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에 대한 관점과 진로를 변화시킨 거절 경험
앞서간 여성들이 들려주는 실패/거절 사용법
거절은 인생, 학업, 커리어에서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나이를 불문하고 거듭 경험하는 리스크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류나 면접 심사에서 탈락하고, 업무 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내 자리라고 생각했던 일터를 잃고, 승진 심사에서 미끄러지는가 하면, 몇 주 동안 고심해서 작업한 글, 디자인, 영상 등의 작품을 퇴짜 맞곤 한다. 이런 거절의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무엇보다 자존감을 다치고 상처를 입는다. 이런 감정들은 경력을 다져나가는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걸림돌이다.
물론 한 번 거절당했다고 해서 학업이나 커리어가 끝장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거절을 당하면 일단 마음이 상하고 다음을 시작할 용기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하는 것을 어쩌랴. 그렇다면 이런 거절과 실패 경험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걸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영영 망쳐버린 것만 같은 일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시작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실패를 겪었고 극복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 법학자 조앤 윌리엄스, 배우 얼리시아 라이너, 저널리스트 세라 케이닉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한 여성 리더들은 직함이 화려하다. 하지만 그전에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고심해서 제안한 연구 주제를 단칼에 퇴짜 맞은 대학원생, 지원하는 언론사 족족 서류 단계에서 탈락한 저널리스트 지망생, 원하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얻지 못해 좌절한 요리 학교 졸업생, 보내는 작품마다 퇴짜를 맞았던 작가 지망생, 진학을 원하는 학과를 목표로 삼고 수십 군데 대학에 지원했지만 전부 떨어진 수험생, 어느 회사에 우수한 인턴으로 활동했는데도 상사의 눈 밖에 나 입사 지원 제안조차 받지 못한 대학생… 지금은 작가, 예술가, 교수, 변호사, 기업가, 저널리스트, 활동가로 활동하는 유명 인사들도 한때는 원하는 것을 거절당해 좌절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이 특별한 것은 거절 경험에 휘둘려 그저 포기하고 주저앉는 대신 오히려 거절을 반전의 기회, 새로운 창의력의 원천, 그리고 자기 계발의 근거로 삼아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호된 거절을 몇 번 경험한 이후 아예 거절 50번 당하기를 목표로 삼아 적극적으로 실패하기에 나선 철학자가 있고, 일과 관련한 마음의 상처, 즉 감정적 반응을 치워버리는 대신 이성보다 중요한 나침반으로 삼아 다음 단계를 모색한 변호사가 있으며, 끊임없이 계속된 부정적 피드백 속에서 괴로워하다 마침내 그 승산 없는 장소에서 해방된 법학자가 있다. 편집자의 퇴짜를 그저 자기 작품에 대한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소설가도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여성들이 등장해 뼈아픈 실패와 거절 경험을 고백하고 마침내 극복하게 된 과정까지 흥미롭게 알려준다. 경험을 토대로 발전시킨 일의 방법론은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거절’과 ‘여성’이 하나로 얽힐 때 벌어지는 특별한 상황에 주목하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여성인 이유
이 책의 큰 특징은 저자를 포함해 실패를 고백하는 인물들 모두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여성들은 학업에서나 커리어에서나 거절과 퇴짜를 남성에 비해 훨씬 많이 경험한다. 또 그럼에도 대처하는 방식은 한층 온건해서 여성에게 거절, 퇴짜, 실패, 탈락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 되곤 한다. 여기에 더해 거절과 여성이 하나로 얽힐 때면 특별한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 문화에서 여성은 일을 할 때 독립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관계의 접점부터 찾아내고 타인의 승인부터 구하기를 공공연하게 요구받기 때문에, 여성이 관계 맺기와 승인받기에 실패했을 때, 즉 거절당했을 때 더 복잡한 좌절을 겪게 될 공산이 크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의문을 품고 여성들의 경험 속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일터에서의 성별 편향을 짚어낸 것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이 책은 문제 제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결의 첫걸음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앞서 말했듯 저자는 여성들 사이에서 커리어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 일과 관련한 부정적 피드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적 사례를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열쇠라고 주장한다. 사례들은 여러 겹의 데이터가 되어 당사자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이 속한 시스템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데이터는 개인 차원에서든 사회 차원에서든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거절 경험의 의의를 데이터, 창의성, 마음 근육, 진로 창조 등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1부에서는 심리학자, 변호사, 베스트셀러 작가, 텔레비전 프로듀서, CEO 등 화려한 직함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해 그들 역시 수없이 거절당했다고, 그 거절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들려준다. 이 장에서는 거절을 하나의 데이터로 삼아 새로운 발판을 만든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에서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오래 커리어를 이어온 여성들이 거절과 창의력의 관계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어떤 사람들은 거절을 당한 이후 더욱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 3부에서는 관객을 마주하는 코미디언, 대중을 상대하는 활동가 중심의 여성들이 거절의 경험을 ‘맷집’으로 전환한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는 거절에 대처하려고 노력하면서 점점 강해진다.
그리고 강해진다는 것은 우리가 거절에 더 잘 대처하게 된다는 뜻이다. 4부에서는 커리어에서 큰 굴곡을 경험한 시니어 여성들이 거절 경험 후 아예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작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와 기회를 갖지 못할 때 거절 경험은 우리에게 바로 그 여유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거절과 관련한 사회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구성한 대처법 훈련 7가지를 실었다. 이 훈련법을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자기 서사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나가면서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힘을 느끼고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영영 망쳐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것은 없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거절은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당한다는 것,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간명한 지혜가 책 속의 구체적인 해법과 함께 따뜻하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은 자신의 발판을 찾고자 하는 사회 초년생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모든 공공 도서관에 비치되어야 할 필독서.”
- [북리스트]
“거절에 직면했을 때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 [미즈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