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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408g | 128*188*30mm
ISBN13 9788936438364
ISBN10 8936438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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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깊은 성찰과 인간에의 따뜻한 응시를 담아낸 섬세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작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탁월한 묘사와 미학적 구성이 묵직한 메시지와 얼버무려진 작품을 쓰며, 평소 일상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자신의 대답을 적어 내려가는 노란 메모 노트를 늘 인터... 깊은 성찰과 인간에의 따뜻한 응시를 담아낸 섬세한 문체로 주목 받아온 작가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탁월한 묘사와 미학적 구성이 묵직한 메시지와 얼버무려진 작품을 쓰며, 평소 일상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자신의 대답을 적어 내려가는 노란 메모 노트를 늘 인터뷰 시에 지참한다. 이러한 습관을 통해 작품 속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아낸다.

거제도가 고향인 부친이 서울에 올라와 일군 가족의 맏딸이기도 한 그녀는, 부친의 사업 실패로 인문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여상(女商)을 졸업한 뒤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청춘의 초반부를 보냈다. 뒤늦게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진학해 소설을 쓰면서 '언젠가는 그 소설의 울림이 세상의 한복판에 가 닿는다고 믿는 삶'을 꿈꿨다.

습작시절, 신춘문예 시기가 되면 열병을 앓듯 글을 쓰고 응모를 하고 좌절을 맛보는 시기를 몇 년 간 계속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6년 그녀가 스물 아홉이던 해, 첫 아이를 업은 상태에서 당선 소식을 받았으며, 1990년대 후반 이후 늘 한국 단편소설의 중심부를 지키고 있다.

일상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스타일로 '정밀 묘사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으면서 단편 미학을 다듬어온 공로로 동인문학상(1999)·한국일보문학상(2000)·이수문학상(2004)·오영수문학상(2008)을 잇달아 받은 중견작가이다. 그녀의 소설은 지나치게 사소한 일상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거시적 입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 심리와 사물에 대한 미시적 묘사를 전개하면서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곰팡내 나는 쓰레기 더미 속에 숨어 있는 존재의 꽃을 찾아간다'는 1999년 동인문학상 심사평은 여전히 하성란 소설의 개성과 미덕을 잘 말해준다.

대학 동문인 부군과 함께 운영하는 출판기획사에서 일하면서 창작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 곳은 그녀에게 생긴 첫 작업실이기도 한 셈인데, 그 전에는 부엌과 거실 사이에 상을 하나 펴놓고 새벽녘 텔레비전에서 계속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썼다. 어느 대학 기숙사에 방을 얻어 한 달 동안 글 쓰겠다고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결국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나왔다고 한다. 2009년부터 방송대학TV에서 '책을 삼킨 TV'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얼마 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작품을 심사하기도 하였다. 현재 살아있고 같이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며, 특히 '권여선'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저서로는 소설집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웨하스』,『여름의 맛』 장편소설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내 영화의 주인공』, 『A』, 사진산문집 『소망, 그 아름다운 힘』(공저) 등이 있다. 최근 동료 여성작가들과 함께 펴낸 9인 소설집 『서울, 어느날 소설이 되다』에 단편 「1968년의 만우절」을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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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와이셔츠」중에서

