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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시 참고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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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4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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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80g | 152*210*20mm |
ISBN13 | 9788963191010 |
ISBN10 | 896319101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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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시리즈 12권 세트 수상한 아파트+우리 반+학원+친구 집+식당+편의점+도서관+화장실+운동장+기차역+방송실+놀이터
전12권
박현숙 글/장서영, 유영주 그림 | 북멘토 | 2022년 04월 10일
140,400원 (10% 할인)
‘수상한 아파트’는 무엇이 수상할까? 락커들이 사는 곳일까? 동물들만 사는 곳일까?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온 미래 사람들이 살까? 그것도 아니면 아무도 살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이처럼 수백 가지의 상상이 떠올랐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을 읽어보니 단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모인 아파트일 뿐이었다.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수상하다기보다는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대체 이 아파트 안에서 무슨 수상한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졌다.
주인공 여진이는 부모님이 매일 다투셔서 혼자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방학 동안 고모가 사는 수상한 아파트로 가서 살게 된다. 그 아파트는 혼자 사는 사람만 입주할 수 있는 곳이었다. 또 이웃끼리 서로 말 한마디도 나누면 안 되는 곳이었다. 즉 간섭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아파트였다.
나도 여진이처럼 혼자 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내가 누나와 싸웠을 때, 숙제가 많을 때 혼자 살고 싶었다. 또 어른들과 한 엘리베이터에 타면 괜스레 어색하고 불편해지는 나에게는 이웃끼리 서로 말을 안 하는 것도 훨씬 좋고 편해 보였다. 그래서 수상한 아파트에 혼자 가게 된 여진이가 마치 선배처럼 느껴져 멋져 보이고 부러웠다. 바쁜 고모가 집을 비울 때마다 혼자가 된 여진이가 과연 얼마나 자유롭고 즐겁게 생활할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빨리 넘겼다.
그런데 수상한 아파트에 간 여진이는 막상 혼자가 되어보니 외로워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까칠하고 정이 없는 고모 때문에 부모님 품이 더욱 그리워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집은 더욱더 여진이를 외롭게 했다. 그래서 매일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엘리베이터에서 검은 비닐봉지가 발견되어 여진이는 호기심이 생겼다. 항상 그 비닐봉지가 놓여있을 때면 엘리베이터가 22층을 가리켰다. 여진이는 22층 할아버지가 수상해서 아파트 밖으로 나와 22층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베란다로 무언가 나와 있어서 이상한 마음이 들어 그 할아버지 집에 가보니 할아버지가 베란다에 쓰러져 있었다. 여진이는 119에 신고한 다음 경비아저씨를 불렀다. 당시 할아버지는 치매가 와서 장난감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엘리베이터에 놔두셨던 것이다. 다행히 할아버지의 건강은 괜찮았다.
여진이는 이 사건을 통해 혼자 살면 위기의 순간에 아무에게도 도움받을 수 없단 사실을 깨닫고 이제는 서로 간섭하며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다행히 여진이의 엄마 아빠도 따로 떨어져 살다 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어 화해를 하게 된다.
여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나도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혼자 살게 된 여진이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2층 할아버지처럼 아무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없는 인생이란 홀로 무인도에 떨어진 것처럼 너무도 슬프고 고독해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이 아파트가 ‘수상한 아파트’가 아니라 평범한 아파트였다면,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웃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고 교류하고 지내는 곳이었다면 이렇게 할아버지가 며칠씩이나 혼자 쓰러져 계시진 않았을 것이다. 평범한 아파트에 물들어 있던 호기심 많은 여진이가 이 아파트에 잠깐 머물러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도 막상 혼자가 되었을 땐 가족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었다. 예전에 부모님께서 1박 2일로 어딘가 다녀오신 적이 있는데, 나는 다음날 바로 학교 지각을 했다. 또 부모님이 안 계시니 밥을 배달시켜 먹어야만 했다. 숙제도 하기가 너무 싫어서 자꾸만 미루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안 계신 겨우 1박 2일이 내겐 1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살던 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항상 인사를 하고 “학교생활 어떠니?”라고 물어보시던 옆집 할머니께서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거리 두기를 하셔서 괜히 서운하고 더 어색했던 적이 있었다.
