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YES24 카테고리 리스트

YES24 유틸메뉴

Global YES24안내보기

Global YES24는?

K-POP/K-Drama 관련상품(음반,도서,DVD)을
영문/중문 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Korean wave shopping mall, sell the
K-POP/K-Drama (CD,DVD,Blu-ray,Book) We aceept PayPal/UnionPay/Alipay
and support English/Chinese Language service

English

作为出售正规 K-POP/K-Drama 相关(CD,图书,DVD) 韩流商品的网站, 支持 中文/英文 等海外结账方式

中文

Exclusive ticket sales for domestic and international pop artists

Global yesticket

검색

어깨배너

2월 혜택 모음
1/6

빠른분야찾기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미리보기 카드뉴스 파트너샵가기 공유하기
소득공제 크레마클럽 EPUB
eBook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

[ EPUB ]
김혜남 | 메이븐 | 2022년 11월 03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5점
편집/디자인
4.8점
회원리뷰(13건) | 판매지수 30,000 판매지수란?
상품 가격정보
정가 12,000원
판매가 12,000 (종이책 정가 대비 30% 할인)
크레마머니
최대혜택가
10,500
YES포인트
추가혜택쿠폰 및 사은품(1종)
추가혜택쿠폰 쿠폰받기
  • 주문금액대별 할인쿠폰

이 상품은 구매 후 지원 기기에서 예스24 eBook앱 설치 후 바로 이용 가능한 상품이며, 배송되지 않습니다. eBook 이용 안내

구매 시 참고사항
구매 시 참고사항
  • 2020.4.1 이후 구매 도서 크레마터치에서 이용 불가
  • 구매 후 바로 읽기 eBook 이용안내
  • 이용기간 제한없음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1/4
광고 AD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3일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읽기 eBook 이용안내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가능 TTS 안내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파일/용량 EPUB(DRM) | 53.42MB 파일/용량 안내
ISBN13 9791190538527

관련분류

카테고리 분류

이 상품의 태그

  •  검색 페이지에서 선택된 태그에 등록된 더 많은 상품을 확인해 보세요. 전체보기

이 상품의 이벤트 (10개)

카드뉴스로 보는 책

소개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 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 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당신과 나 사이》,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등 10여 권의 책을 펴내 13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은 바 있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자신이 없으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그런데 2001년 마흔세 살에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나서 병마와 싸우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 잘해 내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아오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너무 많이 놓쳐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없는데도 세상이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 억울하고, 사람들이 밉고, 세상이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못 한 채 한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아직 자신은 죽은 게 아니며 누워 있는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행히 병이 초기 단계라 아직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았다. 그래서 일어났고, 하루를 살았고, 또 다음 날을 살았다. 대신에 해야만 하는 일보다 하고 싶지만 계속 미뤄 둔 일들을 먼저 하기 시작했다. 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렇게 22년 동안 병마와 싸우며 진료와 강의를 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열 권의 책을 썼다.

사람들은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어떻게 그 일들을 다 할 수 있었느냐고 신기해하지만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더 이상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겠다고, 어차피 사는 거 재미있게 살겠다고 마음먹으니까 세상에 새롭고, 신기하고, 감탄할 만한 일들이 참 많았다고. 그래서 몸이 굳어 옆으로 돌아눕는 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고통스러운 때도 있지만 고통과 고통 사이에는 덜 아픈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살아온 것뿐이라고. 2014년 1월 병이 악화되어 병원 문을 닫고 나서는 더 이상 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사이 크고 작은 수술을 다섯 차례 받으며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그녀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말한다.

삶이 힘들고 어렵고 좀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보여도 어느 때나 즐길 거리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즐길 거리가 다양한 사람일수록 불가피한 불운과 불행 또한 잘 버틸 수 있다. 그래서 그녀는 앞으로 병이 더 악화되어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더라도 그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벌써 마흔이 넘어 버린, 하루하루 잘 버텨 내고 있지만 가끔은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도 딱 하나뿐이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만든 이 코멘트

저자, 역자, 편집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남겨주세요. 코멘트 쓰기
접수된 글은 확인을 거쳐 이 곳에 게재됩니다.
독자 분들의 리뷰는 리뷰 쓰기를, 책에 대한 문의는 1:1 문의를 이용해 주세요.