출판사 리뷰

적확한 언어와 탄탄한 소설적 구성
여전히 마주하게 되는 한국사회의 아픈 진실


「별 모양의 얼룩」은 유치원에서 떠난 여름캠프에서 난 화재 사고로 여섯살 딸을 잃은 ‘여자’가 겪는 상실의 시간을 그린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일주기에 모여 사고가 난 야영장으로 향하고, 그들은 근처 가게의 주인에게서 옷에 ‘별 모양의 브로치’를 단 아이가 사고 시간 가게 앞을 지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자는 어쩌면 자신의 아이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졸지에 자식을 잃은 여자의 내면심리뿐 아니라 평범한 도시 사람들이 겪는 일상의 비애를 별도의 해명이나 수사 없이 효과적으로 표현한다”(한기욱, 해설)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우리 사회가 참극을 겪을 때마다 회자되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의 ‘나’는 턱에 푸르스름한 면도 자국이 남아 있는 남자와 비행기에서 만나 삼개월 만에 결혼을 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게 된다. 열두자짜리 오동나루 장롱을 집 안에 들여놓으며 나는 대대손손 이어지는 평범하고 다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남편 제이슨은 나보다는 친구인 챙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나에게 당부한다. 「파리」는 서울에서 시골로 쫓겨온 경찰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부락 사람들과 불화하여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준다. 답답한 시골 생활을 하던 사내는 우체국에 다니는 한 여자에게 호감을 보이고 그녀의 방에 숨어들지만,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다른 사람으로 밝혀지고 사내는 마을 사람들의 농간에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밤의 밀렵」은 보험사 직원이 전임자의 말을 곱씹으며 숨진 박기철의 사인을 밝히는 과정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한다. ‘노루’라고 불리던 박기철이 살던 산속 마을은 ‘초식동물’을 닮은 사람들이 사는 집성촌으로 사냥철 장사와 송이 캐는 일로 생계를 이어간다. 산속을 그야말로 노루처럼 누비던 박기철의 죽음이 의아한 직원은 어느 깊은 밤 박기철이 걷던 숲길을 걷게 되고 섬뜩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오,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러 교회에 열심히 다니던 일곱살 기억부터,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지방을 떠돌며 한량처럼 지내던 ‘진짜 아버지’와 보낸 유년 시절을 그린 자전소설이다. 교회에서 만난 ‘미음’과 여름성경학교에서 경쟁하고, 부친과의 외출에서 만난 ‘진이’와 노래로 대결하는 ‘총명한 딸’의 모습이 야무지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의 ‘나’는 약혼자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결혼을 앞둔 약혼자의 생일날 그의 십사년 지기인 세 친구를 처음으로 만난다. 자취방의 술자리가 무르익고 술에 취하면서 여자는 잠이 들고, 잠결에 그들이 나누던 학창시절의 비밀을 듣게 된다. 여자는 그날 밤 어둠 속에서 약혼자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소식을 들은 약혼자는 그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와이셔츠」는 칠개월간의 백수생활 끝에 집을 나간 남편에게서 해방감을 느끼던 은옥이 남편의 빈자리를 체감하게 되는 순간들을 담아낸다. 아파트 아이들 사이에서 ‘연 아저씨’로 불리며 연이 하늘로 날 수 있게 도와주던 남편이 부재하는 동안, 은옥은 하늘로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던 연처럼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린 학생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저 푸른 초원 위에」는 오랫동안 꿈꿔온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된 부부가 마당에서 키우던 개를 도둑맞은 뒤,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집요하고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개를 찾는 동안 정작 그들의 아이는 돌볼 수 없어 다리가 불편한 아이를 방 안에 가둬두고 다니는데, 어느날 돌아와보니 아이가 사라져 있다. 「고요한 밤」은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를 다룬다. 목수가 되고자 은행을 그만둔 남편을 대신해 생계에 대한 부담을 떠맡은 아내는 목수 일은 연마하지 않고 위층의 소음 문제에만 예민하게 구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그러다 아파트를 뛰어다니던 위층의 아이들이 다리를 다치고 급기야는 실종되면서 아내는 남편이 의심스럽게 느껴지고, 남편이 위층 남자에게 편지까지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새끼손가락」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한밤중에 범상치 않은 택시를 타게 된다. 택시를 훔쳤다고 말하는 특이한 태도의 기사에게서 불안감을 느끼던 ‘나’는 음주운전으로 차선을 넘나드는 차를 보고 택시 기사와 갑자기 의기투합하여 쫓아가게 되고, 긴박하게 운전을 하는 중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 택시 기사의 새끼손가락의 비밀이 밝혀진다.

「개망초」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강물에 버려진 고등학생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가 사고를 당한 아이는 강물 속에 잠기게 되고, 같이 낚시를 다녔지만 사고로 양손을 잃은 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대신해 시장에서 통닭집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실제 신문의 기사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소설은 “소설집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이”지만,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낡고 공허한 목소리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이름을 부르듯 소녀에게로 향했던 그 마음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새로 쓴 작가의 말’)고 작가는 회고하며, 이번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리마스터판 작업으로 ‘그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에는 재난과 사고, 죽음과 관련된 작품들이 유독 많고, 작중인물들은 그 경험들을 일상 안에서 극복하기 위해 분투한다. 그리고 작가 하성란은 「와이셔츠」의 은옥이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돌리면서 혹시 바다에 빠진 조난자는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235면)듯이 섬세하고 애정 어린 눈길로 삶의 위기에 빠진 인물들을 건져내 다독여주고 위로한다.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하는 어느 장면, 잊지 말아야 하는 어떤 감정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이 책을 다시금 소중히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새로 쓴 작가의 말