이 책과 여진이가 아니었다면 나는 함께의 소중함을 과연 깨달을 수 있었을까? 그때 잠깐 반짝이던 감정일 뿐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 기억 속에 묻어둔 그 소중한 감정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또 나는 이 책을 덮은 지 며칠이 지나면 이 감정을 묻어둘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이 그랬던 것처럼, 비슷한 경험이 다시 생기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다시 만난다면 나는 다시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함께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많은 책과 영화를 보고, 경험을 만들어나가며 세상 속에 어울려 지내는 사람으로 커가고 싶다.
제목:공동체의 중요성. 수상한 아파트
부모님들의 싸움으로 고모 집에 가게 된 여진이. 여진이가 생각하는 고모는 깔끔하고 단정한 고모였다. 그러나 막상 고모 집에 와 보니 고모 집은 온갖 쓰레기와 먼지로 가득 차 있었다. 고모네 아파트에는 특이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 누구에게도 아는 척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할 일만 하는 것이다. 여진이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호진이는 서로 친해지게 된다. 여진이는 22층 할아버지가 평소에는 빵을 사 드시다가 갑자기 안 나오시는 것을 보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2층 창문에 뻔쩍거리는 물체를 보았다. 여진이와 호진이는 22층 할아버지가 걱정이 돼서 문 수리공을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간다. 근데!! 할아버지는 창가 쪽에 쓰러져 계셨다. 할아버지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되었다. 의사의 말로는 할아버지가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서로 아는 척을 안 하는 아파트에서 드디어 사건이 터졌다. 우리는 삶 속에서 서로가 아는 척을 안 해주고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쓰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바로 22층 할아버지 사건처럼 큰 일이 터질 것이다.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산다. 그리고 그 공동체에서 나누고, 즐기고, 얘기해야지 진짜 사람이 긍정적인 모습을 할 수 있다. 나도 지금까지 서로 아는 척을 안 하고 내 일에만 신경을 썼는데,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나도 앞으로 공동체 속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더욱 아는 사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면서 고모네 집에 살게 된 여진이가 고모의 아파트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는다
여진이는누구와도 함께 살고 싶지 않았다
고모에게서 혼자 사는 방법을 배워 혼자 살고 싶어했는 혼자 사는 고모의 특징 배우기
지저분해도 참는다
불편해도 참는다
가끔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 노래를 부른다거나 엉덩이춤을 추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기
뻔뻔해야 한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가 있었다
여진이 고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은 아파트이다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에서 혹시라도 눈이 마주쳐 난감한 상황이 생길걸 대비해서 모든 주민들이 벽을 보고 선다는 점이 특이했다
여진이네 고모가 여진이가 청소를 해놓으니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야지 이러면 신경 쓰이고 불편하다고 하였다
집을 더럽게 쓰면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싫어하는 여진이의 고모가 이상했다
박서영 ‘수상한 아파트’
여러분! 제가 어려운 선택의 문제를 하나 내도록 하겠습니다. ‘왕따 당하기 VS 모든 사람이 나한테만 관심 갖기’ 선택하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동네사람들과 친한가요? 흠… 여러분은 깊은 고민에 빠지실 겁니다. 왜? 그동안은 이런 걸 생각해 보신 적이 없을 거니까요! 하지만 저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저는 함께 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살아야지 행복하고 더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두 번째 저는 동네 사람들과 친한 것 같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를 이웃과 같이 타면 꼭 인사를 하고 언제는 이웃에게 제 옷을 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으시거나 혼자만의 삶을 살고 싶다면 혼자 살아도 되겠죠?
여러분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아시나요? 이 드라마에서는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반찬을 한 번 만들면 옆 동네 앞 동네에 돌려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쌀이 떨어지면 나누어 쓰기도 합니다. 얼마나 보기 좋나요? 요즘도 저렇게 친하게 지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왜냐하면 요즘에는 서로 엘리베이터에서 간단한 인사만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각자의 길로 가기 때문이죠. 자, 지금까지 제가 말하고 질문한 것들은 모두 이 책 ‘수상한 아파트’와 관련된 내용 입니다!
