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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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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아침달 시집-004

숨쉬는 무덤

김언 | 아침달 | 2018년 09월 1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80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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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84쪽 | 125*190*15mm
ISBN13 9791189467012
ISBN10 1189467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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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산업공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98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백지에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시론집으로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등을 출간했다. 박인환문학상, 미... 1973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산업공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98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백지에게』, 산문집 『누구나 가슴에 문장이 있다』, 시론집으로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등을 출간했다. 박인환문학상, 미당문학상,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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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5년 만에 ‘첫 번째 표지이자 검은 얼룩’을 마주하며

아침달은 15년 전 출간된 김언의 첫 시집 『숨쉬는 무덤』(천년의시작, 2003년)을 복간해 새롭게 선보인다. 첫 시집 『숨쉬는 무덤』을 시작으로, 2005년 『거인』(랜덤하우스코리아, 2011년 문예중앙에서 복간), 2009년 『소설을 쓰자』(민음사), 2013년 『모두가 움직인다』(문학과지성사), 2018년 『한 문장』(문학과지성사),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문학동네)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시인은 같은 해 『숨쉬는 무덤』을 다시 한 번 선보이며 아침달과 걸음을 함께한다.

네 개의 부로 이루어진 『숨쉬는 무덤』은 이전에도 개정되면서 시편이 추가되고 빠지는 등 몇 번의 변화를 거친 바 있다. 동일하게 네 개의 부, 총 40편의 시로 독자들을 찾아갈 아침달의 『숨쉬는 무덤』은 새로운 표지와 부록 페이지를 보태어 신선함을 더한다. 아침달에서 재출간하는 『숨쉬는 무덤』 또한 ‘다시, 풀어놓는’ 형식이다. 시집의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전에 쌓아올린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다시 독자 앞에 선보인다.

오로지 안을 향해서만 열려 있는 저 무궁무진한 세계에서 내 삶과 앎과 운명의 항로는 일찌감치 정해져서 여기까지 왔다. 안에 있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세계에서 세계로의 여행. 이 시집은 그 여행의 첫 번째 표지이자 검은 얼룩이다.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을 대신한 한 점의 알록달록한 검은 얼룩. 여전히 불만스럽기 때문에 아직은 할 말이 많은 얼굴, 얼굴이기를.
?[표4] 글 중

시인은 [표4]에 수록한 글을 통해 『숨쉬는 무덤』을 ‘어디인지 모르는 세계에서 세계로의 여행’, ‘그 여행의 첫 번째 표지이자 검은 얼룩’이라 언급하고 있다. 이 ‘검은 얼룩’을 다시 세상에 내보이는 그는 15년 전에 쓴 ‘시인의 말’을 복간 시집에 그대로 옮겼다. 변한 것이 있다면 말미에 추가된 한 문장, ‘지금의 첫 비를 다시 생각하며’다. 짧지만 힘 있는 이 문장은 15년 만에 첫 시집을 재출간하는 시인의 기분을 설명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인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며 독자들을 만나왔다. 15년이 지난 지금, 김언의 ‘첫 번째 표지이자 검은 얼룩’을 마주하는 일은 독자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미지의 세계에서 다시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

나는 밖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밖이다
속에서 나를 끄집어내는 순간
이 순간에도 나는 밖이다
속의 당신이
속의 나를 후벼 파는
이 순간에도 나는 밖이다
속의 당신이 속의 나를 밀어내는
먼저 밀어내는 이 순간에도
나는 밖이다
?13쪽,「나는 밖이다」 중

다(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괄호 밖에 다 있었다(괄호 밖에 있을 때는 안에 다 있는 줄 알았었다(끊임없이 들어가는데도(개입하는데도 내가 내 글을 닫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까(처음부터 나는 이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모른다? 이보다 더 분명한 말이 있을까(나는 썼다가 계속 지운다(지우는 버릇이 있다(
?16-17쪽, 「방명록」 중

