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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지쳐있는 나에게 1cm의 작은 변화가 어떤 힘을 줄 지 기대가 됩니다.
나이가 40이 되면 직장에서는 안정적이 되고, 삶은 윤택해지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된 지금 나의 삶은 여전히 아둥바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정의 구성원이며, 한 직장의 직원이며, 무엇보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내 삶에 있어서 큰 틀의 변화를 원하는 건 무리일테지만. 작은 변화라도 주어진다면 "아둥바둥"이라고 느끼는 힘듦은 없지 않을까.. 그래서 1cm를 이야기하는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들보다 더 와닿는 거겠지요. 더욱 현실적이며, 누구나 실현가능한 1cm의 변화를 체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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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을 신청하며 쓴 글이다.
2020년에 세운 계획들이 있었다. 매해 그렇지만 올해는 더욱 알찬 한 해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했건만, 1월에 개학한 아이가 장염에 결려 2월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퇴원하려고 하니 코로나사태가 시작되어 5월 중순이 지난 지금까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장기전에 돌입할 줄 모르고 금방 끝나겠지 하고 어영부영 보낸 시간이 4개월이 된 것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았다. 미루던 어학도 다시 시작하고, 성경일독도 다시 시작하고, YES24의 리뷰어클럽도 다시 들어가고, 학원에 등록해서 배우려던 활동은 잠시 미뤄두고라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5월이 지나기 전에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때 YES24 리뷰어클럽에서 만난 책이 바로 [1cm 오리진]이다. 서평단 신청하며 썼던 댓글을 보니 당시의 심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인생이 긴 자라면 우리에게 1cm만큼의 무엇이 더 필요할까?" _ 서문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이 책을 다 읽을무렵 나는 어떤 대답을 하게될까..?
"책 속 그림들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작업했습니다. 하나의 독립적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 / 생명력 있는 캐릭터 / 보는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메신저 역할을 하는 그림 / 보는 사람의 재미를 위한 그림 / 1cm의 여유와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그림" _서문
이 책은 글감 위주에 삽화가 들어있지 않다. 그렇다고 그림 위주의 그림책도 아니다. 글이 미처 못한 이야기를 그림이 풀어주기도 하고, 그림에서 설명하지 못한 디테일을 글이 설명해주기도 하고, 아이들 놀이터에 있는 시소처럼 왔다갔다 균형을 맞추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1cm 오리진"을
To Think / To Love / To Open / To Relax / To Grow
5가지의 큰 틀로 이야기한다.
세로운 세상을 보는데 필요한 1cm, 사랑하는데 필요한 1cm, 마음을 열고 보기 위한 1cm, 숨쉴 틈 1cm, 그리고 성장의 1cm가 그것이다.
"100퍼센트 준비되기를 기다리겠다"는 말은 "영원히 시작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_p.15~16
바로 이 말이다. 상황이 만들어지고, 시간이 되면 그때 하겠다는 건 영원히 시작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아이가 다시 등교하면 시작하겠다던 나의 미룸도 결국은 4개월을 넘어가고 있었으니.. 그러나 이제라도 시작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비교하는 순간 세상은 슬퍼지고, 그것만큼 바보 같은 슬픔은 없다." _p.54~55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경계하는 말이 비교하는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들도 많은 부분 이런 비교하는 말 때문이었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그런 "바보같은"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해서 더 나으면 어떻고, 혹여 모자라면 어떠한가?
그 아이는 그 아이만의 매력이 있고, 내 아이는 내 아이만의 매력이 있는 것을.
인생이 수학 문제도 아닌데 맞고 틀리고가 어디 있을까? 흔히 하는 말로 "케바케(case by case)"이다.