이 책에는 주인공인 여진이와 고모, 엄마, 아빠, 2201호 할아버지, 경비원 아저씨, 호진이, 호진이 삼촌이 등장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여진이는 이혼을 앞둔 부모님 때문에 혼자 사는 고모네 집으로 가게 됩니다. 고모네 집에 들어가는 순간 여진이는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깔끔할 줄 알았던 고모네 집에는 썩은 식빵,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옷, 먹다 남은 밥 등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저도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바쁜 스케줄 탓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혼자 살면 지저분해도 아무도 잔소리를 안 한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여진이는 다음날 빵을 사러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신기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 신기한 광경은 바로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이 모두 다 벽을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나 세상에! 이런 광경을 처음보네! 또 여진이는 고모가 사는 아파트에 살면서 또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여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은 계속해서 엘리베이터가 22층에서 멈춘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어느 날 22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는 사람이 없고 무거워 보이는 검은 색의 비닐봉투만 떡하니 놓여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여진이는 더욱 더 궁금해졌는지 22층에 누가 사는지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여진이는 여기저기 다니며 알아낸 것은 22층 2201호에 사는 독.거.노.인 할아버지라는 것입니다! 두둥! 와!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어린 아이의 장난인 줄 알았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여러분은 ‘독거노인’에 대해서 아시나요? 혼자 사는 노인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혼자 산다면 참 외로울 것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 계속해서 2201호 독거노인 할아버지가 안 보이자 여진이는 호진이를 졸라 2201호에 몰래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베란다에 독거노인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진이는 119에 신고를 해 독거노인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휴! 독거노인 할아버지가 안 돌아가셔서 다행입니다. 이 모든 게 다 여진이 덕분인거 같지 않나요? 여진이는 이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고모가 사는 독신자 아파트에는 생활 수칙이 있었습니다.
지저분한 건 기본!
불편한건 옵션!
엘리베이터에 타면 벽보고 서기(눈인사 절대금지)
매사에 뻔뻔해 지기
남 일에 절대 간섭하지 않기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생활 수칙은? 여러분도 생각해 보세요.
1. 엘레베이터에서 인사하기
2. 서로 협동하며 살기
3. 관심 가져주기
여러분 제가 지금부터 함께 살면 좋은 점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함께 살면 웃음이 더 많아지고 심심하지 않습니다. 또 아플 때 누가 간호해 줘서 좀 든든하겠죠? 관심을 가져주면 외로운 사람들도 사라질 것입니다.
저도 결심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웃으며 인사도 하고, 작은 옷이 생기면 동네 어린 친구들에게 물려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먼저 도움을 주고, 미소를 전한다면 세상은 행복하고 웃음꽃이 활짝 필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의 우리 사회는 차가운 사회라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꼭 서로 협동하며 웃음 많은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끔찍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있는 이 바이러스는 벌써 우리와 1년 6개월 이상을 동고동락하고 있다. 안 그래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세상이었는데 강력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합세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욱더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고 경계하게 되었다. 마치 있는 힘껏 뾰족뾰족 가시털을 세우는 고슴도치처럼,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피며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미어캣처럼 말이다.
내가 저학년 때 우리 반 친구들은 마치 고슴도치와 미어캣 같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다. 개와 고양이처럼 자주 아웅대는 우리들에게 선생님은 마음속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이 있다.
“사람들 마음속에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방과, 남과 함께 살아가는 방. 이렇게 두 방이 있단다. 그런데 마음이 힘들고 화가 나면 함께 사는 방에 화살과 폭탄 같은 각종 무기들을 풀어 놓기 시작하지. 그렇게 무기들이 많이 쌓여서 함께 살아가는 방을 채우다 보면 그 방의 크기가 작아져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줄어들게 된단다. 그 많은 무기들은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화살이 되어 남을 향해 겨냥하게 돼.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신만을 위한 방에는 절대로 무섭고 위험한 무기를 쌓아두지 않고 오히려 방을 더 지키려고 애쓰지. 그러면 진짜 세상에서도 똑같이 자기 자신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단다.”
