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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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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nam10 | 2014-09-04 | 추천0 | 댓글0

<나는 누구인가>는 2013년 가을 학기에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 제3회 인문학 공개강좌의 강연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강신주, 고미숙, 김상근, 슬라보예 지젝, 이태수, 정용석, 최진석의 강연 내용을 담은 책이다. 특히 SBS CNBC 방송을 통해서 이 강연을 직접 집에서 보았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나는 누구인가'-인간의 본질에 답하다라는 내용으로 강신주, 고미숙, 김상근, 이태수님의 강연 내용이 소개되었으며 2부에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삶의 태도가 곧 당신이다라는 내용으로 슬라보예 지젝, 최진석, 정용석님의 강연 내용이 소개된다.
대중철학자이자 카리스마 있는 인문학 강연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신주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상처 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그는 인문학과 철학, 예술은 생경한 느낌의 세계와 위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강신주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본주의의 핵심은 자본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이며 우리가 가진 자유는 소비의 자유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문학자들이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이유는 자본주의를 통제하지 못하면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획일화된 노예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 중심적인 사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가급적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체의 기본 덕목은 사랑, 연대, 공감이라고 강조한다.
"돈의 매개가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다. 성적이나 취업에 목숨 걸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 큰 대가 없이도 가까운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자본주의에 맞서고 대응할 수 있는 인문학적 태도는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때이다."
고전평론가로 활동중인 고미숙은 현대인을 이해하는 세 가지 화두로 몸, 돈, 사랑에 대해 말한다. 그녀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봉착한 몸의 소외, 욕망과 능력의 간극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이너스 건강법'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익숙한 것과 결별하여 덜 먹고 덜 쓰고 모든 것을 덜어내고 배설해야 한다. 그녀는 순환을 하려면 삶이 창조적이어여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매일매일 만들어내야 하는 새로운 것은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양생도 그렇고 몸을 쓰는 것,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내가 윤리적으로 변하는 것들은 모두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육체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무엇이든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도 우리 몸은 여전히 아프다. 그 많은 가구와 전자제품으로 많은 육체노동에서 해방되었음에도 우리는 이 행복을 누릴 방법을 알지 못한다. 몸이 한가해지면 마음이 바빠지기 마련이다. 그 결과 육체와 정신 사이에 괴리가 생겨 몸은 무력해지고 정신음 엄청난 비만에 이른다. 자의식의 과잉인 것이다. 자의식은 인정 욕망인 동시에 하루 종일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생각하며 그것을 내 안의 척도로 삼는다. 타인이 곧 나를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이는 곧 화폐의 지배이자 현대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거울이다. 이제 외부의 기준과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내 몸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몸은 나를 이해하는 가장 훌륭한 매개이기 때문이다."
고미숙이 이야기하는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한 계절이나 일 년 정도가 지나고 나면 나를 떠난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생겨난다. 지금껏 그 사람과 함께였다면 결코 누릴 수 없는 많은 행운을 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헤어지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헤어진 뒤에도 나를 생각해주기를 바라기보다, 정말 괜찮은 삶을 사는 사람과 만났었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고귀해져야 합니다. 사랑은 서로에게 삶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사랑에도 생로병사가 있고 사계절이 있습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은 봄입니다. 그리고 불타오르는 여름의 단계를 지나 점차 무르익는 가을을 거쳐 겨울이 오면 권태의 시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모든 단계를 자신의 힘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고미숙은 돈이 목적이 되지 않으려면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쓸것인가에 대한 서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돈을 좇기보다 우정과 지성에 더 많은 마음과 노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한다.
