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주의 눈은 예리하지만 웅숭깊다. 그의 가슴은 뜨겁지만 날뛰지 않는다. 그의 영혼은 맑지만 비겁하지 않다. 김건주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그대로 김건주의 인격이고 삶이다. 그의 통찰력은 이미 여러 책을 통해 나타났고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는 늘 겸손하고 다감하다. 특별히 젊은이들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과 애정은 요란하지 않되 조금도 가볍거나 삿되지 않다.
이 책에서 김건주의 글은 어떤 곁가지도 달지 않아서 간결하지만 응축된 사유와 성찰을 통해 길어낸 위안과 격려의 대화로 가득하다. 대화는 독백이 아니다. 그는 결코 제3자의 입장에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먼저 자신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두 손 마주 잡으며 자신의 성찰을 건네고 당신의 말을 경청한다. 그의 글들은 사변에 의존하지 않고 통찰과 공감으로 곱게 짠 보자기다.
단 한 줄의 설교도 훈계도 없이 내가 나에게, 나 같은 너에게 고스란히 고백하는 삶의 성찰은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연대하고 있음을 조용히 일깨우는 메시지일 것이다. 무맛처럼 담백하지만 씹을수록 달디 달고 시원해지는 소생의 언어들이기 때문이다. 김건주는 그렇게 사람과 세상과 삶에 대해 사유하고 글로 빚어내는 사람이다. 빛나는 글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건 진심과 사랑의 글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고 그런 글을 빚어냈다.
“인생의 밤, 하룻밤이라고 하기에는/너무 길고 너무 검은 밤/그 깊은 밤을 지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라는 고백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노래다. 그의 간절한 기도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을 단 한 줄도 스치듯 읽을 수 없다. ‘봄볕 좋은 날’에 “벚꽃처럼 짧은 만남이어도/영원처럼 오랜 설렘을 남기는 만남”처럼 그의 모든 문장이 꽃바람처럼 나비의 날갯짓처럼 내 가슴에 박힌다.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곧 나이기에. 경건하되 비감하지 않은 기도처럼.
- 김경집 (교수, 『인생의 밑줄』, 『인문학은 밥이다』의 저자)
아주 오랜만에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을 읽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무심코 읽었는데 이내 생각에 빠지게 하는 그런 책입니다. 딱딱한 전공 서적을 주로 읽어온 제겐 모처럼 산뜻하고 행복한 책 읽기였습니다. 그래서 반가웠고,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추천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늦가을 [‘나 홀로 사회’의 사회학]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나 홀로 사회’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인구학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명암이 있듯, ‘나 홀로 사회’에도 빛과 그늘이 있습니다. 나 홀로 삶은 개인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로움도 안겨줍니다. 우리 인간은 때때로 고독해야 하지만, 이 고독을 그대로 놓아둬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은 본디 혼자 살아가는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외로움을 극복할 방법 중 하나가 여기에 있는 듯합니다. 『내가 나에게』라는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라며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묻는 글은 사회라는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살이 찢어지고 헤어져 만신창이가 된 나를 살포시 안아주며 토닥토닥 위로하는 듯합니다. 또, ‘꼰대의 침대’라는 글은 혹여나 내가 그런 모습이 아닌지를 정직하게 돌아보게 하는 듯합니다. 이렇듯 이 책은 내가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들을 조용히, 그리고 공감을 더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희망보다 불안을, 소통보다 절벽을, 연대보다 분노를 더 느끼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불안보다 희망이, 절벽보다 소통이, 분노보다 연대가 넘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세상의 중심은 ‘나’입니다. 세상이 내게로 오는 게 아니라 내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자는 자신에게 말을 걸고, 이 말을 통해 다른 이에게로, 그리고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를 안아주고 응원하는 책! 이 책 『내가 나에게』를 읽으며 부디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흉터가 남지 않도록 ‘나’를 잘 돌아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세상을 뒤흔든 사상』, 『예술로 만난 사회』의 저자)
“현진아, 안녕? 잘 지내지?”
