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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의 각본들

민족국가의 탄생과 남자-되기

[ 양장 ]
허윤 | 오월의봄 | 2021년 10월 29일 첫번째 구매 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4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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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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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0월 29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58g | 128*188*30mm
ISBN13 9791190422901
ISBN10 11904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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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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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남성이 성별화되는 공간에서 성장한 탓에 자연스레 젠더의 수행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보편적인 것을 의심하라고 배운 덕택에 더 많은 질문을 안고 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한국 현대소설을 전공했으며 한국문학/문화/역사를 동아시아 젠더사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남성성의 각본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 연구』, 『문... 남성이 성별화되는 공간에서 성장한 탓에 자연스레 젠더의 수행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보편적인 것을 의심하라고 배운 덕택에 더 많은 질문을 안고 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한국 현대소설을 전공했으며 한국문학/문화/역사를 동아시아 젠더사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남성성의 각본들』, 『1950년대 한국소설의 남성 젠더 수행성 연구』,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공저), 『원본 없는 판타지』(공저) 등이 있고,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 『일탈』(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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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56

출판사 리뷰

아버지를 처단하지 못한 아들들의 선택: 나르시시즘으로서의 퀴어

근대문학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가족 로망스에서 출발한다. ‘로빈슨 크루소’가 보여준 것도 아버지를 부정하고 자기 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들의 서사다. 아버지로 상징되는 기존 질서로부터 해방되어 개인으로 바로 서는 것, 이것이 곧 근대성의 신화이자 근대문학의 기원이다. 프로이트는 「토템과 터부」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있던 원시시대가 아들들의 조직적 아버지 살해를 통해 해체되는 데 주목한다. 시원적 아버지를 죽인 아들들은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계약을 탄생시킨다. 아버지가 독점하던 정치력을 아들들이 동등하게 분배하는 이 과정이 바로 ‘형제 동맹’이다. 아버지의 권력을 물려받은 아들들은 서로 간의 평등한 관계를 위해 여성을 교환하고, 근친상간을 금기로 확립한다.

그러나 조선의 청년들은 아버지와 대결할 기회를 빼앗겼다. 제국 일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버지를 제거하기는커녕 아버지와 함께 거세된다. 국가와 민족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광수의 초기 소설인 「사랑인가」(1909)와 「윤광호」(1918)는 제국 일본이라는 더 강력한 가부장이 외부로부터 등장한 상황에서 전근대적 아버지(기존 체제)를 해체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남성 청년의 갈등과 고통을 일종의 ‘퀴어함’으로 풀어낸다.

이 퀴어함은 사실상 나르시시즘에 가깝다. 여성을 교환함으로써 자원을 획득했던 남성동성사회의 질서가 중지되었을 때 가시화되는 것은 성애적 측면(동성애)이다. 이광수 소설의 주인공 남성들은 주로 자신의 동급생 친구를 사랑한다. 말하자면 이 애정은 자신의 자아 이상을 사랑 대상으로 택하는 경향에 가깝다. 이들은 상대를 자신의 전부로 여기고, 자신의 목숨이 상대에게 달려 있다고 믿으면서도, 정작 현실을 대면하려 하지는 않는다. 상대에게 직접 고백하는 대신 편지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표출하는 식이다. 그리고 사랑에 실패하는 순간, 이들은 자살을 택한다.

폭력으로 똘똘 뭉친 용사들: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의 괴물

어렵사리 해방을 맞은 남한의 남성 청년들은 제국보다 더 강력한 존재와 조우한다. 제국 일본의 수도 도쿄에 가해진 공중폭격으로 끝을 맺은 태평양전쟁은 식민지 조선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제국 일본이 강조했던 건강한 남성성은 더 강자인 미국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냉전 질서는 구 일본제국의 유산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과 조선을 재편하고자 했고, 아시아 전역에 경찰예비대를 신설했다. 그 영향 아래 있던 이승만의 제1공화국 역시 “공산주의보다는 파시즘이 낫다”는 신념을 내건다. 이 신념에 따라 좌파를 불법화하고 좌익세력을 숙청하기 위해 군경을 중심으로 한 안보기구가 확대되고, 우익 청년단체가 조직되어 대규모의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다. 이렇듯 해방기 남한은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된 상태였으며, 반공의식으로 뭉친 남성들로 구성된 (우익) 청년단체는 각종 폭력과 테러를 행사하며 국가와 민족 이데올로기를 실천했다.

