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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정의로운가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경제 정의론 강의

이정전 | 김영사 | 2012년 02월 28일 리뷰 총점8.8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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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1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60g | 152*225*30mm
ISBN13 9788934956303
ISBN10 8934956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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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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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경제학과를 나오면 은행에 들어가기 쉽다는 부친의 말씀을 듣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지원했다. 당시에는 은행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꼽혔다. 졸업 후 예정대로 모 국책은행에 들어갔다. 과연 부친의 말씀대로 일이 고되지 않으면서 월급은 무척 두둑하게 주는 직장이었다. 뒤늦게나마 공부에 재미를 붙였던 터라 아깝지만 2년 동안의 은행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은사이신 조순 선생님을 뵙고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 경제학과를 나오면 은행에 들어가기 쉽다는 부친의 말씀을 듣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지원했다. 당시에는 은행이 가장 좋은 직장으로 꼽혔다. 졸업 후 예정대로 모 국책은행에 들어갔다. 과연 부친의 말씀대로 일이 고되지 않으면서 월급은 무척 두둑하게 주는 직장이었다. 뒤늦게나마 공부에 재미를 붙였던 터라 아깝지만 2년 동안의 은행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은사이신 조순 선생님을 뵙고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을 추천해주셨다. 남들은 4~5년이면 박사학위를 따는데 그곳에서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관심이 가는 대로 부동산경제학(토지경제학), 환경경제학, 수자원경제학, 경제철학, 심지어 마르크스 경제학까지 두루 공부하다 보니 그렇게 오래 걸렸다. 그러나 그 덕을 후에 톡톡히 보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때라서 각 연구기관들이 인재 스카우트에 열을 올렸다. 학위를 따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당시 국토연구원 원장 노융희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결국 그분의 권유로 귀국해서 국토연구원에 취직하게 되었고, 그 얼마 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은퇴했다.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을 보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그래서 과거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마르크스의 저서들을 다시 들추어보았다. 1988년에는 연가를 받아 미국 메릴랜드 대학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이 결과 귀국 후 시장주의 경제학과 마르크스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비교하는 『두 경제학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이 책에는 교수나 학자는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평소의 철학이 담겨 있다. 세상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도 양쪽의 주장과 철학을 고르게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이 밖에도 『시장은 정의로운가』(정진기 언론문화상 대상 수상), 『경제학을 리콜하라』, 『경제학에서 본 정치와 정부』, 『우리는 왜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우리는 행복한가』, 『주적은 불평등이다』, 『토지경제학』, 『녹색경제학』, 『환경경제학』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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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삶의 영역별로 각기 정의롭게」 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 사회, 이제 ‘시장의 정의’를 묻고 답하라!
세계경제가 암울하다. 우리나라의 경제도 불안하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게 자본주의 시장을 꽃 피웠던 미국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그 여파는 마침내 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믿음을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모색에 열중하고 있다. 이윤을 위해서라면 지옥 끝까지 좇아가는 자본주의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의 새 모델을 찾고 있다. 이 새 모델에 어떤 내용을 채워넣을 것인지를 두고 세계 각지에서 뜨거운 논쟁과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이것은, 한국 사회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숙제이다. 하버드대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한국 사회를 “정의 열풍”으로 휩싸이게 했다. 법과 정치의 영역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 공정사회를 주요 화두로 제창하며 그 논쟁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2011년 2월 한국경제학회 역시 “공정사회와 경제학”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정의에 대한 대토론회를 가졌다. 한국제도경제학회도 “우리 사회, 그렇게 불공정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명색이 토론회였지만, 자본주의 시장이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주장이 거의 일방적으로 전개되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반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제학계 최고의 학술모임이었지만 과감하고 진지하며 신랄한 공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2년 한국 사회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을 마주해야 한다. 빈자와 부자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정치와 사회는 좌우로 나뉘어 있으며, 경제 근본주의로의 경도는 ‘돈의 언어’가 우리 삶과 생각까지 지배하는 현실이다. 이것이 오늘날 무한경쟁 성장 자본주의로 내달리고 있는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다.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 ‘정치사회의 정의’를 넘어 ‘시장의 정의, 경제의 정의’를 심각하게 묻고 신중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자본주의의 새 모델을 찾고 있다.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 이 새 모델에 어떤 내용을 채워넣을 것인지는 현 자본주의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만일, 자본주의 시장이 기본적으로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한다면, 새 자본주의의 핵심 과제는 단지 시장의 뒤탈을 깔끔하게 설거지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구조적인 요인 탓으로 시장이 공정치 못하다고 한다면, 시장에 대한 대수술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 시장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이 책은 이 질문에 대답해보기 위한 것이다. (8p)”

