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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발걸음

풍경, 정체성, 기억 사이를 흐르는 아일랜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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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 저/김정아 | 반비 | 2020년 10월 26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6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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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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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24.6만자, 약 7.2만 단어, A4 약 154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9118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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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2명)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소개된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길 잃기 안내서』 『마음의 발걸음』 『그림자의 강』 『이 폐허를 응시하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을 포함해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썼습니다.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소개된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길 잃기 안내서』 『마음의 발걸음』 『그림자의 강』 『이 폐허를 응시하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을 포함해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썼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비교문학과에서 「모든 매체는 영매다: 소설의 재현과 영화의 복제에 나타난 주-객 매개 비교」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문학, 이론, 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정확하고 유려하게 : 『오만과 편견』의 번역을 중심으로」, 「학교엔 귀신이 산다」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옮긴 책으로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또는 혁명적 비평을 ...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비교문학과에서 「모든 매체는 영매다: 소설의 재현과 영화의 복제에 나타난 주-객 매개 비교」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문학, 이론, 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정확하고 유려하게 : 『오만과 편견』의 번역을 중심으로」, 「학교엔 귀신이 산다」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옮긴 책으로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또는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 『죽은 신을 위하여』, 『감정 자본주의』, 『눈과 마음』,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 『슬럼, 지구를 뒤덮다』,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동물들의 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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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삶은 여행이 될 때 비로소 이야기가 된다.”
우리를 낯선 풍경과 이야기, 다른 운명으로 이끄는 여행의 경이


이처럼 지적이고 매혹적인 여행기라니! 이건 아일랜드 여행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찾아 나선 모험일지도 모르겠다. 아일랜드의 자연과 역사와 인물에 익숙해졌을 무렵, 리베카 솔닛은 여행이라는 것, 떠돈다는 것, 이주한다는 것의 의미 속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간다. 움직이는 한, 세상과의 대화는 계속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으므로. 그러므로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김연수(소설가)

솔닛의 글은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이자 세계사, 영문학, 여행에 관한 최고의 문장이다. 읽기로서의 여행, 여행하기 위한 읽기의 정석이다. 이 시대, ‘집’에서 여행하고 싶다면 이 책 이상이 없다. 여러 번 읽고 필사할 책이 있다는 기쁨. 역시 솔닛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정희진(여성학 연구자)

리베카 솔닛의 청년기 걸작!
솔닛만의 감각과 사유로 쓰인 본격 여행기


‘맨스플레인’이란 단어로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작가이자 《유튼리더》가 꼽은 ‘당신의 세계를 바꿀 25인의 사상가’, 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베카 솔닛의 청년기 걸작 『마음의 발걸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솔닛만이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쓰인 아일랜드 여행기다. 솔닛은 어머니 쪽의 아일랜드 혈통 덕에 아일랜드 국적을 얻게 되고, 새로 생긴 여권을 “조상의 나라로 눈앞에 나타난 낯선 남의 나라”에서 정체성과 기억, 풍경 같은 개념을 탐구해볼 기회로 삼는다. 이 탐색의 여정은 아일랜드(특히 아일랜드 서해안 지역)를 두 발로 밟아가는 여행과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학을 읽고 연구해 책을 써나가는 여행, 이렇게 두 차원의 여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 헤맴, 모험을 품고 있는 여행은 항상 솔닛의 한 테마였지만, 이 책은 낯선 곳에서 다른 이야기와 다른 자아를 상상할 수 있는 뛰어난 여행자로서 그의 면모가 더 폭넓게 펼쳐지는, 한 나라에 관한 본격적 여행기다.

