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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38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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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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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92쪽 | 142g | 130*224*5mm
ISBN13 9788954677790
ISBN10 8954677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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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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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0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등이 있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2000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108번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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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수장(水葬)」

출판사 리뷰

아무도 서로 사랑하지 않는 밤인가봐요
시가전도 열리지 않는
너무 조용한 거리는 미칠 것 같아요 _「홈쇼핑에서 염소를 주문하다」 부분

세상은 둥근 회색 구멍일 뿐 모든 길은 엄마 코끼리의 항문으로 뚫려 있다. (……) 네모난 항문들이 건물마다 붙어 있었다 도시의 항문은 얼마나 투명하고 매혹적인지, _「뚱뚱한 코끼리가」 부분

저녁이면 날고 싶은 나뭇가지 휩쓸려와
책상에 떨어졌지 보고 싶었니,
네가 곁눈질로 훔쳐본 텅 빈 이 방?
주인 없는 말들이 어슬렁거리다
벽에 이빨을 박는 딱딱한 방, _「내 방에 사는 말」 부분

2000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이영주 시인의 첫 시집 『108번째 사내』를 문학동네포에지 19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5년 5월 문학동네에서 첫 시집을 묶었으니 그로부터 16년이 흘렀다. 새천년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우리 시의 영토를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란 기대를 받으며 신예 시인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영주. 4부 49편으로 이루어진 이 첫 시집은 도시 안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폭력성을 세심한 묘사와 시적 직관으로 묘파하며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의 유희와 우화적 상상력으로 현실의 음화를 그려내었다(김용희). 시인은 미로처럼 얽혀 있는 세계 속에서 출구를 찾으려 욕망하지만 그 문은 처음부터 부서져 있다(고봉준).
“이 이상한 땅에서는 모두 얼굴이 없다./모자들만 푸르른 어둠의 폐 속에서/웅크린 채 몸에 구멍을 뚫고 있다.”(「이 땅에서는 모두 얼굴이 없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발원하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의 현실이 이영주의 시를 구성하고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생명에 대한 꿈이 간직되어 있다. 시인은 썩어가는 사물들의 세상에서 ‘생명의 의미’를 발견하려 한다(오홍진). 문정희 시인은 말한다. 언어 속의 부조리한 아우성들이 다시 전율로 화하는 이영주의 시는 기실 깊은 슬픔과 절망의 체온을 숨기고 있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아름다운, 이 지상의 정원”(시인의 말)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사내의 꼬리가 사라진다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이 여관 4층 창문에는 가느다란 빗금이 그어져 있다 어딘가로 사라진 꼬리를 찾느라 길게 늘어난 사내의 팔 어지러운 모래를 헤치며 빗금에 가닿는다 창문 속 잘게 찢어진 살을 만지며 전율하는 사내 네 몸을 몇 번이나 넘어야 찾을 수 있니 초원으로 가는 마지막 부장품 난 집으로 가야 해 울먹이는 사내의 팔이 씀벅씀벅한 모래 무덤들을 헤집는다 창문처럼 납작해진 여자가 등을 돌리고 쿨럭거린다 4층은 너무 높아요 이곳을 거쳐간 사내들의 꼬리는 모두 녹아버렸어요 그들은 모두 집을 잃고 이 방으로 숨어들어요 모두 이곳에 번뇌를 두고 사라져요 빗금이 가득한 여자의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서 방안을 들여다본다 108번째 사내는 창문 속으로 손을 넣는다 골목을 떠돌던 바람이 여자의 길게 휜 척추를 쓸어내며 전생을 부른다 먼 곳에서 사막의 회오리가 서서히 여관으로 몰려온다 사내의 모래 눈물이 낡은 벽을 타고 3층으로, 2층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창문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퍼진다 사내의 마지막 꼬리가 108번째 빗금을 긋는다 네 등을 넘을 거야 헐떡이는 숨소리를 내뱉으며 사내가 여자의 뜨거운 척추를 남겨둔다 108번째 사내