"자본은 무조건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하는 맹목적 욕망이 파국을 불러오는 것이지요. 돈이 목적이 되지 않도록 그 안에 이야기가 담기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건이 있어야 하며, 배경과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돈은 이 사이를 매개하는 윤활유나 전령사 역할이면 충분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돈의 철학입니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상근은 '인간에 대한 학문, 인문학을 말하다'라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그는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인문학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이라고 말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성찰하는 것은, 결국 내가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올바른 일을 하거나 절제를 실천하기 위해서, 그리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에서는 남들보다 앞서겠다는 자기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타인의 비난과 반대가 있더라도 그것이 바른 길이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한다고 이야기한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는 어떻게 하면 인문학적 삶을 통해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 진실한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삶과 의미 있는 죽음을 위해 사는 삶이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슬라보예 지젝은 '사유하라, 그리고 변화하라'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그는 위험한 자본주위는 세게 전반에 '세계 없음'의 이데올로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의미 있는 인지적 지도 그리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프랑코 베라르디는 한국은 비워진 문화적 공간에 극단적 개인화와 케이블링된 사회가 공존하는 특이한 사회라고 말한다. 한국의 외로운 개인들은 저마다 디바이스의 작은 스크린을 통해 서로 완벽하게 연계되어 있는 동시에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이들의 자살률은 어느 국가보다 높다. 수입도 늘고 영양 상태, 자유, 해외여행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음에도 한국인의 일상은 사막화되었고, 삶의 리듬은 초고속으로 가속화되었으며, 각자는 더욱 개인화되었고, 고용은 더욱 취약해져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 결과 어쩔 수 없는 소외와 고립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나름의 세상을 그려낼 기회, 즉 인지적 지도를 그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 디지털화된 삶 속에서 공간이 얼마나 사유화되어가고, 이 허구적 투명성을 이용해 인간이 어떻게 통제당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자. 그렇게 해야만 작은 것에서부터 혁명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학교 철학교수인 최진석은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배우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배우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자기표현에 장애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배우는 대상은 다른 사람의 표현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 신뢰와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 사랑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최진석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아름다우며 가치 있는 존재이고, 강하며 자유로운 존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성에 제어되지 않고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고, 이념의 수행자가 아니라 욕망의 실행자가 된다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을 하려는 사람이다. 삶의 궁극적인 동력은 결국 나를 표현함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를 침해하느 ㄴ어떤 것에도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나의 주체성, 나의 존재성, 나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에는 거침없이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가장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도 있다. 자신이 도달한 그 깊이와 높이의 간격만큼이 곧 자기 자신의 함량이다. 그리고 그 함량을 지탱하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힘이다. 이처럼 개개인의 내적 자발성에서 나온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토록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표현의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배움은 경계를 품는 것이 아니라 이념의 한쪽에 서는 것과 같습니다. 배울 때는 표현의 동력이 있어야 하고, 읽을 때는 쓰는 동력이 있어야 하며, 들을 때는 말하는 동력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활동은 읽기와 쓰기 사이, 배우기와 표현하기 사이, 듣기와 말하기 사이에서 이뤄집니다. 그럴 때 인간의 눈빛은 야성을 되찾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계에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 경계성을 회복하려는 야성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는 내가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 수동적으로 갇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 자신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보통 '살아 있다'교 표현합니다. 경계에 서는 것은 항상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또한 모호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한쪽을 선택해 명료해지려고 하는 순간 개념과 이론에 갇히고 맙니다. 이 모호함은 명료함의 이름으로 정리해버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경계에 서서 사건의 운동, 움직임을 품었을 때 드러나는 자기표현입니다. 모호함은 명료하게 정리해버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 풀어야 할 것입니다."
책 <나는 누구인가>를 읽고나서 우리 시대 석학 7인이 들려주는 인간과 생에 관한 탁월한 통찰을 배울 수 있었다. 물질 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공부가 인문학이며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탐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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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 2014-09-04 | 추천1 | 댓글0
바야흐로 인문학이 열풍인 시대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걸맞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작가들
( 강신주, 고미숙 , 김상근, 슬라보예 지젝, 이태수, 정용석, 최진석 ) 이 인문학 공개강좌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이 발간되었다.
" 나는 누구인가? " 와 " 어떻게 살것인가" 라는 주제로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강연이 이어진다.
책에서는 7명의 각기 다른 색깔과 시각을 살펴볼 수 있게된다. 그렇기에, 공통된 주제를 이야기하지만
워낙에 인문학이 한 주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듯히, 저자들이 포인트로
삼고 있는 점들을 기반으로 강연이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비로소 인문학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 화자되고 있는 힐링이나 비판적 성찰, 특히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대리적인 분노표출로서
활용되는 인문학이 아닌, 인문학의 본질. 즉,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학문이 바로 진정한
인문학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김상근 교수님과 최진석 교수님, 두 분의 강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게 되었다. 기대했던
저자에게서는 반감이 드는 내용들을 접하였으나, 기대치 않았던 강의에서 오히려 더 큰것들을
얻게 되었던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진리라 여기며 읽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 겪어야 할 여정들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기에
크나 큰 성찰을 안겨주었던 강연들이었다.