아무도 없는 마루를 저 혼자 떠도는
먼지가 안 보인다 문이 열리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그의 빈방이
안 보인다
?41쪽, 「숨쉬는 무덤」 중

김언의 시는 무한한 ‘밖’을 향해 있거나, 닫히지 않는 ‘괄호’(안이라고도, 밖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곳)에 위치한다. 닫히지 않는 괄호가 향하는 곳을 쉴 새 없이 쫓아가보아도 아무것도 ‘안 보인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한한 밖이거나 닫히지 않는 공간이라면, 그가 적어 내려간 시편들 또한 그의 삶과 앎과 운명의 항로와 마찬가지로 ‘어디인지 모르는 세계에서 세계로의 여행’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벌레가 되고 싶은 한 사람의 행방

아침달 시집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부록으로 수록된 산문 「벌레 교습소」다. 부록이라는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산문은 시편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부분 부분의 결이 오롯하게 닮아 있다. 「이명」, 「벌레와 너와 나의 관계」 등 시편에서 ‘벌레’를 만나왔기 때문일 테다.

(...)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에 벌레 교습소가 있다. 벌레 교습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의 집이 있다. 나의 방이 있고 거기에는 지금 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사니까 나 혼자 나오고 나 혼자 들어가는 그 방에서 누구라도 한 사람이 더 나온다면 누구보다 내가 더 반가울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곳에 한 사람의 방이 있고 벌레가 되고 싶은 한 사람의 집이 있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벌레 교습소가 있다.
?73쪽, 「벌레 교습소」 중

벌레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벌레와 무관한 자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 곳’에 위치한 벌레 교습소에는 다소 낯설고 기괴한 분위기가 감돈다. 각각의 장면만 따로 두고 보면 뭇 교습소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교습생들이 되고자 하는 것이 ‘벌레’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이질감이 곳곳에 스며 있다.

오늘 새로 등록하러 온 교습생 앞에서 관장이자 원장이자 소장은 이렇게 물었다. 왜 벌레가 되고 싶습니까? 벌레 교습소에 처음 발을 디딘 그 친구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벌레가 내가 될 수는 없잖아요. 관장이자 원장이자 소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등록 절차를 알려주고 석 달 치 교습비를 미리 받았다.
?71쪽, 「벌레 교습소」 중

‘왜 벌레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벌레가 내가 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대화는 ‘벌레 교습소’를 평범한 장소처럼 구성하면서 재미를 더한다. 벌레 교습소에 의문을 품는 단계를 건너뛰어 독자 스스로 벌레가 되어가는 상상에 이를 수 있게끔 만들기도 한다.

「벌레 교습소」에는 ‘열망하는 정도가 곧 재능’(72쪽)이기 때문에, 열망하는 자만이 벌레가 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져 있다. ‘이때까지 없던 단 하나의 벌레, 앞으로도 없을 단 하나의 벌레’(80쪽)를 위해 모여드는 교습생들 사이에서, 화자는 ‘성실한 다리 하나를 가졌으면 하는 소망’과 ‘비딱한 손가락 하나를 더 챙겼으면 하는 욕심’과 ‘못났더라도 등 뒤로 삐죽 솟은 날개에 몸을 매달고 싶은 욕망’(81쪽)을 품는다. 어쩌다가 벌레가 되고 싶어졌는지 물어도 대답을 해주는 이 하나 없는 「벌레 교습소」를 통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벌레가 되고 싶은 한 사람’(73쪽)이 있고, 그 사람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벌레 교습소’(73쪽)가 있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 자체가 아닐까. 그가 15년 전의 첫 시집을 ‘부끄러운 곳은 부끄러운 대로, 그럼에도 내세우고 싶은 대목은 내세우고 싶은 대로 이 시집을 다시, 풀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독자들은 15년의 시간을 함께 살아온 『숨쉬는 무덤』을 통해 여전히, 아직도 ‘할 말이 많은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시집과 함께 무한한 바깥,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여행할 준비가 되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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