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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에디터 장우철이 하필 그날 마주친 계절과 생각과 이름들

장우철 | 난다 | 2012년 10월 15일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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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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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57쪽 | 554g | 153*200*30mm
ISBN13 9788954619103
ISBN10 8954619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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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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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장우철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을지면옥이 금연구역이 된 것은 안타까워한다. 불편부당한 사람인가 하면, 편애는 목숨같다. 모두 더럽다고 해도 스스로의 준거로 아름답다 말하는 사람에게 편애는 마땅하고 자연스럽다. 끝내 더럽다 설득하려거든 그보다 구체적이면 될 것이다. 그는 걸핏하면 다른 곳으로 간다. 정읍이든 아이슬란드든, 맞닥뜨려야만 하겠다는 의지도 없이 거기에 있는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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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밤으로의 긴 여로」 중에서
---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GQ』에디터 장우철의 첫 책!
『여기와 거기』
하필 그날 마주친 계절과 생각과 이름들에 대하여

1.

여기, 사진가보다 사진 잘 찍고 문인보다 글 잘 쓰기로 소문난 기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남성잡지『GQ』의 한국판 창간호가 만들어진 2001년부터 지금껏 그곳에서 밥벌이를 하는 뚝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지요. 이직과 사직이 길 가다가 커피 한 잔 사 마시는 일상처럼 일도 아닌 잡지 시장에서 이처럼 십 년 넘게 한 책상과 한 의자를 지켜온 이가 몇이나 될까 그에게 묻고 싶은 마음이 알고 싶은 마음보다 조금 앞섭니다. 흔치는 않은 일이니까요. 그만큼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도 하는 까닭이니까요.

책 한 권을 앞에 두고 자자, 왜 이리 뜸을 들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앞서 이런 변명거리를 대보렵니다. 월간지 기자로 매달 question의 주인이었을 뿐 answer의 주인공인 적은 거의 없었을 터, 9년 전 처음 책을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고도 미루고 미뤄왔던 건 그의 부끄러움이 그의 망설임이 어찌 보면 좋은 책, 세상에 단 한 권뿐인 나의 책에 대한 욕심으로부터 비롯되지 않았나, 다 만들어진 책 한 권을 놓고 보니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책을 책이게끔 하는 모든 요소의 감각에 관한한 참으로 열린 땀구멍을 가진 그가 아닌가, 이렇게 사는 일도 참 쉽지만은 않겠으나 그 참 행복하겠구나, 그러니 타고난 그 센스 한번 배워봄직도 할 만하겠구나.

『여기와 거기』는 바로 그런 책입니다. 잡지라는 잡다함의 뿌리를 모태로 몸 자체를 지도로 키운 사람, 그 몸을 믿고 밀어 여기든 거기든 제 몸속에 시간과 공간의 한데 있음을 새긴 사람, 괜히 그러려고 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음을 충실히 기록한 사람,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글을 다듬고 사진을 가렸습니다. 딱히 여행이라 생각지 않고도 여기저기 쏘다녔습니다. 그러다 마주친 풍경과 사람과 노래와 나무와 종이와 돌과 자동차와…… 세상의 모든 것들은 따로따로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거기에 있는 것과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었습니다. (……) 봄에도 눈이 오고 어떤 여름밤엔 카디건이 아쉽듯이 한결같지 않은, 결코 한결 같을 수 없는 충동을, 그 충돌을 좋아한다 말하고 싶었습니다. (……) 가령, 15세기 독일 작가가 쓴 책을 19세기 조선 도공이 빚은 그릇 곁에 두고 1970년대에 녹음한 노래를 들으며 오른 아침 꽃을 피운 자귀나무를 보는 지금을 말입니다.
-「서문-첫 바다」중에서

그의 이름은 장우철입니다.

2.

『여기와 거기』는 사계절을 기점으로 총 5부로 나눈 뒤 글과 사진을 고루 섞었습니다. 일반적인 나눔에 첨가된 특이라면 ‘surface’라고 한 부를 빼어 사진만 담아놓은 페이지들이지요. 보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안에서 파생되는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들의 몫으로 돌려놓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하겠지요. 계절마다에는 또한 명명을 이렇게도 해두었다지요. ‘봄이라 말하려니’, ‘낮에 있었던 일, 밤에 한 일’, ‘그리고 이름을 썼다’, ‘겨울이었어’, ‘마지막 봄’. 부의 제목들만 보더라도 그 계절들을 넘어서는 발화의 지점들.

