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재테크 환경 속, 생존을 위한 필수 코스
똑똑한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는 종합 재테크 처방전
경기침체, 환율급등, 주가 및 부동산 폭락, 금리 인하 등 어느 때보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요즘,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투자 위험을 제거하고 소정의 투자 수익이라도 기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는 투자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대표 전문가 6인이 진단하는 각 분야별 투자 현황과 미래를 위한 재테크 지침으로 기본부터 실천까지 제대로 된 재테크 비법을 배워보자.
다시, 신중하게 재테크에 미쳐라
2007년 말부터 재테크 투자시계는 제로(0)인 상태다. 저금리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주식, 펀드는 물론 부동산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소득은 줄어들고 있는데 사교육비나 대출이자 등의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삶의 질이 팍팍해지고 있다.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니 더욱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대폭락을 주장하고, 누군가는 미국과 중국의 예를 들며 회생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지금이 바닥인지, 해저와도 같은 깊은 바닥이 더 남았는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차트가 현재를 반영하지만 이 현재의 위치에 대한 평가는 한참 지난 뒤에야 가능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마음도 양극을 달리고 있다. 어떤 이는 이 시기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투자 대상을 검토하고 있고, 어떤 이는 투자하고 싶어도 보유한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실행에 못 옮기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이는 현금 동원능력이 충분하지만 경기가 더 깊은 골짜기로 빠질까봐 투자를 꺼리기도 한다. 온 국민이 패닉의 경지는 벗어났다지만 각종 경제지표와 실업률 등은 여전히 빨간 불이고, 단기 상품인 MMF 잔액이 122조 원(2009년 2월 말 기준)에 달한다고 하니 시중의 유동 자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꽤 오래 전부터 대기 중이다.
투자 없이 돈을 불릴 수 없는 시대의 자산관리
그리 멀지도 않은 10년 전만 해도 은행에 돈을 맡기면 연 10% 이상의 이자를 주었다. 사채나 월세 수익도 연 2부 이상이던 그 시절에는 굳이 재테크까지 하지 않아도 노후 준비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유동성 장세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은 투자를 하지 않고 소극적인 방법만으로는 돈을 불릴 수 없는 시대다. 게다가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한번 걸리면 평생 관리해야 하거나 가산을 탕진케 하는 질병들도 늘어났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인생의 리스크가 ‘돈 없이 오래 사는 것’이 된 셈이다.
2002~2007년까지는 투자 광풍이 대한민국을 지배했다. 예·적금을 추천하는 사람은 소심한 사람 취급을 받았고 주식, 펀드 등 공격적인 투자수단에 올인하는 사람도 많았다. 일찍이 재무설계라는 개념이 등장했지만 ‘인생 한방’ 조류에 가려 그 중요성을 실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재무설계란 한 사람의 현재 경제체력을 측정해 그의 인생 전체를 돈의 관점에서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가더라도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바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효과적으로 분산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는 위험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대가로 수익과 손실을 가져가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이 애용하는 투자 대상은 주식, 펀드, 부동산, 실물(금 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같은 성격의 투자대상 안에서도 성격이 다른 것들을 섞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몇 개의 바구니에 계란을 분산해 담았더라도 시장으로 싣고 가는 용달차가 사고를 낸다면? 현재의 세계 및 국내 경제상황을 이에 비유할 수 있다. 현대의 자산 흐름은 어떤 위험분산 장치를 했든 자산 전체가 동시에 하락할 수 있는 자산동조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일례로 지난 몇 년간 익히 보아왔듯 해외펀드와 국내펀드로 분산투자를 해도 자산 분산의 효과를 거의 얻지 못했다).
따라서 지금 겪고 있는 투자의 겨울은 투자자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투자에만 연연하는 것도 계란을 한 용달차에 태운 행위’라는 점이다. 투자 대상들은 성격에 따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군으로 나뉠 수 있지만, 원금 손실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자산은 반드시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이자가 미미하다고 그전에는 무시했던 은행의 저축성 예·적금 등 확정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이 보장되고 예금자 보호도 되는 무위험자산을 일정부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 역시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낙타는 오아시스를 기억한다
이 책은 이렇듯 자산관리 및 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주식, 펀드, 부동산, 세무로 나누어 시계제로의 상황에 처해 있는 투자자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했다. 책을 쓰면서 필자들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수익 창출에 초점을 둘 것인가의 문제였다. 결론은 투자자들이 당장 목말라 할 주제이며 재테크의 기본이라 할 만한 ‘위험관리’에 비중을 더 두었는데, 필자들은 2008년의 위기를 바탕으로 바뀌는 금융시스템, 자산들의 가격 조정, 각국 정부들의 정책 등의 흐름은 새로운 투자 시장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물론 기존의 경제 주도권이 분산 혹은 이전 되는 과정 중에 느껴지는 진통일 수 있고, 투자와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의 어두운 터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버블과 그 버블의 붕괴, 그리고 다시 새로운 버블이 반복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이 바닥인지 추가하락이 계속될지에 대한 정답을 알 수 없지만 과거 두려움이 가득했던 시장을 돌이켜보면 기회인 적이 많았다. 단기간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소중한 수익률을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사막의 배’라는 별칭을 가진 낙타는 수분 공급 없이도 한 달 여를 버티는 유일한 동물이다. 낙타가 물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물 없이 견디는 능력과 참을성이 뛰어난 까닭이다. 낙타는 오랜 세월 진화를 거쳐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생존하기에 적합한 신체 조건과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정확히 기억하는 특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맹수가 여럿 있지만 사막 같은 환경에서 최강자는 정작 낙타가 아닐까?
우리 인생에서 자산관리란 마치 낙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일이다. 뜨거운 태양과 모진 모래바람, 타는 목마름 등의 시련을 ‘풍요로운 자산(오아시스)’으로 맞바꿀 그날까지. 더불어 한 방울의 물이 바위에 구멍을 내고 마침내 그 바위를 둘로 갈라놓은 힘은 위대한 세월의 승리다.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 가야 할 이정표를 정확히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더 단단한 투자자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