다. 세미나의 어떤 점 때문에 세미나를 계속 하시게 되었나요? 그 점이 독자들께도 세미나를 추천하는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저는 재미있습니다. 무엇이 재미있냐 하면, 읽고 느낀바, 읽고 알게 된 바를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렇게 알게 되고 느끼게 된 것들을 통해서 저 스스로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습니다. ‘세미나’는 어쩌면 ‘거울들의 모임’일 수도 있습니다. 텍스트에서 읽고 느끼고, 생각한 바가 각자 다른 거울들인데, 그 거울들을 각자 다른 말을 하지만, 그 모두가 사실은 ‘나’의 어떤 부분을 비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 역시 다른 누군가를 비추고 있고요. 그래서 어떤 ‘세미나’가 끝나고, 반추해보면 ‘나’의 세부가 속속들이 더 잘 보이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 생겨난 나에 대한 인식과 텍스트를 통해 공부한 내용들이 합쳐져서 ‘세미나’ 이전의 ‘나’와는 약간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도대체 ‘세미나’ 말고 어디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5. 혼공, 혼밥, 혼술 등 혼자 하는 활동이 당연까지는 아니더라도 너무나 흔하고 편한 시대가 됐습니다. 왜 이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면서까지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책을 읽고 글을 나누는 세미나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울러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꼭 전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함께 말씀해 주세요.

‘혼자’ 있는 걸 선호하는 걸로는 제 주변을 통털어 저보다 더한 사람을 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정말로 ‘혼자 있기’를 좋아합니다. ‘혼자 밥먹기’가 꺼려진다거나 하는 그 감정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어쨌든, 반대로 그렇게 혼자 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저는 ‘세미나’를 해야만 합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 ‘혼자 있기’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자면, ‘어울리기’가 깔끔해야 합니다. ‘함께 공부하기’보다 더 깔끔한 ‘어울림’이 어디 있겠습니까. ‘세미나’ 시간을 잘 보내려면 ‘혼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혼자’ 공부를 열심히 하려면 ‘세미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야 합니다. 말하자면 선순환이 생기는 것이지요. 이 부분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를 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훨씬 더 풍요롭게 됩니다.
저는 인간의 삶에는 그 어떤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가 선호되는 데에는 그러한 필연적으로 겪게 될 ‘괴로움’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배경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일단, 혼자 있으면 ‘비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를테면 나는 괴로운 데 저 사람은 행복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건 단지 그 시점에서만 그런 것입니다. 행복해 보이는 그 사람도 언젠가는 무조건 괴로운 일을 겪게 마련입니다. ‘괴로움’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인간이 그렇게 비슷비슷합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그 ‘괴로움’을 해석해 내는 것에서만큼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세미나’는 결국 ‘인문 고전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입니다. ‘인문 고전 공부’는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일까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저는 그 공부가 ‘필연적인 괴로움의 해석’과 아주 많이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하는 질문이 꼭 등장합니다. ‘인문 고전’의 상당 부분은 따지고 들어가 보면 이 질문에 답하려고 쓰여진 책들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질문을 안 던지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어떻습니까? 공부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미나’가 모든 사람의 인생을 구원에 이르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걸 해서 인생이 재미있어진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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