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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하는 인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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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하는 인간의 탄생

인종주의는 역사를 어떻게 해석했는가

나인호 | 역사비평사 | 2019년 04월 29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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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48쪽 | 766g | 152*224*35mm
ISBN13 9788976964342
ISBN10 897696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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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이자 이 대학 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 입시보다는 전통을 강조하고, 지근거리에 있는 간송미술관에서 국보급 문화재 견학이라는 호사를 자주 누릴 수 있게 한 보성고등학교를 다닌 탓에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어 대학교(연세대 사학과)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이 시절에 철학, 독문학, 신학도 함께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광고대행사(제일기획)에서 PD일을 하다가, 같은 학교 대학원에 진...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이자 이 대학 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 입시보다는 전통을 강조하고, 지근거리에 있는 간송미술관에서 국보급 문화재 견학이라는 호사를 자주 누릴 수 있게 한 보성고등학교를 다닌 탓에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어 대학교(연세대 사학과)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이 시절에 철학, 독문학, 신학도 함께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광고대행사(제일기획)에서 PD일을 하다가, 같은 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 독일 자유노조의 고용창출계획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다. 이후 독일에 유학하여 보훔대학교(Ruhr Univ. Bochum) 역사학부에서 독일제국 시기 사회개혁을 지향했던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미래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사학회 회장으로 있으며, 한국독일사학회 회장, 대구대 언론출판문화원장,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 방문교수,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협력교수, 대구대 교수회 부의장, 민교협 대구경북 지회장, 인천대 초빙교수, 서울대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저서로 『Sozialreform oder Revolution』, 『개념사란 무엇인가-역사와 언어의 새로운 만남』, 『대중독재』 1~3(공저), 『역사주의: 역사와 철학의 대화』(공저), 『21세기 역사학 길잡이』(공저) 등이 있으며, 수십 편의 학술논문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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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증오의 핵심 이데올로기인 ‘인종주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역사학적 관점에서 탐구한 인종 증오의 지적 기원


21세기 한국에서는 피부색과 성별, 나이, 가치관 등 자신과 ‘다른’ 인간을 구별짓고 타자화하고 차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격렬히 ‘증오’하는 행위들을 각종 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타인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인간의 모습은 인간 본성의 발현일까, 아니면 학습에 의해 습득한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으니, 바로 인종 증오의 지적 기원을 역사학적 시선으로 탐구한 『증오하는 인간의 탄생』이다.

이 책은 ‘증오하는 인간’을 정당화하는 핵심 이데올로기로서 ‘인종주의’에 주목한다. ‘인종주의’는 그간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모호한 개념 중 하나다. 성격상 타자에 대한 ‘인종 우월주의’와 ‘인종 차별주의’의 의미를 내포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고대부터 존재해온 ‘자민족중심주의’나 ‘외국인(타민족)혐오’, ‘유럽중심주의’와도 결합돼 문화적?종교적 편견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 또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근대에 형성된 ‘인종주의’는 이전 시기의 전통적인 타자 인식과는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전통적인 타자 인식은 이교도와 야만인을 ‘우리’와 다른 하등한 차별적 존재로 인식하면서도 ‘교화’와 ‘동화’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근대 ‘인종주의’ 시각에서는 한 번 ‘우리’와 다른 ‘타자’로 인식된 대상은 결코 ‘우리’와 동등해지거나 같아질 수 없는 ‘영원한 타자’로 인식하며, 또한 그렇기에 ‘열등한 타자’는 ‘우월한 우리’와 달리 ‘지배와 착취’의 대상이자 ‘배제되거나 말살’되어야 할 대상, 즉 ‘근절’의 대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타자 인식을 토대로 한 ‘인종주의’ 이데올로기를 근대시기 만들어져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일종의 ‘서양의 문화상품’으로 간주하며, 이 ‘문화상품’이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전 세계로 전파되어갔는지를 촘촘하게 추적해나간다. 특히 마이너스, 고비노, 볼트만, 체임벌린 등 당대를 대표하는 인종주의 역사학자들의 역사관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세계를 해석해왔는지를 면밀하게 고찰함으로써, 인종주의 이데올로기가 인종 우월주의적 성격이 강한 ‘식민지 인종주의’에서 염세적이고 종말론적인 ‘귀족의 인종주의’를 거쳐 마침내 인종 증오주의적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 인종주의의 완결판인 ‘국가인종주의’로 변천해온 과정을 세밀하게 들려준다.

