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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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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564g | 140*210*30mm |
ISBN13 | 9788997743520 |
ISBN10 | 899774352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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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삶 / 김경일
잠깐이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가 한없이 길어지고, 영영 마스크와 이별할 수 없게 될까봐 모두들 두려움에 떨 때는 마스크만 벗고 살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을 비롯한 세계의 다양한 학자들의 난이도 높은 연구 내용을 평범한 이들의 삶과 연결시키며, 지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사람의 마음이 궁금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는데, 이미 그의 이름만 들어도 웬만한 이들은 다 알 정도로 대중들과 친밀하다.
그는 코로나를 거치며 힘든 시대에 두루 평온하기는 어려우니, 결코 총량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오직 하나 ‘감정’에 집중하여 상실감인지 불편함인지 또는 다른 마음인지 알아보고,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그냥 내버려 두지 말고 정확하게 내 감정을 파악해 보기를 권한다. 또 감정을 단계별로 파악하며 분노와 불안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분석하고 불안을 역이용하는 방법도 제시해 준다.
불안을 다스리려면 불안이란 심리의 메커니즘을 먼저 파악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불안은 언제 확장 되는가? 바로 불확실하고 모호할 때이다. 불확실할수록 불안은 커진다.(63쪽)
무엇보다도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별하는 것은 행복을 향한 핵심 역량이라며, 의외로 많은 이들이 이 두 가지를 서로 구별하지 못해 서로 혼동하며 살아가느라고 행복을 놓치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전문가는 그 일을 잘 하는 것을 기쁘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 오히려 불행하다며, 각자 잘하는 것보다는 소소하더라도 괜찮으니 좋아하는 것을 한 가지씩 시작해 보라고 적극 추천하기도 한다. 작은 변화라도 성장 감을 느끼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다.
휴식· 공감· 위로· 정신적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간에게는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도 곁에 있어야 하며, 그런 다양한 관계 속에서 느슨한 관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때로 인간은 혼자 있을 때만 뇌가 쉴 수 있으니, 고독을 즐기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돕거나 타인에게 도움 받았을 때(즉 의미 있는 삶을 살았을 때) 잠을 잘 잔다고 하며, 조금 더 고마워하고 조금 더 도와주는 삶을 살기를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일어났을 때를 대비하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으니 미리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꿈꾸며 그 상황을 대비하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비대면이 우리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팬데믹 이후의 공동체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불안의 시대에서 ‘극대화된 삶’만을 쫓아가지 말고 ‘적정한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이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행복이란 좋은 감정을 자주 느끼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며, 좋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의미를 추구하며, 일정한 성취를 이루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독의 달콤함까지 곁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우리는 오히려 아프리카 사람들만큼도 행복하지 못한 걸까? 생각해 보게 된다.
최근 들어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화 기능이 조금씩 떨어져 먹는 양을 줄여야함을 부쩍 실감한다. 그런데 입맛조차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먹던 양이 오랜 습관으로 굳어져서 적정량을 넘게 먹고는,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고 소화가 잘 안 되어 답답해 할 때가 자주 있다. 적정량만 섭취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한데 왜 그게 잘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아마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처음엔 ‘적정한 삶’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 생각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쉽진 않겠지만 노력하면 ‘적정한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또한 얼마 전에 읽은 책이 생각나기도 했다.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제목으로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인데, 김장하 어른은 한약방을 해서 힘들게 번 돈으로, 자신과 가족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활하고, 나머지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평생 기부하며 살았다. 그런데 그도 사람인지라, 나중에 사사로운 작은 욕심이라도 생길까봐 욕심이 생기기 전에 미리미리 비워낸다. 어쩌면 드물게 ‘적정한 삶’을 실천해 온 사람 중의 한 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진실 기본 값이 장착되어 있는 평범한 우리들은 까칠한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필요가 있다.(225) 지금 우리는 극대화된 삶에서 적정한 삶으로 이동하기 위해 강한 충돌을 겪어내는 중이다.(236) 생존자체가 불확실한 작금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한 전략 중 하나는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253)
우리 집은 잡동사니로 넘쳐난다. 그래서 가뜩이나 좁은 집이 더 좁게 느껴진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집이 좁은 게 아니라, 필요 없는 물건이 너무 많이 쌓여서 적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좁다고 불평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행복도 어쩌면 그런 것 같다.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느라고 작은 것에 만족하지 못해 더 열심히 살려고 애쓰느라 점점 더 불행의 늪으로 빠지는 것 같다.