이 책은 리베카 솔닛의 초기 주저이자 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걷기의 인문학』의 전작으로, 내밀한 경험과 내면의 풍경을 포함한 수많은 재료들을 밀도 높게 엮어내며 하나의 주제에 천착하는 솔닛의 인문학적 에세이의 원형이라 할 만하다. 이후 솔닛을 세계 지성으로 자리매김해주는 작업들을 예비하는 지적 야심과 비전이 돋보이는 저작인 것이다. 독립 연구자라는 정체성을 30년 가까이 지켜온 솔닛은 자신의 비주류성을 지적 자산으로 바꿔냈다. 『마음의 발걸음』은 청년 솔닛이 이러한 지적 자산을 어떻게 일구어냈는지 보여주는 더없이 적절한 사례다. 우리는 이 책에서 솔닛이 ‘유럽 속의 제3세계’라는, 아일랜드라는 특이한 나라를 배경 삼아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 강단철학에, 문학사의 정전들에 어떻게 도전하고 그 권위를 유려하게 무너뜨리는지 목격한다.

한편 서구(Western) 중심 역사와 철학, 정치, 문학사에 관한 솔닛의 급진적이면서도 독특한 비판적 관점은 주로 미국 ‘서부(west)’라는 주제에 대한 고유한 입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부는 『걷기의 인문학』을 비롯한 이후의 주요 저작들에 반복적으로 중요하게 등장하는 테마다. 『마음의 발걸음』에서 솔닛은 자신에게 서부가 어떤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자연적, 상징적 장소인지 아일랜드, 또는 멕시코, 콩고, 페루 푸투마요, 또는 미국, 유럽과 마주 놓으며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이로써 동부 중심의 미국사와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 동시에 문제 제기한다. 이 책은 장소들(친숙한 장소와 낯선 장소) 간의 상호작용이 솔닛의 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우리에겐 어떤 가능성을 제공하는지 선명히 보여줄 것이다.

은유와 아이러니의 나라 아일랜드를 경유해 유럽을 넘어서기

이 책에 담긴 여행을 만들어준 것은 뿌리 뽑힌 땅 아일랜드에서 마주친 장소와 사람들, 곧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이다. 솔닛의 여행지는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하고 총인구의 95퍼센트 이상이 백인이지만 유럽의 제3세계라 불리듯, 낯선 장소로나 탐구 대상으로나 고유한 성질과 복잡한 맥락을 지닌 곳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침략과 약탈을 겪은 아일랜드를 두고 솔닛은 “침입은 아일랜드 역사의 주요 모티프가 되어왔고” “더블린은 처음 세워질 때부터 지금까지 침입자들의 도시였”으며, “더블린을 뺀 나머지 아일랜드에서는 아직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사람이 최대 수출품인 나라, 시인과 트래블러의 안식처, 영혼·천국·기도를 믿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가…… 몇 가지 수식어만 나열해보아도 이 나라의 역설적인 흥미로움, 그리고 이 나라가 처한 어려움이 무엇일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아일랜드 역사와 문학, 자연의 장면들을 은유와 아이러니의 키워드로 서술한다. 5장 「걸인의 길」은 흑사병에 비견될 만한 아일랜드대기근을 다루는데, 이 역사적 사건은 밤늦도록 이어진 솔닛과 아일랜드 지인들의 대화 속 이야기에서 등장한다. 거기엔 아일랜드가 감자역병으로 대기근의 참상을 겪으면서도 본국에 작물을 보내야 하는 식민지인 탓에, 대기근 내내 식량 수출국이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한편 이 시기 장례식도 제대로 된 관도 없이 죽어나갔던 사람들 틈에서 다리를 잃고 살아남은 아이는 걸인이 되어 이런 질문들을 불러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불구가 되고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목숨을 구한 사람은 누구일까? 항상 같은 곳을 떠도는 떠돌이는 누구일까?” 이 걸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질문한다. “한 사람의 기억이 가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과거는 150년 정도가 아닐까?”