출판사 리뷰

★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선정
★ 세종도서 선정 도서
★ 10만 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2022년 전면 개정증보판!

“내가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이유”
- 마흔 살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저자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자신이 없으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그런데 2001년 마흔세 살에 갑자기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정신분석 전문의로 할 일이 많은 나이였다. 게다가 꿈을 펼쳐 보겠다고 개인 병원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 억울하고, 사람들이 밉고, 세상이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못 한 채 한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아직 자신은 죽은 게 아니며 누워 있는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행히 병이 초기 단계라 아직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았다. 그래서 일어났고, 하루를 살았고, 또 다음 날을 살았다. 대신에 해야만 하는 일보다 하고 싶지만 계속 미뤄 둔 일들을 먼저 하기 시작했다.

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렇게 22년 동안 병마와 싸우며 진료와 강의를 하고, 두 아이를 키우고, 열 권의 책을 썼다. 사람들은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어떻게 그 일들을 다 할 수 있었느냐고 신기해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몸이 굳어 옆으로 돌아눕는 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고통스러운 때도 있지만 고통과 고통 사이에는 덜 아픈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살아온 것뿐이라고. 2014년 1월 병이 악화되어 병원 문을 닫고 나서는 더 이상 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사이 크고 작은 수술을 다섯 차례 받으며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그녀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말한다.

만약 22년 전 그녀가 계속 침대에 누워 병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지냈다면 지금의 그녀는 없었을 테고 그저 의미 없는 하루하루가 반복되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그래서 그녀는 실패할까 봐 두렵고 무엇을 하든 겁부터 난다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용기 내어 딱 한 발짝만 내디뎌 보라고. 물론 선택한 길이 틀릴 수도 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낭떠러지에 도착할 때도 있겠지만 그게 두려워 한 발짝도 떼지 않으면 영영 아무 데도 못 가게 된다고.

“내 경험상 틀린 길은 없었다.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니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어도 나중에 보면 그 길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배움으로써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 그러니 당신이 누구든, 어떤 상황에 있든 한 발짝을 내디딘 순간 알게 될 것이다. 용기 내기를 참 잘했다는 것을.”

“하나의 문이 닫히면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재미있게 살아라.”
-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


고등학교 2학년 때 소울메이트 같았던 친언니의 죽음으로 한동안 방황하던 저자는 이왕 사는 거 누구보다 열심히 살기로 마음먹고는 의대에서의 6년 동안 치열하게 공부했고, 인턴 과정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대학병원에 남아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전문의를 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레지던트로 뽑히면서 그녀는 차선으로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학병원에 남지 못하고 밀려났다는 자괴감에 빠져 괴로웠지만 국립정신병원에 있는 동안 다른 곳에서는 결코 할 수 없었을 소중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정신 치료법으로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사이코드라마, 예술 치료, 정신분석을 골고루 접하며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깨달았고, 나중에는 레지던트들을 지도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학병원에 남지 못했을 때 저자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선으로 선택한 국립정신병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 그래서 그녀는 말한다.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지 말라고.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게다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고. 그러니 너무 스스로를 닦달하며 살 필요가 없다고. 정말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라고.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았다는 것이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나는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다.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 그러다 22년 전 마흔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없으면 집안도 병원도 제대로 안 굴러갈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세상은 나 없이도 너무나 멀쩡히 잘 굴러갔다. 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나 많은 지인들도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나는 내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당신은 부디 나처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지 말고, 매사에 너무 심각하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삶이 힘들고 어렵고 좀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보여도 어느 때나 즐길 거리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즐길 거리가 다양한 사람일수록 불가피한 불운과 불행 또한 잘 버틸 수 있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심리학 완결판
- 환자들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을 펴내면서 저자는 환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2014년 병이 깊어지면서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게 되자 병원을 닫으면서 어쩔 수 없이 환자들을 돌려보냈는데 치료를 열심히 받아서 상태가 좀 나아지면 다시 진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앞으로도 그러기는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추가로 다시 썼다. ‘환자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한 말’, ‘과거가 현재를 지배하도록 놔두지 말 것’,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치유하려 들지 말 것’, ‘제발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지 말 것’ 등 진료를 보면서 환자들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책을 정리하면서 정신분석의 선구자인 프로이트가 말한 정상의 기준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사람이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즉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병마와 싸워 오다 보니 가끔은 아무나 붙잡고 푸념을 늘어놓고 싶을 때가 있고, 고통을 참을 수 없어서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도 있다. 후회할 걸 뻔히 알면서도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도 있다. 늘 평정심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유쾌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다. 명색이 정신분석 전문의로 30년 넘게 일해 오며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온 사람으로서 이처럼 못난 모습을 보이게 될 때마다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나는 그런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내일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나 자신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그것을 고치고 싶어 하는 당신은 지극히 건강하다. 잘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며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당신은 어떻게든 성장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 42


