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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12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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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2쪽 | 636g | 145*220*22mm |
ISBN13 | 9791190931281 |
ISBN10 | 1190931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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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학창시절부터 취미란에는 꼭 독서는 포함될 정도로 독서량과는 상관 없이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 했다(딱히 취미라고 할 만한게 없기도 했지만). YES24에서 지난해 YES24와 함께한 나의 독서 라이프를 그래프 등으로 알기 쉽게 알려 준 적이 있다. 그동안 YES24에서 활동한 여러 통계 내용을 확인하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하나 있었는데 구매금액이 상위 2%라는 결과였다(수치 오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마도 내가 구입한 책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사준 책들이 구매금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아무튼 아이들 책들을 빼고 그동안 구입한 책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주로 좋아하는 분야에 편중되어 있는데, 예전에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정가보다 대폭 할인된 철학책을 보고 독서 편식을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에 구입해서 철학책 읽기에 도전 한 적이 있다. 철학 문외한이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폭 할인에 눈이 멀어 덥썩 구입한 두꺼운 철학책. 첫 몇 페이지는 그런대로 읽어나갔지만 곧 어려운 철학 용어들의 출현에 유체이탈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책을 덮었다 다시 펼치기를 몇 번을 반복하다가 끝내 책장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연스럽게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철학책은 거실 중앙 책장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시선을 끌며 나름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두꺼운 철학책은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한데 다른 용도는 각자 상상에 맡긴다).
이런 전력이 있기에 철학에 "철"자만 들어 있어도 어렵다는 생각에 철학책들은 애써 외면 했다. 그렇게 철학과 담을 쌓고 지내던 얼마 전 데이비드 흄에 대한 책(이 책도 좋아하는 시리즈에서 나온 책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을 읽게된 후 철학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던 차에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철학365]가 눈에 들어왔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시리즈는 앞서 한국사, 미술사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예술 입문서로, 바로 전에 출간되었던 미술사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철"자가 들어있는 철학책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를 믿고 읽게 되었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철학365]의 저자는 형이상학, 논리학, 윤리학 등의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좋은 논증을 위한 오류 이론 연구>, <동물을 위한 윤리학>, <논리는 나의 힘> 등 여러 책을 쓴 강원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인 최훈 교수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철학365]는 시리즈 특징답게 날마다 가볍게 1페이지씩 365개의 철학 내용을 한 권으로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MON] 철학의 말: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생각이 담긴 철학 속 명문장
[TUE] 용어·개념: 철학을 알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철학 용어와 개념
[WED] 철학자: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위대한 철학자
[THU] 철학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순간들
[FRI] 삶과 철학: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SAT] 생각법: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철학 도구와 기술
[SUN] 철학 TMI: 철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발견, 다양한 콘텐츠들
자신이 가장 궁금한 주제부터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습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생각과 지혜의 발전이 내 삶을 철학적으로 만들어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매일 1페이지씩 읽으면서 나만의 교양 지식을 만들어보세요. - 4쪽 |
[MON] 철학의 말: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생각이 담긴 철학 속 명문장
월요일은 철학자들이 직접 또는 저술을 통해 남긴 명문장들을 주제로 문장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한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속 문장을 통해 현재 우리가 정보의 홍보 속에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가짜 뉴스에 속지 않는 법(44쪽)을 이야기 하거나, 흄의 <인간의 이해력에 대한 탐구> 속 문장을 통해 의미 있는 인간의 지식은 수학 또는 논리학의 명제이거나 감각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경험적인 명제들로 나누어진다는 흄의 포크(114쪽)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밖에 베이컨의 <신기관>을 통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명언인 "아는 것이 힘이다."에 대해 이야기한다(268쪽).
첫날 월요일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속 문장을 통해 "철학의 시작은 놀라움"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놀라움, 즉 궁금한 것을 보고 자신의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문(철학)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인데, 지금은 누구나 다양한 경로로 쉽게 학문을 접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문장을 빌리자면, "삶에 필요한 것들과 편리함과 여유 있는 삶을 위한 것들이 거의 모두 마련한 뒤에 그런 종류의 지혜가 탐구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고대(우리의 경우 조선시대를 보면)에는 노예나 노비들의 생산 활동이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에 지식인들의 학문 활동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고대와 시대적 상황이 바뀌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의 세금으로 국가가 학문을 지원해준다는 말로 저자는 마무리 한다.
요즘 연말정산 시즌이라 1년동안 낸 세금을 얼마나 돌려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은데 내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매달 꼬박꼬박 낸 세금들이 바탕이 되어 학문을 지원해준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그건 그렇고 올해는 작년보다 세금을 많이 환급 받았으면 좋겠다).