서북청년단은 가장 대표적인 청년 우익단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차별과 배제의 공간이었던 서북은 해방 이후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진영과 공산당 진영의 대립이 심화된다. 공산당 청년단체의 습격은 신의주 학생 의거 사건으로 이어지고, 서북의 남성 청년들은 점차 자신들이 ‘용사’가 되어 서북과 형제들을 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무장하게 된다. 갈고리와 죽창으로 설명되는 서북청년단의 폭력은 국기와 애국, 용맹이라는 남성적 가치로 추앙받는다. 서북청년단의 폭력적 남성성은 무엇보다 제주도의 민간인 학살(제주 4·3사건)에서 가장 끔찍한 형태로 표출된다.

그러나 서북청년단의 그 맹목적인 신념은 이미 지나버린 과거가 아니다. 임철우의 소설 「연대기, 괴물」(2015)에 등장하는 남성 주인공 ‘송진태’는 서북청년단으로 대표되는 우익의 이데올로기가 최근의 한국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재건되고 있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어머니가 서북청년단원에게 강간당해 태어난 그는 사람들이 ‘괴물’이라 부르는 자신의 생부가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TV 뉴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다. 그는 그 ‘괴물’을 죽이고자 마음먹지만, ‘괴물의 평범성’을 깨닫고는 스스로 자살을 택한다.

서북청년단의 세계관은 ‘국기’의 이름으로 한국 현대사의 장면마다 등장한다. 군사주의 정권에 대한 비판과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셌던 1986~1987년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던 청년들을 해방기의 청년단과 비교하여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청년운동반세기」 연재물).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자신들이 배운 호전적 남성성을 실천하려고 하는 세력들은 체제가 위기에 빠지는 상황마다 등장해 ‘애국’의 노래를 반복한다. 「연대기, 괴물」이 그린 것처럼, 2014년 서북청년단은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의기양양하게 재등장했다. 이들은 재건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무력 행사를 이어갔고,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리본을 철거하려 했다.

전선의 젠더: 가족 재건 프로젝트

전쟁터에는 여러 종류의 분할선이 존재한다. 적과 아군을 가르는 물리적, 심리적 분할선도 있지만, 국가 내부에서 국민의 범주를 가르는 이데올로기도 존재한다. 승리와 국가 회복 및 재건이라는 슬로건이 그 기능을 수행한다. 일제 말 제국 일본은 국가/국민을 전선과 후방으로 나누어 조직하고, 서로가 각각의 영역에서 전쟁을 위해 힘쓸 것을 강조했다. 이 각각의 영역이란 곧 전쟁의 현장인 전선을 남성이, 그 전선을 보조하는 후방을 여성이 담당하는 이분화된 구도를 뜻한다. 즉 여성들은 후방에서 남성들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고 물자 절약을 강조하는 등 선전, 선동을 담당해야 했다. 문단은 이 성별화된 구도를 그대로 이어받았고, 남성 작가들이 전쟁터를 직접 방문할 때 여성 작가들은 후방에서 총후부인부대를 위해 연설하고 학병 지원을 강조하는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후 한국전쟁(1950)이 발발했을 때는 여성의 역할이 후방을 책임지는 ‘가장’ 혹은 전쟁터에 참여하는 ‘간호사’ 등으로 좀 더 확대되기도 하지만, 여성이 (참전하는) 남성을 보조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이른바 ‘후방론’은 한결같이 반복된다. 1952년 육군종군작가단이 만든 기관지 『전선문학』에서 그 젠더이분적인 구도가 명징히 드러난다. 『전선문학』은 창간사에서부터 전쟁 시국에서의 문인의 역할을 강조하며 전쟁 프로파간다를 자임한다. 이때 제기된 작가들의 발화는 제국 일본이 강조했던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남성 문인들이 전쟁을 독려하는 글을 작성할 때, 여성 문인들은 수필과 논설 등을 통해 후방에서 여성이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무엇보다 장덕조가 강조하는 ‘아들을 기꺼이 국가에 바칠 수 있는 어머니’라는 이데올로기는 총력전 체제의 모성 담론과 매우 유사하다. 그는 전사한 아들의 영결식 앞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굳세게 서 있는 시골 어머니의 모습 등을 묘사하며 전시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자세에 대해 강조한다. 「선물」과 같은 소설에서도 사랑하는 연인과 아들을 따라 종군 간호사가 될 것을 결심하는 두 여성을 그림으로써 전쟁에 대한 낭만적 이미지를 투사한다.