"사람이 쿠션이 될 수도 있고 동화책이 될 수도 있고, ~ 사랑하는 사람은 다용도다." _p.70~71
TO LOVE 챕터에서는 유난히 아이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엄마가 되면서 세상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사랑을 경험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저자의 이 글과 같지 않을까? 때로는 아이가 기댈 쿠션이 되고, 때로는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휴지가 되기도 하고,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요리사가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다용도이다. 우리 아이에게 나 역시 그런 다용도의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정상입니다. ~ 개는 때가 되면 털갈이를 하고 인간은 때가 되면 변합니다." _p. 128~129
이 한 줄을 읽고 몇 분이나 웃었다. 유난히 털이 많이 빠지는 시댁 강아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이제 갓 100일이 지나 베냇머리가 빠지고 있는 조카가 생각나기도 하고.
때가 되면 털갈이를 하는 강아지 처럼, 때가 되면 성장해 나가는 어린아이처럼,
나도 때가 되면 변하는 게 아닐까? 입맛이 변하기도 하고, 얼굴이 변하기도 하고, 성격까지도 때가 되면 변할 수 있는 거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은 이제 접어두고, 변화에 순응하기로 하자. 난 지극히 정상이다.
"세상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주관을 갖지 않으면 남이 내린 결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영영 무지개는 입골 색깔뿐이라고, 개미는 머리, 가슴, 배로만 나뉜다고 믿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도 다채롭고 스펙터클하다." _p.130~131
아이가 유투브 영상을 보고는 그 영상 속 이야기를 진실인양 믿고 이야기를 한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몇가지 조작된 화면을 보이며 아이들의 판단을 흐려놓는 정보가 너무 많다. 오른쪽 그림처럼 같은 행동을 하는 한 사람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던지, 혹은 융통성 없고 답답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결국 평가는 "내 기준"이 바로 서야하는 게 아닐까? 내 기준에 A라는 저 남자는 깔끔하고, 매너 있으며, 시간관리를 잘 하는 멋진 남자이다!
"사람은 생각 외로 단순하다. 그래서 우리는 놓치는 것이 많다. ~ 얼굴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그 전부가 아닌 것이 때로 전부일 때가 있다." _p.158~159
영화배우 마동석 씨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울그락 불그락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에 짧은 머리, 매서운 눈매 때문에 조폭과 같은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인터뷰 안에서의 마동석 배우는 부끄러움 타는 순수한 청년일 뿐이었다. 그래서 후에는 "마요미"(마동석 귀요미)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듯이. 하지만 내가 그 인터뷰를 보지 않았다면 길거리에서 마동석 배우를 마주치면 무서워서 피했을지 모른다. 무서워보이는 얼굴 안에 순수함이 있을 수 있고, 순수해 보이는 얼굴 안에 무서운 범죄자의 그것이 있을 수 있다. 요즘 뉴스에서 보이듯이..
"일상이 식빵이라면 행복은 식빵 사이 잼과 같다. 숨겨져 있지만 일상을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_p. 198~199
아이이게 간식으로 식빵으로 구워서 딸기잼을 발라준다. 아이가 먹다보면 잼이 흘러나와 끈적해지는 게 싫어서 가급적 식빵 안쪽으로 발라주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엄마, 잼을 골고루 발라줘야지~ 그래야 끝에도 맛있지~"라고 이야기해서, 그 다음부터는 빵의 가장자리부분까지 골고루 발라주고 있다. 잼 발린 빵 하나를 먹더라도 끝까지 맛있게 먹으라고! 조금 흘리고, 끈적이면 씻으면 그만인것을.. 저자가 말하는 일상에서의 행복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일상의 어느 부분에서도 달콤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으면.. 그래서 하루 종일 시작부터 끝까지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인싱에 있어 자물쇠는 하나지만 열쇠는 여러개, ~ 열쇠들은 의외로 아주 쉽게 얻을 수 있다." _p.200~201
나는 우울할 때 잠을 잔다. 하지만 엄마가 된 후에는 자고 싶을 때 자는 것도 녹록치 않아 해결 방법을 바꾸었다. 얼음 가득 들어있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거나, 혼자 나와 10분이라도 걷는다. 걷기 운동이 좌뇌우뇌를 번갈아 사용하는 운동이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는 건지.. 걷다가 다시 현관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면 다시 시작하는 듯한 새로움이 주는 충만함으로 우울함을 녹여버리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만의 열쇠들이 있을 것이다. 우울할 때의 열쇠, 힘들 때의 열쇠,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질 때의 열쇠. 자신만의 열쇠들을 잘 기억해 두길.. 혹여 없다면 지금이라도 열심히 찾아보길. 열쇠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떨어져 있다.
