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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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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안미선 | 민음사 | 2021년 06월 10일 리뷰 총점9.4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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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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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58g | 136*200*17mm
ISBN13 9788937472091
ISBN10 893747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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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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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내가 살던 집들을 떠올리고 찾아 나서며 오래된 한옥과 마당 깊은 양옥, 숨 가빴던 아파트와 담담한 빌라들을 만났다. 집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이야기로 쓰면서 이번에는 나를 똑바로 마주해 보았다. 숨어 있던 이 세상 집들의 두런거림과 그 목격담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더 빛날 것 같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 내가 살던 집들을 떠올리고 찾아 나서며 오래된 한옥과 마당 깊은 양옥, 숨 가빴던 아파트와 담담한 빌라들을 만났다. 집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이야기로 쓰면서 이번에는 나를 똑바로 마주해 보았다. 숨어 있던 이 세상 집들의 두런거림과 그 목격담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더 빛날 것 같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면서 학교와 쉼터에서 성교육을 했다. 여성의 일과 삶을 소재로 월간'작은책'과 '삶이 보이는 창'에 글을 연재했다. 현재 월간'작은책' 편집위원, 여성노동자글쓰기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쓴 책으로 『여성, 목소리들』 『언니, 같이 가자!』 『똑똑똑 아기와 엄마는 잘 있나요?』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모퉁이 책 읽기』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엄마의 탄생』 『기록되지 않은 노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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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70

출판사 리뷰

“안전한 집에 머물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 안에 틀어박히자
벽에서 들려오기 시작한 목소리,
날 서고 아프고 뜨거운 기억들


집은 ‘안전한 공간’이다. 사람들은 안전한 집에 머물기를 요청받았고, 혹은 강제받았다. 저자 역시 팬데믹을 계기로 집에 머물면서 사진과 글로 집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르포와 인터뷰집 등의 저작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스스로의 내밀한 목소리가 점차 들려왔다.
집에는 지난 시간을 함께 지내 온 가족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저자가 가족을 바라보는 감정은 복잡 미묘하다. 저자에게 어머니는 지금의 나를 인정하지 않고 듣기에 괴로운 소리를 전하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설움을 물려주지 않으려 분투한 사람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자신의 학창 시절을 억압하고, 집에서 군림하던 가부장으로서 집을 지탱하기 위해 홀로 외로이 싸운 사람이었다.
이렇게 집 안에서 벽에 기대어 생각하는 시간은 그동안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가족들의 그늘을 조명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 그림자를 끌어안는 시간이 된다.

두꺼운 뚜껑을 스르륵 열고 닫을 때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기대를 했고, 어떤 근심에 잠겼고, 무슨 한숨을 쉬었을까. 딸들이 자신은 거들떠보지 않고 세상의 말, 남자들의 말을 부지런히 익히느라 바쁜 사이, 그 몸이 상할까 애달파하며 먹을 것을 꺼내려 장독대로 달려왔다. ─「장독대에 비친 둥근」 중에서

아버지가 심고 싶었던 건 나무가 아니라 자신이었는지 모른다. 발을 디뎌도 되는 자신의 땅에 발목을 넣어 꾹꾹 묻고 물을 주면서 새로운 뿌리를 내리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이 위험하고도 허허로운 세상에 새로 잘 안착할 수 있기를 꿈꾸었는지 모른다. ─「거미와 잎사귀」 중에서

저자는 철거가 예정된 고향 집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유년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정리하고, 가족의 역사를 재정립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두운 기억 속에 있던 나 자신과의 화해에 이른다. 학창 시절 깊은 우울에 시달리며 외톨이처럼 세상과의 단절을 겪고 있던 스스로를 해방시킨 것이다. 많은 관계의 단절을 가져온 팬데믹 상황이 역설적으로 가장 소중한 관계들을 회복하는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태어난 지 오래 되지 않은 아이. 세상과 앞날이 아름다울 거라고 순진하게 막연히 믿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는데 가슴이 메어 오며 눈물이 갑자기 흘러내렸다. 잊고 있던 얼굴이다. 그 얼굴을 잊고 혼자 세상에 실망하고 마음의 문을 닫으며 살아온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러자 그 얼굴에 사과하고 싶었다. 때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그 믿음을 저버릴 뻔한 순간들에 대해, 세상은 살 만한 거라고 믿고 있는 얼굴 앞에서. ─「물에 띄운 사진」 중에서


“집은 사람들의 진심과 비밀들로 젖은 채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집들이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하나하나 되돌려 준 그림자들


집은 여성에게 가장 무거운 짐을 지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팬데믹은 사람들을 ‘안전한 집’으로 밀어 넣었고, ‘집을 지키는 엄마’의 역할이 여성에게 더해졌다. 저자의 시선은 집을 ‘안전한 집’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로 향한다.

돈도 벌고, 꿈도 이루어야 하고, 엄마도 되어야 하는 나의 생활은 이런 식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쓸지 밥을 할지 고민한다. …… 요즘처럼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듣고 집에 내내 있는 때에는 세 끼 식사를 척척 차려 내며, 설거지에 빨래까지 하면서, 아이에게 집안일을 하라고 잔소리를 하면서, 장을 보면서, 책상에 앉아 있을 자투리 몇 시간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집 안에 날아든 새」 중에서

‘엄마’에게 집은 일터이자 싸움터이다. 집안일에 휩쓸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틈조차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바깥과 달리 집 안의 ‘엄마에게는 도통 거리를 둘 생각을 않고 더욱 밀착해 오는 가족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린다. 그러면서 장독대 앞에서 한숨을 쉬었을 어머니, 학창 시절에 옥상으로 내몰린 나를 붙잡고 내려와 준 친구의 두툼한 손, 끈질기게 응원하며 자전거 타기의 행복을 알려 주고도 ‘혼자 다 해냈다’고 응원해 준 아이 친구의 엄마를 떠올린다.
지난날을 정리하는 일은 앞으로 나아갈 힘을 마련해 준다. 유년 시절의 그림자를 해방시키면서, 답답한 현실에 주먹을 내지르면서, 그럼에도 집을 지탱해 온 사람들과 악수하면서, 결국 ‘행진’을 시작한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 안미선의 행진은 함께 오늘을 걸어가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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