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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8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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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13.35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81.2만자, 약 23.1만 단어, A4 약 50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90498050 |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중국 군벌 시대’에 대한 새로운 이해
이 시기 중국 대부분을 통치하고 있던 ‘군벌’(軍閥)로 알려진 사람들은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졌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권력을 유지했다... 어떤 이들은 지역에서 요행히 기반을 굳힐 기회를 잡은 깡패에 불과했단. 어떤 이들은 성(省) 전체를 통치하며 자신이 관리들이 거두어들인 지방세로 군대의 재정을 조달했으며... 어떤 군벌은 정통 공화 사상에 깊이 공감하여 자신들이 언젠가는 법치국가에 통합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또 다른 군벌들은 쑨원과 국민당이 중국의 합법적 정부를 대표한다고 믿었다...
- 조너선 스펜스 <<현대중국을 찾아서1>> 339-340p에서 일부 인용
‘다양한 성격의 중국 군벌들에 대한 입체적 이해’, 이 책 <<중국 군벌 전쟁>>에서 저자가 보여주고자 한 것을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조너선 스펜스의 군벌에 대한 짧지만 핵심을 짚고 있는 스냅사진 같은 묘사에, 저자는다양한 인물 및 사건 등의 풍부한 살을 붙여 약 15년(1916-1930) 간의 ‘중국 군벌 시대’에 대한 한 편의 멋진 영화를 완성했다.
중국 근대사에서 보통 군벌들은 ‘국가 발전의 걸림돌’로 평가된다. 거의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위 인용구로 미루어볼 때 조너선 스펜스는 예외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시대를 찬찬히 살펴보면 (저자가 강조하듯) 군벌 시대는 왕조 국가에서 근대 국가로 ‘새로 태어나는 과정’이었다. 주인공들인 다양한 군벌들의 권력에 대한 갈망과 정치적 암투, 다양한 통치 방식과 정치적 비전, 이권에 기반한 이합집산과 배신, 열강들과의 은밀한 뒷거래 등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은 그 길이 평탄한 곧은 길이 아닌 끝이 보이지 않는 울퉁불퉁하고 굽이진 길임을 보여준다.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청조가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위안스카이가 신식 군대인 신건육군을 창건한 1895년부터, 장제스의 국민당이 북벌에 성공하고 천하를 통일하는 1930년까지의 약 35년 간이다. 1895년부터 1915년까지는 무술변법, 신해혁명, 위안스카이의 권력장악, 청조의 몰락이라는 본격적인 군벌 전쟁의 서막에 해당되며, 위안스카이가 병사한 이후인 1916년부터는 각 지역과 성의 군사 실력자들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본격적인 군벌 전쟁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실, 35년간의 이 시기는 중국에 있어서는 내부적 대혼란의 시기이기도 했지만, 청조 이후의 새로운 국가를 모색하고자 하는 다양한 정치적 지향과 시도들이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정치인들과 군벌을 무 자르듯, 구별할 수 없는데 그 당시의 정치는 마오쩌둥의 잘 알려진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 진리가 되는 무력이 기반이 되지 않고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위안스카이, 쑨원, 장쭤린, 장제스 등의 잘 알려진 인물들뿐만 아니라 차이어, 돤치루이, 쉬스창, 천중밍, 우페이푸, 펑위샹, 왕징에이, 궈쑹링 등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수 많은 인물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오는 탓에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금방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도 모를 이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의 과정에서 근대 국가에 대한 상들이 경쟁하고, 보다 명확해진다.
이 책의 묘미는 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유익했던 점은 열강 및 국제 정세와 그 당시의 중국 상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부분이었다. 특히 11장에서 독일이 자오저우만을 조차하고 산둥을 지배하게 된 사연과 과정, 일본이 독일과의 전투에서 이기고 그 이권을 넘겨받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그동안 알고 있던 단편적인 사실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아 유익했다. 그리고 따로 설명 박스를 만들어 지금껏 잘 못 알려지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거나 재해석해 놓았는데 이 부분들도 단순한 재미 이상이다. 예컨대 국민당(국공합작)의 군사 고문으로 활약했던 소련인들의 하나같이 비극적인 결말(죽음)은 과연 소련이 국민당을 지도할 도덕적인 자격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중국에 대한 대단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중국 근현대사 관련 도서를 대여섯권 정도 읽어본 독자의 입장에서는 당시의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지도들, 그 당시 건설된 중국의 철도 지도(징펑철도, 징한철도 등)들, 그리고 부록에 있는 연표가 내용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워낙 인물들이 많이 나와 인명 사전을 부록으로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것까지 넣었으면 너무 두꺼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이 정도의 분량에, 이 정도의 질이면 대단히 만족스럽다. 두껍긴 하지만, 읽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 설명이 풍부하고 재미있어 금방 빠져들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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