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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년 07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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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128쪽 | 180g | 125*200*20mm |
| ISBN13 | 9788936424916 |
| ISBN10 | 8936424912 |
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오늘의책 #하리뷰 #시집
“슬픔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오늘도 출근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다정한 시편들
사라지고 잊히는 존재들을 보듬는 위로의 목소리
#슬픔은겨우손톱만큼의조각
#유현아
#창비
다정한 사람들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인 걸,
오늘도 아름다움을 꿈꾼다
2023년 여름
#시인의말 중에서
내 마음만 들여다보기 바빠서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나 하나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삶이라 타인의 삶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모두의 세계를 제대로 볼 줄 몰랐다. 보았다한들 모른체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불합리하고 불평등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만 아니면 돼, 집단 이기주의, 무관심과 이기심은 이미 만연해있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몸과 마음을 다해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쓸모없어보이는 글로도 그 마음을 다할 수 있기도 하다. 유현아 시인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지난 해 전주에서 북토크를 통해 만났는데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여러 시인들과 함께 이야기나누던 모습이 참 다정해보였던 시인이었다. 솔직하게 나는 시인을 잘 몰랐고 시 한 편 읽지 않은 상태였다. 그날 만나고 시집을 한 권 샀고 그 시집을 이제야 마무리지었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누구라도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동자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모습이 있을텐데(편견임에도) 우리는 모두 노동을 통해 삶을 꾸려가지 않는지. 우리의 삶 속에 노동의 현실이 무척이나 고단하고 끊임없이 해나가야 하는 것이 안타깝고 씁쓸하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희망을 볼 줄 아는 시인의 시선이 아름답다. 인류애 멸망이나, 인류애 바사삭이라는 말들이 나도는 현실에서 따뜻한 인류애를 보여주는 시인의 시가 귀하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티며 살아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괴로울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꿈을 꾸고 희망을 말하고 충실하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쓸모없는 시 한 편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슬픔을 이겨내게 하므로. 슬픔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 하더라도 끝까지 이야기 들어주는 이 있을 거라고.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일 뿐이니까.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바로 시라고 믿고 싶다.
어제의 꿈을 오늘도 꾸었다
아무도 위로할 수 없는 절망의 바닥을 보았다
바닥 밑에 희망이 우글우글 숨어 있을 거라고 거짓말했다
한장을 넘겨보아도 똑같은 달의 연속이었다
못 하는 게 없는 것보다 어쨌거나 버티는 게 중요했다
바닥 밑에 바닥, 바닥 밑에 바닥이 있을 뿐이라고
그럼에도 우리는
바닥에 미세한 금들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았다
바닥의 목소리가 뛰어올라 공중에서 사라질 때까지
당신의 박수 소리가 하늘 끝에서 별처럼 빛날 때까지
오늘도 달력을 넘기는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
당신의 애인에게서 내일의 꿈을 들었다
#오늘의달력
시를 읽는다 한들
공장으로 돌아가는 길이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고
함께 해고된 내 친구가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시를 듣는다 한들
어렴풋한 희망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우울의 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닌데
(…)
쓸모없는 시 한편이 여린 눈동자를 흔들며 다정하게 물들이고 있네
흔들리는 슬픔들이 모여 하늘하늘 공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네
#질문들-쓸모없는 시에 대한
슬픔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이제 모두 함께 슬픔을 빛이라고 말하자
편지는 늘 이곳에서 왔다
잠들어도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오길 반복하는 빛
사람의 말을 이어가는 시
#사람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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