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잘하는 걸 하면 멋있어 보이니까.”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말입니다. 이유는 바로 내가 잘하는 걸 하면 진짜로 멋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정말 이 책에 나오는 보미는 자신이 잘하는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멋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보미는 노래를 잘하지만 못생겼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고 싶어했던 학교 뮤지컬 동아리인 샛별 동아리에서도 노래는 잘불렀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떨어집니다. 반대로 엄청난 음치지만 얼굴이 예뻐 합격한 아이 때문에 자존심이 무너집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삼신 A/S 센터에 가서 눈코입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바꾸게 됩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주고 두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처럼요.

 저는 이 부분을 읽을 때 보미에게 달려가 마음을 바꾸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보미의 소중한 게 뭔지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걸 그렇게 쉽게 포기하게 만들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고, 왕자의 사랑마저 얻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처럼 보미에게도 슬픈 일이 벌어질까 봐 조마조마했습니다.

 저에게 소중한 건 그림 실력입니다. 이걸 포기하면서까지 예쁜 외모를 얻기는 싫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은 보미를 괜찮게 생각하는데 보미가 스스로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쁘고 잘생겼다는 건 각자의 취향마다 다른 거니까요.

 결국 자신의 소중한 것과 외모를 바꾼 보미는 2학기 때 다시 뮤지컬 동아리 오디션에 도전합니다. 이때 예전처럼 고음이 안 올라가는 걸 눈치 챈 보미는 자신이 잃은 소중한 것이 바로 노래 실력이란 사실을 알아챕니다. 하지만 예뻐진 얼굴로 오디션에 합격하고 뮤지컬 공연 주인공까지 됩니다. 음치가 된 보미 대신 노래를 잘하지만 못난 얼굴 탓에 무대에 설 수 없는 수정이가 무대 뒤에서 노래를 대신 부르기로 합니다. 그러나 자존심 상한 수정이가 공연 중에 일부러 딸꾹질을 해서 보미가 립싱크한 사실이 모두 들통납니다.

 무대에서 내려와 수정이와 말다툼을 하던 보미는 알고 보니 수정이도 자기처럼 삼신 A/S 센터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수정이는 자신과 반대로 노래 실력을 얻고 자신의 소중한 예쁜 외모를 꼬마 삼신에게 주었던 것입니다. 수정이는 바로 오디션에 먼저 합격했던 그 음치 예쁜이였습니다. 두 친구는 서로의 원래 모습이 가장 소중하단 걸 깨닫고 삼신 A/S 센터에 함께 가 원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결국 둘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보미처럼 어렸을 때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노래를 좋아해서 아무 곳에서나 부르는 저를 보고 친구들은 별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림 실력으로 칭찬받은 적은 여러 번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을 그리는 제 모습이 멋있습니다.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좋습니다. 보미의 노래하는 모습이 멋있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까요? 본모습을 되찾은 보미는 누구보다 당차게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겁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뽐내는 사람은 누구나 멋지고 당당하니까요. 저는 이 책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저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리 반 친구들 중에 다른 아이를 못생겼다고 놀리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때문에 상처 받고 슬퍼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나는 그 친구를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친구의 외모로 놀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모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기에 잘못을 저지른 결과가 아니다. 잘못이 아닌 일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나쁘게 대하면 안 된다.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얼굴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소중한 재산이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얼굴을 반반 씩 닮았기 때문에 그렇다. 무엇보다도 세상에는 외모보다 중요한 것들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보미도 처음엔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보미는 잘생긴 아빠, 예쁜 엄마의 얼굴을 쏙 빼닮은 언니와는 다르게 자신은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슬퍼하는 여자아이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보미는 학교 뮤지컬 동아리 오디션에 참가한다. 하지만 노래를 잘하는 자신은 떨어지고, 얼굴만 예쁜 음치인 다른 여자애가 합격하자 억울함을 느낀다. 실망하고 화난 보미는 우연히 삼신 AS센터라는 곳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꼬마 삼신을 만나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은 보미가 원하는 눈코입을 골라 예쁜 얼굴을 가지는 대신 보미의 소중한 것 중 하나와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미는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에 대해서 진진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다는 욕심에 그 제안을 덜컥 받아들인다. 예뻐진 보미는 다시 뮤지컬 동아리 오디션에 참가하여 이번에는 합격한다. 하지만 음치가 된 보미는 무대 위에서 큰 창피를 당하고 자신이 잃은 소중한 것이 바로 뛰어난 노래 실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결국 보미는 또 한 번 삼신 AS센터를 찾아 자신의 원래 얼굴로 돌아가도 좋으니 노래 실력을 되돌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원래 모습을 되찾은 보미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노래를 부른다.

 나는 보미 덕분에 외모보다 자신의 개성과 재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반 친구들의 외모를 가지고 놀리고 괴롭히는 그 친구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어졌다.

 “친구야, 골라 골라 눈코입 책 속 내용처럼 우리는 눈코입을 골라잡을 수 없으니까 외모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 말아줘! 우리 모두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