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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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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선

[ 제2판 ]
브라이언 다이젠 빅토리아 저 / 정혁현 | 인간사랑 | 2009년 11월 20일 | 원제 : ZEN AT WAR 리뷰 총점8.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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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644g | 153*224*30mm
ISBN13 9788974182953
ISBN10 8974182955

관련분류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저자 : 브라이언 다이젠 빅토리아
브라이언 다이센 빅토리아는 모든 계를 다 받은 소토선의 승려이다. 후부키 현에 있는 다이혼잔 에이헤이사에서 수련하였으며, 사이타마 현의 조쿠인 사의 전임 주지인 아사다 다이센에게 불법을 전수받았다. 도쿄에 있는 소토선 소속의 코마자와 대학에서 불교학으로 석사학위를 템플대학의 종교연구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가장 최근의 저작 『선 전쟁 이야기』(Zen War Stories, 2003) 외에 빅토리아의 ...
역자 : 정혁현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김리교신학대학 대학원을 마쳤다. 1992년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던 중 영화와 문화연구를 시작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문화이론 전문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한살림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성서와 공유사상』(Communism in the Bible, H. M. Miranda, 사계절, 1997), 『맥주 타이타닉 그리스도인』(Eyes Wide Open, W. D. Rom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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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일본불교의 “지하세계” 탐험기
러일전쟁(1904-5) 당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양국 사이의 반전 평화운동을 전개하기 위하여 일본 선불교의 지도자 샤쿠 소엔에게 연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소엔은 자신의 선사상에 입각하여 냉소적으로 거절하였다.
비록 부처는 생명을 취하는 것을 금하였으나, 그는 또한 모든 중생들이 무한한 자비의 수행을 통해 함께 연합할 때까지, 평화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르쳤소이다. 따라서 양립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 조화를 일으키는 수단으로서, 살생과 전쟁은 필요한 것이오.
모든 생명에 대한 살생을 금지하는 평화의 종교라고 알려진 불교에서 어떻게 이런 반응이 가능할까? 이는 일본 불교만의 특수성일까 아니면 불교 자체에 전쟁 폭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광적인 핵심이 있는 것일까?
『전쟁과 선』의 저자 브라이언 다이센 빅토리아는 이런 의문의 답을 메이지유신 이후 오늘날에 이르는 일본불교사의 맥락에서 찾아보고 있다. 그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된 이유는 미국인으로서 선승이 되기 위해 일본에서 수련하던 초기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불교계 대학인 가와지마 대학 졸업생이자 조동종 소속 선승으로서 자신의 신앙에 따라 당시 한창이던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조동종의 지도급 인사인 니와 렘포에게 호출되어 훈계와 함께 경고를 받았다. “선승들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네.” 그리고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승적을 박탈당하게 될 걸세.”

이 경험 이후 빅토리아는 25년 동안 “선승(禪僧)은 사회와 그 구성원들, 국가와 복지, 그리고 정치와 사회적 행동주의와 어떤 관계에 있으며,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탐구해왔다. 그에 따르면 그가 이런 문제를 연구하는 과정은 불교의 “언더그라운드” 혹은 “지하 세계”를 탐험하는 기묘한 체험이었다.
“선승들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네.”
그가 탐험한 일본 선불교의 “지하세계”에서는 “전쟁과 살육은 부처의 자비의 현시로 묘사되었다. 선(禪)의 ‘무아’(無我)는 천황의 의지와 명령에 절대적이며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복종이었다. 그리고 종교의 목적은 국가를 보위하고, 감히 국가의 자기 증대의 권리에 맞서는 나라와 인간을 처벌하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주장을 한 사람들이 서양에서는 선불교의 진인(眞人)으로 알려진 선사(禪師)들, 예를 들어 D.T. 스즈키나 하라다 소가쿠 같은 대가들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하라다는 전장을 깨달음을 위한 도량으로까지 칭송하였다. “저벅저벅 행진하라든가 탕탕 쏘라는 [명령을 받는다면], 이는 [깨달음]에 관한 최고의 지혜의 발현이다. 내가 말하는 선과 전쟁의 일치는 [현재 수행 중인] 성전[러일전쟁]의 마지막까지 확장된다.”
선승들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발언과 전장을 깨달음의 장으로 격상시키는 발언 사이에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까? 글쓴이는 이 모순적인 두 가지 발언 사이의 관계가 가장 첨예한 양상으로 드러난 시기를 1868년의 메이지유신과 1945년의 패전 사이로 본다. 그는 이 극단의 시기를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사회적 무기력증에 빠진 종교가 어떻게 정치권력과 결탁하는지를, 그리고 이러한 결탁이 종내는 신도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동원하는지를 살펴본다.
글쓴이는 나아가 이 극단의 시기가 단순한 일탈이었는지 아니면 선불교의 교리와 역사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문제의 발현인지를 묻는다. 따라서 책은 1868년부터 1945년에 이르는 극단의 시기 뿐 아니라 불교의 발원지 인도에서 불교가 전개되는 양상에서부터 동아시아 전체에 전파되면서 변형되는 양상까지 개괄하고 있다. 특히 글쓴이는 일본에 전래되는 과정에서 선불교가 일본의 국가 종교 이데올로기인 신도(神道) 및 사무라이정신인 무사도와 결합하여 나타나는 “사무라이 선”에 주목한다. 결국 일본의 선불교는 철저하게 지배자의 종교가 되며 민중적 역동성을 상실한다. 1868년 메이지유신 당시의 불교는 이와 같이 “화석화된” 무기력한 종교가 되어 위기에 봉착하고 있었다. 선불교는 내부의 창조적인 사유를 통해서 국가와 주체적인 관계를 갖는 데 실패하고, 국가의 방침을 불교적으로 정당화하는 철저하게 수동적인 국가 기구로 전락하였다.