_「108번째 사내」 전문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문학동네 복간 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
2020년 11월 문학동네는 복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차분 열 권을 우선으로 선보였습니다. 2021년 3월 2차분 열 권을 새롭게 세상에 내놓습니다. 문학동네는 일찌감치 이 작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1996년 11월 ‘포에지 2000’ 시리즈의 펴냄 아래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그 명맥을 이어나가던 바 있습니다. “예민한 감성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시대의 혼돈과 상처를 노래했던 젊은 영혼의 생생한 울림이 담긴 추억의 명시들을 독자 앞에 다시금 제시함으로써 빛나는 시의 정수를 확인하고자” 하려 함이라는 취지의 글이 떠오릅니다. 그 정신은 온전히 두고 그 매무새를 새로이 다지는 과정 가운데 문학동네포에지의 첫 행보를 내딛기까지 시간이 오래 좀 더디 걸린 것도 사실입니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현시되는 장을 여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선언한 책임과 의무의 말이 실은 얼마나 큰 무게인지 모르지 않은 까닭입니다. 시라는 무한과 시집이라는 열림을 끌어안으려는 데 있어 한껏 오므라들었다 힘껏 펼칠 줄 아는 시리즈라는 줄자,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아무려나 사랑에 있음을 이제는 깨닫고 온전히 그 순정에 기대어 용기를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 구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는 복간의 기저를 비단 문학동네에 적을 두었던 시집만을 필두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이왕이면 읽어둬도 참 좋으련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랜 시간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집들이 우리에게는 꽤 있었습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쳐질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특히나 귀하디귀하다 싶은 것이 시인들의 첫 시집임을 알아 그 최전방에 첫 시집들을 앞서 배치한 것인데 1차분의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2차분 역시 김옥영, 이문재, 염명순, 안도현, 정은숙, 조연호, 김민정, 최갑수, 이영주,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임에, 복간에 있어 첫 시집을 앞서 염두에 둔다는 원칙 역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 문학동네시인선과 책 사이즈가 같습니다. 세상의 시계와는 완연히 다른 시의 시간 속에 이 두 시리즈가 맘껏 뒤섞이는 난장 속에 시집 시리즈의 건강함을 기대하였고, 맘껏 뒤섞이는 자연 속에 시집 시리즈의 무구함을 기약한 것도 애초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중심을 컬러에 놓은 것도 둘의 공통점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이 핀 꽃이거나 필 꽃이라 할 때 문학동네포에지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자리이거나 꽃 없이 진 꽃을 기억하는 등산로 앞 의자라 할 적에 그 컬러의 생겨먹음이 필시 달라야 할 것이라는 짐작이 내내 따라붙었습니다. 힘을 빼고 또 뺐습니다. 등을 펴고 또 폈습니다. 그렇게 비우고 그렇게 꼿꼿해지는 과정 속에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기는 일로 시집의 단장을 마치고 시집의 장단을 맞춘 시집 시리즈, 이에는 색보다는 물의 수위가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 차에 열 권씩 출간하려는 작정은 예의 과정에서 비롯한 작정이기도 합니다.

4.
구석구석 모자람도 클 것입니다. 걸음마에 넘어짐은 자석 근처의 철심 같은 것, 하여 많은 분들이 넘어질 적마다 넘어졌구나 가리키시고 가르쳐주셔야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음을 압니다. 모쪼록 새롭게 시작하는 문학동네포에지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면 여한이 없을 성싶습니다. “사랑이란 죽은 이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힘입어 “사랑이란 죽은 시집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우리만의 변주로 그이가 부추긴 ‘사랑의 함대’를 비유 삼아 오늘 이렇게 문학동네포에지라는 배를 물위에 띄워보는 바입니다.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초판 시인의 말