기존 인종주의 연구가 대부분 박물학(자연사), 생물학, 인류학, 사회진화론(사회다윈주의)과 우생학 등 당대의 과학적 연구 성과와의 상관관계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이 책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인종주의 담론을 만들어온 인종주의 역사학자들의 역사관과 역사해석을 중심으로 인종주의의 변화상을 탐구하고 있다. 인종 증오 이데올로기에 이론적 자양분을 제공해온 인종주의 역사학자들의 인종사관과 역사철학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인종주의의 지적 기원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집단 무의식에 상식이란 이름으로 은연중에 퍼져 있는 다양한 인종주의 담론을 마주할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인종주의 역사 연구에 밑거름이 되는 학문적 성과를 성취했다는 데에만 있지 않다. 학문으로서의 인종주의 연구에서 머물지 않고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인종주의의 뿌리를 직접 확인하게 함으로써 우리 일상에 인종주의 암세포가 더 이상 증식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현실과 연계된 학문 연구의 모범적인 사례라 하겠다.

인종주의 역사학은 세계를 어떻게 해석했나?
- 세 가지 유형의 인종주의와 각각의 역사관과 역사철학


이 책은 18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시기의 인종주의를 세 가지 이데올로기 유형으로 나누어 고찰한다. 첫 번째 유형은 근대 인종주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인 일반의 ‘식민지 인종주의’다. 대항해시대 전 세계로 식민지를 개척한 서구인들은 인종 간 위계서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는데, 당시 칸트와 몽테스키외, 볼테르 등의 계몽사상가들조차 이러한 인종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는 흑인노예와 식민지 원주민에 대한 백인종의 ‘우월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이 인종 우월주의를 역사학적으로 형상화한 계몽사상가로 크리스토프 마이너스에 주목한다. 그의 역사학은 대항해시대 식민지 인종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유럽 내로 전위시켜 각 민족과 각 사회계급 간의 불평등을 합리화하고 유대인과 여성처럼 사회 내 소수자들을 타자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는 특징을 지니는데, 저자는 이런 점에서 마이너스의 인류사를 ‘최초의 근대 인종주의 역사학’이라고 명명한다.

두 번째 유형은 프랑스혁명에서 1848년의 혁명의 시기에 형성된 귀족의 (봉건적) 인종주의다. 귀족의 인종주의는 그 자체로 인종 우월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부르주아계급이 혁명이란 잘못된 길로 접어든 바람에 그 이후 유럽의 역사와 문명은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는 염세적이고 종말론적 인종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이를 대표하는 인종주의 역사학자는 레비스트로스가 ‘인종주의의 아버지’로 명명한 아르튀르 고비노로, 자신의 고결한 혈통에 집착한 그는 염세적인 인종결정론에 의거해 인간의 불평등을 제도화한 전통을 찬양하고 민주주의와 평등사상이 지배하는 혁명시기의 현실을 맹비난했다. 그의 역사관은 전체 인류사와 문명사를 인종 간 사회적 융합과 혼혈의 과정으로 해석하고, 이로 인해 지배 인종인 아리아인이 생물학적 퇴행과 지적 퇴보, 도덕적 타락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인종의 ‘퇴화’는 마침내 인류 역사의 종언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저자는 역사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아리아 인종의 피의 순수성을 강조한 고비노를 ‘인종주의의 아버지’라 칭하기보다 앞선 세대의 인종 우월주의와 이후 세대의 인종 증오주의를 매개한 사상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유형은 민족주의, 제국주의와 결합한 국가인종주의로 발전한 시민의 인종주의로, 이는 국민국가 또는 민족공동체를 위협하는 외부의 적들과 내부의 적들에 대한 강한 증오심을 특징으로 한다. 드디어 민족주의, 제국주의와 삼위일체를 이루게 된 인종주의는 본격적인 인종 증오의 이데올로기로 발전한다. 이 단계에는 ‘적대 인종’을 적극적으로 발명함으로써 국가 및 민족공동체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적을 만들어서 배제와 말살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특징이 있다. 사회다윈주의와 우생학의 언어를 빌려 우수한 인종인 유럽 인종, 즉 순수한 게르만 인종이 민족의 몰락이라는 위기 서사를 강조한 국가인종주의는 역사발전이란 명목하에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의 박해, 배제, 인종청소를 폭력적으로 자행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으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월한 인종의 허구와 신화를 역사 안으로 수용하는 역사 판타지, 역사 신비주의로 나아갔다. 이 책에서는 이 시기의 주요 역사학자로 범민족주의 역사철학을 설파한 루드비히 볼트만과 휴스턴 스튜어트 체임벌린을 비롯해 바세르 드 라푸즈, 드리스만스, 굼플로비치 등 다양한 국가인종주의 역사학자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역사학과 역사해석이 당대에 미친 영향을 고찰한다.