"길을 모른다면, 길을 묻기 전에 떠나라. 더 많을 답을 얻게 될 것이다.
지칠 때에는 떠나오기 전을 떠올려라. 소파 위에 지쳐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임을 알게 될 것이다." _p.224~225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심보 때문일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여행을 자제하라는 요즘 상황에 더욱더 여행이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작년 요맘때 혼자 제주도로 훌쩍 떠난 적이 있다. 한라산 등반을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떠난 여행이었는데, 비행기를 기다리며, 비행기 안에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괜히 왔나..."라는 생각을 수십번을 했다. 하지만 다음날 한라산 정상에서 그 모든 생각이 부질없음을 깨달았다. 여행은 출발해야하는 것이다. 일단 출발해야, 일단 움직여야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국이 지나면 그 행복을 위해 딸아이와 약속한 한라산에 다시 가리라.
"그 밖의 무수한 고민과 선택 사이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합리주의자가 되었다가 완벽주의자가 되었다가, 잔 다르크가 되었다가, 신데렐라가 되었다가, 우정에 살고 죽다가 사랑에 죽고 못 살다가, 노력파가 되었다가 낙천주의자가 되었다가 한다. ~ 순가순간 내리는 선택은, 결국 자신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_p.240~241
로또 번호를 추첨하는 기계처럼, 여러가지의 성향을 넣어 굴리다가 매일 아침 하나씩 뽑아 그대로 살아간다면 어떨까? 어제의 내가 뽑은 건 소심한 사람, 오늘의 내가 뽑은 건 용감한 사람, 내일의 내가 뽑을 건 사랑에 목숨 거는 사람.. 그렇다면 그게 정말 나일까? 나는 로또 기계가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정해주는 사람도 아니고, 내가 온전히 만들어가는 나이다. 베짱이가 베짱이를 택하듯, 개미가 개미를 택하듯, 나는 나를 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Input이 들어와도 결국 Output은 나인 것이다. 어떤 순간에서도 나다운 선택을 할 테니까.
"자신을 사랑합시다. 방황하는 모습도 사랑합시다. 방황하는 모습은 당신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가끔은 밤새 술을 마셔도 좋습니다. 눈물을 흘려도 좋습니다. ~ 다음날, 햇볕이 내리쬐면 숨기지 말고 모든 문제를 햇볕 아래에 드러냅시다. 상처는 의사와 상담해야 하듯, 어두운 데서 나와 밝은 날 햇볕에게 문제를 상담합시다. 커다랗게 보이던 문제는 의외로 작고, 깊어 보이던 상처는 생각보다 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와 상처를 눈물과 함께 햇볕에 증발시켜버립시다. 자신을 사랑합시다." _p.252~253
마지막 장에서 울컥하고 터져버렸다. 내가 찾던, 내게 필요했던 1cm가 여기에 있었다. 자신을 사랑합시다.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지 맙시다. 자신을 사랑합시다. 내가 최고야. 내가 제일 잘났어하는 오만이나 자만이 아니라.. 수고했어. 애썼어. 충분히 쉬어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나는 날 사랑해라고 말하는 자기애이다. 나를 아끼고,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 내게 이렇게 위로가 되는 말이구나 싶어 잠깐 멈칫했다. 열심히 살고 싶어서, 좋은 아내, 좋은 엄마, 멋진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어서 달려온 시간들이 조금은 지쳤었나보다.
세상에서 가장 긴 1cm
인생이 긴 자라면 나에겐
1cm만큼의 나를 사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_ 리뷰를 마치며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