침묵하는 경제학자여, 언제까지 ‘시장의 눈물’을 외면할 것인가?
“로버트 라이시라는 아주 훌륭한 경제학자가 있다. 비판적 경제학자이면서 동시에 클린턴 시절 노동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왜 한국에 로버트 라이시 같은 비판적이면서도 동시에 실천능력까지 갖춘 좋은 경제학자가 등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이정전 교수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경제학자 이정전이 있었다! _우석훈(2.1 연구소 소장)”전 세계가 존경하는 대표적인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를 아는가? 그는 클린턴 행정부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을 거치면서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한 경제학자이다. 그러나 그는 최신작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를 통해 세계대불황을 초래한 위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자본주의 시장의 도전 과제와 해법을 총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미국의 저력이 되고 있는 뛰어난 석학이다. 미국의 로버트 라이시에 비견할 경제학자로, 한국에서는 서울대 이정전 교수를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 녹색경제학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경실련환경개발센터 대표와 환경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환경시민운동을 초창기부터 주도해오며, 이론과 실천력을 동시에 겸비한 경제학자이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으로 재직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세계경제 위기, 부동산정책, 환경정책 등을 망라한 대중적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시장의 공정성과 경제의 정의”를 묻는 질문을 통해, 세계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의 중요한 변화를 가장 신속하고 예리하게 진단하고 비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 책 《시장은 정의로운가》를 김영사에서 출간하였다. 한국의 대표 경제학자가 ‘시장의 눈물’에 대하여 일침을 날린 책이다.

“그런 중에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경제학회가 이 토론에 뛰어들었다. 과학자임을 자부하는 경제학자들은 정의?평등?도덕?인권 등의 형이상학적인 것들에 관해서 연구하얰나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떵 불구하고, 경제학공동학술대회(2011년)에서 한국경제학회가 ‘공정사회와 경제학’을 공동 주제로 내걸고 정의에 관한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는 것은 예삿일은 아니다. 과연 그 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정의에 관하여 어떤 주장을 내세웠을까? 단연 두드러진 주장은, 자본주의 시장이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은 공정하며, 시장에서 결정된 소득분배 역시 공정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본주의 시장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9p)”

시장의 부정의, 불공평, 불공정에 신랄한 일침을 날리는
한국의 경제학자 이정전 교수의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장 경제를 위한 길 찾기!

주가폭락, 물가상승, 빈익빈 부익부, 만성적 실업 앞에서 우리는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 시장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이 책은 이 질문에 대답해보기 위한 것이다. 정의에 관하여 수준 높은 얘기는 철학자들의 몫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의의 관점에서 ‘시장’을 깊이 파헤치는 국내 학자들의 논쟁과 토론이 없었다. 우리는 ‘시장과 경제의 정의’에 대해서도 과감히 문제의식을 던지고 답해줄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의 의도는 시장의 위력과 시장의 원리를 정의의 관점에서 풀이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정의에 대한 이론보다는 시장에 대한 이론이 더 많이 소개된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정의의 관점에서 풀어쓴 경제학 원론이자, 혹은 정의의 관점에서 우리 경제와 사회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다. 청년 실업,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잠식, 부유세 도입 여부, 보편적 사회복지와 선별적 사회복지의 선택, 경제민주화 등. 이 문제들은 시장 원리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시장의 힘이 우리의 삶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시장의 공정성과 사회의 정의는 함께 얘기되어야 한다.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도 많다. 그런 만큼 ‘보이지 않는 손’의 정의를 묻고 답하는 신랄한 비판, 치열한 공방, 매서운 진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에 한 가지 더 추가된 의도가 있다. 시장이 공정하다고 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갈리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시작된다. 각종 사회적 현안들을 놓고 이 양쪽 진영은 사사건건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소득분재의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지식인 사회의 양극화(담론의 양극화)도 걱정스럽다. 그래서 시장의 공정성에 관하여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다른지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생각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소망을 담아낸 것이다. (9-11p, “이 책을 읽기 전에”)

왜, 더 자유로운 시장보다 더 정의로운 시장이 되어야 하는가?
경제성장은 부자와 빈자를 모두 부유하게 하는가? 무한경쟁은 나와 이웃을 함께 행복하게 하는가?
“시장에도 ‘정의’가 필요한 때가 왔다. 우리가 어떻게 이걸 풀어나가야 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정의가 사라져버린 시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은 공정한가? 기회균등은 누구에게나 항상 공평한가?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득의 대부분이 이 두 시장을 통해서 취득되는 까닭에 이 두 시장이 우리 국민의 소득분배 양태를 결정하게 된다. 만일 그 두 시장이 진정 공정하다면,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소득분배의 양태에 대하여 큰 시비를 붙기가 어려워진다. 자본시장 중에서도 특히 부동산시장이 매우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과 부정부패의 표적이 되어왔기 때문에 특히 이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다.

*누구나 정당한 자기 몫을 가지는가? 함께 협동하여 생긴 소득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다수의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협동해서 창출한 소득을 어떻게 나누어 가져야 옳은가? 이상적으로만 본다면 모두가 똑같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이 똑같이 나눈다면 아무도 더 열심히 일하려는 의욕을 가지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이때 경제학자들은 인센티브의 측면을 무척 강조한다.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소득을 주어야만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그 결과 더 많은 것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득분배의 불평등이 불가피하다고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분배정의의 문제는 그 불평등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가로 요약된다.

