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가/ 팟캐스터 포충망에 걸린
『느낌 그게 뭔데, 문장』-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 앤솔로지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를 한자리에 묶은 앤솔로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우시모북스 간)이 나왔다.문/장/수/집/가/로 팟캐스트(‘북적북적톡설’)를 운영 중인 출판기획자 윤작가의 ‘포충망’에 걸린 느낌 있는 문장을 찾아서 수집한 가슴을 울리는 45편의 감동 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이 그것이다.
6가지 주제로 묶은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느낌 있는 아름다운 산문 44편과 ‘가족 문단사’.
32년간 중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문학 글쓰기 NIE R&E 신문반 방송반 활동을 지도하면서 또 진로진학 상담교사로 살았던 윤작가가 - 출판기획자로 제2의 인생을 찾아 한국 현대문학사 100년 자료 가운데 수집한 1만여 편의 산문 가운데 고르고 골라 엮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에서 만나는 45편의 산문들.
여러 가지 주제로 - (문인들의)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신선한 주제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선명하게 그린) 느낌은 그리움처럼 - 아무튼 산문, (여행자의 기록) 길 위의 인생, (제발 그 음악은) 음악 세상, 문단이면사, 우리말 바로 쓰기, 예술가의 첫사랑 - 팟캐스트를 운영 중이기도 한 저자가 인터넷 오디오 방송으로 읽고 싶었던 우리 시대 작가의 문장 44편 - 그리고 ‘가족 문단사’를 실었다.
강경애(소설가) 계용묵(소설가) 고유섭(미술사학자) 기형도(시인) 김교신(교육자,종교인,독립유공자) 김기림(시인) 김남천(소설가,문학비평가) 김병모(고고학자) 김유정(소설가) 김이듬(시인,소설가) 김중혁(소설가) 나도향(소설가) 노자영(시인) 도종환(시인) 백신애(소설가) 법정(수필가,스님) 서명숙(언론인) 설의식(언론인) 성석제(시인,소설가) 손봉호(기독교철학자) 손영목(소설가) 심훈(시인,소설가,영화인,독립운동가) 윤광준(사진작가) 윤작가(출판기획자) 이동순(시인) 이문재(시인) 이병률(시인) 이상(시인,소설가) 이어령(소설가,언론인,문학평론가) 이유식(문학평론가) 이육사(시인,소설가,독립운동가) 이윤기(소설가,번역가) 이익섭(국문학자) 이재무(시인) 이정록(시인) 이태준(소설가) 전혜린(번역가,수필가) 정지용(시인) 최서해(소설가) 최인석(소설가,희곡작가) 최인호(소설가) 하종강(노동운동가) 함민복(시인) 홍사용(시인,희곡작가) 황동규(시인,영문학자)
# 1장 : 시처럼 산문
‘책은 빌리는 사람도 빌려 가는 사람도 모두 도적’이라는 금언을 재삼 확인시켜주는 책에 관한 빼어난 글인 이태준 소설가의 〈책〉,
32세로 너무 빨리 떠났지만 짧은 생애 속에서도 주옥같은 명작을 남긴 백신애 소설가의 〈자수〉,
평양냉면에 대하여 이토록 맛있게 쓸 수 있는 있단 말인가! 새삼 감탄하며 입맛을 다시며 읽게 만드는 소설가 김남천의 맛있는 글 〈냉면〉,
30년대 문단에서 필명 때문에 한때 여류작가 특집판에 이름을 올린 진기한 삽화도 갖고 있는 나도향 시인의 필명에 얽힌 또 다른 이야기 〈별호(別號)〉,
시인 소설가 영화배우 영화감독으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독립운동가 심훈이 작고 1년 전에 쓴 서정적인 산문 〈7월의 바다〉,
《청록파》 시인을 배출한 《문장》지 시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정지용 시인의 아름다운 글 〈산문〉,
30년대 《구인회》 멤버이자 모더니즘 문예 이론가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문학평론가 김기림 시인의 산문 〈가을의 누이〉,
경춘선 청춘열차에 ‘김유정역’이라는 고유명사를 심은 단편소설의 대가 김유정 소설가의 애교 넘치는 글 〈길〉,
단편 〈부자〉, 〈지하촌〉, 장편 『인간문제』 등을 발표하여 30년대 문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확고히 다진 강경애 소설가의 서정적인 산문 〈내가 좋아하는 솔〉,