그런가 하면 4장 「나비 수집가」는 생전에도 사후에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아일랜드의 퀴어 독립영웅 로저 케이스먼트의 이야기다. 솔닛은 케이스먼트의 흔적을 더블린 자연사박물관의 유리 상자 안에 박제돼 있는 나비에서 발견한다. 케이스먼트는 본래 영국 제국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오지 탐험대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콩고를 찾았지만, 그 여행을 통해 원주민과 가까워지고 원주민 편에서 열강이 벌인 폭력과 고문을 기록한 보고서를 남겼다. 또한 다른 어떤 곳도 아닌 콩고강 유역의 풍경과 페루 푸투마요 열대림의 풍경에서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을 키워 독립투쟁으로까지 나아갔다. 박물관의 나비는 케이스먼트가 푸투마요에서 벌어진 참상을 조사하기 위해 찾은 밀림에서 수집한 것이었고, 솔닛은 이를 “연약한 기념비”라 부른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참상 속에 나비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나아가 그가 침묵당한 존재에 목소리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 덕분인 것 못지않게 동성애자라는 정체성 덕분이 아니었을까?”라고 묻는다. 10장 「총알 1파운드가 더 무거운가」에서는 자연과 풍경, 시를 다룬다. 영국 시인들이 아일랜드의 자연과 시골을 배경으로 많은 낭만주의 목가시를 남긴 데 반해, 조너선 스위프트 등의 아일랜드 문학가들은 반(反)목가를 썼다. 그 이유에 대해 솔닛은 이렇게 반문한다. “아일랜드에 풍경시가 없는 것은 아일랜드의 풍경에 상처가 있기 때문이잖은가?”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한 이런 이야기들은 아일랜드라는 풍경과 정치적 실체의 독특하고 전복적인 맥락을 드러내준다.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지고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서 유럽, 백인, 제1세계, 원주민과 같은 개념, 그리고 이 개념들과 그 대립항인 비유럽, 비백인, 제3세계, 침입자·외부인의 구분은 그리 명확하지 않다. 아일랜드가 겪은 대기근은 기존 유럽사에서 보이지 않던 것을 말해주며, 로저 케이스먼트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이 채 담아내지 못한 사례다. 아일랜드 반목가는 문학사 정전에 대한 비판을 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제기한다. 이처럼 유럽이면서 유럽이 아닌 아일랜드를 통해 유럽 중심주의의 구분선을 흐릴 수 있었던 것은, 솔닛이 움직이는 사람(여행자)과 움직이지 않는 풍경(여행지)의 통상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풍경이 정체성에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 또는 집단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데 기억 못지않게 망각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여행으로 탐구했던 덕분이다.

타인의 문화를 탐색하는 균형 감각
우울과 배척의 시대에 집에서 여행하기를 위한 책


이 책에서 우리는 청년기 솔닛의 날카롭고 감각적인 글쓰기를 완연히 느낄 수 있다. ‘프로패셔널 아이리시맨’에게 맨스플레인을 당하고, 젊은 여성으로서 때로 폭력과 추행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험은 시니컬한 유머로, 때론 “묘한 신경질”로 곳곳에 깔려 있어 읽기의 긴장감을 낳는다. 이는 동시에 독자에게 “솔닛의 육체적 현존”을 느끼게 하며, 내면과 외부, 몸의 자리와 상상의 자리, 정치와 정신이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유럽 중심성과 같은 거대한 문제에 대한 비판과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에피파니와도 같은 통찰의 순간이 수시로 교차하고, 그럴수록 솔닛의 목소리에는 더 깊은 울림이 실린다. 때때로 뒤따르는 위험에도 솔닛은 온몸으로의 경험, 실제적 마주함을 포기하지 않으며, 기록된/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대화의 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마음의 발걸음』의 솔닛은 타인의 문화에 다가가 그것을 탐색하고 관계 맺는 탁월하고 훌륭한 모델을 보여준다. 혈통을 상징하는 족보와 문장 기념품을 사러 아일랜드로 몰려드는 수많은 (아일랜드계) 관광객들과 관광객을 만나면 아일랜드계냐고 꼭 한번 물어봐주는 현지 주민들을 정형화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이야기하는 대목이 그 예시일 수 있다. 좀 더 추상적인 차원에서는 20세기 말 유행한 미국발 뉴에이지가 “정신으로부터 정치를 격리”하고 아메리카 원주민과 아일랜드인 등 서로 다른 “문화들 사이의 중대한 차이를 외면”한다고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처럼 먼 곳, 낯선 세계로 나아가기 어려워진 때, 그것이 우울과 혐오, 배척을 부추기고 있는 때에 집에서 여행하기를 위한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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