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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 은행나무 | 2020년 03월 31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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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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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336g | 135*205*13mm
ISBN13 9791190492508
ISBN10 119049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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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여러 편의 소설들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설가의 삶을 고백하는 사람이자 소설가들의 소설가인 '이승우'의 첫 에세이집. 40여 년간 소설로만 읽을 수 있었던 그의 삶을 에세이로 만나보자. 그의 영감과 철학, 태도를 비롯해 문학을 향한 사랑이 문장마다 녹아난다. - 에세이 M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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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1959년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1991년 『세상 밖으로』로 제15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1993년『생의 이면』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2002년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제15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여... 1959년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1991년 『세상 밖으로』로 제15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1993년『생의 이면』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2002년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제15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여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전기수 이야기』로 현대문학상을, 2010년 『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오영수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된 바 있고, 특히 그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이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오르기도 했는데, 폴리오 시리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고본으로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해 펴내고 있으며, 한국 소설로는 최초로 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소설집으로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목련공원』,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심인 광고』, 『신중한 사람』 등이 있고,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그곳이 어디든』, 『캉탕』 등이 있다. 이 외에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살다』, 『소설가의 귓속말』 등의 산문집이 있다.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되었고 특히 프랑스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이 한국 소설 최초로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올랐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서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조선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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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8

출판사 리뷰

지극히 사적인 아픔을 표현하는 방법, 내게 소설쓰기란 그런 것

“표현될 수 없는 아픔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무조건적 무의지적으로 만들어낸 표현, 그것이 손을 뻗는 동작이고,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에게는 소설을 쓰는 것이다.” ―70쪽 중에서

더 이상 손쓸 수 없어 진통제가 필요치 않은 환자에게 최선의 처방이란 손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료인들은 할 일이 없다. 다만 입을 다문 채 손을 잡을 뿐. 신음하는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있으면 고통은 서서히 물러갔다. 일본의 작가 엔도 슈사쿠의 경험담에서 비롯한 이 에피소드는 죽어가는 어느 한 환자에게 가만히 손을 잡아주는 간호사와 손을 맞잡음과 동시에 고통은 사라지고 평온을 되찾아가는 환자를 목격한 이야기이다. 이승우는 이 이야기를 소설쓰기와 연관 짓는다. ‘고통은 살아 있음의 유일한 방증’이 되기도 하지만 ‘타인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오만’이 될 수 있다는 데에 견주어 소설쓰기 또한 아픔을 표현해내는 것이고, 그러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오만을 경계하는 것이라는 견해로 나아간다. 이승우에게 소설쓰기란 그런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독자를 향해 손을 내미는 행위이자, 의도와 목적 없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어서 손을 잡는 것.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표현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내민 손의 간절함을 피하지 못해 그 손을 잡는 문학, 자신은 그런 문학이 쓰이며 읽힌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감은 어딘가 다른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불러일으켜지는 것

“모든 문장은, 아무리 잘 쓴 문장도,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 그것이 문장의 속성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자신의 삶이 참여해서 하는 일종의 번역 작업이다.” ―54쪽 중에서

창작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평범한 질문에 이승우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로 갈음한다. “영감이란 약삭빠른 작가들이 예술적으로 추앙받기 위해 하는 나쁜 말.” 이 생각 건너편에는 작가가 신비스러운 어떤 존재라는 생각이 깔려 있고 작가는 단지 초자연적인 존재의 언어를 받아 적는 필기구에 지나지 않다고 말한다. 문학을 선택된 소수의 사람들에 허용된 특별한 재능으로 판단하는 것. 물론 이승우 자신도 창작자로서 글 쓸 때의 창작의 영감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 경험이 신비스러운 초자연적인 순간이 아닌, 글을 계속 쓰게 하는, 소설의 이야기가 계속 뻗어가게 하는 추동의 역할로써의 순간이라고 못 박는다. 행운이자 은혜라고 불리는 영감이건만, 글 쓰는 자에게 이 영감은 철저한 글쓰기의 에너지이자 동력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경계한다. 또한 작가에게 영감은 누군가로부터 어딘가로부터 오는 게 아니다. 창작자 내부에서 불러일으켜지는 것이며 그 일으킴을 이해할 때 작가는 필기구를 멈추고 창작자의 이름을 얻게 된다고 조언한다.

우리 내부에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나는 타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나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나를 이루고 있는 타인들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9쪽 중에서

남의 집 벽장에 1년 동안 숨어산 어느 여자 이야기가 있다. 프랑스 작가 에릭 파이의 작품 《나가사키》를 소개하며 이승우는 ‘나’를 결합하는 조건들, ‘나’를 만드는 조각들에 대한 깊은 사유를 우리들에게 전한다. 집 안에 아무도 모르게 숨어들어 은밀한 시간들을 훔친 여자보다 낯선 존재를 모르고 오랜 시간 동안 평범한 삶을 산 남자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여전히 우리 주위에 혹은 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비슷한 말로 돌려 말하면, 사람을 이루는 것은 사람 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지금 하고 있는 당신의 생각은 당신만의 오롯한 생각일까? 또 우리 안에 우리가 입주를 허락한 생각이나 사람들만 있는 것일까? 유익하거나 필요한 생각이나 사람만 들어와 살고 있는 걸까?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아는 생각, 모르는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뿐 우리 내부에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우리 안의 타인. 그 타인들이 우리의 됨됨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기 때문에 늘 우리는 누가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정하는지 살피고 탐구해야 한다. 단순히 요약컨대, 자기를 들여다보는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과 같다.

보여주려고 한 것과 보여준 것과 본 것

“유혹과 위협 앞에서 때론 긴장하고 때로는 초연하게 써온 것이, 그처럼 아슬아슬한 것이 문학이었다.” ―218쪽 중에서

이승우는 말한다. 중요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절실한 것을 쓴다고. 중요한 것은 나 아닌 무언가를 대표하려는 유혹에 빠뜨린다. 물론 작가의 사회적인 역할 수행에 대한 요구는 때론 정당하고 윤리적이다. 다만, 발언하려는 욕망으로 인해 무엇의 중요함이 도리어 훼손되기 일쑤다. 이승우는 쓰는 자의 태도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건들을 열거한다. 작가는 중요한가를 묻지 말고 절실한가를 물어야 되며 내가 관여되지 않은 절실함들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절실한 것만 쓰려고 할 때 나는 나 아닌 누구, 혹은 무엇을 대표하려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래서 작가는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승우는 자기문학을 하려고 하는 창작자들에게 세 가지를 주문한다. 욕망의 억제, 세상과의 거리두기, 초연함. 그는 40여 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기준 삼아 글을 써왔다고 고백한다. 절실한 것들을 보여주려고 했고 절실하게 본 것들을 소설로 말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오랜 시간 층층이 모여 나의 문학이 된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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