『전선문학』이 성별을 중심으로 한 위계질서를 뚜렷하게 보여준다면,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1년 창간된 『희망』은 그 위계와 더불어 한국전쟁이 어떤 식으로 남성성의 질서를 소환하고 구축했는지 엿볼 수 있는 매체다. 『희망』의 논조는 전반적으로 ‘남한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창간호 권두에 실린 이승만과 맥아더, 트루만의 웃는 얼굴은 『희망』이 직조하는 남성성이 무엇인지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헬싱키 올림픽 특집을 꾸려 소련과의 알력을 가시화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희망』은 승부에서 ‘야비한 짓’을 하는 소련 복싱팀에 대한 분노를 부각하며 이데올로기를 선전한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결속력은 남성성을 ‘건강한 청년’의 이미지로 박제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었다.

여성혐오와 ‘가짜 국민’ 만들기: 다변 혹은 침묵의 수사학

다른 한편으로 『희망』은 친근한 ‘대통령 할아버지’ 이승만을 부각함으로써 대통령을 가부장으로 형상화하는 방식의 정동을 드러낸다. 흔히 가족은 민족국가의 재건에서 핵심적인 상상력으로서, ‘가족’을 이루는 것은 국가를 건설하는 것과 동일시되곤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정치인, 예술가 등 사회 지도층의 가족이 자녀와 함께 등장하는 ‘가족 화보’ 지면을 꾸려 정상가족 모델을 더욱더 강화한다. 그러나 이때 여성들의 목소리는 삭제된다. 『희망』이 납치명사 부인 혹은 ‘미망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취지로 마련한 좌담회에서 여성들은 그저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나 부부 사이에 관한 질문을 받을 뿐이었다.

