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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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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바보들

위기를 조장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위험한 선택

안근모 | 어바웃어북 | 2014년 04월 10일 리뷰 총점8.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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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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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14g | 153*224*30mm
ISBN13 9788997382262
ISBN10 899738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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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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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저자 : 안근모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YTN 공채 2기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기자 생활의 대부분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국내외 재정과 통화 정책의 핵심부를 밀착 취재했다. 이데일리 정책팀장, 채권외환팀장, 뉴욕특파원팀장, 경제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에는 국내 유일의 국제 경제 전문 매체 「글로벌모니터」를 창간해 편집장을 맡고 있다. 「글로벌모니터」를 통해서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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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험천만한 화폐 실험이
경제를 통제 불능의 괴물로 만들고 있다!

‘금융위기’라는 전대미문의 난제(難題)에 맞닥뜨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무제한 양적완화와 무기한 제로금리라는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맹렬히 돈을 풀어댔다. 그들은 시장을 지배하는 신(神)이기를 자처했고, 시장은 그러한 신의 계시를 맹목적으로 따랐다.
시장은 신이 디자인한 대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2013년 미국 경제는 성장의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택 건설과 소비도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5월 들어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단 두 달 사이에 1%포인트 이상 폭등했다. 그리고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해외 중앙은행 등 공공기관들은 미국 국채를 총 500억 달러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미국 국채시장에 쏟아 부은 돈의 3분의 1 이상이 해외로 이탈해버린 것이다. 연준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거둬들이며 시장을 달랬다(127쪽).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 교수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경제 조작을 비판하며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라는 우화를 소개했다. 샤워실에 한 바보가 들어갔다. 더운물을 틀자 금세 뜨거운 물이 쏟아졌다. 질겁한 바보는 얼른 찬물로 수도꼭지를 돌렸다. 이번에는 차가운 물이 쏟아졌다. 깜짝 놀란 바보는 다시 뜨거운 물을 틀었다가 혼쭐이 났다. 바보는 물만 낭비하고 정작 샤워는 하지 못했다. 완전고용을 이끌겠다며 온수 꼭지를 열어젖혔던 중앙은행이 뜨거운 물(인플레이션)에 화들짝 놀라 다시 냉수 꼭지를 급히 틀어 젖힘으로써 경기 침체와 실업, 빈부격차를 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경제 위기를 조장하는 ‘샤워실의 바보들’ 즉, 정부와 중앙은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며,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과신과 과욕의 결과는 거품과 붕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끝없는 반복이다. 그들의 예상과 달리 경제는 통제 불능의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국내 유일의 ‘중앙은행 관찰자’(central bank watcher)로 불리는 저자는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재정과 통화 정책, 그리고 경제를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재연하고 있다. 오늘날 경제에 한해서 정부란 곧 중앙은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계 경제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동기와 의도, 수단, 그리고 그 부산물을 정치하게 분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앙은행은 세계 자본 흐름의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휘두르는 화폐 발권력의 숨은 수혜자는 누구인가
무제한적인 화폐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은 ‘현대판 연금술’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은행의 작은 제스처에 세계 모든 자산은 금이 되었다가 돌이 되기도 하며 가치가 등락한다. 벤 버냉키의 후임으로 새롭게 연준의 수장을 맡은 재닛 옐런이 “(버냉키의)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중앙은행의 실체는 무엇이며, 중앙은행이 휘두르는 화폐 발권력의 숨은 수혜자는 누구일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행정부는 의회가 승인한 범위 안에서만 부채를 확대(국채 발행)할 수 있다. 여기에 ‘이자’라는 경제적 제약도 작용한다. 행정부의 채무 부담 행위는 시장에 의해서도 통제된다. 빚이 많은 국가가 발행하는 국채에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거나 이들의 국채를 외면함으로써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의 국가가 구제금융을 받게 된 것은 국채시장 참가자들이 더 이상 이들 정부에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지폐는 국채처럼 채무로 분류된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지폐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이자 부담 없이 부채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채무를 늘릴 수 있다. 2014년 1월 9일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부채총액은 3조 9732억 달러에 달했다. 약 5년 사이에 네 배로 증가했다. 이 모든 결정은 대통령이 임명한 관료에 불과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투표 위원들에 의해 내려졌다. 연준은 빚을 낸 돈(화폐 발행)으로 주로 미국 국채를 샀다. 이것이 바로 양적완화다. 연준은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 정부에 돈을 직접 빌려준 것과 똑같은 효과를 냈다. 이렇게 함으로써 미국 행정부는 의회의 민주적 통제, 이자 부담이라는 경제적 규제와 시장의 통제를 피할 수 있었다. 금융위기 이후 현대 선진국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란 정부의 자유로운 채무 부담 행위를 의미하고 있다(129~131쪽).
천문학적인 규모로 미국 국채를 사들인 연준은 경기가 회복되거나 보유한 채권 가격이 2%만 떨어져도 누적 적자가 자본금을 넘어서는 자본 잠식 위험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연준이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켰다. 2011년 연준은 이익계정을 날마다 대정부 이익금 납입채무로 매칭시키는 회계조정을 통해 파산하지도, 자본금이 잠식되지도, 심지어는 적자를 내지도 않는 불사(不死)의 힘을 얻게 됐다(42쪽).