본명은 최학송, 아호는 서해 - 제도권 교육 졸업장 학력 없이 독학으로 한국 문학사에 자기 이름을 새긴 카프파 경향문학의 대가 최서해의 애절한 가족 체험 산문 〈담요〉,
《백조》 창간호에 시를 발표하고 극단 ‘토월회'에 참여하며 창작희곡을 무대에 올리고 연극 활동에 정열을 바치면서 소설을 발표하기도 한 전천후 작가 홍사용 시인이 망자가 된 친구 어머님의 장례를 다녀와서 인생무상에 대하여 쓴 성찰의 글 〈궂은비〉,
문예지 《장미촌》, 《백조》 창간 동인 출신으로 문단에 나와 시인으로 소설가로, 30년대 출판 시장을 말 그대로 쥐고 흔들었던 서정적 서간체 수필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노자영 시인의 〈계변정화〉,
요즘에는 정치가로 신념을 펼치고 있는 도종환 시인의 책에 대한 오랜 마음의 빚짐을 그리고 있는 〈헌책방 순례〉,
제2의 고향 강화도에서 글쓰기와 삶을 작품으로 잘 그리고 있는 함민복 시인의 아름다운 산문 〈그냥 내버려 둬 옥수수들이 다 알아서 일어나〉,
분명 헤어진 것 같았는데 (확실히 정리되었다고 믿었는데, 단지) 그녀의 글씨체 같은 간판을 보자 가슴이 뛰어 허둥대는 영원한 청춘 이병률 시인의 가슴 서늘한 산문 〈오늘 비행기는 전면 결항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라면으로 느림을 서술하는 유쾌한 필체, 라면에 대한 설득력 있는 산문 - 이문재 시인의 〈누가 라면을 함부로 말하는가〉,
당혹스러움을 당당히 느끼게 하는 시와 소설을 남긴 이상의 또 다른 매력은 권태로운(?) 산문 스타일인데 역시나 읽을수록 당기는 맛은 /강/추/! 이상의 〈조춘점묘(早春點描),
# 2장 : 느낌은 그리움처럼, 아무튼 산문
서슬 퍼런 1942년 일제 강점기 《성서조선》 잡지 권두언에 실어 잡지 폐간 파동을 겪은 김교신의 〈조와(弔蛙)〉,
올림픽 마라톤의 영웅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사진 기사를 실어 무기 정간을 당한 《D일보》, 쫓겨난 기자들 - 당시 편집국장이던 언론인 설의식이 1926년 일제에 의해 헐리게 된 광화문을 위한 애절한 세레나데. 현대사 100년 100대 명문장으로 뽑혔던 〈헐려 짓는 광화문〉,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이방원 일파에게 피살되어 전설이 된 ‘선죽교’는 그 사건 5년 전에 이미 ‘선죽교’로 불리고 있었다는 역사적 고증을 살핀 미술사학자 고유섭의 〈선죽교 변〉,
중국 상해에서 공부할 때나 독립운동을 할 때도 한시도 품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애장품 - 비취 인장을 독립운동 거사로 떠나는 독립운동사관학교인 조선혁명군 군사정치 간부학교 제1기 동창 윤세주(1901~1942)에게 이별의 정표로 건네고 건넨 후 친구와 분신 같은 도장을 못 잊어하는 이육사 시인의 〈연인기(戀印記)〉,
제주 올레길을 만든 이야기 - 언론인 서명숙의 〈행복한 걷기〉,
세상에서 활자로 된 책 2권만을 꼽으라면 불경 『화엄경』과 『어린 왕자』를 꼽으리라는 법정 스님의 〈영혼의 모음 :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 1971년에 발표한 이 아름다운 글이 우리나라 출판 시장에 ‘어린 왕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어린 왕자’ 감상문의 전설(傳說) - 신호탄이라는 사실을 세상은 아는지 …….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인 이어령 석좌교수의 혜안 깊은 직관적인 안목으로 성찰한 글은 보는(?) 순간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산문 〈괜찮다 : 관계의 문화〉,
번역가로 대한민국 독서계에 두꺼운 팬층을 갖고 있던 이윤기 소설가의 번역하는 자세의 글 〈잘 익은말을 찾아서〉,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언어 6,000여 개 가운데 대한민국 한글이 당당하게 12위이고 우리나라는 언어 강국이라는 확실한 자부심을 불러주는 국문학자 이익섭 교수의 〈한국어의 멸종위기설〉
대중소설로 쌓은 인기를 한민족의 진취성과 능동적인 삶을 그린 역사소설 작가로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긴 최인호 소설가의 매력적인 산문 〈나는 스님이 되고 싶다〉.
