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에 대한 현대적 분석
누구에게든 그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고유의 성격이 있다.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수히 많고, 이러한 성격 및 성격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도 다양하다. 19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과 여러 이론이 제안되었다. 그럼에도 인간의 성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
19세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시작으로 과거에는 성격의 모든 측면을 설명하고자 한 종합적인 이론이 성행하였다. 하지만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성격의 특정 영역이나 성격 차원 등으로 연구의 초점이 분기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여러 이론가들의 시도가 거듭된 이유는 그만큼 ‘성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심리학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격심리학: 아홉 가지 접근법과 현대적 고찰》은 성격심리학의 주요 이론을 풍부한 배경 설명과 함께 제시하는 한편, 각 이론에서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적용 가능한 부분과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다룬다.
오늘날 성격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소수의 동질적인 표본의 성격을 연구한 결과를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현대의 성격 이론은 포괄적이다. 11번째 증보판인 이 책에는 연령, 성별, 인종, 민족, 종교, 성적 지향 및 양육 방식 등 다양한 변인의 영향에 관하여 60개 이상 국가에서 진행한 현대적 연구 문헌들이 인용되어 있다. 여기에는 소셜 미디어, 새로운 성격 평가 기법, 반려 로봇, 스마트폰 등과 관련한 최신 연구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성격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나아가 인간의 성격과 행동의 기반이 되는 요인을 더욱 명확히 밝히는 데 기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교과서 형식으로 서술돼 있지만, 심리학도나 연구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성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성격’과 성격의 형성 과정에 관한 이론과 연구 내용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체계적으로 구성한 이론 중심 성격심리학
이 책은 성격을 연구하는 다양한 접근법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여, 각 접근법을 대표하는 이론가를 중심으로 주요 성격 이론을 설명하는 교과서이다. 이론 중심 설명은 처음 이론을 접하는 학생이 이론의 핵심 개념을 파악하고 전체적인 개관을 얻는 데 용이하다.
또한 각 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총론과 결론을 다루는 1장과 15장을 제외한 모든 장을 동일한 흐름으로 구성하였다. 먼저 장의 서두에는 개별 이론가의 생애를 소개하여 이론가의 개인적 경험이 이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이후에는 이론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이론의 핵심 개념, 인간 본성에 대한 관점을 소개하였다.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론에 기반한 성격 평가 방법 및 연구 방법을 살펴보고, 이론에 대한 비판 및 이론의 지속적인 영향을 개관하였다. 또한 학습의 편의를 위해 장마다 개요, 연구 결과를 요약한 핵심 내용, 요약, 복습 문제, 읽을거리를 수록하였으며, 중요한 용어는 설명과 함께 본문의 여백에 제시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주요 성격 이론가를 통한
아홉 가지 성격 연구 방법 개관
이 책은 총 9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입인 1장에서는 성격의 정의와 중요성을 알아보고, 다양한 성격 평가 방법 및 연구 방법을 소개한 뒤, 인간 본성에 대한 주요 쟁점들을 확인한다.
정신분석 접근법을 다루는 2장은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여기서는 성격을 지배하는 힘이자 성격을 형성하는 구성요소로 무의식적 추동, 생물학적 추동, 초기 아동기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강조한다.
3~5장은 카를 융, 알프레드 아들러, 카렌 호나이의 이론을 개관하며 신정신분석 접근법을 소개한다. 신정신분석 접근법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파생되기는 했으나, 신정신분석학자들은 정신분석학자들이 인간 행동의 주요 동기로서 본능을 과도하게 강조한 점과 프로이트의 지나치게 결정론적인 인간관 등에 반대하며, 보다 낙관적인 인간관을 제시한다.
6장에서는 에릭 에릭슨을 중심으로, 성격을 연구하는 생애 접근법을 설명한다. 성격 형성에 결정적인 시기로 초기 아동기를 강조한 프로이트와 달리, 에릭슨은 성격이 전 생애에 걸쳐 발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인간의 발달 과정을 여덟 단계로 분류하며, 성격의 모든 측면을 각 발달 단계에서 직면하고 해결해야 하는 개인의 위기 또는 전환점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7장과 8장은 유전학적 접근법을 다룬다. 유전학적 접근법에서는 개인의 뚜렷한 특성 및 자질, 즉 선천적인 특질을 연구하여 성격을 설명한다. 7장에서는 최초로 특질 접근법을 사용하여 성격을 연구한 올포트의 이론을 소개한다. 그는 프로이트 등과는 달리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이 아닌,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성격을 연구하였다. 또한 무의식보다는 의식에 초점을 맞춰 성격을 설명하였으며,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가 성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8장에서는 레이먼드 커텔을 중심으로 성격검사 측정값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요인 분석을 다룬다. 이후 한스 아이젠크가 주장한 외향성, 신경증, 정신증이라는 성격의 세 가지 차원을 확인하고, 현대 성격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는 성격의 5요인 모형, HEXACO, 다크 트라이어드 개념을 소개한다.
9장과 10장에서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와 칼 로저스의 연구를 중심으로 성격에 대한 인본주의 접근법을 소개한다. 매슬로와 로저스의 이론은 인간의 힘과 열망, 의식적인 자유의지, 인간 잠재력의 성취를 강조한다. 이들은 인간 본성에 대해 낙관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며, 인간을 성장과 자기실현에 관심이 있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존재로 묘사하였다.
11장에서는 조지 켈리를 중심으로 인지적 접근법을 살펴본다. 이 접근법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지각하고, 평가하고, 학습하고, 사고하고,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성격을 바라본다. 따라서 인지적 접근법에서는 욕구나 추동, 정서를 성격의 별개의 활동이 아닌, 인지 과정의 통제하에 있는 성격의 측면들로 간주한다.
12장에서는 B. F. 스키너의 이론을 통해 행동적 접근법을 설명한다. 스키너는 쥐나 비둘기 등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행동이 강화를 통해 학습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그는 오로지 외적 행동, 즉 인간이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만 초점을 두었다. 행동적 접근법을 사용하는 이론가들에게 따르면 성격이란 다양한 자극에 대해 학습된 반응의 축적이다.
13장은 앨버트 밴듀라의 연구로 대표되는 사회학습 접근법을 다룬다. 스키너와 달리 밴듀라는 직접적인 강화가 없더라도 관찰을 통해 특정한 행동이 학습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그는 실험실에 고립된 동물이 아닌 사회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인간 피험자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특정 영역 접근법을 다루는 14장에서는 단일 이론으로 성격과 행동의 모든 측면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현대 성격 이론들을 소개한다. 그중 특히 통제소재, 감각 추구, 학습된 무기력, 낙관성과 비관성, 행복한 성격 등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성격 변인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15장에서는 성격 발달을 설명하는 각각의 관점을 검토하고, 결론을 도출하여 배운 내용을 마무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