다른 작가들은 어땠는지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동안 나는 책으로 묶인 내 소설들에 대해 절교를 선언하고 돌아서는 사람처럼 매정하리만치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체념이 반, 당장 써야 할 소설들에 대한 조급함이 반이었다. 십구년 만에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에 실린 소설들을 찬찬히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건 시간의 힘이다. 그 시간을 관통해온 나는 오래전 내 소설이 낡았다고 말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 소설들에 대해 내가 쓴 것 같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어 안도감을 느낀다. 서른살 초반의 나는 그렇게 이해하고 안간힘을 다해 글로 옮겼을 것이다. 순전히 독자의 입장이 되니 착오는 물론 아쉬움들이 속속 눈에 띈다. 지금은 쓰기 꺼려지는 단어와 상황들로 그 시절을 돌이켜볼 수도 있었다. 변화에 안도했고 여전히 야만의 상태로 머물러 요지부동인 것들에 절망스러웠다.

단편 「개망초」는 소설집 맨 끝에 실려 있다. 1998년 무크지 형식의 단행본에 첫 발표를 했으니 소설집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이다. 강을 떠내려가는 소녀의 독백을 따라 읽는 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그 당시에도 신문에서 오린 그 기사는 낡아 있었다. 소녀에게서는 신원을 확인할 만한 그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등신대 모양으로 펼쳐놓은 재킷과 티셔츠, 그리고 반바지와 운동화. 결국 경찰은 소녀가 입고 있던 옷가지들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신문에서 그 사진을 오려 노트에 붙여놓고 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는 후속 기사를 기다리며 틈틈이 그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기다리던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어느날 문득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마음, 죽은 소녀와 그 소녀로 향한 마음, 그 마음만큼은 내 것이었다. 그로부터 이십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간은 모든 것을 낡게 하고 부서뜨리지만, 애욕도 집착도 무르게 하지만, 무엇보다 되돌릴 수 없다는 진실로 매순간 절망하게 하지만, 그때 그 마음만큼은, 모든 것이 낡고 공허한 목소리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이름을 부르듯 소녀에게로 향했던 그 마음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 혹시라도 오래전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다시 이 책을 펼쳐보게 될까. 만약 그렇다면 그동안 잘 지내셨냐는 안부를 전한다.

2021년 2월
하성란

추천평

하성란의 소설이 가끔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 보통 사람들의 삶과 희망이 얼마나 허양하고 위험한 토대 위에 얹혀 있는지를 재빠르게 알아채는 그 직관 때문이다. 덤덤한 일상사로 시작된 이야기가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락한다. 꼼꼼한 묘사보다 적확한 표현에 의지하여 빠르게 달려가는 문장이 일상에서 시작하여 비극에 닿는 길을 한달음에 돌파한다. 그 거리는 매우 짧아 읽는 사람은 나쁜 꿈을 꾸는 것만 같다. 그것은 꿈이 아니라, 삶의 도처에 잠복해 있는 그 위험한 지뢰의 어느 하나라도 건드리면 누구나 맞이하게 될 필연적 운명이다. 하성란은 늙은 하사관처럼 삶의 이 지뢰밭을 투시할 줄 안다.
- 황현산 (문학평론가)

작가란 사고가 자유로워서 세대차 같은 건 없다고 단언하곤 하지만, 언젠가 신문에서 총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한 하성란의 글을 읽으며 그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도 권총을 갖고 싶어한 적은 있지만 쇼핑몰에 들어서듯 “진짜 아름다운 총들을 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보기 바란다”라고 말할 생각은 못했으니까. 큰 눈을 선량하게 깜박이며 기발한 말을 곧잘 하여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하성란인데 소설 속에선 그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사람마다 간직하고 있을 상처와 같은 ‘별 모양의 얼룩’을 유태인 가슴에 달린 별이 연상될 만큼 능숙하게 그려내고 있다. 죄 없이도 파괴되는 우리 인생, 그 희생자이며 또한 공모자인 인간을 성가신 불청객 ‘파리’로 그려내는 저 솜씨라니.
- 강석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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