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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침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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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아침드라마

“우리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매일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 EPUB ]
남선우 | 위고 | 2022년 03월 17일 첫번째 구매 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5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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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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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19.05MB 파일/용량 안내
글자 수/페이지 수 약 5.8만자, 약 1.8만 단어, A4 약 37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6089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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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누군가가 따뜻한 차 한잔과 스트레칭 혹은 시원한 물 한잔과 러닝으로 아침을 깨우듯,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아침을 시작한다. 전시를 보러 다니며 근처 맛집에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취미이고, 아마추어 수영 대회에서 동메달과 금메달을 딴 것이 거의 유일한 자랑이다.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다. 현재 직장에서는 창작자들을 돕고, 밖에서는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에 대한 글을 쓴다. 누군가가 따뜻한 차 한잔과 스트레칭 혹은 시원한 물 한잔과 러닝으로 아침을 깨우듯,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아침을 시작한다. 전시를 보러 다니며 근처 맛집에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취미이고, 아마추어 수영 대회에서 동메달과 금메달을 딴 것이 거의 유일한 자랑이다.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다. 현재 직장에서는 창작자들을 돕고, 밖에서는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에 대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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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_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시작하는 하루
전 부인의 현 남편의 전 부인이었던 여자와 전 부인이 다른 남자와 낳은 아이를 키우며 결혼하지 않고 살아간다. 혹은 임신 중에 사고로 남편을 잃은 뒤 시어머니와 살아가다 구박에 못 이겨 재혼을 했는데 며느리로 들어온 사람이 전 시어머니다. 파격 설정의 충격적인 스토리에 장엄한 BGM이 흐르고, 주인공들은 자주 오열한다(간혹 포기김치로 싸대기를 맞거나 주스를 폭포처럼 내뱉는다). 그렇지만 반드시, 결단코 해피 엔딩에 이르는 장르.
〈아무튼, 아침드라마〉는 누군가가 따뜻한 차 한잔과 스트레칭으로 아침을 깨우듯, 주전부리와 아침드라마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드(아침드라마)인의 사랑 고백이다. “잠을 번쩍 깨우는 전개, 밥을 먹거나 화장을 하면서 대충 봐도 이해되는 전달력, 하루의 어려움에 앞서 미리 펼쳐지는 극적인 상황들은 매일 아침의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집 밖으로 나가기 전 아침드라마가 펼쳐놓는 심각한 상황에 미리 노출되는 것은 예방주사를 맞거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며 웃었다.”

_세 모녀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일일 아침드라마를 즐겨 보게 된 것은 15년 전쯤.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저자와 막 대학 생활을 시작한 동생, 동생의 이른 등교에서 해방된 엄마는 자연스럽게 함께 아침드라마를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TV 앞에 앉으면 사랑과 배신과 거짓말과 위기와 모면과 극복과 복수가 쉴 틈 없이 일어나, 졸린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스케일은 다르지만 각자의 하루에도 사랑과 배신과 거짓말과 위기와 모면과 극복과 복수가 기다릴 것이기에, 세 모녀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아침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침밥을 먹으며 머리를 말리며 눈썹을 그리며 아침드라마를 보고 나면 잠은 달아나고 전투력은 올라가 있었다.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_아침마다 비극을 접하고 길을 나서는 사람치고는 꽤나 흥겨웠던 발걸음
그렇다면 아침드라마의 정체는 무엇일까? 희극이라 부르기에는 과하게 슬픈(?) 설정, 비극이라 부르기에는 순진무구한 해피 엔딩. 이에 저자는 아침드라마는 “비극과 희극의 요소를 고루 갖춘 종합극으로서 경계를 횡단하는 급진성을 가지는 대단한 장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아침드라마에 수시로 등장하는 상상을 초월한 가족 관계―남편의 전 부인의 동생을 사랑하고, 비혼모에 계약결혼을 하고―는 “법적 혼인으로 결속한 비장애인 시스젠더 헤테로 부부가 낳은 비장애인 시스젠더 헤테로 두 자녀”로 구성된 이른바 ‘정상가족’을 그저 조연을 넘지 못하는 평범하고 밋밋한 존재들로 만든다. 기준과 조금만 달라 보여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실과는 달리 아침드라마 속 세상에서는 그 어떤 형태의 가족도, 어느 누구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다. “머글들 사이에서 평생 자신이 이상한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에서 받았던 환대에 비유할 수 있을까? 아침드라마는 아침마다 우리의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편협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허무는 유연하고 급진적인 매체였던 것이다.”

_〈한지붕 세가족〉에서 시작해 〈아모르 파티〉로 끝나버렸지만
황망하게도 저자가 원고를 계약하고 막 쓸 무렵 아침드라마는 지상파에서 사라졌다. 지상파 3사 중에서 마지막까지 아침드라마를 사수해온 SBS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등 계속되는 방송 환경 변화에 따라 아침드라마를 폐지하고 보도, 생활정보 등 교양 프로그램의 편성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 소식. 저자는 말한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세상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기억이 있는 순간부터 당연히 존재하는 줄 알았던 아침드라마가 끝났고, 영원히 우리를 괴롭힐 것만 같았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되었고, 상징적인 몇몇 노포들이 문을 닫았다.” 〈아무튼, 아침드라마〉는 〈한지붕 세가족〉에서 시작해 〈아모르 파티〉로 끝나버린 것을 아쉬워하는 수많은 샤이 아드인을 위한 아침드라마에 대한 기록이자, B무비(B급 영화)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던 아침드라마에 대한 오마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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