[WED] 철학자: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위대한 철학자
수요일은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짧은 한 페이지에 다루고 있지만 정말 다양한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책 속 표지 주인공인 프리드리히 니체(53쪽)를 비롯해 현대 정치(공산주의 국가 탄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의외로 낭비벽이 심했다는 카를 마르크스(59쪽), 최고의 교육론 "에밀"을 썼지만 다섯 아이를 키울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낳자마자 고아원에 보내 지탄을 받았던 장 자크 루소(95쪽), 철학사 전체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뽑혀도 손색이 없는 이마누엘 칸트(102쪽), 노예 철학자 디오게네스(123쪽), 여성 철학자로 상징적 인물인 히파티아(137쪽), 서양 중세를 대표하는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179쪽), 나치 부역의 과오가 평생 따라다녔던 마르틴 하이데거(249쪽), 자유 지상주의자 로버트 노직(333쪽), 한국 출신의 미국 철학자 김재권(347쪽) 등 철학자들의 사상 뿐만 아니라 기억해 둘만한 개인사도 다루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르네 데카르트(32쪽)는 서양 근세 철학을 연 철학자이면서 함수 좌표계를 도입한 수학자로도 유명하다. 이런 데카르트가 천성이 게으르고 몸이 약해서 침대에서 밤늦게까지 누워 사색하고 글을 썼다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도 군대 시절에 난로 안에서 꼼지락거리다가 꿈을 꾼 결과 생각해 낸 말이라고 한다.
누워 사색하기를 좋아했던 데카르트는 1649년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의 초청을 받고 스웨덴으로 가서 여왕의 가정 교사로 일했으나 다음 해에 죽고 말았다. 부지런한 여왕 때문에 새벽 5시에 수업을 해야 했는데 천성에 맞지 않는 갑작스런 생활 변화와 스웨덴의 추운 날씨가 데카르트 죽음에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위대한 철학자의 죽음으로써는 허망하기까지 하다.
데카르트는 난로 안(난로가 있는 방 또는 주택에 난방을 목적으로 하는 방)에 들어가 철학적 사색을 즐겼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난로 앞은 사색 즐기기에는 딱 좋은 자리 같다(그런데 난로하면 군밤이나 군고구마가 생각 나는 건 뭐지...).
[SUN] 철학 TMI: 철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발견, 다양한 콘텐츠들
7개의 주제 모두 유익하고 흥미롭지만 특히 내게는 일요일에 만나는 철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발견, 다양한 콘텐츠들이라는 철학 TMI가 아무래도 가장 흥미로웠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자주 외친 "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라는 카르페 디엠(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 구절에 있다)을 통해 쾌락주의와 욜로족의 생활철학을 이야기 하고(71쪽), 스웨덴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의 주장을 통해 현재 우리가 사는 현실이 영화 <매드릭스>가 연상되듯 미래의 후손들이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알기 위해 정교하게 만든 가상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주제(우리가 사는 세상이 가상 현실이라면)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141쪽).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철학 전공자들이 다른 인문학 전공자보다 양질의 직장에 취업하고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철학을 전공해야 하는 이유(211쪽)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시중에 나오는 우리나라 담배 이름이 하나같이 철학 개념(철학적 담배)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이야기 해준다(274쪽). '레종', '더원', '타임', '디스', '에쎄' 등의 담배에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가장 위대한 철학자는 누구일까? 2005년 영국 BBC 라디오의 <In Our Time>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청취자에게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물었는데 3만 명이 참여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1. 마르크스 2. 흄 3. 비트겐슈타인 4. 니체 5. 플라톤 6. 칸트 7. 아퀴나스 8. 소크라테스 9. 아리스토텔레스, 10. 포퍼
영국에서(또는 근방) 오랫동안 살았던 철학자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영국적인 결과이지만 1위인 마르크스(27.93%)가 2위인 흄(12.67%)보다 갑절이 넘었다고 한다. 마르크스가 철학자로서도 위대하지만 역사에 끼친 영향(지구상의 1/3을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었다)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외에 미국의 철학자 브라이언 라이터가 2017년 철학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에 가장 중요한 서양 철학자를 묻는 투표에서(주로 철학 전공자가 투표) 1. 아리스토텔레스 2. 플라톤 3. 칸트 4. 흄 5. 데카르트 6. 소크라테스 등의 순으로 나왔고, 영국의 철학자인 데이비드 에드먼즈와 나이절 워버턴이 철학 교수들과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20%가 데이비드 흄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마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성격에 요리도 잘한(외모도 친근하다) 모습에 철학자들도 흄이라는 철학자에게 호감이 갔을 것 같다.
철학 문외한인 내게 누군가 위대한 철학자를 물어본다면(물어볼 사람도 없겠지만) 그저 이름만 간신히 알고 있는 철학자의 이름만 몇 명 대답하고 말텐데(1위는 당연히 데이비드 흄.ㅎ) 책에서 소개한 위대한 철학자 순위를 참고해서 그 철학자들의 사상과 삶에 대해 알아간다면 좀 더 자신있게 위대한 철학자 순위에 대해 나름의 이유를 대며 대답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철학365]의 7개 주제에 대해 일일이 다 소개하고 싶었지만 리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7개 주제 중 관심 있게 읽었던 주제를 중심으로 리뷰를 썼다.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책의 의도대로 매일 주제별로 한 페이지씩 1년간 읽는 것이 제일 좋지만 궁금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먼저 읽어도 좋다. 철학은 왠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하루 1페이지씩 부담없이 다양한 주제로 철학을 접할 수 있는 입문 교양서인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철학365]를 읽어보기를 철학 문외한이지만 이 책 덕분에 철학에 관심이 생긴 한 사람으로서 적극 추천해 본다. 보통 양과 질을 다 잡기 어려운데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시리즈는 다 이유가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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