인문학자 7인이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 , 그리고 " 어떻게 살것인가? " 에 대한
강연이 소개 되며, 다양한 인문학처럼 여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더불어 깊은 통찰을 안겨주는
시간을 주었던 책 <나는 누구인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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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erbear | 2014-09-03 | 추천0 |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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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jan | 2014-09-02 | 추천0 | 댓글0
여러 명의 인문학자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이라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강의장에 가지 않았지만 강의장에 있는 듯한 느낌은 그날의 현장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학적 성찰에 대한 다양한 방면의 인사들이 나와 자신의 주제를 갖고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주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했다.
나는 누구인가? 정말 나라는 사람은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 건가.직장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를 얻고 가정생활을 영위하며 산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그런 일과 사람들 속에 나는 어떤 존재인가. 정작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말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 스스로에게는 얼마나 물어보며 사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모두 7명이 나와서 삶에 대한 태도와 우리 자신에 대한 길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강의한다.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이 정리되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더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우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더불어 내가 불필요하게 끼고 살아가는 것들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도 말이다. 얻는 것,갖는 것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가 내 생각을 방해하고 가는 길을 집중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들을 쳐내는 그런 일들이 어쩌면 더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 돈 앞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강신주는 벼랑 끝에 서서 각자의 삶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에서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뭔가 주객이 전도된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천천히 가도 도는 길을 뭐든 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달리고 있다. 그 끝은 어디인가. 인간 중심의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미숙은 우리 몸에 대한 탐구로 잘 알려진 분이다. 이 번 책에서도 우리 몸에 대한 강의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묻는다. 쉼과 활동이 구분되지 못하고 엉켜 살아가고 있는 동안 우리 몸은 망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괜찮아 보이니 계속 혹사시킨다. 그게 지금 우리 몸이다.
“우리의 몸이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순환입니다. 몸은 오장 육부가 순환하고 생리와 심리가 순환하고 외부와 내부가 순환하고 먹거리와 순환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순환을 하려면 삶이 창조적이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느끼고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매일 새로운 물건과 상품을 만들어 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 자신과의 소통이 아니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의 거울이 있어서입니다.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 그래서 그것이 돈이 되는 것은 창조라 할 수 없습니다.”

좀 더 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지금의 삶을 버려야 한다. 정도 이상의 욕망은 오히려 정신을 해치고 나의 균형을 망치기 때문이다. 돈을 좇아 사는 삶은 몸에 이로울 것이 없다. 고미숙은 ‘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말하며, ‘돈이 목적이 되지 않으려면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서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좀 더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자는 것이 고미숙의 생각.
이 책의 제목대로 김상 나는 누구인가 묻는다. 인문학의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다.살아가는 날들에 대한 고민이 없다. 현실의 삶에 우리 자신을 묶어두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스스로 그렇게 묶인 것을 오히려 더 행복해하는 상황은 아닌가 반문한다. 우리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김상근의 생각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자유인으로 살 수 있다. 이 대목에서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구절이 생각이 나기도 한다.
“결국 훌륭한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일까요? ‘올바른 일을 행하는 것’에서 남들보다 앞서라는 것입니다.”
이태수는 이 책에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에 있다.그러나 얼마나 제대로 사랑을 하고 있는가. 어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인가. 모든 사랑이 아름다운 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우리는 추구하는가? 이태수는 플라톤의 ‘향연’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 동안 누릴 수 있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찾아본다.
이렇게 1부에서는 우리 삶의 가치를 챙겨 보고 2부에서는 그렇다면 어떤 삶이 태도가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진다.슬라보예 지젝, 최진석, 정용석 이렇게 세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깨어나 일어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노예가 아닌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당연시하며 사는 것들에 의심을 가해 보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지젝이 바라본 우리 한국 사회의 모습은 어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모습은 정상적이지 않다.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은 개인 프라이버시의 문제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감시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사회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불편한 것들은 고쳐나가야 한다.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 변화가 좀 더 큰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침묵은 어떤 상황도 새롭게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젝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살펴보고 이들의 노력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서구적 소비주의가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미 자체의 수평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지요. 문화 또한 사회가 전체적으로 바뀌면서 역시(逆施)적인 인간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지금 한국은 급격한 근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진석의 이야기 속에서는 삶의 주인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우리 삶은 마치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맡겨진 인생처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내가 나 자신일 때 나는 자유롭다고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어느 순간 우리는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옳은 길이라 여기며 내가 조금만 남과 다른 것에 대해서 스스로 불편해하고 두려워한다. 최진석의 질문은 거기에 있다. ‘나 자신으로 못 사는가?'