정신분석가인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고 했다. 삶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100세를 놓고 보면 마흔 살이 되어도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60년이나 남아 있다. 그러니까 뭘 새로 시작하려니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안 하려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 나이, 그것이 바로 마흔인 것이다. 게다가 자신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마음속에는 젊은 시절의 열정이 그대로 살아 있고 앞으로도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의 신호가 자꾸만 아니라는 얘기를 건넨다. 흰머리와 잔주름, 떨어진 체력, 노안 등등이 마흔의 나를 한꺼번에 덮쳐 오는 것이다. 그래서 마흔은 슬프다. 왜냐하면 날마다 조금씩 젊은 시절의 나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중심이 흔들리고 주위의 많은 것들이 흩어져 사라지는 느낌에 소스라치게 된다. 사업을 하다 망한 친구, 불륜에 휩싸이거나 이혼한 친구,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친구도 하나둘씩 생긴다.

게다가 중년기에 접어들면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부모의 부모가 되어야 하는 운명에 맞닥뜨리게 된다. 아이들은 우리의 품을 떠나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그 사이 전에는 강하고 무섭게 보이던 부모님이 이제 우리에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의지해 온다. 그러면 우리는 부모로부터 독립해 삶을 꾸려 가고 있다가도 어느새 다시금 부모의 생활 속으로 잡혀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중년의 위기 앞에서 우리는 삶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즉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과 맡아 온 역할들을 빼고 나면 나는 대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봄으로써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 듦으로 인한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다가오는 세월과 맞서 싸우려 든다. 어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다시 젊어지려고 애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늙어가는 자신을 부정하느라 자신을 소진시켜 버리는 아이러니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 또한 마흔이 넘었을 때 마음이 지진이 일어났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럴 때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22년차 파킨슨병 환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친구들에 대하여’ 등등 하루하루 잘 버텨 내고 있지만 가끔은 힘들고 외로운 당신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번역을 하여 그림책으로 내기도 했던 시이다. 미국 켄터키 주의 어느 시골에 살던 할머니 나딘 스테어가 85세가 되던 해에 썼다고 알려져 있는데, 마치 내 마음을 그대로 고백해 놓은 것처럼 나와 닮아 있고 공감이 갔다.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을 준비하면서 마흔이 넘은 독자들을 위해 다시 원고를 쓰고 정리하다 보니 시가 그 내용과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이 책의 제목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추천의 말]
고난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그 고난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준다. - 조선일보

그는 몸은 다소 불편할지언정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건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 동아일보

지은이가 인생을 살아오며 깨달은 지혜와 주옥같은 말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담담하게 건네는 조언들이 마음을 울리는 책이다. - 중앙일보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삶의 비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매일경제

저자는 독자들을 향해 예기치 않은 불행에 맞서는 길은 용기를 내어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 것이라 말한다. ‘삶과 연애하라’는 저자의 긍정적 태도는 삶의 조건에 더해 울림을 준다. - 연합뉴스

