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 성경 공부 혹은 신학 연구 방법의 모델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독창적인 신학 공부법세상에! 이런 책도 있었구나! 『통합신학』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제 느낌이었습니다. 신학 공부 방법 혹은 신학 서술의 방법이 너무나 독특하고 참신했기 때문입니다. 대개 어떤 작품이 독창적이라고 할 때 내용이나 형식면에서의 새로움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데 『통합신학』이라는 책은 형식면에서 참으로 독특한 책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조직 신학'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직 신학을 서술하는 방식이 기존의 조직 신학 책과는 달리 조직 신학을 성경 신학, 역사 신학, 변증 신학, 실천 신학과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조직 신학 책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성경 신학, 조직 신학, 역사 신학, 변증 신학, 실천 신학이 하나로 종합되고 융합된 '통합신학'입니다. 통합신학: 역사 신학+성경 신학+조직 신학+변증 신학+실천 신학『통합신학』이라는 이 책 안에는 신학교에서 배우는 주요한 분야인 성경 신학, 조직 신학, 역사 신학, 실천 신학이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하나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과목들은 크게 성경 신학, 조직 신학, 역사 신학, 실천 신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성경 본문 공부만 하면 되지. 왜 이런 여러 가지 분야의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대답은 '다 필요하니까!'입니다.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런 여러 가지 분야의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통합신학』은 우리가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러한 신학 분과들이 성경 공부에 있어 모두 필요한 것이며, 신학을 공부할 때 이러한 여러 분야들을 역사 신학적, 성경 신학적, 조직 신학적, 변증 신학적, 실천 신학적 방법론의 순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통합신학적 연구 방법론은 전통적인 개혁주의적 연구 방법의 계승오늘날 신학 공부의 여러 분야가 너무나 전문화되고 파편화되어 신학을 하기는 하지만 조각난 지식을 통합하지 못하여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시대에 이 책이 제시하는 '통합적 신학 연구 방법론'은 우리 시대에 새로운 빛을 던져 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적 신학 연구 방법론'이 교회사에서 최초로 제시된 독창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개혁주의 신학 공부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17세기의 개혁주의 신학자 페트루스 판 마스트리히트(1630~1706)는 『이론-실천 신학』(Theoretico-Practica Theologia)이라는 유명한 자신의 조직 신학책에서 신학적 논제를 이미 주석적 부분, 교리적 부분, 논쟁적 부분, 실천적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교도 설교자들의 설교 형식은 '본문-교리-적용'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본문은 성경 본문에 대한 간략한 주해이며, 교리 부분은 본문에서 추출한 교리적 명제를 성경 전체를 통해 확증하고, 예상되는 반론과 이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논쟁적인 부분을 담고 있으며, 적용은 실제의 삶과 사역에 대한 실천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청교도들은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 속에도 이미 주석적 부분, 교리적 부분, 논쟁적 부분, 실천적 부분으로 나누어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래 개혁주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교리와 생활, 믿음과 순종,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추구하는 신학입니다. 그리고 성경 공부 혹은 신학 공부 방법이란 마땅히 이러한 이론과 실천의 결합 내지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들과 견해가 다른 부분그러나 방법론이 같다고 해서 동일한 방법론으로 연구한 결과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경을 관찰, 해석, 적용의 3단계 과정으로 귀납법적인 방법으로 연구한다고 해서 귀납법적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의 결과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신학적으로 어떤 전제를 가지고 있느냐 또는 신학적으로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전이해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동일한 귀납법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마다 해석과 적용의 차이가 있게 마련입니다. 통합적인 방법으로 신학을 연구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신학적인 전제와 전이해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통합적인 방법으로 연구한 결과는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통합신학』을 저술한 공동 저자인 루이스와 데머리스트는 전통적인 의미의 철저한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아닙니다. 따라서 통합적 연구 방법으로 신학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신학 입장 가운데 어느 특정한 신학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지는 않고 논의하는 해당 분?마다 공동저자들의 개인적 견해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통합신학』처럼 통합신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한 루이스와 데머리스트 두 신학자의 신학 연구 결과물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개혁주의 조직 신학 책이 아닙니다. 많은 부분에 있어 개혁 신학의 입장과 차이가 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운데 개혁주의적 신학 입장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의 내용 자체를 분별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의 종말론 부분의 내용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천년왕국론에 있어 이 책의 저자들이 선호하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과는 다른 무천년적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천년왕국론에 대한 부흥과개혁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무천년설입니다. 부흥과개혁사에서 발간한 책의 저자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역사적 전천년설, 세대주의적 전천년설, 후천년설을 옹호하는 분들이 있을 때 이는 저자 개인의 신학적인 입장이며 부흥과개혁사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르다는 점을 밝혀둡니다-편집자주). 또한 천년왕국에 대한 견해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세대주의적 종말론을 가지고 있는 저자들의 종말론과 요한계시록 해석에 있어서는 이 책의 저자들과는 크게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계시록에 대한 저의 해석은 『만화 요한계시록』에 나와 있으므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뿐만 아니라 교회론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이 책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영적-제도적 신학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개인적 관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의 저자들과 많은 부분에 있어 해석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통합적 신학 연구 방법론의 유익 때문입니다. 개혁주의 신학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나와는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또한 나의 입장을 어떻게 성경에서 근거를 찾고, 논리적으로 조직화하며, 때로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논쟁을 하고 또한 나의 삶과 사역에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 이 책은 신선한 도전을 줍니다. 이 책을 통해 신학교와 교회 현장에서 통합적 신학 연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나기를 빕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통합적인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되 내용에 있어서는 이 책보다 훨씬 개혁주의적 신학이 반영된 이런 종류의 통합신학 책이 많이 발간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