“자기 스스로 가치 기준을 생각하지 못하고 외부의 이념을 가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자신은 항상 왜소한 존재가 되거나 아니면 그 이념을 얼마나 끝까지 잘 지키느냐로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 분 강의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경계’다. 경계가 주는 불안감을 오히려 유연성으로 이야기한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어느 한 쪽에 수동적으로 갇힌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 자신으로 살아있음을 의미한다'라는 것이다. 자기 삶의 주인이 바로 나 자신임을 알고 살아가라고 강조한다. 철학의 틀에서만 우리 삶을 생각하지 말고 좀 더 생활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표현하는 그런 삶을 살아갈 시간이다.
“자신이 도달한 그 깊이와 높이의 간격만큼 곧 자기 자신의 함량입니다. 그만큼의 세계가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 함량을 지탱하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힘이며 이 힘은 곧 욕망입니다. 이 힘을 가진 주체, 모든 사건의 주인이 되어 힘에서부터 출발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존엄한 존재로 새롭게 등장한 나는 존엄한 활동을 하게 되고, 윤리적 힘을 가진 주체로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드디어 마지막 정용석의 강의는 인간 생체 구조에 대한 분석이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행동과 분석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본다. 화를 내고 웃고 떠들고 하는 행동과 여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여럿이 있는 가운데서 행하는 개인의 행동을 통해 무엇에 우리 생각이 지배당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유전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다름’에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유일한 존재가 더욱 귀하게 빛날 수 있도록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할 인간,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렇게 강의는 끝이 났다. 어떤가. 우리 자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면서 의욕이 일어나는지. 확 답은 오지 않지만 여러 힘든 상황 속 다시 얼어나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온다. 인문학 열풍이 그냥 유행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차분히 가라앉아 우리 마음을 흔들고 몸을 춤추게 했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 모습이 되면 좋겠다. 너도 나도. 나는 나일 때 자유인이며 아름답다.
“왜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 그 아는 것으로부터 나의 사건을 추동하지 못할까요. 사건을 구성하고 있는 세상은 관념이 아니라 일상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일상의 세계에는 ‘우리’가 아닌 ‘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보편적 이념으로 나아가는 데는 목숨을 걸면서 내가 직접 살고 있는 일상을 관리하는 데는 소홀합니다. 왜‘우리’로 사는 데는 적극적이면서 ‘나’로 사는 데는 소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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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aphina73 | 2014-08-31 | 추천0 | 댓글0
인문학의 심화 연구 지원과 대중 확산을 위해 2010년 설립된 공익재단, 재밥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2013년 가을 경희대학고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한 제3회 인문학 공개강좌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해 책을 냈다. 매회 강의마다 2,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참가한 강의다. 강연자는 철학자 강신주를 비롯해 고전평론가 고미숙, 연세대학고 신과대학 교수인 김상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슬라보예 지젝,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이태수, 경희대학교 생물확과 교수 정용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최진석 이렇게 총 일곱 명이다.
인문학 강의를 정리한 책이라고 하니 읽기도 전에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요약, 정리한 거라 하나도 어렵지 않다.
늘 먹고 사는 일만 생각하다 보면 생각하는 게 거기에서 거기일 수밖에 없는데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듯이 늘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을 하며 머리에 바람을 쐬어주는 느낌으로 읽으면 된다.
작가들이 교수나 철학자라고 해서 그 사람들의 주장을 무조건 100% 수용할 필요는 없다. 물론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내내 속으로 물음표를 달면서 읽었다. '정말 그럴까?', '비현실적이지 않나?', '현실에서 너무 동떨어진 생각이네' 등등. 인문학이라는 게 정답을 배우는 게 아니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는 거니까 의심하며 읽는 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한다. 최진석 씨가 '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에서 '하지만 질문은 그냥 질문입니다. 질문이 생겼다는 것은 내 안에 관심과 호기심이 작동했드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질문 자체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항상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이미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따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모든 창조적인 것, 새로운 것은 다 엉뚱한 질문에서 나왔습니다. 질문의 가치는 질문하는 그 자체에 있는 거지 거기에 절대 옳고 그름이 있지 않습니다. 질문은 질문으로 터져나온 것만으로 이미 완벽합니다(206쪽)'라고 말한 것처럼.
여름도 얼마 안 남았고 찬바람이 불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질 텐데 그럴 때 읽으면 좋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