과거사를 넘어서
이 책은 2006는 제2판이 발간되던 당시에 이미 독일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이탈리아어는 물론 폴란드어판까지 출간되어 유럽에서 열렬한 관심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어판까지 출간된 상태이다. 특히 일본어판은 일본불교계의 ‘늦어도 너무 늦은’ 전쟁참회 성명을 이끌어내는 도화선이 되었다. 비록 뒤늦은 참회 움직임이나마 일본의 제국주의 식민화 정책과 전쟁동원의 고통이 현재형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 사회로서는 반가운 일일 것이다. 『전쟁과 선뮡의 한국어판은 최근에 역시 ‘늦어도 너무 늦게’ 나온 『친일인명사전』의 발간과 함께 일본제국주의의 문제가 결코 지나가버린 과거사가 아니라 극복되어야 할 현재임을 일깨우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쟁과 선』이라는 책이 갖는 의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아니 현재적으로 진행되는 과거사 극복이라는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며 현재적인 의미가 있다. 이 책이 유럽에서 각광받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의 포스트모던 문화, 특히 포스트모던 종교문화에 관하여 매우 중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근대성을 비판하는 탈근대주의 학자들은 서구 근대성이 기독교와 결합한 인간중심주의이자 남성중심주의적 정신성을 배태하였으며, 오늘날의 갈등과 폭력 그리고 환경의 위기는 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주장해왔다. 그들은 그 대안적인 참조점을 ‘동양적 정신성’에서 찾아왔으며 특히 선불교는 동양적 정신의 정수로 평가되었다. 이때 탈근대주의의 ‘주체의 죽음’은 불교의 ‘몰아(沒我)’ 혹은 ‘무아(無我)’라는 교리와 대응된다. 오늘날 종교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문화적 분야에서 넘쳐나는 ‘뉴에이지’ 경향은 이러한 평가에 대한 대중문화적인 응답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근대성과 계몽주의적 근대성을 조심스럽게 구별하는 일군의 학자들은 이러한 ‘동양적 정신성’이라는 것이 동양 그 자체의 본질이라기보다 서구적 욕망의 시선에 드러난 동양, 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요구하는 정신성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따라서 그들에게 오늘날 서구에서 각광받는 불교는 결코 ‘동양의 불교’가 아니라 ‘서구불교’일 뿐이었다. 특히 슬로베니아 출신의 라캉주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이러한 비판의 선봉에 서있다. 그에 따르면 뉴에이지 종교 혹은 서구불교는 “광란의 시장경쟁 속도에 대하여 내적인 거리를 두고 무관심할 것을 설교하는 대중문화의 한 현상으로서, 이는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듯 보이면서도 자본주의 역학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완벽하게 참여하는 방법(『죽은 신을 위하여』, 45쪽)이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위하여 『전쟁과 선』을 폭넓게 참조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출신의 한국인으로서 한국사를 전공하는 학자인 박노자 역시 이 책을 참조하면서 종교와 사회에 관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종교는 극복되어야 하는가?
최근 한국사회에서 종교, 특히 이명박 정권과 결탁한 신보수 개신교는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대중적인 반감은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안티기독교’로 일려진 이들은 마치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가 기독교, 무엇보다 개신교에서 기인하는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종교는 그 사회적 위치 상 이러한 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 적극적인 행위자로 기능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모든 사회적 갈등은 정치적인 것이다. 이는 클라우제비츠가 갈등의 극단적인 형태인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계속이다”라고 주장한 바와 같다. 또한 보수적인 정치철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의 근본이 인간을 “적과 동지”로 나누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전쟁과 선』의 저자 빅토리아에게도 일본의 불교는 전쟁을 일으킨 주체가 아니라 동원된 대상일 뿐이었다.
문제는 종교가 이와 같이 정치와 주체적인 긴장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동원되어 정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정당화의 기제로 작동하게 되는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전쟁과 선』의 저자 빅토리아를 꾸짖었던 선사 니와 렘포의 발언은 정확히 그것을 보여준다. “선승들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네.” 정치에 무관심한 종교는 세계에 무관심한 종교이며 신자들이 구체적인 삶에서 견지해야할 종교윤리적인 원칙을 제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종교이다. 종교가 종교 그 자체에 머물 때 종교는 주어진 세계에서 무의미해지며 존재의 위기에 봉착한다. 비로 이 무기력증에 빠진 종교는 종교의 가르침이 아니라 제도화된 종교 그 자체를 수호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한다.
이 책을 옮긴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개신교 목사이다. 그는 옮긴이의 글을 통해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라는 선한 의지에 딴지를 건다. 그에 따르면 종교는 정치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와 대화하고 진정한 화해에 이르기 위해 종교간 갈등은 물론 종교 내부의 갈등도 불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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