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바탕에 커다란 고딕체로 쓰인 제목. 전혀 꾸미지 않은 이 책의 외관만 보면 마치 오래전에 사람들이 수학정석처럼 문법 필독서처럼 보던 성문영어를 떠올리게 한다.(아.. 나는 성문보다는 맨투맨 쪽이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들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 '이기동'님을 처음 알았다. 이미 이 책의 3번째 개정판(이 개정판도 내가 받아본 책은 벌써 2쇄째 였다)이기도 하고, 이 외에 전치사 연구, 영어 인지문법 등으로 유명한 분이셨다. 이 책은 미리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읽고싶어 선택하기 위한 고민 당시에도, 책이 오길 기다리는 동안에도 먼저 본 분들의 리뷰를 수도 없이 보았다. 그리고 그 포스팅 들을 찾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저자 이기동 님께서 2020년 8월에 별세 하셨다고 한다. 어느 블로거의 이기동 님의 영어책과 관련해 쓴 3년전 포스팅을 보다보니 건강상 이유로 교재 작업에 아내분이 많이 도와주셨다는 글을 보았는데,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영어에 인생을 바치셨던 분인 것 같다.

먼저 '구동사'와 '불변사'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될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구동사'는 동사와 불면사의 결합을 말하고, '불변사'는 꼴바꿈을 하지 않는 전치사, 파생부사, 원부사를 말한다. 얼핏보면 '구동사 = 동사구 = 숙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이고 좁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 잘 정리된 어느 블로거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구동사 = 동사 + 불변사]

■ 구동사 (phrasal verb)의 개념 간단 정리 (동사구? 숙어?)

책은 구동사, 동사, 불변사, 영어 구동사와 우리말 합성동사 비교를 통한 설명 등을 담은 일반개요 부분과 구동사를 구성하는 불변사 35개를 그 쓰임새에 따른 그림을 넣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구동사 분석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에 등장하는 예문의 번역을 하는 과정을 서두에서 밝히며 양해를 구하고 있는데, 저자가 이 책의 예문 번역을 할 때, [예 : put a shirt on, 셔츠를 입다] 과 같이 직역을 했을 경우 한국어로도 영단어의 각 뜻으로 번역(셔츠를 몸에 닿게 놓다)해도 이상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먼저 영어 예문의 뜻을 드러나게 한 다음 우리말 의역을 덧붙이는 방법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책 작업에 얼마나 꼼꼼하게 살펴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To the Student I may perhaps offer two pieces of advice:

to read in general the examples before the rules.

- Jespersen(preface, 1933) -

(문법책을 공부할 때 규칙을 읽기 전에 예문을 먼저 읽고 일반화 해 보라는 조언이다, p.24)

[그림] p.285, 동사에 따른 전치사 in의 쓰임새를 표현하는 도식

불변사의 경우는 비록 35개의 단어만을 집중 분석하고 있지만, 책 속에서는 그 쓰임새에 대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 중 구동사 분석 파트 중 동사에 따른 '전치사 IN'의 쓰임새를 도식과 예문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을 가져와 봤다. 책 속의 구동사 분석 파트 부분을 대체적으로 아래의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물론 리뷰에는 간단하게 적어 봤지만, 책 속에는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전치사 'in'은 일반적으로 '~안에'의 뜻으로 해석이 된다. 그런데, 이 '~안에' 의 이미도 목적어에 따라 2가지로 그 쓰임새가 나뉘었다. 예를 들어 in 뒤에 오는 목적어가 '문, 창, 대문'처럼 어느 안으로 들어가는 것(그림 중 도식 1a)이면 이 때 in은 '통로'를 의미하고, in 뒤에 오는 목적어가 '공간'처럼 그 대상이 입체적인 경우(그림 중 도식 1b) 이 때 in은 '안으로 들어가는 관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해당 예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in 뒤에 오는 목적어가 '문, 창, 대문'] 인 경우 : '통로' 를 의미

☞ A bird flew in the window.  새가 창문으로 들어왔다.