여성들은 ‘공론장’으로 소환된 듯했지만, 여전히 ‘주체’가 아니었다. 남한 사회는 여성을 가부장의 권위를 회복하고 전쟁의 명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동원했다. 게다가 한국 냉전체제의 기틀이 형성된 1950년대는 남성 연대를 구축한다는 명목 아래 여성혐오가 끈질기게 생산되던 시기였다. 급속히 진행된 미국화, 북한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반공주의 등 냉전체제에 종속된 남한은 사회를 통치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여성혐오를 선택했다. 여성혐오의 정치적 효과는 공론장의 언설과 대중서사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미군과 UN군을 상대로 일하는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혐오는 공론장의 담론과 여러 소설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해방 이후 남한에 주둔한 미군정은 부녀국을 설립하여 일본이 만든 공창·사창제 폐지에 힘쓰는 듯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종결과 함께 미군의 주둔이 영속화되자(한미상호방위조약) 도리어 기지촌이 확장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때 공론장은 기지촌 여성들의 존재를 비난하면서도, 국가가 기지촌을 합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기지촌은 남한과 미국이 맺은 계약관계에 따라 존재하는, 국가가 주도하고 관리하는 산업이었으며, 기지촌 여성들 없이 냉전 질서 속에서 안보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했다. 남한과 미군은 이 여성들을 거래함으로써 자신들의 연대를 강화했다.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혐오는 이 남성 연대를 교묘히 가리는 데 동원된다. 『희망』에 연재된 최정희의 『끝없는 낭만』(1956년 1월~1957년 3월)은 여학생과 장교 등 지식인의 입을 빌려 미군 상대의 성매매 여성들을 비난한다. 국가(남한)가 미군에게 한국 여성을 ‘위안부’로 제공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숨기고, 정치경제적 구조를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환원한다. ‘양공주’가 된 딸이나 여동생은 가부장의 무기력함을 드러내는 소재로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할 뿐,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195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 역시 주인공 여성을 통해 연애와 섹슈얼리티를 민주와 자유의 본뜻을 훼손시키는 시대 풍조의 표상으로 젠더화한다. 아내를 (남편을) 언제 배반할지 모르는 ‘호랑이 새끼’에 비유한 『자유부인』의 엄청난 성공은 1950년대에 여성혐오가 대중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텍스트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여성들이 추구하는 ‘자유’를 가짜 국민의 자질로 간주하며 이로부터 강박적으로 ‘진짜 국민’을 상상해내려는 메커니즘이다. ‘진짜 국민’은 언제나 ‘가짜’를 통해 만들어진다.

기지촌 여성에 대해 이토록 많은 혐오 발언을 생산한 한국사회는 정작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남한은 미국이 재편하는 냉전 아시아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여성들에 대해 묻지 않았다.

당시 미군정은 조선인 군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담론의 유통을 막았는데, 이른바 성노예화된 ‘위안부’의 존재가 드러나 국제법상 손해배상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의 공업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침묵 속에서 ‘위안부’라는 표상은 점차 자발적 성매매 여성으로 치부되는 미군 ‘위안부’로 옮겨갔고,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는 거의 드러나지 않게 되었다. 그 누구도 “사라진 여자들”에 대해 말하지 않기에 홀로 서울역에 나가 매일같이 자기 또래의 여성들을 기다리곤 했다는 윤정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발기인)의 증언은 당시 한국사회가 끌려간 여성들의 문제를 일체 공론화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국가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와 운영 방식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했다.