*시장은 과연 상과 벌을 제대로 정확하게 주는가? 또한 돈으로 상과 벌을 주며,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시장 제도에 윤리적 문제는 없는가?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잘 봉사하는 기업이나 열심히 일하는 개인은 돈을 많이 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개인과 기업은 돈을 벌지 못하고 망하게 된다. 그래서 시장은 상벌체계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상벌체계가 잘 확립된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다. 시장이 상과 벌을 정확하게 잘 준다고 하면, 시장은 공정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논리로 시장이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크게 두 가지 반론을 불러일으킨다. 우선, 현실의 시장이 과연 상과 벌을 제대로 정확하게 주느냐이다. 설령 상과 벌을 정확하게 준다고 해도 시장을 진정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도 논쟁거리다. 시장은 돈으로 상과 벌을 주며,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제도인 까닭에 많은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우리 사회를 삭막하고 험악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 관하여 ‘정의학’의 석학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의 성과에 비례해서 보상을 받는 ‘성과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성과를 많이 올리면 많은 보수를 받고 그렇지 못하면 적은 보수를 받는다. 일의 성과에 의거해서 각자의 정당한 몫을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성과주의’라고 한다. 원칙으로서 성과주의 그 자체에 대하여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시장은 바로 그런 성과주의가 철저하게 실행되는 곳이므로 정의롭다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하지만, 그 성과를 저울질할 척도가 문제다.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척도는 없다. 1998년 우리나라의 IMF 경제 위기와 2008년 미국의 금융 붕괴를 초래한 성과주의에 누가 승복할 것인가?

*상호이익이 언제나 정답인가? 강 상류 지역에 밀집된 각종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의 업소에서 배출되는 폐수 때문에 강물이 심하게 오염된 결과, 강 하류 주민들이 막대한 수질오염 피해를 입고 있다. 강 하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강 상류의 업소들이 문을 닫거나 많은 비용을 투입해서 폐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가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폐수처리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 것이 옳은가?
경제학자들은 무엇이라고 할까? 대부분의 보수 성향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나서되 되도록이면 양쪽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타협하도록 유도할 것을 권고한다. 타협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해 당사자 모두를 이롭게 함으로써 갈등을 원만하게 푸는 것이 정의의 요체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의 정의를 상호이익으로서의 정의라고 한다.
그러나 상호이익이 정의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정의는 그 이상의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을 고문한 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함으로써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원만하게 타협했다. 그래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것은 공정한 판결인가?

*시장의 합의는 항상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시장의 자발적 합의 속에 도사린 함정은 무엇인가? 시장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각자 합리적 손익계산에 따라 흥정하고 거래하는 곳이다. 만일 그렇다면,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나 소득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합의한 결과다. 합리적인 사람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사항은 존중해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도리다. 이런 논리로부터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나 소득은 정당하며, 나아가서 시장은 정의롭다는 주장이 나온다. 허나, 이런 주장 역시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면서 논쟁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 과연 사람들이 그렇게 합리적인가는 둘째 치고, 자발적 합의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 이들의 합의가 엉뚱한 제3자에게 끼칠 불의의 피해 등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소비자의 행태를 주도하는 선호의 성격이다. 참된 선호란 무엇인가? 경제학자들은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오늘날 첨단 과학자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담배를 끊으려고 애를 쓰는 애연가의 진짜 선호는 흡연인가 금연인가?

*정의로운 사회가 과연 최종의 이상사회인가? 모두가 정의사회 구현을 외치고, 정의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봇물을 이루다보니 정의로운 사회가 마치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세상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정의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조건에 불과하다. 마르크스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라 정의가 아예 필요 없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판?검사가 할 일이 없어서 바둑으로 소일하는 사회, 법과대학이 인기가 없어서 늘 정원미달인 사회, 죄수가 없어서 교도소에서 닭과 돼지를 기르는 사회, 이것이 진정 정의로운 사회다. 그러나 이기심을 찬양하고 탐욕을 조장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의 사회 구현을 아무리 소리높이 외쳐댄들 그것은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공허한 ?아리에 불과하다고 마르크스는 말하고 있다. 그는 왜 이런 일침을 주었을까?

*삶의 영역별로 각기 정의로운 원칙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은 경제 영역, 정치 영역, 사회화 영역 등 여러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각 영역별로 사람들이 실제로 적용하고 수용하는 정의의 원칙도 다르다. 정의론의 시조로 알려진 그리스의 철인, 플라톤은 이런 삶의 여러 영역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는 사회가 곧 정의로운 사회라고 설파하였다. 그러나 마르크스를 비롯해서 금세기 최고의 사상가로 꼽히는 하버마스, 그리고 오늘날 샌델 교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시장의 비정상적 팽창을 극히 우려하였다. 플라톤의 정의론에 따르면, 시장이 도를 넘어 비대화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버마스는 시장의 비대화가 현대사회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왜 이런 어마어마한 경고와 섬뜩한 우려가 석학의 입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을까?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 질문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이제, 우리 삶의 의미 그리고 현대사회의 위기를 염두에 두면서 자본주의 시장의 위력을 보다 큰 틀에서 그리고 보다 근원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자. 그래야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본주의의 미래를 제대로 구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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