내 몸에 남은 검은 얼룩

부실시공으로 군데군데 금이 간 아스팔트 바닥을 점령한 것은 서슬 퍼런 풀들이었다. 적막한 놀이터에는 이따금 뚱뚱하거나 한쪽 발이 잘린 새들이 앉았다 날아갔고, 바람 속에는 기름 냄새가 묻어오곤 했다. 철골이 심하게 부식되어 곧 무너질 것 같은 미끄럼틀. 내 엉덩이에는 늘 녹이 묻어 있었다. 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피해 갈 수 없는, 얼룩.
일곱 살 무렵의 어느 날, 무언가 커다란 물체가 내 눈 속을 뚫고 지나갔다. 육체를 뚫고 지나가는 사물의 힘 때문에 나는 한순간, 어린 나이에도 죽음을 생각했다. 뼈마디로 스며드는 아스팔트 바닥의 한기…… 피 냄새. 내 눈 속에서 회오리치는 구름에는 참혹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가벼워진 내 몸이 그 웅덩이 속으로 천천히 빨려들어갔다. 한 줌의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병원에 실려갔다.
그 이후 나는 눈 밑에 칼자국이 남았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동네 오빠의 자전거가 내 눈을 통과해 놀이터 밖으로 튕겨나간 것이었다. 나는 한동안 병에 시달렸다. 자전거가 지나갔던 그 순간의 몸을 잊지 못했다. 구름이 하늘에 파놓은 웅덩이처럼 나에게도 깊은 웅덩이가 생긴 것이다.
내가 열망하던 것은 육체를 뚫고 가는 사물의 힘에 다시 사로잡히는 것이었다. 아홉 살의 나는 늙은 나무에 묶여 있었다. 아마도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거짓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머니의 손에 붙들려 나는 동네의 작은 묘지로 끌려갔다. 천형처럼, 나무에 묶여 짙은 어둠이 온 동네를 어디론가 밀어내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나무는 한순간 제 손을 뻗어 내 목을 옥죄었다. 얼굴과 심장을 압박해들어오는 엄청난 힘, 자전거가 내 눈을 뚫고 지나갔던 그 힘, 나는 숨이 막혔다. 천천히 껍질을 열고 나무는 나의 뒤통수, 등, 엉덩이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혓바닥이 나를 축축하고 뜨겁게 핥았다. 어스름하던 아파트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꺼졌다. 나무에 파묻힌 채 얼굴만 겨우 밖으로 드러내고 나는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나무에 매달린 수많은 눈알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무는 나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이미지이다. 몸을 바쳐야 하는 이미지이다. 바침으로 해서 나무의 신성을 회복해야 하는 이미지이다. 몸을 벗고 사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 두렵고 매혹적인 힘을 나는 어떤 순간 느낀다. 세계를 품고 흔드는, 강고한 힘을.

모든 사물은 제 속에 들어 있는 신성을 회복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나는 바라본다. 내 바라보기는 한동안 공원에서 이루어졌다. 어스름에 찾아가 한밤을 흘려보내고 공원을 나오면 나는 허둥거리기 일쑤였다. 공원 밖의 거리가 잘못 들어선 길처럼 불안했다. 공원의 벤치에는 신성을 품은 노인들이 앉아 있다. 한 생을 이미 통과해온, 남루한 끝을 보아버린. 고개를 주억거리며 살풋 잠이 들거나, 타다 남은 달빛을 품은 은회색 머리칼들이 바람에 우르르 어디론가 휩쓸려가곤 한다. 그들은 낙타처럼 제 몸의 물을 빨아먹고 산다. 완전하게 말라버린 그들은 어둠 속에 제 얼굴을, 눈알을 뚝뚝 떨어뜨린다. 스펀지처럼 무수한 구멍을 만든다. 육체를 무화시켜가는 그들은 나에게 견딜 수 없는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나는 한동안 질투심에 사로잡혀 검은 얼룩처럼 벤치에 앉아 부르르 떨곤 했다. 그들은 나에게 나무이며, 자전거였다.
결국 나는 질투심 때문에 시를 쓰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시멘트에서 자라난 독 어린 풀들과 내 육체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사물들, 바라보는 행위에서 오는 슬픔. 도시에서 ‘바라보는’ 일의 숨막힘. 고아와 같은 내 분신들은 불완전한 자신의 몸을 떠나고 싶어한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아름다운, 이 지상의 정원에서.

2005년 5월
이영주

개정판 시인의 말

시는 무관한 창문으로 온다고 리처즈는 말했다.
그 창문 밑에서 나는 고였다가 흘러가고

2021년 2월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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