# 3장 : 길 위의 인생, 여행자의 기록
29년의 짧은 시절을 시인으로 살다가 떠난 기형도(1960~1989)시인이 남긴 매력적인 여행기 〈짧은 여행의 기록 : 제3 묘원에서 만난 사람〉은, 1988년 8월 2일 홀로 여행을 떠나 대구에서 부산으로 광주로 해서 5.18 민주화 묘지로 발길을 돌려 만난 - 뜨겁게 살다 민주 열사로 역사에 이름을 새긴 박관현(1953~1982) 열사의 묘지를 순례하다가 우연히 만난 이한열 (1966~1987) 열사의 어머니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 체험은 애틋한 마음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1960~80년대 문자 해독한 수준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통과의례 같았던 뮌헨 슈바빙 거리를 살았던 수필가 전혜린과 독일어로 발표한 명작 『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 이미륵의 추억담 〈이미륵 씨의 무덤을 찾아서〉,
1965년 네덜란드로 유학 중에 다닌 유럽 배낭여행에서 동방의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고 설움 받았던 체험을 그린 여행기 손봉호 교수의 〈약소국민의 여권〉,
1974년 영국 유학 중 음악의 고장 비엔나로 친구와 떠난 김병모 고고학자의 유쾌한 여행기 〈비엔나로 가는 밤기차〉.
요리사 2명과 이탈리아로 떠난 김중혁 소설가의 맛이(?) 부러운 여행기 〈여행의 무게〉.
# 4장 : 제발 그 음악은, 음악 세상
음악에 대해 남다른 안목과 명성을 가진 영문학자 황동규 시인의 음악사랑 〈음악이 있는 삶〉,
자신만의 귀에 맞는 음악을 찾아 방랑하는 오디오 기기 순례자의 여정을 그린 글 쓰는 사진작가 윤광준의 〈오디오에 미친 사람들, 오디오 파일〉,
중학생 록밴드 기타리스트 아들과 의기투합하여 떠난 송도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발 체험과 노이즈 풍성한 ‘백 판’ 세대 회고담 하종강 교수의 〈딥 퍼플을 만나다〉.
1979년 여름 대구의 다운타운가 음악다방 풍경과 영화 《스팅》의 폴 뉴먼을 닮은 친구 DJ의 서울 구로공단 음악 박스 접수기, 성석제 소설가의 〈그 음악을 제발 부탁해요, DJ〉.