그러니 ‘적정한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평균적인 삶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또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이 또한 현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갖는 사회에서는 너무 정직해서도 안 된다. 정직과 겸손의 중간지점에서, 나를 위한 작은 배움을 실천하여 우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 후에 스스로에 대해 주도권을 갖고, 자신은 더 잘할 거라는 믿음으로 조금씩 성장하며, 이타심을 갖고 남을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면 ‘적정한 삶’에 가까워지리라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 ≪적정한 삶≫을 곁에 두고 자주 꺼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그래서 나도 스스로를 추스르기 위해 도서관에서 대여해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주문해서 샀다. 책을 곁에 두고 여러 번 읽고 행복을 필기하며 조금씩 ‘적정한 삶’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책이나 영화에서나 보았을 역병으로 사람들이 쓰러져 죽어 나가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사람들은 학교와 직장을 못 가고, 심지어 집 앞 카페나 마트조차 못 나가게 되는 일상의 붕괴를 경험했던 끔찍했던 날들도 이젠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준비 없이 맞딱드렸던 현실이었지만 그래도 그 역경을 어렵사리 빠져나온 우리는 다시 이전의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이 목소리를 냈었다. 주로 비대면 사회에 필요한 기술과 산업에 대한 설명과 전망, 그런 기술로 인해 인류가 맞이할 미래와 그 미래의 주인공이 될 사이보그, 인공지능, 소셜 로봇, 그리고 인간의 미래 일자리 등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고 갔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그래서 또 다른 기회를 잡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시대는 지나치게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대중은 이런 시절에 살아남기 위해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사회 전반 곳곳에서 생겨난다.
이런 어지러운 시절에 조용히 “적정한 삶”으로 문제 해결을 하자고 권하는 책이 있다.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의 “적정한 삶”은 적당히 살라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있는 지를 연구하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이서는 행복한 삶을 위해 전략을 세우고, 하나씩 차근차근 행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알려준다.
인지 심리학이란 인간이 지각 과정에서 받아들인 정보가 학습, 기억, 주의 등의 처리 과정을 통해 어떻게 감각적으로 가공되고 행동으로 표출되는 지를 연구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지심리학에서 행복을 논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삶은 결국 끊임없는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해서 현명한 결론을 내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저자는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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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장은 우리가 감정에 집중해야 하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 나왔다. 그래서 2장은 “비대면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들”, 3장은 “팬데믹 이후의 공동체” 4장은 “불안의 시대에서 행복을 말하다”라는 내용이 이어진다. 주로 팬데믹 시대를 잘 견뎌낼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지만, 각 장마다 많은 연구 사례가 등장하고, 꼭 팬데믹 시대가 아니더라도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좀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이끌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간간이 들었던 그의 강의 내용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것도 반가웠다.
이 책의 키워드를 뽑아 보자면, 행복, 만족, 적정함, 사랑과 배려, 정직-겸손성, 감사 등이다. 결국, 이런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살다 보면 심지어 팬데믹 시대라도 참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흔하지만 좋은 말들이고, 이것을 몰라서 우리가 불안하고 우울하고 불행한 것은 아님에도 잘 지켜내기가 힘든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이런 키워드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저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 (want)가 아닌 좋아하는 것 (like)를 찾으라고 한다. 한때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 했던 때도 있었다. 그와 일맥상통한다고 할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이다.
그 외에도 마음을 다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진통제는 사랑과 배려라든가, 뇌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강하므로 사소한 행동으로 우울에서 빠져나오라든가, 다른 사람의 인정에 목말라하고 타인의 성공과 자신을 비교하는 사회에서 불안이란 녀석은 메마른 땅의 들불처럼 더 크고 빠르게 번져 나간다든가하는 주옥같은 조언들이 이어진다.
인간은 직전의 큰 성공에 취해 미래를과소평가 한다고한다. 실패를 데이터 베이스 삼아 원인과 결과를 바라보아야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된다.
또 사람은 성격이 아닌 인격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성격을 분석하는 5가지 요인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 신경성의 타고난 기질 외에 성격 모델을 더욱 완전하게 만들어 주는 여섯 번째 요소는 ‘정직과-겸손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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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행복의 다섯가지 공식을 소개하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그것은 Positive emotion, Engagement, Relationship, Meaning, Accomplishment의 앞글자를 따서 PERMA 라고 지칭한다.
이렇게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배려와 감사’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이 중에 몇가지나 충족하고 있는가?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착각하면서 내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남을 의식하면서 냅다 앞으로만 달려나간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이제 나이가 들고, 몸은 쇠약해졌다. 점점 행복해 질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타인과 너무 가까이 지내는 한국 사회에서 저자가 얘기한 행복 요소를 충족하기란 사실 쉽지가 않다. 어느 정도 거기를 두고, 타인에게 때로는 무심하면서 살아야 하거늘, 한국 사회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어떻게 지금의 부와 힘을 쟁취 했는가? 5000년을 한민족으로 살아오면서,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모든 역량을끌어 모아 여기까지 오지 않았던가? 옆도, 뒤도 안 돌아보고, 오직 앞만을 바라보며...
그러다 보니, 어느덧 우리도 선진국이라 하고, 어느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 됐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빈부격차, 저성장, 저출산의 과제를 떠 안기도 했다. 이젠 좀 다른 생각으로 앞으로의 삶을 꾸려야 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해 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있는 삶과 생각을 인정하지 않고, 지난 세월처럼 모두가 한색깔, 한 길로만 뛰어나가다가는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자,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챙겨 봐야겠다.
나의 위시 리스트 1번은 무엇일까?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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