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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 저 / 이원복 | 민음사 | 2020년 01월 30일 | 원제 : Le Roi des Aul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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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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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610g | 132*225*27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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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미셸 투르니에 (Michel Tournier)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 대학교와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어린 시절부터 철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스물다섯 살 때 치른 대학교수 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에리히 레마르크 등 독일 문학 작품 번역에 몰두하였다. 1954년부터 5년간 유럽 제1방송에서 문화 프로그램 PD로 근무하였으며, 플롱 출판사에서 10년간 문학 편집부장을 지냈다. 1967년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192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 대학교와 독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어린 시절부터 철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스물다섯 살 때 치른 대학교수 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에리히 레마르크 등 독일 문학 작품 번역에 몰두하였다. 1954년부터 5년간 유럽 제1방송에서 문화 프로그램 PD로 근무하였으며, 플롱 출판사에서 10년간 문학 편집부장을 지냈다. 1967년에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재해석한 데뷔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어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받는 『마왕』을 발표하여 1970년에 공쿠르상을 수상했고, 1972년에는 공쿠르상을 심사하는 아카데미 공쿠르 종신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첫 번째 작품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면, 이 두 번째 작품은 괴테의 유명한 발라드 「마왕」과 「요정들의 왕」이라는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왕』은 『양철북』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전쟁 문학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셸 투르니에 최고의 환상 소설이다.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에서는 자신의 기독교 교육과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받은 영감을 아름다운 성화에 바탕을 두고 재창작했다. 중동의 이국적인 풍물과 구약성경에 대한 뛰어난 학식을 바탕으로 흑인 아기 예수와 그를 경배하러 떠난 동방박사의 여정이 신화적 상상력을 자아낸다. 백인 여자 노예에게 격렬한 호기심과 동시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왕국을 떠나는 흑인 왕 가스파르, 학문과 예술을 사랑하지만 모습과 형상이 일치를 이루는 기독교 예술을 찾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니푸르 왕 발타자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다툼에 환멸을 느끼고 아기 예수를 통해 '연약함의 힘, 비폭력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팔미렌의 왕자 멜쉬오르를 통해, 진리를 찾아 떠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책이란 피를 많이 흘려 마르고 굶주린 새들로, 살과 피를 가진 존재- 즉 독자를 찾아 그 온기와 생명으로 제 배를 불리고자 미친 듯이 군중 속을 헤매어 다니는 것이다." 『흡혈귀의 비상 : 미셸 투르니에 독서노트』는 프랑스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독서 노트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광범위한 사료를 바탕으로 재창조한 비평이 가히 프랑스와 유럽의 문학, 사회사를 방불케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셰익스피어'와 만나고, 뜨거운 낭만주의, '보바리 부인과 토마스 만이라는 거대한 산맥에 대한 통시대적 고찰이 시도되고 있으며, 페로의 동화들이 사무엘 베케트와 나란히 서기도 하는 지적 탐닉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투르니에의 '글쓰기'는 다른 '책들 '속으로 파고드는 또다른 문학적 참여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소설가적 이력이 투르니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철학을 전공한 투르니에는 철학자이기도 하며, 파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교양 있는 교육을 받은 세련된 심미가이며, 1924년에 태어나 유럽의 격변을 몸으로 체험한 20세기의 증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투르니에는 긴 시간을 통찰한 하나의 두께 있는 시선이며, 유럽의 정신사를 담고 있는 지성이고, 인간에 대한 탐욕스러운 관심과 애정 그 자체이다. 1972년에는 공쿠르상을 심사하는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추대되어서, 프랑스 문단에서 대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획득했다. 1962년부터 파리 근교의 생 레미 슈부르즈 근처에 있는 슈아젤이라는 작은 마을의 옛 사제관에서 은둔 생활을 하였고, 2016년 91세의 나이로 타계하였다.

저서로는『메테오르』, 『황야의 수탉』, 『가스파르, 멜쉬오르, 그리고 발타자르』 ,『질과 쟌느』, 『움직이지 않는 떠돌이』, 『금 물방울』,『로빈슨과 방드르디』, 『사랑의 야찬』, 『지독한 사랑』, 『피에로와 밤의 비밀』, 『푸른 독서 노트』 등이 있다.
원광대학교 불어불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랑슈콩테 대학교에서 미셸 투르니에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미셸 투르니에의 『마왕』에 나타난 신화 연구」, 「미셸 투르니에의 작품에 나타난 여행의 역할」 등이, 옮긴 책으로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 『방드르디, 원시의 삶』, 『메테오르』, 『환상 여행』, 『일곱 가지 이야기』 등이 있다. 원광대학교 불어불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랑슈콩테 대학교에서 미셸 투르니에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미셸 투르니에의 『마왕』에 나타난 신화 연구」, 「미셸 투르니에의 작품에 나타난 여행의 역할」 등이, 옮긴 책으로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 『방드르디, 원시의 삶』, 『메테오르』, 『환상 여행』, 『일곱 가지 이야기』 등이 있다.

