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 이유가 필요한가요? 네, 필요합니다
누구도 괴롭게 살고 싶진 않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삶의 이유를 찾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한 적 있을 겁니다. 내가 필요하다 하고, 날 인정하고, 사랑해 줄 단 하나의 무언가를 찾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마법 같은 행운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가 아예 기대를 고이 접고, 그저 하루하루 책임을 다하느라 애쓰면서 생활을 지탱해 나가기만 합니다. 행복은 나와는 상관없는 딴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어쩌면 어느 토요일 저녁에, 로또 용지가 그걸 데려다줄 수 있을까요?
'태어난 이유'라든가 '왜 살지' 같은 의문은 그동안 숱하게 물었을 수도 있고, 사춘기 때 잠시 끄적이다 덮어뒀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럴 여유조차 없어서 연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행복하길 소망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경험담이, 설문조사가, 연구가 한결같이 말합니다. '좋은 삶'에는 반드시 의미와 즐거움이 함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요. 의미와 즐거움이란 두 축이 곧 이유를, 목적을 이룹니다. 그리고 이 목적이야말로 행복이란 불꽃이 타오르게 할 심지입니다. 네, 맞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목적 없이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잠시잠깐 좋을 순 있지만, 그건 일시적인 날씨일 뿐 장기적인 기후가 되진 못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가 빠져 있음을 감지하고, 그걸 찾아 헤매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니라면 그저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따름입니다.
두 번은 없는 지금의 인생길, 기왕이면 더 잘 가보고자
그렇다고 무작정 찾아 헤매면 안 됩니다. 무얼 찾는지도 모르면서 아무리 찾아본들, 성과를 거두기는 지극히 어렵습니다. 어차피 목적은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한 방에 해결되는 주문 같은 것도 아닙니다. 더 빠른 길은, 그냥 직접 만드는 겁니다. 지금 내게 허락된 하루하루에서 다양한 목적과 의미를 캐내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삶의 풍경에 맞추어 사생활과 커리어 양쪽에서 정성껏 다듬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만들면 또 안 됩니다. '좋은 삶'의 모습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사실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명 선호되는 것은 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답이 되진 않습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사람이니까요.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의 인생이 있기에, 섣불리 무얼 하라는 것은 그른 조언이 될 수 있지요. 진정 필요한 것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나와 내 삶을 다각적으로 고찰하는 시간입니다. 일례로 저자 존 콜먼에 따르면, 진정한 '워라밸'은 일하는 시간과 사적인 시간을 기계적으로 맞춘다고 달성되지 않습니다. 만들어야 하는 것은 그런 이분법적 구도가 아니라, 아주 작은 단위의 활동과 관계가 하나하나 현재의 내게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의미 있으며, 얼마나 즐거운지를 정확히 계측한 긴 목록입니다.
그냥 생각하기 막막한 당신을 위해 준비한 도구와 경험담
사회 초년생이든, 한창 커리어를 쌓는 중이든, 큰 변화를 앞두고 있든 간에, 이 책은 여러분에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생을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을 알려드릴 겁니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냐고요? 걱정 마세요. 이 책에는 ‘자신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를 담은 명료한 활동과 생각법, 풍부한 조언이 있습니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목적을 시작하다]에서는, 도대체 삶의 목적이 무엇이고 왜 우리가 그냥 살기보다는 목적을 가져야 하는지, 목적이 없으면 어떤 문제가 벌어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도록, 쓸모 있는 질문들을 던져 줍니다. 탐구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2부.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는 말 그대로 목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꾀하는 시간입니다. '나는 그렇게 뭔가에 매달리진 않았는데.'라 생각하던 분이라도, 이 대목을 찬찬히 읽어 보시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삶과 목적에 관한 약간의 오해를 주변과 매체에서 받아들였음을 깨닫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핵심은, '영원히 불변하는 유일무이한 무엇'에의 환상을 내려놓는 겁니다. 생은 살아 숨쉬는 무수한 부분들의 총체임을 늘 명심하고, 나와 주변 그리고 세상이 변해감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다면 준비는 끝난 셈입니다.
문제를 규명했으면, 이제 해결할 시간입니다. [3부. 목적을 만들다]가 바로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일을 크래프팅하고, 장인 정신을 추구하고, 봉사의 기쁨을 알고,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투자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불운하게도 절대 다수의 우리는 어쨌든 일해야 하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적어도 몇 십년은요). 그렇다면 피할 수 없는 것, 즐겨야지요. 여기에는 직업적 삶에 어떻게 더 풍성한 의미를 부여할지에 초점을 두고 고안된 프레임워크와 연습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직장을 '때려 치기' 전에 시도해 봄직한 작은 변화들을 만나 보세요.
마지막으로 [4부. 조직에서의 목적]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도 '목적'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역시 우리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장, 즉 기업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꼭 기업에만 한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속한 공동체가 성공하고 번영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하면 좋을지 알아보고, 실천해 보세요. 더 많은 사람의 더 나은 삶을 도모할 수 있다면 '행복이 행복을 부르는'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지식은 딱딱한 매뉴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인생에 실려 이야기됩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 속에서 고민과 방황, 어려움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를 들어 보세요. 작은 마음가짐의 변화가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는지를 목격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샘솟을 것입니다.
내 손으로 쓰면 선명해지는 오늘 살아갈 이유
이 책의 원제는 〈목적 크래프팅을 위한 가이드(Guide to Crafting Your Purpose)〉입니다. 크래프팅의 원형 '크래프트(craft)'는 보통 '수공예'로 번역됩니다. 정성을 쏟아 공예품을 만들듯이, 묻혀 있는 삶의 목적과 의미를 공들여 파내어 세심히 다듬어 나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과하게 어려운 일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대작업을 단번에 해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조금씩,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바꿔 나가면 됩니다. 충분히 합당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내 손으로 행복 찾기'를 도와드리고자 책 뒤편에 부록으로 [나의 행복 찾기]를 마련했습니다. 본문의 질문들을 찬찬히 곱씹어 보고, 체계적으로 생각을 정리하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드릴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내키는 아무 펜이나 들고 '나'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써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건물을 올리려면 설계도가 필요하듯이, 행복을 짓기 위해서도 나의 설명서가 필요합니다. 의지도, 생각도 아직은 막연해 보이겠지만 일단 글로써 표현되면, 점점 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어느 순간 에너지가 남지 않았나요? 지치고 막막하고, 한참 잘못 온 것만 같은가요? 삶에 대한 약간의 오해만 살짝 바로잡아 보세요. 그럴 수 있다면, 인생을 극적으로 리셋하지 않고도 충분히 현재 삶에서 의미와 즐거움, ‘사는 보람’을 누릴 수 있음이 보일 것입니다. 이 책이 그 길라잡이가 되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