선생님께서 어린 우리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들려주셔서 여전히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 <수상한 아파트>를 읽다가 문득 이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혼자 사는 사람들만 있는 이 수상한 아파트 안에는 자기만을 위한 방만 넓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여진이는 엄마와 아빠가 심하게 다투어 이혼하게 되자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 혼자 살고 싶어진다. 그래서 혼자 사는 고모 집으로 가서 홀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 여진이네 고모가 사는 집이 바로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수상한 아파트인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웃들과 절대로 인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개인주의이다.
혼자라는 게 예상했던 것처럼 즐거운 일이 아니라 조금씩 실망감을 느끼던 여진이는 시골에서 올라온 호진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호기심 많고 정 많은 호진이는 자신이 사는 시골에서는 얼마나 마을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내는지 자랑하며 여진이에게 다가간다. 둘은 심심한 일 투성이인 이 아파트에서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비닐봉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 비닐봉지는 항상 22층 버튼이 눌러진 후 발견되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두 친구는 비닐봉지 범인을 찾기 위해 22층 할아버지 집에 들이닥쳤다가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하게 된다. 치매 끼가 있는 할아버지께서 비닐봉지에 물건들을 담아 엘리베이터에 넣어두곤 하셨는데, 하루는 건강이 쇠약해져 혼자 쓰러지신 것이었다.
나도 사실 여진이처럼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어른들은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쉽게 단정짓곤 하는데, 사춘기인지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혼자 있으면 자유롭기 때문에 그 시간을 원하게 되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이야기를 보니 혼자 사는 것이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혼자 있다가 할아버지처럼 아프거나 다치게 된다면? 그런데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다면? 이런 상상을 하니 마치 아득하고 칠흑 같은 우주에 혼자 둥둥 떠다니고 있는 듯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또 호랑이굴에 갇혀서 꼼짝없이 호랑이 밥이 될 신세에 처한 듯한 두려움도 느껴졌다.
여진이와 호진이가 마음대로 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말 그대로 ‘남의 일’인데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들어간 행동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나와 남 사이에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여는 일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우주에 혼자 떠 있는 외로움과 호랑이굴에 갇혀 있는 두려움에서 할아버지를 구했으니까 말이다. 무엇보다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으니까 말이다.
그날 선생님께서는 두 개의 방 이야기를 다 들려주신 후, 흰 도화지를 반 친구들에게 모두 나눠주셨다.
“자, 여러분. 남은 수업 시간 동안 이 도화지를 반으로 접어서 나를 위한 방과, 함께 사는 방 안을 직접 꾸며보세요. 함께 사는 방 안에 남을 해치는 무기가 아닌 어떤 것들을 채우면 좋을까요? 그리고 나만을 위한 방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텅 비워두면 내가 너무 외롭겠죠? 그 방에도 여러분이 채우고 싶은 걸 자유롭게 그려보세요.”
놀이처럼 즐거웠던 이 수업에서 나는, 함께 사는 방에 친구들과 나눠 먹을 맛있는 음식들과 같이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잔뜩 그렸었다. 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무지개빛 하트도 통통하게 많이 채워 넣었다. 그리고 나를 위한 방에는 내가 그때 가장 좋아했던 책과 게임기를 그려 넣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이거면 됐다!’고 굉장히 만족스러워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그림을 떠올리니 뭔가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과연 책과 게임기가 내 외로움을 모두 달래줄 수 있을까?’
이제 나는 자신만을 위한 방과, 함께 사는 방을 구분 짓는 까만 선을 지우고 활짝 열린 문 하나를 그려 넣고 싶다. 언제든지 방과 방 사이를 오고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여진이와 호진이가 굳게 닫힌 할아버지네 현관문을 활짝 열고 성큼성큼 그 안으로 들어갔듯이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코로나가 퍼져 있는 이 세상에도 이런 문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말 그 선생님 말씀대로 사람들 마음에 두 개의 방이 있다면, 코로나 때문에 많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남과 함께 사는 방에 위험한 무기들만 가득 채우고 있다면, 지금 당장 그 안의 무기들을 빼고 다른 것으로 채워 넣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만을 위한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지 말고, 두 방을 가로막는 벽을 허물고, 서로의 방을 오갈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열린 문 덕분에 더 이상 외롭지 않은 ‘나’는 그림 속에서 365일 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 열린 문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연 사람들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마음만이 할아버지처럼 외로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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