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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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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사랑

최갑수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300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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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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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0쪽 | 152g | 130*224*5mm
ISBN13 9788954677783
ISBN10 8954677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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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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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아주 오랫동안 여행을 하며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여행 사진을 찍는 여행자다. 20년 동안 여행기자와 여행작가로 일하며 [조선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서울신문], [한국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론리 플래닛], [더 트래블러], [트래비] 등 신문과 잡지에 여행 칼럼을 썼다. 지금도 각종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고 있다. 여행하면서 쓴 책으로 『밤의 공항에서』, 『잘 지내나요, ... 아주 오랫동안 여행을 하며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여행 사진을 찍는 여행자다. 20년 동안 여행기자와 여행작가로 일하며 [조선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서울신문], [한국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론리 플래닛], [더 트래블러], [트래비] 등 신문과 잡지에 여행 칼럼을 썼다. 지금도 각종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고 있다.

여행하면서 쓴 책으로 『밤의 공항에서』, 『잘 지내나요, 내 인생』,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등이 있다. 1997년 [문학동네]에 시 「밀물 여인숙」으로 등단해 시집 『단 한 번의 사랑』을 펴냈다. [EBS 세계테마기행-필리핀], [한식대첩], [SBS스페셜 - 식객들의 식탐], [한국기행] 등에 출연했다. 2015년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들을 모아 개인전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를 열었고, 2019년 두 번째 개인전 '밤의 공항에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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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저물 무렵」

출판사 리뷰

사랑이나 하자꾸나
맨몸으로 하면 되는 거
하고 나서 씁쓸하게 웃어버리면 되는
그런 거 _「밀물여인숙 4」

잠에서 깨었다
창틈으로 길들이 희게 번지고
아직 베개를 베는 잠은 서툴다
가지 못하는 길들은 가끔
집으로 들어서기도 한다 _「늦은 밤 잠이 깨다」

날아가는 새를 잡아
창틀에 앉히고
덜렁덜렁 먼산을 가지러 가기도 하는 오후
누군가 나무에 나뭇잎을 매달기 위해
애쓰고 있다 _「손금을 보는 이유」 부분

1997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최갑수 시인의 단 한 권의 시집, 『단 한 번의 사랑』을 문학동네포에지 18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0년 5월 문학동네에서 60편의 시를 첫 시집으로 묶어 선보이고 21년 만이다. 국문과 4학년 재학중에 “시의 높이가 시인의 생(生) 체험의 부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면, 이 시편들이 보유하고 있는 높이와 그 부피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을 들으며 등단한 시인 최갑수는 “70년대 정서를 가지고, 결승점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며, 세기말/세기초에 시인이 되”(이문재)었다. 사랑은 있어야 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사랑을 원하는 자의 것은 아니어서, 그 사랑과 사랑을 원하는 실존과의 거리 때문으로 우리의 젊은 삶은 고단해진다고 이 신산한 삶의 지도와 그 지도를 억세게 혹은 세심하게 분탕칠하는 역마살이 부러울 지경이라는 이문재 시인의 애정은 결코 넘침이 없었다. 그가 들려주는 맑고 따뜻한 노랫가락엔 수선스러운 누이의 그리움과 고드름 끝에 갇혀 타는 햇살의 외로움이 있다(박태일). 이 시대의 소란한 풍경(風景) 속에서 풍경(風磬)처럼 느리고 깊은 그의 시를 읽으면 엷은 미소와 함께 생에서 결코 소멸할 수 없는 그리움에 고요히 잠기게 될 것이다(김철식).
“걸어가야만 할 날들은 많은데 희망은/정말로 실낱같기만”(「집으로 가는 길」)한 “막막한 봄밤/소리치면 툭, 하고 끊어질 것만 같은 수평선/(……)/무엇일까,/우리를 밤새 깨어 있게 만드는/비린 냄새의 그것들은”(「버드나무 선창」). “깨어보면 사랑은/돌멩이 같은 것/발길에 툭툭 채어/마른 먼지나 일으켜대는”(「악기들」). ‘애처로운 등을 한 채 이곳에 온 우리’ “외진 몸과 외진 몸 사이/하루에도 몇 번씩/높은 물이랑이 친다”(「밀물여인숙 3」 「밀물여인숙 1」). “보고 싶은 이 없이 참을 만했던 며칠/저녁이면 바람이/창문에 걸린 유리구슬 주렴 사이로/빨강 노랑 초록의 노을 몇 줌을/슬며시 뿌려주고 가기도 했다”(「가포(歌浦)에서 보낸 며칠」). “창틀에 놓인 베고니아 화분이 그리움 쪽으로 쓰러”지고 있다(당선 소감).