■ [in 뒤에 오는 목적어가 '공간'] 인 경우 : '안으로 들어가는 관계'를 의미

☞ He put the book in a bag.  그는 가방에 책을 넣었다.

나는 1/1부터 '동사중심 **** 영어표현력 사전' 이라는 책을 보기 시작했다. 작년에 출간되자마자 전체 통독 후 새해가 되며 정독하기 시작했다. 그 책의 경우 36개의 동사를 중심으로 해당 동사 그 자체와 동사구가 담고 있는 다양한 의미 뿐만 아니라 어떤 표현이 더 네이티브에 가깝고 많이 활용되는 중심으로 풀어가고 있는 책이었다. 동사 쓰임새에 대한 오류와 오해에 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충분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안되거나 해당 동사의 예문을 보며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겨나 자꾸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함께 보면 상호보완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선택하게 되었다.

먼저 보고 있는 그 책 역시 처음 받고는 책 전체의 구성과 활용방법을 계획하는 차원에서 1차 통독을 하고, 다시 정독을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나는 이기동 님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책을 받고 지금은 책 전체의 구성과 지금 보고 있는 책과 어떻게 보완하며 볼 것인가 위주로 이 책을 살펴 보았다. 그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접했다면, 당연히 이 책을 처음부터 정독하는 것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면 질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나는 이 책을 [통독 → 발췌독(현재 보고 있는 동사책 보조교재 역할) → 정독(처음부터 꼼꼼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활용하려고 한다.

[사진] p.225, 전치사 by 중 '시간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 (페이지 당 평균 분량임)
 

책 크기와 분량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조금 두꺼운 일반 경제/경영서 정도의 크기와 분량을 하고 있어 의외로 휴대도 용이하고, 활자 크기도 비교적 큰데다 박스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도 한 페이지당 많은 양을 담고 있지 않아(위 사진에 있는 분량이 이 책 평균 한 페이지에 담긴 분량이다.) 읽는 것도 매우 수월하다. 동사가 중심이지만 역시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서문에서 저자는 초판에는 모든 내용을 담았지만, 너무 방대해지다 보니 불변사 중 전치사는 분리해(이기동 영어 전치사 연구) 2권으로 만들고 이 책에서는 35개의 불변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 역시 문법적이다 보니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학문적 접근이라고 해서 겁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문법책들을 보며 "아니 이건 대체 왜?"하는 궁금증을 자주 만났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으로 수도 없이 찾아보았을 것이다. 사전을 찾아도 확인되지 않고, 정말 어렵게 어렵게 영어 공부를 하거나 가르치는 분들의 포스팅을 통해서 풀어왔던 그 문제들을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면 자연스럽게 풀 수 있을 것이다. 즉, 인터넷 검색 한답시고 허비하는 시간을 확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살펴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점은 이 책은 점수가 목표가 아닌 '진짜 영어'를 알고 싶은 사람이 봐야 될 책이라는 점이다. 분명 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이지만, 문법책이기에 높은 점수 확보를 목표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이상 저자 본인의 생각과 연구가 담긴 개정판을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그래서 이 책 표지에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표시된건가..) 왜 이제서야가 아닌 오히려 영어 공부에 대한 관점을 바꾼 지금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전체를 꼼꼼하게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현재 보고 있는 책에서 동사 한 단어를 선택해 이 책의 해당 부분과 함께 보았는데 역시 보완이 된다. 벌써부터 이미 출간된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어진다. 진짜 영어공부. 특히 '영어 동사'를 공부하고 싶다면 꼭 1독 할 것을 추천한다.

■ 이 책은 개정3판이다. 이전 판을 갖고 있는 분들은 아래 이메일로 요청하면 개정판에서 추가 된 내용을 이메일로 제공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사진] 왼쪽부터 1판(2016), 2판(2019), 3판(2020 스페셜 에디션)

[출처 : YES 24 이기동 영어 구동사 연구 책 소개]

*** 본 게시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