# 5장 : 문단 이면사
한국 문단 이면사의 다양한 기록을 풍부하게 창고에 적재했다가 흥미 있는 필체로 그리고 있는 이유식 문학평론가의 〈일찍 데뷔한 조숙한 문인들〉,
제자 사랑 이야기 많기로 소문난 스승 김동리 소설가에게 추운 정초 날 세배드리러 가려다가 꾀가 나 벌어진 에피소드를 한 폭의 그림처럼 훈훈하고 정감 있게 그리고 있는 손영목 소설가의 〈세배객 인명록〉,
꼭 그 소설처럼 … 잔잔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어 내려갈 때 온몸에 덮여오는 소름과 함께 둔중하게 머리를 압박하여 오는 깨달음, 그런 것이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고3 여름방학에 강원도 봉평을 찾아 떠난 최인석 소설가의 〈메밀꽃과 A.T.T.〉
현대문학사 100년 동안 문인 가운데 ‘모든 장르(?) 노래 부르기’ 최고의 가객(歌客)(?) 겨루기 노래 부르기 내기 - 중앙(?)에서 가왕 J(?)를 물리친 여세로 1980년대 청주로 쳐들어가 대격돌을 벌이는 1박 2일 대회를 생동감 있게 그리고 있는 이동순 시인의 〈김지하 시인과의 노래 시합〉.
한국 문학사의 저력은 ‘가족’이라는 든든한 ‘언덕’ 덕분이 아닐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을 통계로 보여주는 - 부부 문인 63팀, 부자(父子) 문인 17팀, 부녀 문인 16팀, 모자 문인 2팀, 모녀 문인 6팀, 형제자매 문인 32팀, 남매 문인 6팀, 장인 장모 사위 6팀, 시아버지 며느리 3팀, 조손(祖孫) 문인 3팀, 동서지간 2팀, 사돈 관계 3팀 - 이들의 명단과 활동 장르 연관성을 찾아 기록한 윤작가의 〈가족 문단사〉.
문인 5인 대가족은 소설가 박화성, 소설가 안수길, 소설가 김동리, 시인 송동균 집안이 첫 손에 꼽혔고, 문인 4인 가족은 시인 김동환, 소설가 주요섭, 시인 서정주, 시인 박주일, 소설가 한승원, 시인 김종해, 시인 장지홍, 시인 김성수, 시인 윤석산 집안이다.
문인 3인 가족은 시인 조종현 시인 이설주, 소설가 장덕조, 소설가 황순원, 시인 윤동주, 소설가 박경리, 시인 신동엽, 시인 김대규, 소설가 홍성원 가족이다.
가족 안에 ‘한국 문단사’에 기록될 문인이 1인이라도 기쁨인데 그 이상 ‘문인 대가족’ 통계는 작가 본인이나 바라보는 독자에게 모두 영광이고 감탄이다.
- 윤작가 〈가족 문단사〉 중 -
# 6장 : 예술가의 첫사랑
학창 시절 국어 시간, 언제 들어도 귀가 솔깃하던 소설가의 사랑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 사랑도 역시 우리 일반(?) 사람 사는 세상처럼 가슴 저리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술가의 첫사랑’ 코너의 절실한 사랑 노래, 시인 이재무의 〈혼자서만 꺼내 보는 내 마음 벽장 속의 이야기〉,
지나간 인연을 슬프지만 발랄한 언어로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있지만, 읽고 난 뒤 (추억 같은 사랑이 마음에 밟혀) 며칠 동안 내내 김광석의 동명 노래를 무한 반복 듣게 만들고야 마는 김이듬 시인의 느낌 서늘한 발라드 〈잊어야 한다는 이름으로〉.
그래도 이 책의 대미는 성공한 사랑 이야기로 훈훈하게(?) 마무리를 하고 싶어 이정록 시인의 이쁜 사랑 이야기를 골랐는데, 〈반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구른다〉.
일 년 전보다 나는 깨끗해져 있었다. 시간과 술의 힘이었다. 하지만 자목련을 바라보는 나의 호주머니에는 입영통지서가 들어 있었다. 입대까지는 석 달이 남아 있었다. 내가 왜 하얀 목련이 피고 짐을 몰랐겠는가. 너와 함께 이 세상을 건너가겠다고 말하자마자 입영통지서를 디밀어야 하는 내 자신이 싫었기 때문에, 목련이 피는 것을 애써 외면한 것이었다.
- 이정록 〈반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구른다〉 중 -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를 한자리에 묶은 앤솔로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은 외로운 이 시대에 따뜻한 느낌과 가슴 서늘한 감동을 만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