그는 최근 10가지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중 한 가지가 눈길을 잡는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욕 실컷 하고 싶어요. 그동안 너무 고상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았어요. 욕쟁이 할머니처럼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향해 시원하게 욕 한번 퍼붓고 싶어요.” - 한겨레신문

그동안 독자의 어깨를 가만히 토닥이고 냉철하고 이성적인 조언을 해 주던 그가 이번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가볍게 말하면 ‘김혜남이 재미있게 사는 이유’겠고, 무게를 잡자면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한 저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이다. - 문화일보

투병 중에 집필한 에세이여서 그런지 잔잔한 한 줄의 문장이라도 그것에는 가슴속 가장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감동이 있다. 일상 속에서 작은 불편조차 간혹 투정을 부리곤 하는 나 스스로를 깊은 반성과 성찰로 이끄는 글이기도 하다. - 이정엽(정신분석 전문의)

[책 속으로]
책을 정리하면서 정신분석의 선구자인 프로이트가 말한 정상의 기준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사람이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즉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 서문 중에서

그럼에도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인생을 너무 숙제처럼 해치우듯 살았다는 것이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나는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다. 나 아니면 모든 게 잘 안 돌아갈 거라는 착각 속에 앞만 보며 달려왔고,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즐기기는커녕 행여 아이에게 부족하고 좋은 엄마가 안 될까 봐 스스로를 닦달하면서 살았고, 일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기보다 행여 뒤처질세라 쫓기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시간을 분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가족에게 도움을 청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집에 가자마자 저녁 준비한다고 서두르기 전에 아이와 눈 한 번 더 마주치며 안아 주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출근하며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를 가지고 환자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누군가 나에게 삶의 즐거움을 포기한 대가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 시절에 가졌던 죄책감과 피해의식은 나의 기쁨을 앗아 가고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으며,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이든 다 잘해 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방치해 두었던 나 자신을 챙기며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은 날은 좋은 대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엔 그런 대로, 하고 싶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 둔 일들을 하며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려고 애쓴다.
- 〈지금껏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 중에서

언젠가 어느 기자가 나에게 물었다.
“환자들이 선생님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가요?”
“울음요.”
“네?”
지금은 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바뀌었고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정신과를 찾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나를 찾아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을 홀로 고통스럽게 보낸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진료실에 들어와 내 앞에 앉으면 울음부터 터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너무 하고 싶었지만 그 누구한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하려니 그것이 먼저 울음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 〈환자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한 말〉 중에서

나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길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했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길도 있을 수 있는데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중에서

내 딸아이는 어릴 때 심장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아이의 가슴에는 그때의 수술 자국이 길게 나 있다. 딸아이는 그 흉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날 나는 아이를 꼭 안아 주며 말했다. “그 흉터는 바로 네가 큰 병을 이겨 냈다는 징표란다. 어린 나이에 그 큰 수술을 견뎌 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었어. 그래서 나는 네 흉터가 오히려 자랑스럽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상처는 쓰라렸지만 상처를 이겨 내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것을 이겨 냈다. 흉터가 바로 그 증거이다. 흉터야말로 당신이 그만큼 용감했고, 강인했음을 말해 주는 삶의 훈장인 것이다.
- 〈어떤 순간에도 나는 나를 믿을 것이다〉 중에서

지금까지 삶을 돌아보니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10명 중 2명 정도였다. 그리고 나와 맞지 않는 2명은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결코 가까워지는 법이 없었다. 아무리 좋은 남자와 좋은 여자를 만나게 해 줘도 그들 사이에 끌림이 없으면 연인 관계로 발전하기 힘든 것처럼, 아무리 괜찮은 사람들이라도 둘 사이는 막상 그리 친하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껄끄러운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 너무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직장 선후배를 굳이 좋아하려 애쓰지 말 것〉 중에서