만들어진 ‘악마적 인종’은 어떻게 전 세계로 전파되었나?
-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와 황화론의 전파 과정


이 책은 인종 증오주의가 만들어낸 ‘악마적 인종’으로 유대인과 황인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대인의 경우 전통시대부터 고리대금업자, 수전노, 신의 없고 사악한 자들, 매부리코, 안짱다리 등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혹은 사회적?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차별해왔는데, 근대에 들어서는 오로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와 증오의 대상이 되는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가 확산되었다. 이 책은 『시온 장로들의 프로토콜』이라는 러시아인들이 만들어낸 위서僞書 와 유대인이 세계정부를 만들어 전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는 음모론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과정을 무척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특히 미국 전역으로 이러한 음모론을 전파한 이는 자동차의 왕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 포드라는 것, 자본의 힘으로 무장한 그가 신문까지 창간하며 미국 구석구석까지 이 음모론을 전파하고, 마침내는 역으로 이를 독일로 재전파함으로써 독일의 나치 정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들이 당대에 공유한 음모론이 21세기에도 통용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황인종의 위험, 즉 황화론黃禍論은 19세기 후반 중국인의 과도한 이민 물결로 인해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영국령 인도, 미얀마, 중앙아시아 등이 공포로 떨고 있다고 주장한 고비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고비노의 주장을 적극 전파한 이는 독일의 낭만파 민족음악가인 리하르트 바그너와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를 들 수 있는데, 특히 빌헬름 2세는 황인종의 위험과 내부의 적을 막기 위한 유럽 열강의 단결을 주장했다.
이렇게 가상의 적, 악마적 인종으로 만들어진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 담론과 황화론은 ‘최후의 그날이 머지않았다’는 종말론적 플롯을 지닌 인종투쟁 역사관과 결합함으로써 이후 인종주의가 폭력적인 증오의 이데올로기로 변모하는 데 크게 일조한다.

“인종주의적 반유대주의(Anti-Semitism) 담론과 황화론은 종말론적 플롯을 지닌 인종투쟁의 역사관과 결합되었다. (중략) 이에 의하면 역사는 인종투쟁의 역사이며, 현재는 적대 인종의 최종적 승리를 바로 목전에 둔 역사의 마지막 환란 단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종말론적 인종투쟁 사관은 ‘적대 인종’이 열등할 뿐만 아니라 악하고 위험한 존재임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이 ‘적대 인종’에 대한 위기감과 적개심을 정당화시키며, 이 악하고 위험한 ‘타자’로부터 선하고 고결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행위는 올바른 것이라는 신념을 확산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종주의는 이전의 우월주의나 염세주의에서 벗어나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증오의 이데올로기로 변모했다.” (제3부 중에서)

경계해야 할 역사 판타지와 역사 신비주의
- 인종주의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교훈


이 책이 가장 크게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민족주의, 제국주의와 결합한 국가인종주의다. 볼트만과 체임벌린으로 대표되는 이들 범제국주의 역사철학은 20세기 중반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 나치의 인종청소 등으로 연결되는 비극을 초래한다. 서양 인종주의의 역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이 된 나치 독일은 세계 최초로 유대인 및 집시 등에 대한 인종적 증오를 체계적인 제노사이드로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바로 이 때문에 1945년 이후 인종주의가 공론의 장에서 퇴출되는 데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서양의 인종주의는 은밀한 인종주의로 변신한 채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오나치, 네오파시스트, 스킨헤드 등과 여러 기독교적 인종종교 신봉자들이 만들어낸 견고하고 폐쇄적인 인종주의적 하위문화를 들 수 있다. 저자는 한국 사회 역시 예외가 아니며, 특히 『환단고기』를 숭배하는 자칭 민족주의 역사가들과 역사와 허구 사이에서 짜깁기된 가짜뉴스와 음모론에 환호하는 사람들 또한 이러한 증오 인종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인종주의라는 문화상품이 우리에게 어떻게 전파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독자들은 서구 유럽에서의 인종주의와 이를 둘러싼 역사해석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안에 무의식적으로 내재한 인종주의의 일면을 마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인간이 이기적인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지 않는 한 인종주의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는 한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기대를 그럴듯하게 이어줄 온갖 악의적인 역사해석과 역사 이야기 또한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이다. (중략) 이성 자체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오늘날 낙관적인 전망은 미망에 사로잡힌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이성은 욕망의 민낯을 까발릴 수는 있다고 믿는다. 인종 증오의 지적 기원을 밝히고자 한 이 책이 인종주의라는 암세포의 증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용감한 사람들, 나아가 인간을 걱정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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