슈미즈를 입은 남자: 스크린 위의 (비)남성성

초남성성은 역설적으로 언제나 주변적 남성성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전쟁에 나서는 용맹한 전사 혹은 가정을 ‘떠받치는’ 생계부양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초남성성은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허구이다. 가부장의 강력한 힘을 근거로 한 ‘헤게모니적 남성성’은 ‘성적 억압’의 중추 혹은 가부장제 자본주의, 식민지 제국주의, 폭압적 독재 등의 표상으로 간주되지만, 정작 어떤 남성도 그 이상에 도달할 수 없다는 모순을 내포한다. 즉 이러한 남성성은 모든 남성 주체들이 믿고 따라야 할 표본/규범으로 제시되지만, 실제 현실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남성은 없다. ‘일등 시민’이란 남성 자신이 죽거나 다치는 희생을 통해 획득되는 배지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은 여성들의 저임금 노동력과 ‘기지촌’과 같은 여성 거래 시스템에 기대 정치적 안정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도덕성, 체면, 엄격함, 책임감 등으로 표상되던 남자다움은 ‘모리배’(온갖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 ‘사바사바’(뒷거래를 통해 떳떳하지 못하게 일을 조작하는 일), ‘와이로’(뇌물) 등 부정적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1960년대 후반 성행한 여장남자 코미디 영화는 바로 이 초남성적 시대에 요구되던 지배적 남성성에 틈과 균열을 내며 다종다양한 남성성/들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장남자 코미디 영화는 주로 가난과 실업으로 좌절하는 남성 청년이 여성의 젠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프닝을 그린다. 이들 캐릭터는 남성성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획득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실제로도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자 행세를 하는 남성들이 상당수 있었고, 그 사례들이 (불온한 ‘스캔들’로서 부각되기는 했지만) 신문 지면에 보도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장남자는 젠더를 바꾸는 행위(트랜스젠더)를 통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질문하고, 여성-남성 이분법 등 본질적인 성차의 문제를 뒤흔든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지배적 남성성을 풍자하고 비틀며 새로운 시대의 남성성을 탐구하는 한편, 여전히 이성애 규범성을 수호하거나 되찾으려는 식으로 지배 이데올로기와 타협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남자는 안 팔려」(1963)의 경우, 여자만 뽑는다는 회사의 광고를 제대로 보지 못해 면접에서 탈락한 남성 청년들의 구직 실패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린다. ‘여자가 더 먹고살기 편한 세상’이 되었다며 여성을 몸을 자원화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는 당시 한국사회의 인식이 반영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서영춘, 구봉서 같은 인기 코미디언을 내세운 심우섭 감독의 ‘남자 시리즈’ 역시 여장, 즉 ‘여자-되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남성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남자와 기생」(1969)의 주인공 ‘태호’는 기생 생활을 통해 남자란 가정을 중요시해야 함을 알게 됐다고 고백하며 바람기 많은 중년 남성들을 개조하려면 부인이 ‘다정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식의 훈계를 늘어놓는다. 「남자식모」(1968) 역시 동생의 연구비를 위해 식모가 되는 청년 ‘형구’가 현명한 여자와 결혼함으로써 “1500만 남성의 일원”으로 거듭나는 성공담으로 끝을 맺는다. 즉 이들 영화는 트랜스젠더나 트랜스 섹슈얼리티와 같은 젠더퀴어가 보여주는 젠더화된 정체성의 자연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치적 가능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자 남성성’이 만든 세계: 여성국극단의 활약

여장남자 코미디 영화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스크린이라는 허구의 세계 바깥에서 일종의 트랜스-젠더를 직접 실천한 이들이 있었다. 1948년 결성된 이래로 1950년대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으며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여성국극단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성 혹은 남성성이 신체 그 자체가 아니라 수행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이들을 통해 비로소 몸피를 입게 된다. 여성국극단의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남성성을 과잉 수행, 연출하는 방식으로 냉전체제와 (한국)전쟁의 젠더규범에서 이탈했다. 이들이 재현한 “낭만적 사랑에 충실하고, 기사도적으로 용감하며,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남성성”은 역으로 지배적 남성성이 부재한 시대를 조명했다.

남자 역할을 하는 배우들은 여성국극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들이 수행한 과장된 남성성이 현실의 남성성이 전쟁으로 인해 훼손되었던 그때 (여성들에게) 이상적인 남성 모델을 제공한 것이다. 이들은 무대 위 왕자님 역할을 위해 걸음걸이나 포옹하는 방법 등 남성의 코드를 익혔고, 칼싸움에 매진했다. 남역 배우들의 인기가 향상될수록 남성 주인공을 영웅화하는 플롯과 어트랙션(칼싸움이나 춤 장면), 남역 배우 중심의 커플링을 중심으로 한 과감한 애정 연기가 상연되었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이성애 각본’은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하나의 즐길거리였고, 그런 향유 속에서 비틀리고 교란되었다.

여성국극이 인기를 구가한 1950년대는 전통을 수호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서구적 근대화에 대한 욕망이 혼종·경합하고, 가부장적 규범이 해체되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던 시기였다. (여성) 관객들은 여성국극을 통해 여자도 남자처럼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자신도 현실의 모순이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여성국극단을 이끄는 대표 남역 배우로 자리매김한 임춘앵은 “전통적인 가족 구조 내에서 비가시화되던 여성들의 실존을 일깨운 존재”가 되었다. 임춘앵이 재현한 남성성은 단순히 이상향으로 머물지 않고 남성성으로 명명된 가치들을 재배치했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 자체를 근본적으로 질문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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