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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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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 난다 | 2017년 07월 3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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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9.7만자, 약 3.2만 단어, A4 약 61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9607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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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을 거쳐,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역사적 상상력에 기반한 결백(潔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을 거쳐,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 마을에서」 외 5편의 시를, 1985년 『실천문학』에 「마늘밭에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역사적 상상력에 기반한 결백(潔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첫 시집인 『고두미 마을에서』(1985)는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리얼리즘적인 역사적 상상력을 보여주었으나, 이후 『접시꽃 당신』(1986)에서 사별한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 시집은 독자의 큰 호응을 얻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1989), 『당신은 누구십니까』(1993)와 같은 시집에는 교사로 재직하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 · 투옥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시, 옥중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슬픔의 뿌리』(2002), 『해인으로 가는 길』(2006) 등을 통하여 자연에 대한 관조를 통한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화해와 조화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창작과비평사, 1985), 『접시꽃 당신』(실천문학사, 1986),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1988), 『몸은 비록 떠나지만』(실천문학사, 1989),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제삼문학사, 1989), 『당신은 누구십니까』(창작과비평사, 1993),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문학동네, 1994), 『부드러운 직선』(창작과비평사, 1998), 『슬픔의 뿌리』(실천문학사, 2005), 『해인으로 가는 길』(문학동네, 2006),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창비, 2011)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푸른나무, 1990),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 배』(한양출판, 1994),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사계절, 1998), 『모과』(샘터사, 2000),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사계절, 2000),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좋은생각, 2004) 등이 있다. 그 외 『바다유리』(현대문학북스, 2002), 『나무야 안녕』(나무생각, 2007)과 같은 동화를 쓰기도 했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조 활동으로 해직 · 투옥되었다가, 1998년 복직되어 2004년까지 충북 진천 덕산중학교에 재직했다. 1990년 제8회 신동엽창작기금상, 2009년 제22회 정지용 문학상, 2010년 제5회 윤동주상 문학 대상, 2011년 제13회 백석문학상, 2012년 제20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2017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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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리뷰

아무도 아프지 마시라, 그 누구도 슬프지 마시라.
시인이 숲에서 보내온 60통의 연서(戀書)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가 새로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2008년 동명의 제목으로 선보였던 책이 꽤 오랜 동안 절판 상태였고 그사이 시인이 나서서 원고를 보태고 원고를 빼는 등의 새 작업을 행하여 2017년 새봄을 앞둔 작금에 새 볕을 쬐기에 이르렀습니다.

근 10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에 다시 읽는 이 책은 참으로 묘한 뒷맛을 남깁니다. 시인이 충청도 출신이라 딱히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천천히 읽히는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느린 보폭을 자랑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좀 묘한 형국이지요. 요즘 책들이 어떻던가요. 서둘러 에둘러 재빨리 어떤 요령 터득에 바쁜 기술들을 못 가르쳐 안달이 난 속도감을 자랑하기도 하거니와 깊이보다는 얕게 발 딛는 법을 알려주느라 정신이 없는 것도 사실 아니던가요.

씁쓸하지만 그런 마당에, 되레 제 마당 안에 독자를 되도록 오래 붙들려고 작정한 이가 있으니 바로 도종환 시인을 말하는 겁니다. 2004년 지병으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그가 보은 법주리 산방에 머무는 동안 되돌아본 생의 기록은 그러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죄다 되짚어야 다시 살 수 있는 것이기에 절절했습니다. 스스로를 도시라는 이름의 사막에서 구해내 숲속의 청안(淸安)한 삶으로 옮겨놓으니 사막에서 제 발바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갈증에 입술이 터지는 줄도 모르고 하루하루 바싹하게 심신이 말라가는 우리들이 아마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

도처에서 모래바람 같은 것이 몰려와 제대로 눈조차 뜰 수 없었던 시인. 세상의 큰일을 도모하느라 매일이 분주했으나 맘먹은 대로 뭔가를 행해내지 못해 억울함이 컸던 시인. 몸이 온전치 못하니 마음도 균형을 잃어 밥벌이조차 할 수 없던 까닭에 깊은 산중에 집을 짓고 홀로 텃밭을 일구며 지내야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시인은 그간 뜨지 못하고 산 하나의 눈을 새로 갖게 됩니다. “꽃이 끝없이 전시되어 있는 꽃 박람회에 가면 도리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못 만나고” 오듯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이 가 있어서 하나를 제대로 못 보고 산 자신을 그제야 제대로 보게 된 것이었지요. 다시 말해 “가까운 곳에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있는데 그걸 못 보고 끝없이 다른 곳을 찾아다니는 게 우리 삶이”란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었지요.

