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당신이 알아야 할 브랜딩의 모든 것
국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를 아우르는 ‘요즘 브랜딩’의 핵심을 통찰한 저자는 400여 년 전 유럽 수도원에서 시작된 향수 브랜드가 지닌 역사성과 정통성의 막강한 힘을 보여주기도 하고, 강원도 속초의 어느 회냉면집 벽에 걸린 1세대 창업자의 낡은 사진에서 발견한 명품 못지않은 헤리티지의 응축을 전해주기도 하며, 메타버스 플랫폼에 마련된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최첨단 브랜드 경험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폐업 직전의 작은 카페가 캐릭터 하나로 일순간 되살아나 전국에 25개 매장을 지닌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가 되고, 한물간 ‘아재’ 브랜드가 전 세계적인 뉴트로 열풍에 올라타 10대들에게 사랑받는 ‘젊은 감성’의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감동적인 과정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성공하는 브랜드의 비밀을 들려주는 틈틈이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마케팅 실무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 기법과 분석 도구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을 올리는 퍼포먼스 마케팅, 빠르게 고객 프로파일을 만드는 방법, 광고와 마케팅 효율성 지표인 로아스, 고객 평생 가치, 리브랜딩 등 입문자들을 위한 필수적인 브랜딩 이론을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도 한다.
“요즘 브랜딩 어떻게 하나요?”
성공하는 브랜드의 8가지 비밀
저자는 “브랜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이 뒤처지지 않는 브랜딩인지 고민이 많지만, 정답은 없다”고 단언한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브랜딩은 더 이상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을 하는 중에 트렌드가 바뀌거나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브랜딩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더 어려워진 브랜드 홍수의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들려주는 ‘성공하는 브랜드의 8가지 비밀’에 그 답이 있다.
첫째, 눈길부터 사로잡는 디자인
디자인 감각이 중요해진 이미지 전성시대, 이제 디자인은 브랜드 본질을 감싸는 껍데기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가 되었다. ‘애플’이 10여 년간 브랜드 랭킹 1위를 고수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과를 키비주얼(브랜딩과 디자인에서 하나의 핵심이 되는 이미지)로 내세운 전략이 첫 번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제품을 비건 성분으로 만드는 화장품 브랜드 ‘시타’는 패키지까지 친환경으로 제작하고 있고, 폐업까지 고려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도넛 브랜드 ‘노티드’를 살린 것은 다름 아닌 곰돌이 캐릭터였다. 대나무 이미지를 간결하고 따뜻한 감성의 패키지로 만든 ‘담양제과’, 패키지 디자인에 화이트와 블랙 컬러만 사용해 ‘초신선’ 메시지에 집중하도록 만든 ‘정육각’,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CU’ 등 성공한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둘쨰, 좁고 깊게 파고드는 초세분화
이제 전국구 브랜드가 아닌 취향 중심의 세분화된 브랜드 시대, 저자는 ‘유명한’ 제품보다 ‘나에게 맞는’ 제품에 고객이 더 환호한다고 진단한다. 초세분화 시대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한 우물’만 판다거나 기존 타깃을 과감히 버린다거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 모바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전혀 뜻밖의 분야에서 명품화를 이뤄내기도 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1등 브랜드로 우뚝 서기도 한다. 김치 파우더 제품으로 미국 아마존 시장에 진출해 칠리 파우더 부문에서 판매 1위를 달성한 ‘서울시스터즈’, 캠핑 의자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헬리녹스’, MZ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성공한 ‘더현대 서울’, 원스톱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세탁소 ‘세탁특공대’, 젤 네일 스티커를 개발한 ‘글루가’ 등이 고객 초세분화 전략으로 성공한 브랜드들이다.
셋째, 취향 저격의 큐레이션
저자는 큐레이션 마케팅에서 성공하려면 빅데이터 활용, 고객에게 꼭 필요한 맞춤 정보 제공, 기존 제품에서 얻을 수 없는 독특한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 1위 OTT 플랫폼이자 다양한 콘텐츠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지금의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취향별로 영화를 추천해주는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이었으며, B2B 커피 전문 브랜드 ‘브라운백 커피’가 성공한 것은 데이터 집적과 고도화로 고객의 미세한 입맛을 저격한 덕분이었다. 빅데이터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현실적인 모범 답안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넷째, 독특한 경험을 만드는 브랜드 경험
고객들은 늘 독특한 경험을 원한다. 새로 보는 조합, 흔하지 않은 공간, 날것의 감성, 이국적인 느낌 등 완전히 낯선 경험을 찾아다닌다. 저자는 낯선 경험을 만들어내는 공간을 통한 차별화 마케팅을 하려면 일단 “발상의 전환과 과감한 시도가 필수”라고 말한다.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를 만들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인생 숏 성지가 되는 신세계백화점, 분홍색 벽을 배경으로 포즈를 잡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진풍경이 매일 펼쳐지는 로스앤젤레스 멜로즈 거리의 폴 스미스 매장, 올리브색의 벽과 예쁜 창문이 있어 곳곳이 포토 존인 서귀포의 카페 ‘미르’ 등은 고객을 위해 비워둔 상업 공간이 뜻밖에도 광고판으로 화답한 케이스들이다.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낸 마케팅 효과라 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오포오(O4O, Online for Offline) 시대에 맞게 출시된 GS25의 ‘나만의냉장고’ 애플리케이션, 가상 공간에 팝업 스토어를 연 ‘에그슬럿’ 등도 발상의 전환을 통한 이색적인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다섯째, 브랜드에 호기심과 호감을 더해 주는 스토리텔링
