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치를 한 번에 결제하면 싸게 해준대서 헬스를 등록했다가 몇 번 가고 안 간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혹은 퇴근 후 힘들어 운동까지 할 힘이 남아있지 않는데 트레이너 분이 더 하셔야한다거나 왜 이리 못하냐고 해서 스트레스만 더 받은 기억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2만원의 철학>은 GOTO 피트니스 센터 구진완 대표의 경영철학 및 다른 센터들과 차별화된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피트니스 센터가 252억 원이라는 돈을 투자 받고, 서울 경기를 넘어 전국으로 지점을 만들고, 나아가 외국에도 지점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떤 점이 달랐기에 가능했는지 절로 궁금해졌다.

1. 기자가 쓴 GOTO의 철학과 비전

자신의 성공신화를 주저리 읊은 책은 솔직히 읽기 고역이다. 굳이 시간을 내서 책을 읽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듣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전문기자이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땐 성공한 CEO가 자신의 성공담을 내놓기 위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저자가 기자라서 의외였다.

정영재 기자가 2017년 ' 스포츠&CEO' 연재 시 새마을휘트니스를 운영하던 구진완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러다 1년 후 구진완 대표는 252억 투자 유치 성공했고, 정영재 기자에게 자신처럼 고졸에 신용불량자 출신 흙수저도 해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어떤 분이라도 책을 읽고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한다. 새마을휘트니스를 'GOTO'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말이다.

정영재 기자의 손을 거쳐 나온 구진완 대표의 이야기이기에 구대표의 철학과 비전이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와닿는다.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도 있어 생생하고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사처럼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한 기업의 이야기를 넘어 전체 피트니스 업계의 나아갈 방향, 세계동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개인 사업을 하는 분들이 어디에 눈을 돌리고 경영을 해야할지 목표를 세워야 할 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2. 신용불량자에서 CEO로

이 책이 끌렸던 제일 큰 이유는 구진완 대표의 이력이었다. 신용불량자에서 252억 투자 유치를 받는 회사의 CEO가 되었다는 이력. 언제부터인가 원래 잘 나서 잘 난 이들이 많은 시대가 되어 이런 성공스토리는 옛날 어르신들의 이야기에서나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자신의 노력으로 일군 성공이라니 그 비법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었다.

구대표는 체대로 진학하려고 했는데 집안 형편으로 부모님이 체대 입시 학원비를 대 줄 수 없다는 말에 좌절하고 분노해서 가출까지 한다. 결국 체대 입시도 떨어져 공과대학에 갔지만 맞지 않아 자퇴한다. 그러다 스쿼시 강사를 시작했는데 사장과 맞지 않아 차라리 사업을 하겠다고 나왔다. 엄마와 여동생의 카드로 대출받아 발레 댄스 학원을 열었는데 대박이 났다. 하지만 준비없이 뛰어든 탓에 사채를 빌리는 상황에 이르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가족 모두 말이다.

그 상황이라면 좌절해서 남탓하며 살 수도 있을텐데 같이 일을 시작한 친구들과 우유배달 편의점알바 신문배달까지 해 가며 디자인 회사를 운영한다. 그 과정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체득할 수 있는 것은 다 자기 것으로 흡수해 나중에 사업을 할 때 자신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힘들 때 함께한 이들과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구대표가 이런 힘든 시기를 거쳤기에 2만 원의 무게를 알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월 2만 원에 GX가 무료' 피트니스 센터 광고지를 본 적 있는 분들이라면 얼마나 파격적인 가격인지 알 것이다. 구대표가 힘든 시기에 헬스장에 너무 가고팠는데 가격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경험이 이런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싸기만 하다고 대박이 난 것이 아니다. <트렌드 코리아>를 꾸준히 읽는 구대표. '가성비'에 주목한다. 싸다고 다가 아니고 자신의 센터를 찾는 이들에게 힐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숯을 대거 비치하고 샐러드 바가 있는 지점, 키즈존이 있어 주부들이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는 지점 등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할지를 주목한다.

3. CEO의 자세

이 파트를 보고 정말 구진완 대표가 괜히 성공한 것이 아니구나 하고 정신이 드는 기분이었다. 성공의 보상은 차와 집 자신을 위한 투자라 여겼는데 성공을 맛 본 순간에 차를 팔고 몸가짐을 조심하자고 마음먹다니. GOTO와 구진완 대표가 앞으로 잘 될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봐도 그런데 투자자들 눈에는 어땠겠는가.

구진완 대표의 성품과 비전이 투자 유치에 큰 몫을 한 것이다. GOTO의 운영방법을 보면 단기간의 큰 수익보다는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트레이너를 정직원 형태로 고용해 4대보험까지. 잘하는 트레이너에겐 그만큼의 연봉을 보상해주는 것은 당연하고 실적이 낮은 트레이너에게도 압박을 가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지원을 해 준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너들도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그게 고객에게 돌아간다. 또한 트레이너들의 꾸준한 자기계발도 지원한다.

경품행사, 반신욕기, 프로모션 활용 등으로 2만 원을 내고 운동을 하는데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운동하고 싶지만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들이 접근이 용이하게 지하철 역에 'GOTO'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내기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메모하고, 자신을 형이라 칭하며 센터직원들을 다독이는 대표. 사람을 중요시 하는 대표. 자신의생각이 경전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대표. 비전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대표. 배울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귀를 기울이고 존중하는 대표.

누가 드라마나 소설에서 이렇게 대표의 캐릭터를 잡았다면 과하다고 커트했을지 모르겠다. 비현실적이라고. 하지만 정영재 기자가 풀어낸 구진완 대표의 모습은 이러했다. 회사 회의에도 참석하고 심지어 몰래 사비로 GOTO에 회원등록을 해서 지켜보기도 한 정영재 기자가 전한 이야기인지라 믿음이 간다.

꼭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꿈에 도전하려고 하는 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지킬 것 버릴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다시 뜨겁게 달리고프게 만드는 <2만원의 철학>이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