네, 끝내 자연이었습니다. 우리를 자연으로 낳아준 그 자연의 힘으로 시인은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숲에서 시인은 직접 쌀을 씻어 밥을 지어 먹었고, 텃밭에 푸성귀를 심어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했으며, 끼니를 세끼에서 두 끼로 줄여나갔습니다. 겨울에는 짐승들 먹을 시래기와 밤을 내다놓았고, 봄에는 할머니들을 따라다니며 나물 뜯는 걸 배우다 산천이 온통 먹을 것으로만 보일까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에는 아까시나무 꽃, 조팝나무 흰 꽃을 보며 빛깔로 화려하기보다 향기로 진하기를 소망했고, 가을에는 가을바람 한줄기가 마음을 다독이는 걸 알아갔습니다. 더불어 숲속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통해 천천히 삶의 주인 자리를 되찾는 기쁨을 느껴갔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온 우주와 교감할 수 있는 여유를 끝내 찾게 된 자의 그래서 더 소박하고 그래서 더 소탈하며 그래서 더 꽉 들어찬 생의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시인은 스스로 깨닫게 된 그 생의 여유를 삶에 그대로 대입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대라고 칭한 우리더러 이 숲에 언제 올 수 있겠냐고 부름을 한 건 시인이 자연을 통해 배우게 된 그 모든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바로 전하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인은 이 책의 페이지마다 우리들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주저앉은 김에 누웠다 가라고도 하고 밥도 한술 뜨고 가라고 하고 차도 좀 마시다 가라고 하고 동하면 술도 권커니 잣거니 하면서 졸리면 자고 가기도 하는 등의 유유자적을 좀 누리라고 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게 사람이라는 우리들 별이 저마다 반짝일 수 있는 힘이라고 말없이 가르쳐주는 것도 같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는 말씀의 경전이 아닙니다. 이 책은 말이지만 고요한 침묵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글이지만 따뜻한 악수 같은 책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꼭 껴안은 품처럼 따뜻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시인이 우리 앞을 마구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꼭 한발 뒤에서 우리 뒤를 따라주고 있는 연유입니다. 뒤가 든든하다는 안도, 그 안심으로 등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책입니다.
하루하루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우울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쳤는데 거기 딱 내게 하는 소리가 적혀 있다면 사람이 참 겸손해지고 맙니다. 빤히 아는 소리인데도 그걸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진정한 친구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겠지요. 이 책이 딱 그렇습니다. 쓴 자와 읽는 자의 보폭이 엇비슷한 책. 내 물음에 내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책. 가르치지 않고 배워보자 하는 책.

페이지 틈틈 화가 이인의 그림이 깜짝 선물처럼 들어차 있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원고를 읽고 내킬 때마다 하나씩 그려야지 하였는데 어느 순간 도화지에서 붓을 놓지 못하는 스스로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완성한 30컷의 그림은 아마도 진심이 전심으로 낳은 보물이겠지요.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이야기를 그림에 쏟고 있는 경험처럼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 이야기를 숲에 모여 토로하게 되는 경험, 그것이 바로 책의 원형적 기능이자 이 책의 궁극적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 한번들 두루 읽어봐주십사 합니다.


작가의 말

산에서 보내는 편지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이 문장은 숲에 있던 내가 사막에 있는 내게 던지는 물음입니다.

자주 목이 마르고 불안하고 지쳐 쓰러질 것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면 사막에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앞사람을 따라가지만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모르겠고, 길에서 낙오하면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가득차 있다면 사막에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어디가 길인지 모르겠고, 길을 잃을 때가 많은데 도처에서 모래바람 같은 것이 몰려와 눈을 뜰 수가 없다면 그대도 사막에 있는 것입니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살립니다. 떡갈나무 연초록 잎이 내쉬는 숨결이 내 안에서 내 생명의 일부가 되어 나를 살아 있게 합니다. 그늘을 만들어주고 열매를 주며 지친 몸을 쉬게 해주고 영혼의 거처를 만들어줍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합니다. 그게 숲입니다.

우리가 삶을 시작했던 곳이 숲입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 그곳이 숲입니다. 폭염에 저를 버렸던 이파리가 두어 달 뒤 다시 푸르게 살아나는 곳도 숲입니다. 십일월에 끝난 듯싶었다가 사월에 다시 시작하는 곳이 숲입니다. 생명력이 살아 있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조금 전까지 살아 있었는데 금방 죽음으로 변하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죽을 수 있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사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세상이 싫어지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살고 싶어지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황폐해지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풍요로워지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독한 사람이 되는 곳, 그곳이 사막입니다. 너 때문에 내가 선하게 변하는 곳, 그곳이 숲입니다.

그대가 있는 곳은 숲입니까? 사막입니까?
절판된 책을 다시 내는 이유도 그대가 사막에 있다면 다시 숲으로 오시도록 부르고 싶기 때문입니다.

2017년 이월의 숲에서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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