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일이 안 되거나 못 했을 때 좌절하고 포기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 있게 도전했는데 어려워서 실패하니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좌절감. 이 책, <트럼펫을 부는 백조>에는 그런 어려움을 겪은 한 백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백조가 트럼펫을 불고, 글을 쓰고, 돈을 번다는 것. 아무도 믿지 않을 이야기였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백조가 트럼펫을 분다고....?!’라고 생각했다. 난 호기심이 생겨서 <트럼펫을 부는 백조>를 읽기 시작했다.

 메인 등장인물 중 하나인 샘은 열한 살 남자아이로 몬태나에서 산다. 샘은 한 달마다 아빠랑 캐나다로 캠핑을 간다. 샘은 어느날 혼자서 늪지를 탐험 하다가 트럼펫 백조 두 마리를 발견했다. 이 두 마리의 트럼펫 백조가 바로 주인공 루이의 엄마, 아빠이다.

 엄마인 펜과 (펜은 다 자란 암컷 트럼펫 백조를 말한다고 한다.) 아빠인 콥은(다 자란 수컷 트럼펫 백조) 몬태나의 래드락 호수에서 새끼를 낳기 위해 캐나다로 온다.

 펜과 콥은 적당한 곳을 찾아 둥지를 틀고, 펜은 얼마 후 알을 낳았다.

 샘이 펜과 콥을 보고 나서 한 달 뒤 다시 캐나다로 와 두 번째로 이들을 보았을 때 새끼 다섯 마리가 태어나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펜과 콥은 다섯 마리의 시그넷을 (새끼 트럼펫 백조) 샘에게 데려갔다. 네 마리의 새끼 오리는 삐악거리며 샘에게 인사했지만 막내 시그넷은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저 샘의 신발끈을 잡아당겼을 뿐이다.

 이 시그넷이 바로 언어장애를 가진 루이이다. 루이는 자신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게 속상해 샘에게 도움을 청하러 몬태나로 날아갔다. 그리고 샘이 다니는 학교에서 글을 배우고 칠판과 분필을 목에 걸고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갔다. 나는 루이의 대담함에 감탄했다. 비록 사람들 사이에서만 말이 통하겠지만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루이의 욕망이 잘 드러났고 백조가 어떻게 글을 쓰냐는 학교 선생님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배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는 보통의 콥처럼 사랑에 빠졌다. 세레나라는 젊은 펜이었는데 그녀는 아무리 루이가 칠판에 ‘사랑해’라고 써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녀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루이의 엄마는 얼른 루이의 아빠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아빠 콥은 그 소식을 듣고 루이에게 트럼펫을 가져다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악기 매장점에 가서 트럼펫을 훔쳤다. 트럼펫을 받은 루이는 기쁘고 아빠에게 감사했지만, 한편으론 악기 매장 주인에게 폐를 끼쳤을 뿐 아니라 트럼펫 값이랑 매장점에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트럼펫 부는 법을 익히자마자 돈을 갚기 위해 떠났다.

 나는 루이의 행동이 한편으로는 기특하고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트럼펫 값과 매장 수리비를 갚을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하고 고생할 것도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매장 주인은 분명 트럼펫 백조가 가게에 침입한 사실을 잊지 못해 다음번에 또다시 트럼펫 백조가 오면 총을 쏴 버릴 수도 있기도 했다.

 루이는 돈을 벌기 위해 또다시 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샘이랑 같이 쿠쿠스쿠스 캠프에 가서 나팔수로 일하고 보트장으로 날아가 보트를 이끌고 나팔을 불어서 보수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필라델피아의 버드 레이크라는 호수에 가서 나이트클럽에서 나팔을 불고 450 달러의 돈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는 하늘을 내려오는 하얀 트럼펫 백조를 발견했다. 그 트럼펫 백조는 바로 루이가 사랑하는 세레나였다. 세레나는 여행을 하다가 기진맥진해져서 바로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난 세레나를 루이는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로 깨운다. 세레나는 목에 다양한 물건들을 건 멋진 루이의 모습에 반하고 둘은 마침내 부부가 된다.

 나는 루이가 마침내 세레나랑 결혼하게 된 것을 축하했지만 루이가 모은 돈의 액수에 더욱더 깜짝 놀랐다. 4,420달러 78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00 만원이 넘는 큰 돈이었다.

 백조가 보통 사람들이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다니! 그 돈에서 루이의 정성과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삶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런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능력을 존중하고 사용하는 사람, 또는 모든 생물이 가장 빛나는 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못한다고 기죽지 않고, 슬퍼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맞서 싸우는 사람이 가장 멋진 사람이다.

 난 리코더를 처음 불 때부터 낮은 도 음과 레 음을 잘 못 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리코더를 못 불 거야. 내 손가락이 작은데 어떻게 리코더 구멍을 잘 막을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며 내 손가락 핑계만 댔었다. 그런데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매일매일 리코더를 연주한 끝에 이젠 낮은 도 음은 물론이고 높은 솔까지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엔 내 손가락이 문제가 아니라 내 생각이 문제였던 것이다. 난 날 믿지 못했었다.

 루이가 만약 ‘난 말을 할 수 없어. 아무리 내가 글을 배워 보았자 백조들 사이에서는 사용할 수도 없는데, 뭘.’이라고 생각하거나 트럼펫을 처음 불었을 때 잘 안 되자 ‘에이, 뭐야. 트럼펫을 어떻게 부는지 설명도 없는데 어떻게 불어. 난 불지 못할 거야.’라고 하면서 자신을 믿지 못하고 포기했으면 루이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한 백조로 살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루이는 트럼펫을 끝까지 잘 불었고 돈을 갚기 위해서 자신의 오른발에 있는 물갈퀴도 잘랐다. (당연히 루이가 할 수는 없었기에 샘이 대신 해 주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믿어라!’이다. 나를 믿어야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있다. 나를 믿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와 노력! 나는 이것이 바로 꿈을 이루는 비결 아닐까 싶다. 그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는 비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