브랜드에도 서사가 필요한 시대이다. 저자는 “브랜드 서사는 최대한 짧고 강렬한 이끌림을 주는 한 문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충실한 브랜딩 사례가 바로 ‘쉐이크쉑’. 냅킨 한 장에 쓴 초창기 메뉴 구성, 주요 식재료 구성, 브랜드 요약이 지금의 쉐이크쉑 버거의 시작이었다. 브랜드 로고에 스토리를 표현하는 것도 좋은 브랜딩 방법이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럭셔리 차(Tea) 브랜드 ‘TWG 1837’은 고급스러운 패키지 디자인에 ‘The Wellbeing Group’의 이니셜인 TWG로 상표명을 만들고 싱가포르 상공회의소가 설립된 1837년을 상표 디자인에 넣어 역사적 서사를 담았다. 한편, 선글라스 브랜드인 ‘모스콧’은 웹사이트에 브랜드의 역사를 들려주는 타임라인을 올려놓아 브랜드의 정통성, 진정성,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400여 년 전 유럽 수도원에서 만든 향수에서 비롯된 ‘산타마리아 노벨라’는 브랜드 서사 덕분에 고객들에게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여섯째, 로컬리티의 극대화
지방에서 창업한 뒤 타 지역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브랜딩하는 공간이 늘고 있다. 저자는 지방 창업은 부동산 임대료나 운영비 절감은 물론 그 지역만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할 수 있어 장점이 풍부한데 “그 지역의 특색과 감수성을 살린 브랜드 스토리를 잘 활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이에 걸맞은 사례가 바로 강원도 강릉의 수제 맥주 공간 ‘버드나무브루어리’, 그리고 여수 특산물 갓을 이용한 ‘갓버터도나스’이다. 40년 이상 운영해온 기름집을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시킨 ‘방유당’, 100년 가까이 막걸리를 빚고 있는 ‘지평막걸리’, 할머니의 전통 레시피를 품격 있는 파인다이닝으로 승화한 강원도 정선의 ‘전영진어가’ 등은 오랜 가업을 물려받아 지역적 특색과 전통을 가미하고 극대화해 젊은 감성에 맞게 디자인한 리브랜딩 사례들이다.
일곱째, 의미 있는 팬덤 구축
저자는 브랜딩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고객이 과정 전반에서 직접 의견을 개진해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시장 반응과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디자인 베이스의 콘텐츠 회사 모빌스 그룹과 신한카드 등이 브랜드 제작 과정까지 공유하며 팬덤을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고객과 함께 팬덤을 구축하다 보면 고객이 홍보 대사가 되는 일도 자연스레 가능해진다. 사이클링 서비스에 영상 콘텐츠와 실시간 운동 관리 프로그램을 접목한 미국의 ‘펠로톤’의 헬스용 자전거는 기존의 서비스에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이다. 이 브랜드의 또 다른 전략은 고객이 주인공이 되게 하는 구전형 마케팅.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인 권한을 실어줘 고객이 자연스럽게 홍보 대사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브랜드 이밴절리스트(Evangelist)를 발굴하는 일이다. 이밴절리스트는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브랜드의 열성팬, 열성 전파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밴절리스트 발굴로 성공한 국내 사례는 압도적인 필링 두께로 유명한 ‘연세크림빵’과 두 달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사과떡볶이’다.
여덟쨰, 오래되어 더 좋은 친구로 거듭나게 하는 리브랜딩
저자는 “브랜드는 론칭하는 순간부터 숨쉬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브랜드 이해관계자는 브랜드가 살아 있는 동안 생명체를 돌보듯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의 취향은 매일 바뀌고 니즈와 트렌드 역시 눈에 띄게 빠르게 변하며 제품 간 경쟁이 무서울 정도로 치열한 오늘, 잊히고 사라지는 브랜드가 되지 않으려면 리브랜딩을 통한 체질 개선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성공시킨 사례가 바로 70여 년 역사를 지닌 ‘곰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지만 사람들에게 오래된 브랜드라는 것 말고는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점차 잊혀가던 곰표는 ‘곰표 패딩’ 출시로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밀가루를 연상시키는 흰 색상과 키치한 감성의 이 패딩은 곰표만의 오래된 디자인 감성이 젊은 세대에게 ‘힙함’으로 다가가게 만든 리브랜딩의 대표 사례이다. 덕분에 곰표는 오래된 밀가루 브랜드에서 일상의 좋은 친구 같은 브랜드로 되살아났다. 두꺼비 캐릭터 상품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어르신들이나 찾는 술에서 젊고 친근한 이미지로 탈바꿈한 ‘진로’의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성공한 브랜드 사례들이기에 제법 무게감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저자는 이를 때론 잔잔한 에세이처럼, 때론 감성 넘치는 여행기처럼, 때론 쿡쿡 웃음을 터트리는 짧은 쇼츠 영상처럼 펼쳐놓는다. 그래서 한번 손에 들면 단숨에 읽게 되는 ‘색다른’ 브랜딩 입문서라 자신할 만하다. 저자가 안내하는 길을 잘 따라가다 보면 이제 막 입문한 브랜딩 초보자에게는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용기와 자신감이, 고민이 많은 창업자에게는 브랜드 고민에 대한 해법과 안도감이, 매너리즘에 빠진 마케팅 경력자에겐 모티베이션과 인사이트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이 책 한 권이면 누구나 브랜딩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