정신분석가인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고 했다. 삶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혼란을 겪는 것이다. 제임스 홀리스에 따르면 우리는 1차 성인기인 12~40세까지 누구의 아들딸, 누구의 엄마 아빠, 어느 회사의 팀장으로서 가족과 사회 안에서 사회화된다. 그것은 진정한 본성에 따르기보다는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하고 선택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키워진 결과로서의 삶에 가깝다. 즉 진정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살아온 것이다.
그러다 마흔이 되면 우리가 보낸 시간들이 오롯이 기록된 과거의 책장을 넘기며, 이제껏 열심히 일궈 온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해도, 내가 누구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가 성취한 게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몰려온다. 아직도 원하는 것이 많은데,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시간은 계속 흐르고 우리에게 남은 선택의 폭은 점점 줄어만 가기 때문이다.
-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태도〉 중에서

버틴다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그것이 굴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버틴다는 것은 그저 말없이 순종만 하는 수동적인 상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누워서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버틴다는 것은 내적으로는 들끓어 오르는 분노나 모멸감, 부당함 등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외부에서 주어진 기대 행동에 나를 맞추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하는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기다림이라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아 내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내가 수험생 시절을 인내하지 않았다면 의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인 의과대학에 가지 못했을 테고, 첫 직장에서 견뎌 내지 못했다면 정신분석을 공부할 생각을 못 했을 테고, 결혼을 깨 버렸다면 지금의 가족을 얻지 못했을 테고, 병으로부터 버티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버티면서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었고,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 〈때론 버티는 것이 답이다〉 중에서

고통이 24시간 내내 똑같은 강도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고통과 고통 사이에 조금은 덜 아픈 시간이 분명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을 기다렸다. 고통이 조금 수그러드는 시간을 기다리고, 약을 먹어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아픔이 덜해 움직일 수 있거나 약 기운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는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산책을 나가고, 장을 보러 가기도 하고, 친구와 수다도 떨면서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기다림은 언젠가부터 희망이었다. 덜 아프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반드시 찾아왔기 때문이다. 누구나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을 때는 언제 이 고통이 끝날지 몰라 절망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 힘든 시간들이 지나가고 좋은 시절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오늘 하루를 다르게 보낼 수 있다. 그러니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다면 기억해 두기 바란다. 당신에게도 봄은 꼭 올 것이다.
-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것들〉 중에서

eBook 회원리뷰 (13건)

매주 10건의 우수리뷰를 선정하여 YES포인트 3만원을 드립니다.
3,000원 이상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일반회원 300원, 마니아회원 600원의 YES포인트를 드립니다.
(eBook은 다운로드 후 작성한 리뷰에만 YES포인트 지급) 리뷰/한줄평 정책 자세히 보기
리뷰쓰기

1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리뷰 총점9.8/ 10.0
내용 내용 점수 편집/디자인 편집/디자인 점수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100% (13건)
5점
0% (0건)
4점
0% (0건)
3점
0% (0건)
2점
0% (0건)
1점
편집/디자인
85% (11건)
5점
15% (2건)
4점
0% (0건)
3점
0% (0건)
2점
0% (0건)
1점
연령대별 평균 점수는?
  • 10대 10.0
  • 20대 1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예스24에서 우수작으로 선정한 리뷰가 (1건) 있습니다.
구매 주간우수작 [e북토커]유한한 인생이기에 더 기꺼이 내딛을 수 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약* | 2023-01-31

책을 읽기 전 소개글에서 저자가 투병중인 정신분석 전문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종의 무게만 쳐도 가벼운 것이 아닌데, 저자분은 시집살이도 하고 자식도 둘이나 낳아서 키워낸 워킹맘이었습니다. 빡빡한 삶이 머리 속에 그려졌는데 여기에 불치병까지 얹어졌습니다.

내가 상상도 못할 삶이라고 암담한 각오를 한 뒤 읽어본 본문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다정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 깊이 와닿는 글들이었습니다.

사람의 삶은 유한합니다. 나는 몸을 통해 존재하는데 바로 이 육신이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신체적 성장이 절정에 달하는 20대를 어영부영 흘려보낸 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좁아지는 나 자신의 한계 속에서 암담함을 느낍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이 힘들고 버겁습니다. 버겁기 때문에 때로 분노합니다. 그렇게 얹힌 마음을 이 책에 담겨있는 글들이 건드려 풀어준 것입니다. 

