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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07년 0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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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 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437g | 148*210*30mm |
| ISBN13 | 9788936433581 |
| ISBN10 | 893643358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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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학기 수업시간에 ‘바리공주’무가를 배웠다. 일곱 공주중에 막내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은커녕 환영조차 받지 못한 채 함 속에 버려진 바리공주. 버려진 것도 억울한데 15년이 지난 후에야 아비의 병 치료를 위해 부모의 부름을 받고 생명수를 찾아 길을 떠나 9년 동안 고생하는 효녀 바리공주. 전형적인 효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바리데기>라는 제목을 봤을 때, 최인훈의 구운몽이 문득 떠올랐고, 바리공주 이야기의 패러디인가?? 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는 권정생 작가의 <몽실 언니>가 계속 생각났다.
주인공 바리. 바리 역시 바리공주처럼 일곱 딸 중에서 막내로 태어났고 역시 버림받게 된다. 바리에게도 비극적인 삶이 펼쳐질 것을 출생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아지 칠성이 덕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바리는 할머니의 능력(?)을 이어받아 영혼들과, 그리고 흰둥이와도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김일성의 죽음은 북한에서 태어난 바리의 인생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아버지와의 이별과 함께, 다른 식구들과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바리가 가장 의지하고 기댔던 할머니의 죽음도 겪게 되고,.
작가는 이런 이별과 비극들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겪었던 가슴 아팠던 수난을 대신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분단을 겪었던 우리 민족의 경험, 그 자체를 넘어선 어떤 다른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일까. 끊임없는 이별과 떠돌아다녀야 하는 삶. 정착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삶. 바리공주가 아버지를 위한 생명수를 찾기 위해 9년의 고통을 견뎌냈듯이. <바리데기>의 주인공 바리 또한 끊임없는 유랑을 겪고 큰 바다를 건너 런던에까지 가게 된다. 지치고 고될 때마다 바리의 꿈에는 칠성이와 할머니가 나타나 버팀목이 되어주고 나아갈 길을 밝혀준다.
그럼 바리가 찾던 생명수는 무엇일까.
사람의 마음도 밥과 같아서
오래가면 쉬게 마련이라
자꾸 폐를 끼치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긴요할 때는
냉정하게 돌아선다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 소설은 책 두께에 비해 정말 빨리 읽어나갈 수 있었다. 술술 넘어가는 책장들이 아쉬울 정도로.. 구수한 바리 할머니의 사투리도 약방의 감초처럼 따스함을 자아내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리에게 바리공주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은 이렇게 따뜻한 분이신가보다.
그리고 타국에서 만난 할아버지. 달관한 모습의 할아버지는 바리가 지칠 때마다 끊임없이 희망을 심어준다. 그리고 동시에 이 책을 읽은 내게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아아.
사람의 인연은 하늘에서 미리 짜놓은 줄에
서로 연결되고 엮이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미리 짜여진 모양이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 여성의 한과 슬픔을 바리에 투영시켜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느끼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작품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는 기쁨도 함께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차분하게 저 자신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요.
버리다는 의미의 바리는 그 탄생부터 상처가 많은 이 땅의 딸이었습니다. 남아선호의 아들을 바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인식 속에서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난 바리는 그 태어남의 순간부터 다른 언니들보다 더 혹독하게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에게 버림받지만 삶과의 인연의 끈이 또 끈끈하게 이어지는 것이 또 그녀의 운명이었지요.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들에서 질곡같은 생의 아픔을 보면서 나 또한 한많은 이 땅의 딸이기에 충분히 함께 통감할 수 있었답니다.
북녘땅의 사투리가 녹아든 이 책 전반부의 풍경들 속에 한창 빠지다가 바리의 성장과정 속의 그칠 줄 모르는 삶의 질곡들은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고 한 쪽 가슴이 뭉클하게 뜨거워지는 느낌으로 계속 읽어나가고 공감하게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독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과정에서부터 정성을 쏟아붓는 황석영 님 작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동화되며 독서할 수 있다는데서 여실히 증명이 되는 셈이지요. 이 책이 벌써 다른 나라에서도 펴내질 수 있도록 약속이 되어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는 것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답니다.
하늘이 너를 지켜줄거라는 뉘앙스로 반복되는 할머니의 말씀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고난을 겪으면서도 꿋꿋할 수 있는 바리의 모습들과 현실과 몽환적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책의 흐름도 다양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는 독서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 그 속의 바리라는 주인공을 통해 북녘땅의 현실과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를 새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독서, 그것이 설화로 전하는 한국적 정서를 담아 더욱 공감하기 쉽다는 것에서 이 책은 두고두고 책장에 두고 가슴저린 슬픔과 함께 희망의 메세지를 찾고 싶을 때 꼭꼭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리데기에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세지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을 찾고 힘을 얻고자 하는 희망이 아닌가 합니다. 생명수라는 말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듯이, 힘들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바리만큼 힘들고 지치지만 희망을 안고 살고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는 느낌에 책을 덮은 후에도 한참 생각과 고민에 잠겼습니다.
바리데기를 통한 작가의 필력을 다시금 알고 느낄 수 있어 더욱 기쁜 독서시간이었습니다.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진 삶에 대한 윤활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바리데기를 통한 독서를 많은 현대인들에게 진지하게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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