『여기와 거기』는 사진 속 꽃이 피어서 봄에 있지 아니하고 문장 속 눈발이 날려서 겨울에 있지 아니한, 이른바 헛것처럼 한층 어렴풋한 기억을 따라 묶어본 책입니다. 글을 쓰고 글을 다듬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가려내는 솜씨가 도공의 그것처럼 예민하고 빈틈이 없어놔서 그 어떤 누구의 그림자도 흠칫 비치지 아니한 책이지요. 그리하여 ‘장우철스럽다’라는 고유의 라벨이 붙어도 될 만한 책이지요. 그는 늘 길 위에서 바쁜 사람이었으나 딱히 그 행로를 여행이라 명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마주친 풍경과 사람과 노래와 나무와 종이와 돌과 자동차와…… 세상의 모든 것들은 따로따로 있지 않음을 알았”다는 그는 거기에서 존재하던 것들이 여기서 생각나는 것들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음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모두 여기 있으므로, 추억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기에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기에 여럿을 순서 없이 모을 수 있었다는 그.

『여기와 거기』는 이렇듯 길 위에서 그가 마주친 계절과 생각과 이름들의 합집합입니다. 사계절이니 만물의 피고 짐이 빠질 수가 없었고요, 오만가지 생각이니 잡다한 모든 떠올림이 안 될 이유 없었고요, 부르면 임자인 게 이름이니 만나고 헤어진 무수히 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독 울림 깊은 이들을 두고 갈 수 없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까닭에서였습니다. 물론 이는 그가 남들보다 한 달씩은 앞서 사는 기자로서 그의 생리가 반영된 회화이기도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에세이로 보임직한 이 책이 잡지사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충실한 교과서로 귀하겠구나, 했던 건 자기 문체의 고유성을 간직한 에디터가 쉽게 나올 수 없는 풍토 가운데 어떻게 고집을 피워야 하는지 제 글과 제 사진의 흥과 취와 벽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입니다. 특히나 사람을 마주하고 있을 때 그는 그 마주한 사람으로부터 정말이지 사람스러운 그 어떤 것을 끌어낼 줄 압니다. 다른 기자 앞이라면 말을 참고 말을 계산하고 말을 이기려는 사람들이 장우철이라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자유로워지고 한없이 풀어지려하고 한없이 내켜지려하는 말을 구사할 때, 아마도 그가 사람에게 품은 진심을, 사랑이라는 아름다움을 들키도록 놓아둔 것이 아닌가, 싶을 적 왕왕입니다. 예컨대 이런 대목을 보면 말이지요.

이소라의 가사만큼 혹독하고 매섭고 진하고 슬픈 그런 가사도 없죠. 술집에서 늦게 늦게 굳이 당신의 노래를 신청해 들으며 ‘이소라 이 미친년’ 그러기도 하죠.
-p51「겨울, 이소라」중에서

몇 년 전에 인터뷰할 땐, 술 마셔라 타락해라 그런 얘기를 밑도 끝도 없이 했는데, 지금은 그런 말이 전혀 필요 없어 보여요. 심지어 술을 끊은 사람 같기도 하고. 하지만 연애를 해봤네 안 해봤네 하는 얘기를 여전히 흥미로워들 하죠. 그 방식은 항상 태양을 곤란하게 하고요.
-p323 「동영배의 봄-1988년생, 다른 이름은 태양」중에서

『여기와 거기』는 그 어떤 필요를 앞전에 두고 쓰인 책이 아닙니다. 목적 없음을 목적으로 하는 책은 그러나 고집으로 무지하게 힘이 센 법이라 사소한 쉼표나 마침표 하나, 흘린 침 한 방울이나 떨군 머리카락 한 가닥도 예 있음의 당위를 기능케 하지요. 산다는 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내 몸에 내 피로 매일매일 흐르고 있음을 순간순간 부지불식간에 깨닫는 일 아닐까요.

추천평

불경하게도 교정지를 보다가 몇 장을 군불 지피는 데 불쏘시개로 구겨 썼는데 푸른 불꽃을 이루어 삭정이들이 잘 붙는다. 손바닥을 펼쳐 온기를 쬐었다. 이 사람의 문장이 그러해서 옛것, 지금 것, 바다 건너 것, 이웃 것 모두 한데 어울려서 매사 식어버린 마음 아래 밑불을 이루어준다. 청하여 풋것들이나 내놓고 조용히 한 보시기 하고 싶다.
장석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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