 

1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먼저 파킨슨병 판정을 받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소실되어 신체의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저자는 이 병을 한창 가정도 꾸리고 병원도 차린 장년의 나이에 앓게 되어 한동안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마음가짐을 바꿔 다시 일상 속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는 급격히 제한되는 신체 속에서 '앞으로 한발짝씩 내디기'란 돌파구를 독자인 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화장실 문을 바라보는 대신 발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발을 한 발짝 천천히 떼었다. 신기하게도 발이 움직여졌다. 발을 쳐다보면서 다시 한 발짝 움직였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화장실에 도착해 있었다.>

서투름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발짝에 집중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합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아무리 느려도, 최선만 못해도 차선 혹은 차차선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가깝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저자는 절망에서 벗어나 더 오랜 시간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책도 여러권 집필했습니다. 저자의 실제적인 경험과 함께, 인생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 해도 그 길을 내 발로 직접 걸어가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자 기쁨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번째 챕터에는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여러 환자들을 만나며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현실적 한계를 감당하는 것이 슬픈 일만은 아니라는 것, 과거에 대한 회한을 접고 미래를 향해 자유로워질 것, 타인의 상처를 함부로 손대지 말고 기다려줄 것, 남들과 어울리면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것, 열등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히 흘려보낼 것 등을 일러줍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씩 들었거나 이미 알고 있는 말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벽에 내 자아가 부딪친 당시에는 큰 고통과 분노에 사로잡혀 지혜롭게 처신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한 가정의 딸로서, 시집살이를 했던 며느리로서, 남편과 다투던 부인으로서, 자식들을 키운 워킹맘으로서, 또한 환자들을 살피고 선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던 의사로서의 경험을 담아 말하고 있습니다. 여성이자 직업인으로서 살았던 저자의 경험이 저에게 공감과 함께 원숙한 충고를 마음속 깊이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보가 담긴 비문학보다 비현실적 안도감을 충족시켜주는 소설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의 여성 직업인들이 쓴 비문학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저자의 실제적 경험이 담긴 정보를 내 마음속까지 받아들이는 체험이 좋았습니다.

 

3번째 챕터에는 투병 속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지속했던 경험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픈 순간은 반드시 지나가니, 작은 즐거움에 집중하고 나의 장점을 되살리면서 버티는 것입니다. 병이 있기에 겸손함을 키울 수 있고, 무거워진 기분을 유머로 풀며 농담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 타인을 용서하고, 한정된 시공간을 같이 누리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눕니다. 타인에게 충고하기보다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나를 괴롭히는 이의 언행을 적절하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또 향상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위에 나열된 목록들 중 단 한가지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한층 즐거워집니다. 저 역시 이런 것들이 얼마나 즐거운지 누려보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통 속에서도 삶을 즐겁게 영위하도록 스스로 일으키는 작은 움직임이겠죠.

<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고통스럽다 생각하며 누워만 있는 것보다는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소소한 삶의 재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좋았다.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또 그걸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떠올리는 것만 해도 좋았으니까.>

또 어린 시절 책에 푹 빠졌던 저자분의 경험에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친숙한 책 제목들을 나열해주실 때는 왠지 읽는 제가 간질거리는 느낌으로 즐거웠네요. 저와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또 제가 안 읽은 책은 앞으로의 독서목록에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저자분의 말씀대로 즐거운 인생입니다.

 

4번째 챕터는 중년으로 접어든 이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원래 장년층에 접어든 이들에게 건네는 말이 쓰여져 있었다고 하지만, 개정판인 이 책에서 갓 노년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들에게 전하고픈 말도 더해져 있네요.

사랑하는 가족친구들이 차츰 이 세상을 떠나며 겪게 되는 이별은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살아있는 지금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잘하자고 마음먹고 따뜻한 이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노화하는 나의 육신을 인정하고, 많은 일을 하다가도 나의 뇌에 쉬는 시간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같이 살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멀어진 가족들을 알려고 노력하고, 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알려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남편의 이야기를 그냥 듣기만 했다. 그러기를 몇 번, 어느 순간 남편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어느 날부터인가 남편이 나의 일상을 물어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그 후 남편과 나는 다시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에 빠졌다.>

개인적으로는 저자분이 화를 참고 남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는 대목에서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웃음) 저는 완고한 가족구성원과 이야기를 나눌 때 화를 참기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저도 가족을 사랑하기 떄문에 이를 시도해보자고 참고하여 마음먹었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꾹 참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에 대해서도 계속 알려줄 것. 결과가 썩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쩐지 생각만으로도 설레네요.