퇴출당할 운명에 처한 양적완화정책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지탱한 정책은 ‘양적완화’였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주저하지 말고 돈을 풀어라. 정부가 얼마든지 쓸 수 있게. 모자라면 더 풀어라. 그게 중앙은행이 할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설파하며 돈을 살포했다. 그렇게 풀린 돈이 3조 달러가 넘는다. 연준은 2014년 상반기 말까지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경제는 더 이상 양적완화정책이 필요 없을 만큼 회복되었을까?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유례없이 많은 돈을 동시에 쏟아냈는데도 불구하고 실물경제는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연준이 제로금리정책을 펼친 결과 미국 은행들이 대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윤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채권을 사들이면서 민간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채권은 줄어들었고, 대신 민간이 보유한 현금은 늘어났다. 대출을 초과하는 잉여예금은 폭증했다. 이 돈은 모두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으로 몰려갔다. 그 결과 금융자산시장은 초호황을 누리고 실물경제는 계속 죽을 쒔다(85쪽).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가 커질수록 빈부격차는 더욱 빠르게 확대됐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펼치자 미국 가계의 주식자산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과실(果實)은 주로 부자들에게 돌아갔다. 미국 최상위 1% 계층은 자산의 50% 이상을 주식으로 가지고 있지만, 전체 가구의 60%에 해당하는 중산층은 자산의 10%가량만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75쪽).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침체에 빠져 있는 동안 이머징 국가는 호황을 누렸다. 수출이 막힌 이머징 국가들은 금리를 내리고 재정 지출을 대폭 확대하며 강력한 내수부양정책을 펼쳤다. 이머징 국가의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경제성장률이 다시 솟아올랐다. 선진국의 제로금리 양적완화정책은 이머징 마켓에 기름을 부었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휘발성 강한 자금들이 이머징 마켓으로 물밀 듯이 밀려왔다. 이머징 국가는 고성장했고, 침체에 빠진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쥔 듯했다. 하지만 부채가 견인한 성장은 금세 한계에 봉착했다. 2013년 무렵이 되자 이머징 국가들은 빚을 더 내도 성장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연준이 돈 풀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머징 마켓에 투입됐던 자금은 미국으로 재빨리 회수됐다. 지금 이머징 마켓은 위기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다(258쪽).
이처럼 양적완화정책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 빈부격차의 확대, 이머징 마켓의 거품 등 온갖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떠받들던 양적완화정책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정책으로 평가받으며, 퇴출당할 운명에 처했다.

위기의 씨앗을 잉태한 새로운 화폐 실험들
금융위기를 맞닥뜨린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1930년대와 같은 실물경제의 대공황은 빗겨갈 수 있었지만, 장기간의 저성장과 고실업, 디플레이션 압력은 퇴치하지 못했다. 2014년 2월 재닛 옐런이 버냉키로부터 미국 중앙은행의 의사봉을 넘겨받았다. 새로운 수장을 맞은 연준은 또 어떤 화폐 실험을 벌일 것인가?
옐런은 ‘통화정책으로 실업을 퇴치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녀는 20년 전부터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 서로 독립되어 있어 편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물가와 실업률이 모두 높은 상황에서는 물가보다는 고용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실업 문제를 해소한 뒤에는 얼마든지 다시 물가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즉 필요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에 근거한다(206쪽).
한편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저성장과 고실업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2011년,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CNN에 출연해 “외계인들이 지구를 공격하려 한다고 국민을 위협하자. 이렇게 하면 불황을 18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는 기괴한 불황 탈출법을 제시했다. 이 방법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주장한 ‘폐광에 화폐 묻기’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다. “정부가 빈 병에다 지폐를 잔뜩 채워 넣은 뒤 이 병들을 폐광산에 깊숙이 파묻는다. 그리고 그 위는 인근 도시에서 나온 쓰레기로 뒤덮는다. 민간기업에게 그 땅을 임대해 주고 지폐가 들어 있는 병을 다시 캐내도록 한다. 그러면 실업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그 결과로 공동체의 실질소득과 부는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로 증가하게 된다.” 크루그먼은 케인스의 ‘폐광에 화폐 묻기’ 논리를 이어받아 ‘외계인 침공’이라는 극단적인 비유를 통해 재정 지출 확대의 절박성을 강조했다(238쪽).
기준금리를 제로 밑으로는 더 내릴 수 없는 ‘제로금리의 하한 문제’는 현찰에 제공되는 0% 이자율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찰에 세금(보관료)을 매겨 아예 현찰을 없애자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현찰에 세금을 매기면 경제 주체들의 지출이 대폭 늘어날 것이다. 현찰에 보관료를 무느니 차라리 뭐라도 사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오히려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총수요와 통화량이 급팽창하면서 생산 활동과 인플레이션이 신속하게 되살아날 것이다(242쪽).
중앙은행의 새로운 화폐 실험들은 도탄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있을까? 양적완화와 같은 통화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으며, 재닛 옐런을 도와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어 갈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된 스탠리 피셔 박사의 말 속에 그 답이 있다. “중앙은행조차도 앞으로 일 년 뒤에 무엇을 할 것인지 알 수 없다.”
정부와 중앙은행 역시 개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이기에 탐욕스럽고 충동적일 수 있다. 지금까지 그들이 쏟아낸 많은 정책은 새로운 위기를 낳는 씨앗이 되곤 했다. 이들의 힘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과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서 민간의 삶에 매우 광범위한 해악을 끼칠 수 있다. 우리가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며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을 주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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