책 속으로

--- p.529

출판사 리뷰

괴테의 마왕이 살던 태곳적 밤, 미셸 투르니에의 소설로 부활하다

지독한 근시에 거구인 자동차 정비공 아벨 티포주는 어느 날 범죄 혐의를 받고 경찰에 기소되었다가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면소 판결을 받는다. 군에 징집된 티포주는 비둘기 사육병이 되었다가 독일군에게 잡혀 포로가 되어 동프로이센의 자연 보호 구역으로 보내진다. 티포주는 그곳에서 사슴을 사냥해 그 생고기를 자신이 기르는 사자와 나누어 먹고 동물의 배설물 연구에 심취한 괴링의 모습을 통해 식인귀의 원초적 광경을 목격한다. 전쟁이 깊어질수록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인종 실험은 가혹해지고, 어린 소년들이 소년병으로 징집되어 히틀러에게 제물로 바쳐진다. 어린아이의 순진함과 생명력을 사랑하는 동시에 갈망하는 티포주는 나치의 소년병 징집 임무를 맡게 되고, 자신의 모순적인 운명을 예감하며 ‘불길한 기록’을 쓰기 시작한다.

“칼텐보른의 식인귀를 조심하십시오.”
원초적 물신 숭배에 빠진 식인귀에게 희생된 아이들


『마왕』의 첫 장면은 주인공 아벨 티포주의 부인인 라셸이 느닷없이 “당신은 식인귀야!”라고 외치는 장면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티포주는 사실 어린아이의 순수성과 육체를 지나치게 갈망하는 퇴행의 징후를 보이며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무기력한 존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설이 전개되면서 다양한 양상의 식인귀들을 만나게 되고, 그 자신 또한 잔인한 식인귀와 전이되는 문제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원초적 식인귀는 인간의 본능을 조절하지 못하는 원초적 물신 숭배에 빠진 존재로서, 소설에서 언급되는 원초적 식인귀는 사슴 사냥을 즐기고 그 생고기를 자신의 분신과 같은 사자와 나누어 먹고 동물의 배설물 연구에 심취한 나치의 이인자 괴링의 모습에 가깝다. 티포주 역시 아이의 순진함과 생명력,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것을 넘어 만지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식인귀적 기질을 드러낸다.

투르니에가 식인귀 신화를 통해 고발하려는 주제는 상상적인 식인 풍습의 은유, 즉 전쟁과 나치즘, 정치적 목적으로 나치가 자행한 의학 생체 실험 등이다. 마왕이 달콤한 말로 소년을 유혹하고 결국에는 죽음에 몰아넣듯, 나치즘은 유전적으로 뛰어나다고 판단된 젊은이들을 조국애와 명예심이라는 이름으로 유혹하고 전쟁의 제물로 동원했다. 매년 4월 19일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열 살짜리 소년과 소녀 들을 50만 명씩 제물로 바치게 하고, 혈통이나 조상, 피와 죽은 자와 대지를 예찬하는 히틀러야말로 병적 허기증에 걸린 탐욕스러운 현대판 식인귀라 할 수 있다. 또한 독일의 우수한 소년들을 유혹하여 어린 생도들의 ‘살로 만든 대포’ 진지를 구축한 나치 사령관 라우파이젠, 인간을 실험실의 동물처럼 이용하여 의학 실험에 동원한 의사 블레트헨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4월 19일입니까?”
직원은 불신의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은 4월 20일이 우리 총통의 탄신일이라는 걸 모르시오? 독일 국민은 해마다 총통 각하께 열 살이 된 모든 아이들을 선물로 바칩니다!” 흥분한 직원은 그의 머리 위에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아돌프 히틀러의 대형 컬러 초상화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339쪽)

황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자, 누구인가
식인귀 신화에서 구원에 이르는 기나긴 생명 부활의 여정