유한한 나의 인생에서 잠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애정을 갖고자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5번째 챕터의 제목은 이 책의 제목인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입니다. 기적적으로 투병과 함께 사회생활을 지속해온 저자가 다시 한번 삶을 돌이키며 차오른 생각들을 나눠줍니다. 

저자는 훌쩍 다가온 인생의 말미 앞에서 나의 노화를 부정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수용하도록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사실 노화를 기껍게 받아들이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나와 세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책임을 간직하는 것은 계속해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입니다. 인생에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애정은 그 안에서 내 삶을 완성시켜줄 것입니다. 자식과 점차 분리되어도 나는 스스로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최선을 다해볼 수 있습니다. 열정과 유머, 자존감을 간직한 채 순간순간에 감사한다면,  나에게로 차츰 걸어오는 죽음도 온전히 삶의 마지막 과정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덤덤한 본문 속에서 저자가 느꼈던 죽음의 고통과 외로움을 잠시나마 상상해보고 피상적으로 느끼며, 그와 함께 죽음을 온전히 삶의 완성으로서 받아들이려는 저자의 마음가짐도 조금이나마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저자분께 감히 제가 공감했다 말할 수는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화와 고통과 죽음은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앞으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끔은 어쩔 줄 모르고 이를 막연하게 두려워하던 저에게 5챕터의 텍스트를 읽는 과정은 조금 힘겹지만 역시 마음에 남는 체험이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버킷리스트를 보고서는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자분이 2015년 작성한 버킷리스트에 삶에 대한 희망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2022년 즈음의 재정리도 실어주셨는데, 체크 포인트에서는 저자분이 이를 꾸준히 실천하셨을 것이 상상되었으며 끝내 이루신 즐거움과 성취를 축하하고 싶었습니다. 미처 못 다한 언체크 포인트에서는 인간미가 느껴졌습니다.

 

근래 들어 저는 이른 시기에 찾아온 노안과 혈관문제로 일상에 대한 불편과 장차 삶에 올가미를 조여올 질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병인의 책을 읽는 것이 두려웠고 책을 사놓고도 손이 안 가 미루고 미루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치고 나니 저자분의 부드러운 어조를 따라 무리없이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 적힌 대로 시작이 반이네요.

노화와 질병이 내 곁에서 죽음이 저 앞에서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해도, 그토록 유한한 인생이기에 더 신경써서 가꾸어야 합니다. 역시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이것이 꽤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16 댓글 0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221건)

1,000원 이상 구매 후 한줄평 작성 시 일반회원 50원, 마니아회원 100원의 YES포인트를 드립니다.
(CD/LP, DVD/Blu-ray, 패션 및 판매금지 상품, 예스24 앱스토어 상품 제외) 리뷰/한줄평 정책 자세히 보기
0/5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배송 안내
배송 구분 구매 후 즉시 다운로드 가능
  •  배송비 : 무료배송

반품/교환 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반품/교환 방법
  •  마이페이지 > 반품/교환 신청 및 조회, 1:1 문의,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맨위로
예스이십사(주)
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11, 5층~6층(여의도동,일신빌딩) 대표 : 김석환, 최세라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권민석 yes24help@yes24.com 사업자등록번호 : 229-81-37000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05-02682호 사업자 정보확인 호스팅 서비스사업자 : 예스이십사(주)
YES24 수상내역 정보보호 관리체계 ISMS인증획득 개인정보보호 우수사이트
소비자피해보상보험 서울보증보험
고객님은 안전거래를 위해 현금 등으로 결제 시 저희 쇼핑몰에서 가입한 구매안전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입사실 확인
EQUU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