비빌 데 없는
내 젊은 날의 구름들을 불러다
왁자지껄 모래밭에 앉히고
하늘 한편에서
1박 2일로 민박하는 초저녁달에게
근대화슈퍼 가는귀먹은 할머니한테 가서
진로소주 몇 병 받아오게 하고
깍두기도 한 종지 얻어오게 하고
그런 날 저녁
외롭고 가난한 나의 어느 날 저녁
남해 한 귀퉁이 섬마을에서
바람이 나를 데리러 왔다가는
해당화가 피었대,
엽서만 전해주고 그냥 돌아간 후
마을회관 옥상에 놓인 풍향계는
격렬하게 어스름 쪽을 가리키고
어디까지 왔나,
밤하늘은 금세
온갖 외로움들로 글썽거리고

_「석양리(夕陽里)」 전문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문학동네 복간 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
2020년 11월 문학동네는 복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를 시작하며 1차분 열 권을 우선으로 선보였습니다. 2021년 3월 2차분 열 권을 새롭게 세상에 내놓습니다. 문학동네는 일찌감치 이 작업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1996년 11월 ‘포에지 2000’ 시리즈의 펴냄 아래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그 명맥을 이어나가던 바 있습니다. “예민한 감성과 날카로운 직관으로 시대의 혼돈과 상처를 노래했던 젊은 영혼의 생생한 울림이 담긴 추억의 명시들을 독자 앞에 다시금 제시함으로써 빛나는 시의 정수를 확인하고자” 하려 함이라는 취지의 글이 떠오릅니다. 그 정신은 온전히 두고 그 매무새를 새로이 다지는 과정 가운데 문학동네포에지의 첫 행보를 내딛기까지 시간이 오래 좀 더디 걸린 것도 사실입니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현시되는 장을 여는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선언한 책임과 의무의 말이 실은 얼마나 큰 무게인지 모르지 않은 까닭입니다. 시라는 무한과 시집이라는 열림을 끌어안으려는 데 있어 한껏 오므라들었다 힘껏 펼칠 줄 아는 시리즈라는 줄자,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아무려나 사랑에 있음을 이제는 깨닫고 온전히 그 순정에 기대어 용기를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2.
문학동네의 구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포에지는 복간의 기저를 비단 문학동네에 적을 두었던 시집만을 필두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이왕이면 읽어둬도 참 좋으련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랜 시간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집들이 우리에게는 꽤 있었습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쳐질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특히나 귀하디귀하다 싶은 것이 시인들의 첫 시집임을 알아 그 최전방에 첫 시집들을 앞서 배치한 것인데 1차분의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2차분 역시 김옥영, 이문재, 염명순, 안도현, 정은숙, 조연호, 김민정, 최갑수, 이영주,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임에, 복간에 있어 첫 시집을 앞서 염두에 둔다는 원칙 역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 문학동네시인선과 책 사이즈가 같습니다. 세상의 시계와는 완연히 다른 시의 시간 속에 이 두 시리즈가 맘껏 뒤섞이는 난장 속에 시집 시리즈의 건강함을 기대하였고, 맘껏 뒤섞이는 자연 속에 시집 시리즈의 무구함을 기약한 것도 애초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중심을 컬러에 놓은 것도 둘의 공통점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이 핀 꽃이거나 필 꽃이라 할 때 문학동네포에지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자리이거나 꽃 없이 진 꽃을 기억하는 등산로 앞 의자라 할 적에 그 컬러의 생겨먹음이 필시 달라야 할 것이라는 짐작이 내내 따라붙었습니다. 힘을 빼고 또 뺐습니다. 등을 펴고 또 폈습니다. 그렇게 비우고 그렇게 꼿꼿해지는 과정 속에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기는 일로 시집의 단장을 마치고 시집의 장단을 맞춘 시집 시리즈, 이에는 색보다는 물의 수위가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 차에 열 권씩 출간하려는 작정은 예의 과정에서 비롯한 작정이기도 합니다.

4.
구석구석 모자람도 클 것입니다. 걸음마에 넘어짐은 자석 근처의 철심 같은 것, 하여 많은 분들이 넘어질 적마다 넘어졌구나 가리키시고 가르쳐주셔야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나갈 수 있음을 압니다. 모쪼록 새롭게 시작하는 문학동네포에지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사랑으로 지켜봐주시면 여한이 없을 성싶습니다. “사랑이란 죽은 이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힘입어 “사랑이란 죽은 시집도 거의 소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우리만의 변주로 그이가 부추긴 ‘사랑의 함대’를 비유 삼아 오늘 이렇게 문학동네포에지라는 배를 물위에 띄워보는 바입니다.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초판 시인의 말

밤이 깊었다. 여기는 사막이다. 달은 붉고 바람은 차갑다. 나를 데리고 떠날 낙타는 보이지 않는다. 외롭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내몰았던 것일까. 나의 도착은 언제나 늦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바닷속을 거닐던 기억을 나는 가지고 있다.

나는 부랑자이거나 방랑자이어야 했다. 그리고 그대, 미안하지만 이미 나를 떠났어야 했다.

2000년 봄
최갑수

개정판 시인의 말

2000년 펴낸 첫 시집이다. 시를 잊고 싶어 서둘러 만든 시집이었다. 부끄러움이 크지만 그대로 낸다. 차례만 약간 바꿨다.

많은 하루가 지나갔다. 바람이 불고 눈이 쌓였던 그 하루는 해야 할 일로 가득했고 별이 뜨고 지듯 나는 그 일들을 했다. 그사이 음악을 들었고 책을 읽었고 가끔 슬펐다.

이 자리를 빌어, 당신이 더 좋다고 고백하고 싶다. 겨울이 와서 당신이 더 좋다고. 대기가 차가워져서, 그래서 노을이 붉어서, 일찍 밤이 찾아와서 당신이 더 좋다고.

모든 사실과 사건이 당신에게 더 좋다고 말하기 위한 핑계였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날 이후 우리에게 남은 날은 점점 줄어들었으니까.

가을은 가을로 오고 낙엽은 낙엽의 자리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지나간 것일까, 다가오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외로운 방향으로 웃고 있다.

2021년 2월
최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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