칼텐보른의 성에서 일하게 된 이후 티포주는 괴테의 마왕처럼 바르브블뢰라는 말을 타고 동프로이센의 들판과 마을을 누비며 아이들을 사냥하고 데려와 나폴라에 가둔다. 독일의 소년들을 유혹해 전쟁에 동원하는 소년병으로 양성하는 특수학교인 나폴리에서 아이들은 인간성이 말살된 채 전쟁의 도구로 전락하거나 나치의 인종 유전학 연구의 대상이 된다. 나치의 만행에 일조하며 티포주는 점점 더 왜곡된 어둠의 거인이 되어 가지만, 역사상 가장 끔찍한 유대인 박해의 장소인 아우슈비츠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유태인 소년 에프라임을 만나면서 변하게 된다. 홀로코스트 독가스 살해 현장과 대형 화장터에 무더기로 쌓인 시체에 대한 에프라임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자신이 나방과 같이 나치즘의 불꽃에 현혹되었음을, 심장과 영혼으로 맺어진 형제 아벨의 학살에 조력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점점 회개하고 개종하는 ‘짊어지는 자’, 즉 소년 예수를 어깨에 태우고 고통의 길을 걸어가는 성 크리스토프의 희생적 행위를 닮아 가게 된다. 에프라임은 전쟁과 나치즘에 의해 왜곡된 어둠의 거인 티포주를 깨우치고 여섯 가지가 달린 황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영상 위로 사라지게 한다.

“꼬마야, 내 어깨에 올라타서 너의 『하가다』를 마저 외우렴. 자, 이스라엘 말에 올라타거라!” 티포주는 아이 곁에 무릎을 꿇으며 명령했다.
티포주가 에프라임을 어깨에 태우고 몸을 낮춰 문을 나서는 순간 콩 볶는 듯한 기관총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본문 552쪽)

식인귀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착한 일을 하면 긍정적 이미지로 변형될 수 있다. 처음에 티포주는 죽음 속으로 아이를 유혹하고 강탈하는 독일식 식인귀 마왕과 동일시되고, 그다음에는 아이를 짊어지고 찬양하고 구제하는 성 크리스토프와 동일시된다. 처음에는 아무리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 허기증을 가진 거인이었으며 가장 힘센 자를 주인으로 모시기 바라는 물신 숭배에 빠졌던 성 크리스토프 역시 일단 그리스도로 개종한 뒤로 죽음에 대항하는 수호성인이 된다.(「작품 해설」 중에서)

사실과 신화 교차시킨 소설 기법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경고하다

독일계 유태인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내용을 보며, 유능하고 뛰어난 이들이 어떻게 해서 악에 동조하게 되는지를 ‘악의 평범성’으로 정의했다. 괴물이나 악마를 연상시키는 악은 실체가 없으며 악의 평범성의 근원은 생각하지 않는 것, 즉 무사유(無思惟)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마왕』을 통해 전 세계가 나치에게 어떻게 세뇌당하였는지, 광적인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가 어떠한 심리적 기제로 작동하여 대중을 타락시키고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었는지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재현한다. 소설에서는 2차 세계 대전 전반을 다루며 나치의 폭력성을 묘사하지만 사실주의적 기법에 마왕과 식인귀 신화를 중첩시켜 보다 근원적인 악의 잔혹함을 드러낸다.

소설 속 라우파이젠의 설명에서도 언급되듯, 당시 독일 국민은 1차 세계 대전의 패전 이후 부채와 빈곤 경제적 위기, 화폐 가치의 하락, 극심한 실업에 시달려 자괴감을 겪었고 이러한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정치 지도자로 히틀러의 나치당을 선택했다. 나치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처럼 대중을 선동하는 연설과 군가, 깃발과 같은 상징적 의식을 통해 교란시키며 최면에 빠뜨렸고, 2차 세계 대전의 격변 속에서 파시즘은 괴링의 야만성을 닮아 가는 티포주처럼 평범한 이들을 악의 조력자로 변모시켰다.

미셸 투르니에는 『마왕』을 통해 평범한 이들도 마왕의 유혹에 빠지듯 파시즘에 현혹되어 잔혹한 식인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특히 순수한 혈통을 지닌 소년병을 전쟁의 희생 제물로 동원하여 자신들의 가학성을 정당화하려 했던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나치의 인종주의적 민족주의 세계관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무엇보다 투르니에는 티포주를 일깨워 황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에프라임을 통해, 전쟁의 광기로 인해 폐허가 된 대지일지라도 부활은 지속되며, 인간의 존엄은 존중되어야 하고 생명 회복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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