50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나는 내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물었다. 그러곤, 나에게 인사한다는 것이 이토록이나 떨리는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안녕, 잘살고 있니? 불편한 것은 없어? 하고 싶은 것은 뭐야?”
일 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쉬고 있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내게 이 책은 충분히 충전할 시간을 선물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수고 많았어. 살아내느라 참 애썼어. 그것으로 되었어. 고마워.”
“나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이제부터 진짜입니다.
이제부터 걷는 걸음이 내가 원하는 것을 완성하는 걸음입니다.”
이상하게 참 쉬운 말들인데, 남한테 했던 말들을 내게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르는 제자. 우울증을 앓고 있는 그 제자가 자신과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내가 나에게』라는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넘어져도, 뒤뚱거려도 괜찮으니 너의 길을 걸으렴.”
『내가 나에게』는 사랑의 전염성이 있다.
스스로 다정한 말을 거는 낯섦을 통해 내가 좋아지는 글이기에.
- 박현진 (건축사, 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대표,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사회에 나온 후 지금까지 다큐멘터리스트로 여러 현장을 다니며 열심히 달려온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꿋꿋하게 한길만을 보고 온 것 같겠지요. 하지만 저는 마라톤 주자가 아니라 단거리 주자였습니다. 전력 질주하고 뒤돌아보고, 다시 질주하고 뒤돌아보고... ‘내가 잘 달려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기도 했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보통 사람의 일상적인 삶을 사는 게 제일 힘든 거 아냐?”라고 동료 PD들과 진지한 농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책, 『내가 나에게』는 이런 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도전해라!’, ‘하고 싶은 것은 뭐야?’, ‘너는 너로서 살아가면 돼.’
40대에 들어선 이후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내가 듣고 싶었던 응원의 말을 이 책을 통해 들었습니다. “내 삶을 온전히 긍정하고 나답게 살아가라!” 오랜 친구의 응원 같았습니다. 가끔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흐려져 응원과 치유가 필요할 때, 이 책을 다시 펼쳐야겠습니다. 이제는 질주를 멈추고 좀 더 여유롭게 내가 왔던 길과 앞으로 갈 길을 바라볼 것입니다.
- 신정화 (PD, JH프로덕션 대표, 다큐멘터리스트)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커피를 마시면서도 스마트 폰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음식을 먹기 전에는 으레 인증 샷부터 찍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에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각자 개인의 삶에 충실하기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의 감정보다 대중의 분위기에 나를 구겨 맞추는 일이 오히려 익숙하고 편하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잃은 채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고독한 ‘나’를 향해 저자는 연필로 꼭꼭 눌러쓴 듯한 절절함을 담아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터부시되는 깊숙이 숨겨놓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다정하게 설득하며, 동시에 허상을 부추기는 현대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에 단호한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실질적으로 말과 삶이 다름을 경계하며 자신을 독려함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진실한 말은 사실과 일치하는 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과 일치하는 말이라고 강조한다. 머리로 아는 파편이 된 수많은 앎이 심장을 뛰게 하고, 나만의 심 박자에 맞춰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하는 그의 이야기는 저자 역시 그러한 삶을 살고 있기에 더욱 파워풀하게 다가온다.
감동을 주지 않는 일에 감동하는 척하며,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는 척하는 인생이 아는 척, 가진 척, 착한 척 등 수많은 ‘척’이 만연한 세상을 사느라 허비한 시간을 이젠 과감히 멈추어야 할 때다. 목적 없는 분주함을 멈추고 내면의 안과 밖을 바라보는 시선과 방법을 공유한 『내가 나에게』와 함께 진짜 ‘나다움’을 발견할 시간을 누려야 할 때다. 하루를 살아내며 나를 마주하는 용기와 격려가 필요할 때 언제든 수시로 읽어야겠기에 『내가 나에게』를 책장이 아닌 가방에 넣어본다.
- 조흔정 (선생, 이어드림 대표, 역사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